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로 증명됐지만, 배우 이서진(47)은 까칠한 듯 유쾌하다. 뉴욕대학교 경영학과 졸업생이라는 타이틀을 차치하더라도 특유의 여유로움이 온몸에서 뿜어져 나온다. 예민한 질문에도 아쌀하게, 날이 선 질문에도 능청스럽게 답한다. 게다가 난감한 상황조차 부드럽게 만드는 힘이 있으니. 어찌 이 남자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영화 <완벽한 타인>에서 이서진이 연기한 인물도 실제 그의 모습과 제법 닮았다. 이서진은 사랑이 넘치는 꽃중년 레스토랑 사장 준모를 연기했다. 타고난 위트와 나이스한 분위기 덕분에 주변에 여자가 끊이지 않는 인물. 19금 농담도 밉지 않게, 날카로운 독설도 유머러스하게 만든다.

<완벽한 타인>은 완벽해 보이는 커플 모임에서 한정된 시간 동안 휴대전화로 오는 전화, 문자, 카카오톡 메시지를 강제로 공개해야 하는 게임 때문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휴대전화 알람이 울릴 때마다 밝혀지는 비밀과 위기에 처한 인물들의 상황이 박장대소를 일으킨다. 휴대전화 하나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과 반전이 빼어나다. 이서진의 <무영검> 이후 13년 만의 스크린 주연 복귀작이다.

이서진의 인터뷰에 앞서 함께 출연한 김지수가 만취 상태로 인터뷰에 임해 현장 분위기는 싸늘해질 대로 싸늘해진 상황. 인터뷰 콜타임 1시간 먼저 현장에 도착해 대기 중이던 이서진은 뒤숭숭한 분위기에도 성심성의껏 유머러스하게 인터뷰에 임했다. 급기야 나영석 PD와 함께 이서진이 ‘지라시’에 언급되며 다소 민감한 질문이 오갔지만, 이서진은 끝까지 여유로움을 잃지 않았다.
 

“아니야. 형은 많이 해봤어”

MBC <다모> 이재규 감독과 두 번째 작업이다. 이재규 감독과 동갑이다. 그 친구도 <다모>가 첫 작품이었고, 나도 지금보다 혈기왕성할 때였다. 시청률도 좋았고 평가도 좋았던 작품인 데다 어릴 때 함께한 작품이라 그런지 애착이 남다르다. 성과가 좋은 작품을 함께했을 때의 좋은 기억, 기운이 있잖나. <완벽한 타인>도 그런 부분을 기대했다.

이재규 감독이 왜 하필 이서진에게 바람둥이 역할을 맡겼을까. “나와 거리가 먼 캐릭터”라고 했지만 아무도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처음 시나리오 받았을 땐 내가 준모 역할인지 모르고 읽었다. 노련한 배우들이 연기해야 하는 영화라는 생각만 갖고 읽었다. 다만, 변호사나 의사 역할은 아니길 바랐다. 가정과 아이가 있는 캐릭터는 내가 할 수 없을 것 같더라. 사실 반전이 있는 캐릭터를 하고 싶었지만. (조)진웅이는 나보고 “형은 태어날 때부터 이 캐릭터를 갖고 태어난 것 같다”고 하더라. 대본 연습할 때부터 “형, 대본 20년 전에 받았어?” 하더라니까.(좌중폭소) 정말이지 억울하다. 난 능청스러운 성격이 아니다. 이런 연기가 나한텐 도전이나 마찬가지인데 자꾸 “아니야. 형은 많이 해봤어”라고 하더라. 거참.

영화처럼 실제 휴대전화 공개 게임을 한다면 출연 배우 가운데 가장 타격이 클 것 같다. 잃을 게 많진 않고, “너 역시 이럴 줄 알았어”라는 식의 반응은 있을 것 같다. 굳이 공개해서 좋을 게 없는 사람이 바로 나 아닐까 싶다.(웃음) 이재규 감독이 1000만 관객 넘으면 내 휴대전화를 공개하겠다고 했는데, 웬만하면 1000만 돌파 안 했으면 좋겠다.

출연 배우 가운데 휴대전화를 공개해도 가장 안전할 것 같은 사람은? 진웅이. 결혼도 했고, 애가 상남자 스타일이야. 별 민감한 내용이 없을 것 같다.

송하윤과 로맨스 연기는 어땠나. 15살 연하인데. 유이와 MBC 드라마 <결혼계약> 찍을 때도 나이 차이 많이 난다고 말들이 많았는데, 막상 드라마 시작되니 얘기가 쏙 들어가더라. 그래서인지 부담은 없었다. 하윤이와는 밸런스가 잘 맞았다. 나는 항상 다운돼 있는 스타일이고, 하윤이는 항상 업돼 있는 스타일이라서 연기할 때도 훨씬 편했다. 사실 더 수위 높은 장면이 있었는데 편집됐다.

속초 명물인 아바이순대, 닭강정, 명태회무침, 물곰탕이 나온다. 같은 장면을 여러 번 찍는 배우에게는 먹는 장면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순서대로 찍어야 하는 일정이었다. 사진을 찍어 음식을 똑같이 세팅하고, 배우들도 자기 앞에 어떤 접시가 있는지 체크했다. 처음엔 다들 너무 잘 먹었지만 나중엔 좀 힘들었다. 가령 한 번 순대를 먹으면 그 장면을 여러 번 반복해야 하니까. 나 같은 경우에는 닭강정을 한 번 집었다가 한 박스를 혼자 다 먹은 적이 있다.

유해진과는 나영석 PD라는 공통점이 있다. 둘이 한 작품에서 만난 건 처음이다. 나이대도 비슷해서 가까운 사이가 됐다. 해진 씨가 세상일에 관심이 없는 편이다. 그쪽은 산 아닌가.(웃음) 나한테 이런저런 상담을 많이 하더라. 특히 재테크를 많이 물어보더라.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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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소문, 말할 가치가 없어서 그냥 흘려보내”

유해진과 함께 <삼시 세끼>에 출연할 가능성도 있을까. <삼시 세끼>는 이제 그만하고 싶다. 차승원 씨에게 맡기고 싶다.

나영석 PD의 예능 덕분에 ‘실장님 이미지’가 없어졌다. 재밌는 게, 나는 실장님 캐릭터를 해본 적이 없다는 거다. 대체 왜 그런 이미지가 생겼는지 모르겠다. 나영석한테 속아서 예능을 시작하긴 했지만, 어찌 됐든 예능 덕분에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갈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감사할 일이지.

나영석의 예능, 진짜 리얼인가. 말도 마. 방송인지 촬영인지 생각할 겨를이 없다니까. 선생님들 모시기도 바쁘고, 여행 일정 짜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이제 도가 텄다. 여행사 광고 모델을 오래 하고 있지만.(웃음)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이 없어서 나영석 PD를 믿고 모든 것을 내려놓을 뿐이다.

최근에 나영석 PD와 함께 증권가 지라시에 거론됐다. 내용은 봤나. 나영석 PD는 정유미와 불륜설에, 이서진은 ‘소녀시대’ 써니와 함께 언급됐는데. 나와 관련된 내용은 어차피 사실도 아니고 말할 가치가 없어서 그냥 흘려보냈다. 그런데 다른 내용 역시 너무 황당하더라. 나영석 PD, 정유미와도 통화했는데 다들 그저 어이없어 할 따름이다.

앞으로도 <꽃보다 할배>를 계속할 생각인가. 이제 체력이 안 돼. 일주일까진 어떻게 버텨보겠는데, 열흘은 너무 길다. 약을 하루에 20개 정도 먹는다. 아침에 10개, 오후에 10개. 비타민 종류만 5~6가지 된다니까, 글쎄. 나 혼자는 이제 힘들고 함께 갈 동생이 있다면 생각해볼 만하다. 체력도 영어도 완벽한 (옥)택연이가 어떨까?

선생님들이 들으면 서운해하시겠다. 선생님들은 꼭 나랑 가야 한다고 할 것 같긴 하다. 여행 가서도 꼭 나부터 찾으신다.(웃음) 얼마 전 변희봉 선생님이랑 함께 촬영할 일이 있었는데, 선생님과 그렇게까지 가까운 사이가 아니거든. 그런데 선생님이 나만 붙잡고 얘기하시더라. 뭐랄까, 선생님들 사이에서 나는 ‘우리 일 도와주는 애’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좌중폭소)

굉장히 솔직한 성격이다. 10년 전만 해도 너무 솔직해서 비호감이었다. 요즘 분위기가 달라져서 좋게 봐주시는 것 같은데, 예전엔 싸가지 없단 얘기 많이 들었다. 워낙 가식을 싫어하고 잘 못 숨기는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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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관심 줄어들었다”

그나저나 결혼은 안 하나. 결혼 적령기 아닌가. 적령기라니. 적령기는 훨씬 지났지. 결혼 생각이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체력도 안 받쳐주고. 이젠 일을 하다 보면 사랑 쪽 비중이 확 낮아지더라. 생활의 틀이 잡혀 있는데, 이 틀이 깨지는 게 싫다. 쉬는 날 나만의 계획표대로 움직이는 게 좋다. 주변 친구들이 다 결혼해서 애가 있는데, 이제 애들도 많이 커서 슬슬 밖으로 나오는 시기거든. 그렇다 보니 만날 친구도 많고, 저녁 약속도 계속 있는 편이다. 외로울 틈이 없다. 연애? 관심 줄어들었다.

방금 전 김지수가 술이 덜 깨서 인터뷰에 왔다. 시사회 뒤풀이에 함께 있었나. 글쎄. 난 새벽 2시까지 마시다 들어갔는데, 지수는 더 있다 갔나. 그래도 너무 미워하지 말고 잘 봐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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