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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명당>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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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당>에서 지관인 박재상은, 장터의 상인들에게 시장의 기운을 열어주면서 땅을 꾹꾹 밟는다. 그 어떤 기운보다 중요한 건, 땅이 가진 토질이라고 그는 말한다. 걷기좋은 땅을 만들어주어야 사람들이 모인다고 말이다. “어쩌면,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고 조승우는 말했다. 영화를 찍을 때는 몰랐는데, 영화를 보니 그런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 같았다고 말이다.
 
걷기가 좋아 자꾸만 발길이 닿는 땅처럼, 조승우의 연기는 보기가 좋아 자꾸 눈길이 머문다.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어느 선을 유연하게 오가면서, 조승우는 사람의 마음과 마음 사이를 드나든다. 연기가 조승우의 마음이 스며든 것도 비슷했다. 중학교에서 본 한 편의 무대 영상이 그를 사로잡았다. 꿈이 없던 소년의 마음에 반짝 불이 들어왔다.
희망조차 없고 이룰 수 없는 꿈일지라도 멈추지 않고 주어진 길을 가겠다<맨오브 라반차>의 넘버가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을 덥석 잡고 걸어온 게 벌써 18년째다.
 
연기자로 살아온 시간이 인생의 절반을 넘었다
 
배우가 아니었던 삶보다 배우로서 산 삶이 길어졌다. 소년은 어른이 되어 있었고, 무대만 보면 터질 것 같았던 마음도, 잔잔해져 있었다. ‘이렇게 연기해도 되는가?’ 최근의 조승우는 그런 고민에 빠졌다.
진짜 내 삶은 어디에 있지..? 그런 고민이 들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몰랐어요. 뭐가 문제인지. 그런데 돌이켜보니, 다른 사람의 삶을 대신 살아내느라 정작 내 삶을 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보니 어떤 작품을 봐도 마음이 뛰지 않고, 먹먹한 상태가 됐어요. 당황스러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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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비밀의 숲>

그때 만난 게 <비밀의 숲>이었다.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하고, 아무데도 감동받지 않는 무감정, 무감동의 인물이 도리어 편했다. 이수연 작가의 글은 이제껏 보지 못했던 세상의 풍경을 담아냈다. 조승우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하나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이야기를 보여주는 일그리고 그 일을 통해 좋은 영향을 미치는 일.
 
그 꿈 이룰 수 없어도... 가장 행복한 무대에 서는 일
 
“<명당>도 그래서 좋았어요. 사극이라는 장르도 오랜만이었지만, ‘정통사극은 또 오랜만이잖아요. 아무 것도 섞이지 않고, 순수한 그대로의 사극이라 좋았죠. 그렇게 메시지를 밀고 나가는 힘도 좋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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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와니와 준하>

사실 조승우가 처음 스크린에 등장한 것도 사극이었다. <춘향뎐>의 오디션을 통과하며 혜성처럼 등장했지만, 그를 찾는 러브콜이 이어진 건 아니었다. 다시 무대로 돌아왔고, 이대로 무대 연기만 하고 살아도 족하다고 여겼다. 그런 그를 다시 영화로 이끌어 준 게 <와니와 준하>였다. 와니의 남동생, 영민 역을 맡은 그는 영화계도 따스한 곳이구나라는 걸 처음으로 느꼈다고 했다.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무대가 제 안에서 서로 작용하면서 영향을 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저는 무대 배우에요. 무대에서 가장 행복하고 자유롭죠. 저를 기다려주는 이들이 있는 동안은 저도 무대를 떠나고 싶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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