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노코멘트, 나이? 이십대. 본업은 일러스트레이터.
유튜브에서 156만 구독자를 보유한, 극도로 자신을 감추면서도 한편 인터넷 개인 방송을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묘한 매력의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 유튜버 뽀모를 전화로 만났다.
뽀모는 2013년 아프리카TV에서 게임 방송으로 BJ를 시작했다. 이후 ASMR 방송을 시작하며 2017년 트위치로 자리를 옮겼다. ASMR 영상을 유튜브에 처음 올린 건 2015년 초다. 지금까지 올라온 영상은 400여 편. 다작이면서도 소리와 영상미 모든 면에서 시청자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2018년 1월에는 한국 ASMR 유튜버로는 최초로 조회 수 2억 뷰를 달성했다.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시청자들과 소통하는데, 한국 접속자보다 외국인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의 말에 따르면 한국인이 20%, 일본인 25%, 미국인 20%, 나머지는 다양한 국적의 시청자들이라고. 공식적으로 유튜브를 볼 수 없는 중국에서도 불법 다운로드 된 영상이 돌 정도라고 하니 그의 인기는 글로벌하다. 외국 시청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일본어와 영어 공부도 꾸준히 하고 있다.

코 아래로만 촬영하는 신비주의 콘셉트를 고수한다. 영상 어디에서도 정면 얼굴 전체를 보여준 적이 없다. 도톰한 입술이 매력이라 ‘입술여신’이란 별명도 붙었다.

‘깔깔깔.’ 그는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조곤조곤한 말투로 성심성의껏 답했고, 작은 말에도 고마워했다. 그와의 대화는 즉문즉답 형식으로 이어졌다.


뽀모라는 이름은 즉흥으로 지었다고 들었어요.


희한한 이름을 짓고 싶었어요. ‘뽀모도로(pomodoro· 이탈리아어로 토마토)’ 스파게티를 보고 지은 이름인데, 찾아보니 토마토에는 좋은 뜻이 많이 담겨 있더라고요. 젊음과 건강, 심장, 열정. 마음에 들었습니다.


방송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내성적이고 자신감 없는 성격을 고치고 싶었어요. 영상으로 촬영할 때는 앞에 사람이 보이지 않으니까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 같았죠. 물론 실시간 스트리밍을 할 때, 접속한 사람이 많이 늘면 긴장돼요. ASMR 방송은 예전에 제 게임 방송을 본 친구가 ‘ASMR이 유행이니 너도 해봐라’ 했던 게 시작이었어요. 한번 도전해 본 건데 결과적으로 잘됐어요. 평소 결정을 할 때 오래 고민하는 편인데, 저답지 않은 행동이었어요. 나답지 않은 행동에서 더 좋은 결과가 나왔죠.


주로 어떤 이들이 구독하며, 반응은 어떤가요.

영상을 즐겨 보는 시청자 중에 힘들어하는 분이 많아요. 잠도 잘 못 자고, 스트레스 때문에 우울증에 걸리고. 그런 이들이 제 동영상을 보고 활력을 얻고 잠도 잘 자게 됐다는 말을 들으면 뿌듯합니다. 특히 라이브 방송에서는 시청자를 넘어서서 친구 같은 사이로 느껴져요.


뽀모의 라이브 방송은 금요일 밤 11시와 12시, 토요일 밤 9시에 합니다. 잠은 언제 자나요.

하루를 거꾸로 살아요. 아침 9시쯤 잠들어 오후 3,4시쯤 일어나죠. 낮에 주로 잠을 자다 보니 제 방 창문에는 암막 커튼을 쳐서 주변이 완전히 깜깜해요.


잠을 잘 자기 위한 노하우가 있다면요.

따뜻한 물로 샤워하거나 허브차(tea)를 마셔요. 실내 사이클을 타며 운동도 조금 하고요.


녹화는 어떤 환경에서 이루어지나요.

대부분 밤이나 새벽에 녹화해요. 새벽은 소음이 없어 가장 녹음하기 좋은 시간이죠. 작업실을 따로 두지 않고 집에서 녹음하는데 아파트다 보니 층간 소음이 있거든요. 최대한 소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모두 잠든 시간을 활용합니다.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아무래도 일을 마쳤을 때가 가장 좋죠. 자기 직전이나 완전히 조용한 새벽. 그때 기분이 좋아요. 그렇다고 평소 우울하다는 건 아니에요.


뽀모의 영상에는 얼굴이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입술과 손이 전부죠. 왜 그런 신비주의를 고집하나요.



밖에서 누구도 저를 못 알아봤으면 좋겠어요. 아직은 세상이 낯설고 무서워요. 나서기 두렵기도 하고요. 방송을 통해 많이 고쳐지긴 했어요.


지난 5월 유튜브 프로필을 통해 옆얼굴을 공개했지요.
온라인상에서 화제도 됐고요. 사진을 공개한 이유가 있나요.


눈 감은 옆얼굴 사진을 공개하면서 많이 쑥스러웠어요. 소리를 만드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은데 사람들이 겉모습에 관심이 많더라고요. ‘못생겼을 거다, 그래서 공개 안 하는 거다’ ‘얼굴 공개하면 구독자가 반 토막 날 거다’ 이런 소문도 많았죠. 한번은 ‘야한 동영상 사이트에서 내 얼굴을 봤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런 소문을 듣고 나니 주저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어요. 겉모습으로 평가받고 싶지 않아요.


상처와 스트레스 받는 일도 많을 텐데요.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나요.


매운 거 먹기? 하하. 자거나 음악 듣거나 마음 맞는 분들과 대화하면서 풀어요. 울기도 하고. 향초나 입욕제에 신경 써요. 향기로 힐링 받을 때가 많아요.


ASMR 방송을 하며 가장 좋았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만들고 싶은 영상을 만들어 올렸는데 반응이 좋을 때, 조회 수가 많을 때, 인기 동영상에 내가 만든 영상이 떠 있을 때. 내가 노력한 부분을 사람들이 알아봐 줄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조회 수가 가장 놓았던 영상은.

아무래도 귀 파주는 영상. 아직까지도 독보적입니다.


얼굴을 공개 안 하다 보니 손의 제스처나 의상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편안해 보이도록. 손동작 연습을 많이 해요. 옷은 블라우스나 스웨터를 주로 입었는데, 요즘은 부드러운 감촉의 옷을 입어요. 옷 재질이 부스럭거리면 소리에 집중이 잘 안 되니까요. 또 동영상 콘셉트에 맞춰 색상을 선택합니다. 나무 소리를 내야 할 땐 베이지 톤 옷을 입는 식으로 주제에 맞춰서 연출하는 편이에요.


소리 연구는 어떤 식으로 하나요.

두드려서(태핑) 내는 소리나 섬세하게 사물의 소리를 잡는 데 노력해요. 가장 우선시하는 부분은 소리가 날카롭거나 튀지 않게 하는 것이에요. 부드러운 소리는 좀 더 강하게 살려주기도 하죠. 평소 여러 가지 물건을 사서 만들어 봐요. 음악을 듣다가 영감을 얻기도 하고요.


어렸을 때 꿈은 뭐였나요.

그림을 좋아했어요. 특히 만화를 좋아해서 만화가가 되고 싶었는데, 한 폭의 그림이 더 좋더라고요. 일러스트레이터로 꿈을 굳혔죠. 일러스트레이터와 방송을 겸업했었는데, 지금은 방송에 더 신경 쓰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작업 방향은.

ASMR 영상을 야하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어요. 그런 편견 때문에 ASMR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죠. 마니악(maniac)한 영상을 만들고 싶은데, 그런 편견이 두려워서 대중적으로 맞춰가고 있습니다. 갈등이 있어요. 사람들 입맛에 맞추거나 인기에 신경 쓰기보다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나의 색깔을 살린, 진짜로 만들고 싶은 영상을 만들고 싶어요. 누가 저에게 ‘너 변태야?’라고 묻는다면 ‘사람은 누구나 변태야!’라고 답해주고 싶어요.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자존감을 키웠으면 좋겠어요. 자신감도 없고 자존감도 없는 편이에요.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게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방송도 시작했지만, 아직 쉽지 않아요. ‘나에게 관대해져라. 고민 너무 많이 하지 말고. 무조건 행동하자. 도전하자’를 인생 좌우명으로 품고 있습니다.


또래 친구들에게 조언 한마디 해주세요.

‘다양하게 시도해봐라. 지금 하는 일이 빛이 안 보이면 너무 애쓰지 말고 다른 길도 찾아봐라’. 저도 그랬어요. 다른 길을 찾았기에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으니까요. 여러분도 다양한 삶을 시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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