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악산紺岳山(675m)은 이름 그대로 검은빛과 푸른빛을 동시에 지닌 ‘감색’ 바위산이다. 한북정맥 한강봉(530m)에서 북으로 가지를 뻗은 감악지맥이 임진강에 맥이 끊기기 전 힘차게 솟구친 산이다. 정상을 중심으로 북서쪽은 파주시 적성면, 북동쪽은 연천군 전곡읍, 남동쪽은 양주시 남면의 세 지역에 걸쳐 산자락을 뻗었다.
 
감악산은 예로부터 임진강을 끼고 있는 남과 북의 교통 요충지이자 삼국시대 이래로 한반도 지배권을 다투던 군사 요충지다. 그래서 산 아래 임진강변에는 칠중성七重城(구읍3리 일원)이 길게 전개되어 있다. 한국전쟁 때에는 유엔군 일원으로 참전했던 영국군 글로스터셔 연대 소속 제1대대와 제170 경박격포대대가 1952년 4월 22일부터 25일까지 중공군 3개 사단을 상대로 전투를 벌여 거의 전멸하다시피한 곳으로 유명하다.
 
파주 감악산은 최근 더욱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인기 있는 산행지로 부상했다. 산허리를 휘도는 21km 길이의 둘레길과 함께 150m 길이의 출렁다리가 개통되어 산을 찾는 이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감악산 출렁다리는 파주, 연천, 양주 3개 지자체가 지역발전을 위해 28억 원을 들여 2013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2016년 9월 완공한 시설물이다.
 
감악산 출렁다리는 범륜사梵輪寺 입구 서쪽 암릉에서 371번 지방도로를 건너 범륜사가 있는 운계폭포 방면으로 이어져 있다. 다리 부근에서 중공군과 전투를 벌인 영국군 글로스터셔 부대원들을 기리기 위해  이름을 ‘글로스터셔 영웅의 다리’로 명명했는데, 일반적으로 ‘감악산 출렁다리’로 불린다.
 
감악산의 대표적인 들머리는 원당리와 신암리, 범륜사 세 곳이지만 범륜사 들머리가 가장 인기가 있다.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원점회귀가 가능해 승용차를 이용하기도 편하기 때문이다. 산행은 범륜사 계곡으로 올라가 감악산 정상과 임꺽정봉 사이 안부에 닿은 다음, 임꺽정봉에 올랐다가 감악산 정상에 오른 뒤 까치봉 능선을 타고 설마리로 하산하면 된다. 하지만 출렁다리 개통 이후 산행패턴이 변화했다. 설마리에서 출렁다리를 건넌 뒤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출렁다리가 감악산의 산행 패턴까지 변화시킨 것이다.
 
감악산 힐링파크주차장에서 출렁다리 방면인 주차장 동쪽으로 오르는 길이 두 갈래 있다. 주차장 초입 왼쪽 지능선 길과 주차장 남쪽 계단식 데크 길이다. 어느 길로 오르든 출렁다리 서쪽 출입구까지는 10~15분가량 걸린다. 다리 시작지점 부근 전망대에 서면 감악산과 출렁다리의 모습이 한눈에 든다. 이 출렁다리를 건넌 뒤 범륜사를 경유해 감악산을 오르게 된다.
범륜사는 1970년에 옛 절터에 재창건한 사찰로 등산객들의 관심을 끌 만한 볼거리는 없다. 대신 가을이면 절 주변의 단풍빛이 볼 만하다. 흙길이 시작되고 단풍나무를 비롯한 다양한 나무가 화려하게 물든다. 노랗고 벌겋게 물든 단풍은 산길을 환상적인 공간으로 만들어 준다.
 
골짜기를 타고 오르는 길은 돌이 깔린 오르막이다. 쉬지 않고 가면 출렁다리에서 능선까지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오름길에는 간혹 돌로 쌓은 숯가마 터와 안내판이 나온다. 과거 이곳에 숯가마 터가 많았다. 나무계단을 오르면 능선 안부다. 왼쪽으로 가면 정상이지만 오른쪽 임꺽정봉에 들렀다가 정상으로 가는 것이 좋다. 경치는 임꺽정봉이 정상보다 한 수 위에 있기 때문이다. 10분 정도 가면 임꺽정봉이다.
 
까마득한 절벽 위 전망대에 서면 누구나 입이 떡 벌어진다. 발아래 펼쳐진 감동적인 풍광에 눈이 즐겁다. 감악산 정상 언저리에는 임꺽정굴이 있어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당나라 장수 설인귀가 이곳에 진을 쳤다 해서 ‘설인귀굴’이라고도 한다.
 
정상은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휴식을 취해도 좋을 정도로 널찍하다. 정면으로 군사 시설물이 솟아 있어 북쪽 땅을 막고 있다. 산객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곳에 있는 큰 비석은 정상석이 아닌 ‘감악산비석’이다. 까치봉으로 이어진 하산로에 데크로 만든 정자와 전망대가 있다. 임진강은 물론 건너편 개성공단까지 보이는 전망대다. 까치봉도 조망이 좋은 곳이다.
 
능선 따라 내려가면 범륜사로 이어지는 갈림길이 있지만 직진해도 된다. 등산객이 확 줄어 들어 조용하고 운치 있는 흙길이다.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서면 371번 도로에 닿는다. 범륜사 원점회귀 산행은 6.7km에 4시간 정도 걸린다. 전체적으로 길이 잘 나있고 이정표가 있어 길 찾기는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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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
 
의정부에서 25번, 25-1번 버스를 타면 범륜사에 닿는다. 버스는 371번 도로를 따라 적성면까지 간다. 의정부시외버스터미널과 의정부역~가능역~양주역~양주시청을 지나며 15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1시간 40분 정도 소요된다.

숙식(지역번호 031)
 
출렁다리 주차장에서 가까운 적성면의 파주감악산펜션(958-9092), 연정황토펜션(959-5722)에서 숙박이 가능하다.
 
적성면 두지리의 강촌매운탕(959-3858)이 소문난 맛집이다. 임진강에서 3대에 걸쳐 물고기를 잡아 직접 요리한다. 민물매운탕이지만 비린 냄새가 거의 없고 국물이 시원하다. 메기와 동자개, 참게 등으로 만든 매운탕이 주메뉴다. 범륜사에서 북쪽으로 7km 정도 떨어져 있다.
출처 | 월간산 5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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