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에너지로 예능 프로그램에서 종횡무진으로 활약하던 가수 강남이 깜짝 트로트 가수를 선언했다. 평소 ‘아버지’라 부르는 선배 가수 태진아와 함께 ‘댁이나 잘하세요’라는 제목의 노래를 선보이더니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다양한 무대에 오르고 있다.
노랗게 탈색한 머리에 개구쟁이 같은 표정, 일본 록그룹 KCB로 데뷔한 후 한국에서 힙합그룹 엠아이비(M.I.B) 메인 보컬로 활동한 강남은 가수라기보다는 만능 엔터테이너에 가까운 행보로 존재감을 키워왔다. 솔직하고 엉뚱한 매력이 예능 프로그램과 잘 맞아떨어지면서 ‘예능 대세’로 이미지를 굳혀갔다.

그런 강남이 최근 트로트 가수로 변신했다는 깜짝 소식을 전해왔다. 새 앨범 타이틀곡인 ‘댁이나 잘하세요’는 평소 아버지라 부르며 가까이 지내던 선배 가수 태진아와 함께 작업한 결과물이다. 태진아와 콜라보 곡인 ‘전통시장’ ‘장지기장’ ‘사람팔자’가 수록되어 있고, 태진아의 히트곡 ‘동반자’ ‘사랑은 장난이 아니야’ ‘사랑은 아무나 하나’ 등을 새롭게 해석했다. 시원시원한 가창력이 귀에 착 감기는, 새로운 느낌의 록 트로트 앨범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원한 보컬의 록 트로트

“많은 분이 저에게 트로트에 도전했다고 하는데, 저는 편안하게 돌아간 거예요. 록과 힙합을 했지만, 사실 어려서부터 트로트를 꾸준히 했었거든요. (록과 힙합을 떠나) 아쉬운 점은 없어요. 록이나 힙합을 할 때 오히려 트로트를 하고 싶었으니까요. 엄마가 트로트를 좋아하시는데 이번 기회에 효도할 수 있게 되어서 좋아요.”

강남이 본격적으로 트로트를 하게 된 데는 선배 가수 태진아의 도움이 컸다. 지난 2014년 엠넷 <트로트엑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아버지와 아들’로 불리는 사이가 됐다.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강남은 ‘사랑은 아무나 하나’를 불렀고, 당시 태진아가 심사위원 자리에 있었다. 록밴드에서 보컬로 활동하던 강남의 가창력이 트로트와 잘 어우러지면서 이슈가 됐었다.

“운명 같았어요. 태진아 선생님 창법이 록에 가까워서 제가 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 인연으로 친하게 지내면서 보니 선생님과 제가 닮은 점이 많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아버지와 아들 관계가 되었습니다.”
강남은 어려서부터 딸 같은 아들이라 불릴 정도로 애교가 많았다고 한다. 부모님 친구들이 예뻐했고, 어른들과도 잘 어울리는 성격이었다. 덕분에 대선배 태진아와도 자연스럽게 교감할 수 있었다고 했다.

강남은 태진아가 본인의 프로듀서이자 매니저이자 스타일리스트라고도 했다. 아버지 마음으로 조언해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믿고 따르는 중이라고. 최근 강남은 기존 소속사에서 나와 태진아의 소속사와 새롭게 계약을 맺었다. 신뢰로 쌓인 두 사람의 작업은 편안하고 자연스러웠다. 강남은 음반 녹음을 할 때 특히 편안했다고 했다.

“제가 아직 한국어 발음이 완벽하지 않아요. 예전에 작업할 때는 열두 시간을 녹음한 적도 있어요. 그런데 이번에 녹음하면서 깜짝 놀란 것이 시간이 많이 안 걸리더라고요. 태진아 선생님이 ‘네 발음대로 해라. 고치면 되니까’라고 말씀해주셔서 편안하게 녹음했어요. 녹음이 한 시간 만에 끝나더라고요. 시원시원하게 끝나니까 행복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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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가수 태진아의 전폭 지지

음반 발매 후 활동이 많아졌다. 방송국이 아니라 전국 방방곡곡 돌아다니는 행사가 많다. 시골 장터부터 지역축제까지 기존에는 몰랐던 다양한 무대를 경험하는 중이다. 태진아와 함께 무대에 서는 강남은 현장에서 배우는 점도 많다고 전했다.

“요즘 행사에 같이 다니거든요. 많이 배워요. 선생님은 일단 체력이 너무 좋으세요. 워낙 오래 하셨기 때문에 노하우가 있으신 것 같아요. 어제도 시장에 행사를 다녀왔는데, 음향 시설이 안 좋았거든요. ‘낑낑’ 소리가 나서 노래를 할 수 없을 정도였어요. 그때 선생님이 갑자기 반주를 끄라고 하시더니 무반주로 노래를 하시더라고요. 관객 반응은 폭발적이었죠. 그분들 입장에서는 새로운 무대를 만나는 거니까요. 그런 순발력까지 자연스럽게 배우고 있어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유하는 것도 많다. 어른으로서 조언해주는 점이 고맙다.

“저를 망하게 하려고 투자해주시는 게 아니잖아요. 저는 무조건 믿고 선생님 말씀에 모든 것을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트로트 이미지에 맞게 정장을 주로 입으라고 조언해주셨어요. 평소 트레이닝복을 좋아하는데, 선생님 말씀을 듣고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보이지 않는 데서도 저를 위해 많은 걸 해주신다는 걸 알기 때문에 모든 것이 감사해요.”

트로트를 위한 변신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는 강남은 수입배분에 관해서도 입을 열었다.

“수입은 모두 10대 0으로 나누고 있어요. 제가 10이에요. 선생님은 필요 없다고, 저에게 다 주세요. 너무 감사하죠. 부담스럽기도 하고요. 처음에 그렇게 제안하셨을 때 제가 부담스러워서 ‘이건 아닌 것 같다’고 했더니 ‘다 가져라. 나 돈 많다. 나중에 진짜 잘됐을 때 주고 싶은 만큼 주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정말 감사한 마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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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엄마 바라보는 행복

‘아버지’ 태진아의 전폭적인 응원과 지지를 알기에 트로트 가수로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잘되면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얼른 잘되고 싶다.

“(잘됐다고 말할 수 있는 때는) 히트곡이 나왔을 때겠죠? 요즘은 행사가 많이 들어와요. 돈이 들어오니까 행복하지만, 그보다는 ‘록 트로트는 강남이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강남이 오는 행사는 늘 신난다’는 말도 들을 수 있으면 좋겠고요.”

강남은 인터뷰 내내 무명 시절이 길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 한국에서 데뷔는 2011년이지만 일본에서도 무명 시간을 보낸 적이 있어서다. 무명으로 힘든 시절을 겪은 터라 일이 많은 지금 그저 행복하다.

“먹고 싶은 것조차 못 먹었던 시절이 있었어요. 돈이 없어서 떡볶이를 먹고 싶어도 못 먹었거든요. 지금은 먹고 싶은 걸 먹을 수 있어서 행복해요. 당장 삼겹살도 사먹을 수 있어요. 행사를 하는 것도 좋아요. 전국의 맛집을 다니는 것도 행복하고, 휴게소에서 먹는 라면은 특히 더 맛있어요. 다음에는 어느 휴게소 라면이 맛있는지 비교해봐야겠어요.(웃음)”

트로트로 전향했지만 예능을 비롯한 드라마 등 다양한 방송을 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

“예능이 재미있어요. 사람들이 좋아해주시는 것도 좋고요. 편집을 잘해주셔서 방송이 재미있을 때 행복해요. 제가 욕심이 많아요. 다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얼마 전에 사전제작 드라마를 하나 찍었는데 재미있더라고요. 태국 거지 역할을 맡았는데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소문이 나서 섭외가 몇 개 들어왔는데 그것도 기쁜 일이에요. 칭찬받으니 신이 나서 연기도 하고 싶어요. 노래도 당연하고요. 뭐든지 잘하고 싶어요.”
강남은 서울 용문동에 건물 하나를 샀다. 어머니 명의다. 빚을 갚는 중이지만 엄마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기쁘다.

“제가 트로트를 부르고 나서 엄마가 일본을 안 가세요. 덕분에 저는 매일 잔소리를 듣고, 용돈도 받고 살아요. 방송에 나오는 거 좋아하셔서 열심히 다시보기를 하시고요. 제가 나오는 프로그램은 무조건 ‘본방사수’를 하면서 응원해주세요. 요즘 엄마가 항상 미소를 짓고 계셔서 좋아요. 아들이 망할 줄 알았는데 잘되어서 그러신 것 같아요.(웃음) 앞으로도 엄마가 더 웃으실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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