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사랑이 결실을 맺었다. 지난해 9월 열애설이 불거진 뒤 올 1월 공식 연인 사이임을 선언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73)와 통역가 김소연(48) 씨가 10월 5일 베를린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피로연을 마치고 신혼여행을 떠난 두 사람은 10월 28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축하연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들의 결혼식 풀 스토리를 전한다.
만남부터 화제가 됐던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와 한국인 김소연 씨가 결혼식 소식을 전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다섯 번째, 김 씨는 두 번째 결혼이다. 한국인과 독일인의 만남, 25년이라는 나이 차 등 국경과 나이를 뛰어넘는 사랑을 나눈 두 사람인지라 양국의 축하 세례가 이어졌다.

두 사람의 결혼식은 독일과 한국이라는 두 나라의 문화를 고루 반영해서 이목을 끌었다. 독일에서 결혼식을 치른 두 사람은 동독 지방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오고, 서울에서 축하연을 연 다음 문화 유적지를 신혼여행지 삼아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 베를린 최고급 아들론 호텔에서 치른 결혼식
한국産 결혼반지 끼고 ‘아리랑’ 흐른 피로연
 
본문이미지

결혼식은 10월 5일 독일 베를린 소재 최고급 호텔로 알려진 아들론에서 진행됐다. 28일에는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축하연을 갖는다. 결혼식과 축하연은 모두 독일 총리실에서 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현지 언론보도에 의하면 이날 결혼식에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내외와 밴드 스콜피언스 보컬 클라우스 마이네 등 150여 명의 하객이 참석했다. 주로 유명 정치인, 사업가, 외교관 등이다.

결혼식에서는 김소연 씨의 딸 등 가족과 지인들이 참석해 축가를 불렀다. 피로연 자리에서는 ‘아리랑’과 ‘홀로아리랑’을 편집한 대금 협연도 진행됐다. 이후 공개된 피로연 사진에서는 김소연 씨가 화려한 장식이 눈에 띄는 옥색 한복을 입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두 사람의 결혼식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결혼식 하루 전날 연합뉴스와의 부부 동반 인터뷰를 통해 세간에 알려졌다. 인터뷰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미 지난 5월에 법적으로 부부의 연을 맺었다. 서울에서 혼인신고를 한 것. 슈뢰더 전 총리가 이태원의 한 주민센터를 찾아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서명했고 8월에는 슈뢰더 전 총리의 고향인 하노버에서도 혼인신고를 마쳤다.

슈뢰더 부부의 수수한 디자인의 결혼반지도 공개됐다. 반지는 지난 5월 한 차례 주목받은 적이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취임식장에 슈뢰더 전 총리가 이 반지를 끼고 등장해 당시 독일 언론이 결혼반지일 것이라고 추정한다고 보도했었다. 반지는 두 사람이 서울의 오래된 보석상에서 맞춰 혼인신고 후 나눠 낀 것으로, 당시 독일 언론의 추측이 맞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 옛 동독, 하회마을, 불국사…
신혼여행은 사회적·역사적 의미 깃든 곳으로
 
본문이미지
 
본문이미지
독일 잡지 <분테> 표지
독일 현지 언론은 슈뢰더 전 총리 부부가 결혼식을 마친 후 일주일가량 옛 동독 지방 곳곳을 여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신혼 여행지로 한국과 독일에서 사회적, 역사적 의미가 있는 장소를 골랐다.

독일에서는 김소연 씨 바람대로 옛 동독 지역을 둘러봤다. 김 씨가 좋아하는 괴테와 실러가 활동했던 바이마르를 방문하고, 바트 프랑켄하우젠에서는 베르너 튀브케의 작품이 소장된 미술관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는 10월 말 서울에서 축하연을 가진 뒤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불국사 등 문화 유적지를 찾을 예정이다.

슈뢰더 전 총리는 지난 1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결혼 계획을 알렸다. 당시 그는 “결혼 후에는 독일과 서울을 오가며 살 것”이라면서 “한국에서 여생의 절반을 보내겠다. 앞으로 한국말도 더 배우고 한국이라는 나라도 알아가겠다”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신혼여행도 한국과 독일에서 각각 다녀온 두 사람은 앞으로의 행보 역시 양국을 오갈 것으로 보인다. 신혼여행 기간 중 독일과 한국에서 열리는 한독 교류 행사에도 참석하기로 했다.
 

# 향후 부부 행보는?
한국과 독일 오가며 양국 관계 개선에 앞장설 것
 
본문이미지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 접견실에서 게르하르트 슈레더 전 독일 총리로부터 한글번역판 자서전을 선물받고 있다. 왼쪽은 번역한 김소연씨.

부부가 된 두 사람은 슈뢰더 전 총리의 자녀들이 사는 하노버에 주로 거주할 예정이다. 하노버를 거점으로 베를린 등을 왕래하고, 한국에서도 체류할 생각을 갖고 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최근 한국을 둘러싼 국제 정세에 특히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뷰에서 슈뢰더 전 총리는 “정치인으로서 삶은 충분히 살았다. 한국을 더 많이 배우고 싶다. 여행을 많이 하고 한국어도 배우려 한다.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일은 세계 정치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더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6자 회담 등 직접적인 외교 활동에 관여하는 것은 안 될 일이지만,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내게 역할이 있거나 도움이 될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도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외교 전문가들은 슈뢰더 부부가 앞으로 한독 관계에서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슈뢰더 전 총리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러시아 주요 인사들과 친분이 깊어 주변국 외교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거꾸로 김소연 씨는 유럽에서 남북한 상황을 정확하게 알리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는 입장이다. 정치인은 아니지만 한국 사람으로서 상당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남편과 함께 유럽의 정치 지도자급 인사들이 모이는 자리에 참석하다 보면 남북한 상황에 대해 질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북한에 선입견을 품지 않도록 하고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도록 최대한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경제개발공사 한국대표부 대표를 역임하고 있는 김소연 씨는 슈뢰더 전 총리가 작년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물한 자서전 한국어판을 번역하기도 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아내의 일을 존중한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밝혔다. “아내가 성공적으로 활동해온 사람인데 결혼으로 자기 일을 놓게 할 수는 없다. 상대방이 하는 일을 존중하는 건 당연하다”면서 아내의 사회활동을 지지했다.

지난해 9월 열애설이 불거진 두 사람은 올해 4월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안에 결혼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김소연 씨는 슈뢰더 전 총리를 인간미 넘치고 따뜻한 사람이라고 했고, 슈뢰더는 김 씨를 지적이고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기자회견 내내 서로 팔짱을 끼고 눈을 맞추면서 다정한 모습을 공개했다.

두 사람은 2015년 국제경영자회의에서 처음 만났고, 김 씨가 슈뢰더 전 총리의 통역을 맡으면서 가까워졌다. 두 사람 관계가 공개된 것은 슈뢰더 전 총리의 네 번째 부인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본인이 슈뢰더 전 총리와 이혼한 이유 중 하나는 김 씨라는 내용을 남긴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에 슈뢰더 전 총리는 불륜으로 시작된 관계가 아니며 자신의 이혼과 김소연은 아무 관계가 없다고 못을 박았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선pub 모바일 웹 이용방법
메일 보내기 닫기
보내는 사람
보내는 사람 메일
받는 사람 메일
제목
메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