뜻밖의 소식이었다. 재선엔 실패했지만, 재혼에는 성공했다. 그간 공공연히 의사를 밝혀왔던 그다. 전처 이모 씨와 합의이혼한 지 4년여 만이다. 그는 결혼식을 치른 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직접 이 사실을 밝혔다.
같은 아픔 있는 4살 연하 신부

아무도 몰랐다. 측근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그와 형·동생하는 사이인 장제원 의원은 결혼식 이후 “귀띔도 안 했느냐”는 말과 함께 축하 메시지를 남겼다. 

남경필 전 경기도 지사가 지난 8월 10일 경기도의 한 작은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남 전 지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족 외에는 알리지 못해 죄송하다. 이해 부탁드린다”며 글을 남겼다.

이날 결혼식에는 직계가족만 참석했다. 주례는 그가 다니는 수원 중앙침례교회의 원로 목사가 맡았다. 신부는 49살로, 남 지사보다 4살 어리다. 남 지사에 따르면 둘은 교회에서 성가대 활동을 하며 가까워졌다. 상대 역시 재혼이다. 슬하엔 1남을 둬서 남 지사 아들 2명과 형제가 된다.

남경필 전 지사는 “아내 역시 아픈 경험을 가졌다. 20대 아들이 하나 있다”면서 “둘 다 아픈 경험이 있어서 서로를 위로하며 사랑에 빠졌다. 모두 20대인 세 아들들의 축하가 가장 마음을 든든하게 했다”고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쉽지 않은 길이었다. 남은 여정도 그러할 것”이라면서 “함께 축복해달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남 전 지사는 이와 함께 결혼식 사진도 한 장 올렸다. 신부의 뒷모습과 그의 흐뭇한 표정이 담겨 있다. 신부의 뒷모습은 40대 후반 여성이라고 보기엔 젊어 보였다. 상대 여성의 얼굴은 물론 신상이 전혀 공개되지 않은 상태라 궁금증을 더하고 있는 상황이다.
 

루머 속 주인공은 아냐

남 전 지사는 한때 각종 루머에 시달렸었다. 2010년대 중반 여당 원내대표직을 노렸던 남 지사는 갑작스레 2014년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섰다. 이 무렵 아들 사생활 문제와 이혼 사실이 알려지면서 무성한 소문이 따랐다. 그중에는 불륜설도 있었다. 정치적 측근 중 한 명인 여성 공무원과 부적절한 관계라는 것. 물론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지난 2017년 8월 15일 서울남부지법 제2형사부는 불륜설을 인터넷에 올린 네티즌 2명에 벌금 50만원씩을 선고했다. 당시 이 네티즌들은 몇몇 유명 커뮤니티에 “미혼여성인 당시 경기도청 공직자가 남 지사와 불륜관계이며 임신까지 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었다. 결국 두 사람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고 원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항소했으나 원심이 확정됐다. 내용 자체가 허위였기 때문.

사건의 피해여성은 “헛소문으로 치부할 수도 있었지만 우리 사회가 유독 정치인에 대해 책임 없는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경우가 많아 법적으로 대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남 전 지사의 재혼 사실을 듣고 ‘그때 그 여성’을 떠올리기도 했으나, 이와는 무관하다. 한 정계 관계자는 “미술계 종사자라고 얼핏 들은 것 같은데 확실하지는 않다”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결혼식 이후 들은 얘기인데, 신부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학업과 강의를 병행할 것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전 부인과는 친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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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전 지사 인스타그램

남 전 지사는 이혼 이후 공공연하게 재혼 의사를 밝혀왔었다. 지난 2017년 2월 <여성조선>과 인터뷰에서 그는 “얼른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며 “혼자 있을 수 없다, 가정이 생겨야 한다”고 말했다. 남 지사 주변 인물들 또한 “본인의 생활은 물론 정치적으로도 대선 도전이나 도지사 재선 도전을 위해서는 재혼하는 것이 좋겠다”며 권유해왔다고 한다.

결혼생활 25년 만의 종지부. 이혼 후에도 그는 전 부인과 친구처럼 지낸다고 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헤어진 아이 엄마와도 서로 비난하는 마음이 없다. 어쩔 수 없이 이혼을 선택한 것”이라면서 “아내가 사찰을 당하는 등 여러모로 힘들었기 때문에 내가 도지사에 당선되면 같이 못 산다고 했다. 당선되면 이혼하자고 했는데 당선돼서 이혼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혼했지만 가족 단톡방에서 수다를 떨고, 오히려 더 깊어진 부분이 있다. ‘교회 다녀왔니?’와 같은 일상적인 대화를 거의 매일 나눈다”면서 “서로 잘하라고 매일매일 응원도 해준다. 아내(전 부인)는 지금은 그냥 큰딸 같은 존재”라고도 했다.

남 전 지사는 이어 “(전 부인과) 가끔 만나서 밥도 먹고, 서로 좋은 사람 만나면 좋겠다는 말도 나눈다”면서 “얼른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가족은 핸디캡 아닌 가장 소중한 존재

그는 흔히 말하는 ‘금수저’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여의도 정가에 있는 사람이라면 남 전 지사의 가정사를 웬만큼 알고 있다. 1990~2000년대 보수당에는 지역을 물려받은 2세 정치인이 많았는데, 남 전 지사는 그중에서도 대표격으로 꼽힌다.

부친 고(故) 남평우 전 의원의 지역구인 수원에서 태어난 그는 서울의 명문대를 졸업하고 신문사 기자로 근무하며 촉망받던 인재였다. 국회 입성도 일찍이 했다. 30대였던 1996년 15대 총선 때였다. 젊은 나이부터 대변인과 원내부총무, 최고위원 등 주요 당직을 역임했다. 결혼도 일찍 했다. 25살. 당시 그는 선친에게 물려받은 운수업체와 언론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고 부인 이 씨는 보석상을 운영했었다. 때문에 아들들은 유학을 보내는 등 여유 있는 생활을 해왔다. 그중 장남은 그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그의 장남은 지난 2014년 군 복무 당시 업무와 훈련을 제대로 못 한다는 이유로 후임들에게 수차례 폭행과 강제추행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 남 전 지사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들과는 그런 일을 겪고 깊어졌다. 서로 이해하게 됐다”면서 “가족은 핸디캡이 아니라 가장 소중한 존재”라고 강조했다.

그러던 지난해 9월, 또 한 번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장남이 2017년 7월부터 9월까지 서울과 중국 베이징 등에서 필로폰과 대마를 투약·흡연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구속 기소된 것.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형두)는 장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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