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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B-52 전략폭격기. 사진=위키미디어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가 시끄럽다. 회담 취소와 재개 등 연이은 변수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국내외 여론의 시선이 외교적 움직임에 집중된 가운데, 한반도 주변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움직임은 간과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4월말 있었던 제1차 남북정상회담 전부터 활발한 군사적 움직임을 보여왔다. 동기간 중국의 군사적 움직임은 과거대비 대폭 증가했다. 남북이 회담 분위기로 평화를 운운하고 있었지만, 사실상 군사적으로는 반대의 모습을 보여온 것이다. 국내외에서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무드에 젖어 있었지만, 사실 군사적으로는 전례없는 갈등과 도발이 있었다.
 
미국 7함대의 해상운용 군함수와 동일한 수로 맞대응한 중국

중국은 그동안 미국이 보유한 강력한 해군력에 대항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쏟아왔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항모전단의 구축이다. 지난 4월 12일 시진핑 주석은 직접 구축함에 올라 해상 열병식을 거행했다. 중국 수장의 해상 열병식은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 열병식은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중국의 랴오닝 항모전단을 포함해 총 48척의 군함이 참가했다. 48척의 군함은 미국의 태평양 관할의 7함대가 운용중인 총 군함의 수 약 50대와 맞먹는 수치다. 이 자리에서 시진핑은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군대를 보유했으며, 항공모함 및 스텔스 전투기와 같은 신기술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군사력 현대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식으로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남동중국해와 대만의 주변국들이 중국의 군사력 강화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고도 말했다. 중국은 해상 열병식 이후 며칠뒤인 18일, 대만해협에서 해군 실사격 훈련도 실시했다.

이후 중국은 항모의 완벽한 전력화를 위해 항모 위 전투기 출격 훈련을 반복해왔다. 항공모함 위에서 전투기를 운용하는 것은 상당한 전술적, 기술적 능력을 요한다. 따라서 항모의 건조보다도 힘든 과제는 항모의 실질적인 운영이다. 그런데 5월말 중국은 항모 야간 출격 훈련도 마쳤다고 복수의 중국 매체들이 소식을 전했다. 이후 중국의 매체들은 랴오닝 항모전단은 기상에 관계없는 전천후 임무준비태세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사실상 중국의 항모전단이 완전한 전력화를 마친 셈이다. 시기적으로 현재 한반도의 평화적 대화무드가 무르익어 가는 시점에서 중국이 서둘러 항모의 전력화를 마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앞서 미국은 김정은이 처음 방중한 3월 26일에 맞춰 사상 최초로 미국 서부에서 북한을 향해 잠수함발사 핵미사일(SLBM), 트라이던트를 발사하는 훈련을 진행했다. 발사한 미사일은 괌 주변에 낙하했다. 뿐만 아니라 당시 미국 항모전단들은 한반도는 물론 중국 전역을 감싼듯한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당시 레이건 항모와 더불어 칼빈슨과 루스벨트 항모가 7함대의 관할구역을 담당했으며, 준항모급인 강습상륙함 본 옴므 리차드(LHD-6)와 와스프(LHD-1)도 활동했다. 즉 미국의 해상움직임을 고려해 중국이 여기에 맞불작전을 펼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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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열병식 중인 시진핑(좌측)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우측). 사진=구글검색 편집

북한 공군 제거 위한 실전 훈련 돌입한 미국 공군

항공모함의 움직임뿐 아니라 공군력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한국공군을 포함하여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전시를 대비한 훈련을 하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훈련이 포함된다. 가령 기총사격 훈련이다. 이것은 도그파이트를 염두에 둔 훈련으로 최근에는 그 필요성이 과거에 비해 떨어진다. 최근에는 전투기의 기술이 좋아지면서, ‘슛 엔드 포겟 (Shoot and forget 쏘고 잊어라)’ 형태로 원거리에서 적기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고 빠지는 기동을 주로 하고 있다. 그래도 가끔 공군에서는 공대공 미사일(AIM-7, AIM-9)등을 모두 소진한 상태에서 기총을 발사해 적기를 격추시키는 훈련을 진행한다.

이 경우에는 함께 비행하는 편대의 한 전투기 후방에 타켓(target, 표적판)을 부착하고 비행한다. 그러면 다른 전투기 조종사가 이 표적판을 향해 기총을 발사하는 것이다. 자칫 발사를 잘못하면 동료 전투기의 후미를 기총으로 맞출 수 있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을 요한다. 이 훈련을 지속해서 하는 이유는 한가지 더 있는데, 그것은 북한이 보유한 전투기의 특수성 때문이다. 대부분의 전투기가 노후된 기종이라 속도가 느리고 저공비행 등에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노후된 하급기종의 전투기를 제거하려면 미사일로 잡기 어려운 상황이 있다. 따라서 이런 노후된 북한의 공군력을 상대하기 위해 기총사격 훈련 등을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기총 훈련과 더불어 적기를 요격하기 위한 기동전술훈련도 진행되는데 보통은 이런 훈련을 아군의 전투기끼리 실시한다. 가령 KF-16 편대 등이 함께 훈련을 시행하는 것이다. 아군의 전투기 중 적기의 역할을 맡은 아군 전투기를 향해 기동을 한뒤 상대방이 모르게 꼬리를 물고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하는 훈련이다. 이런 훈련은 한국뿐 아니라 미군도 수시로 진행하는 훈련이다.
 
그런데 이 훈련에는 단점이 하나 있다. 이 훈련의 단점은 실제 훈련에 참가하는 전투기가 모두 아군의 전투기라는 점이다. 즉 실제 적이 사용하는 전투기를 상대로 하는 훈련이 아니라, 아군의 전투기끼리 적의 역할을 맡아서 적의 전투기처럼 기동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실전적인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가장 실전적인 훈련은 과거 전쟁중 적으로부터 약탈하거나, 평시 적이 투항 및 망명하면서 타고 온 적의 전투기 등을 활용하여 진행하는 훈련이다. 적의 전투기를 가지고 적의 역할을 맡기 때문에 가장 실전과 유사한 전투훈련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적의 전투기를 가져오는 것이 어렵고, 또 지속적으로 적 전투기의 성능을 유지시키는 것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적의 전투기를 활용하는 훈련 다음으로 효과적인 훈련은 적의 전투기와 그 비행특성이 유사한 아군의 전투기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실제로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는 이런 형태로 훈련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이런 전투기를 활용한 미 공군의 훈련이 확인됐다. 영국이 1950년대 생산한 구형 전투기인 호크 헌터(Hawk Hunter)가 괌 기지 등에서 연거푸 출격한 것을 미 공군 소식통을 통해 확인했다. 4월 말 남북회담이 있기 전이었다.
 
약 1개 편대의 호크헌터 전투기가 괌기지를 출격한 배경에 대해 일부 군 전문가들은 미국이 북한의 공군력을 제거하는 실전 훈련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 호크헌터는 적기 역할을 수행하는데 가장 실전에 가까운 기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전투기다. 이런 호크 헌터를 유사시 한반도 대응을 담당하는 괌 기지에서 진행한 것은 이례적인 것이다.
 
이 영국산 호크 헌터의 비행특성과 가장 유사한 기종은 북한이 주로 운영하는 러시아산 IL-28이다. 이 기종은 북한의 주력 폭격기로 알려졌다. 즉 유사시 북한의 주력 폭격기를 격추하기 위한 훈련을 미국이 실전처럼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이런 훈련에 한국 공군이 함께 참여한다는 사실은 확인된 바 없어, 미국의 독자적인 전시 준비로 볼 수 있다.

우리 공군도 이와 유사한 형태의 훈련을 과거 박근혜 정부시절 집중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북한의 주력 특수부대원 수송기인 AN-2기에 대응하기 위한 훈련을 집중적으로 진행한 것이다. 훈련도중 AN-2기 1대가 엔진결함 등으로 모처에 불시착하면서 훈련사실이 언론에 공개됐다. 몇 년전 박근혜 정부는 국정원 등을 통해 김정은 암살을 준비했다는 사실도 일본과 미국 등 외신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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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아이젠하워 항모를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 사진=위키미디어
 
분쟁지역에서 영공침범 등 군사적 도발 행위 부쩍 증가한 중국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정기적으로 장거리 폭격기를 한반도로 보낸다고 알려졌다. 이 때문에 우리 공군은 중국의 장거리 폭격기 등이 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하면 경고방송과 함께 우리공군의 전투기를 보내 이들의 영공 침범을 막아낸다. 그런데 최근 중국의 이러한 영공침범 행위가 부쩍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반도 뿐 아니라 중국과 군사적 대립을 겪고 있는 지역 모두에서 이런 형태의 도발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만 공군 소식통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5월 말 중국의 장거리 폭격기 H-6가 연거푸 대만 영공을 침범했다. 이에 대만공군은 전투기를 출격시켜 이들의 침범을 저지했는데, 이 같은 행위가 하루에만 수차례 반복되는 등 중국의 도발빈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로 대만공군이 운용중인 전투기들은 중국의 외교적 압박 등으로 상용엔진(commercial engine)을 장착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본래 중국이나 러시아의 우리 영공침범은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되는 키리졸브훈련과 을지훈련(UFG) 중에 주로 발생한다. 한미동맹에 대한 견제와 감시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북한을 둘러싼 한반도 문제에 중국이 군사적 행동에 박차를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을 빚고 있는 남중국해와 더불어 대만에도 위협을 가하는 것이다.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대만을 향해 심화되자 미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곧장 미국은 5월 말 괌 기지에서 B-52H 스트레토포트레스 전략폭격기를 출격시켜 대만 지역으로 급파했다. 중국의 장거리 폭격기가 연이어 대만 영공에 출몰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한 미국의 방어적 성격의 작전으로 볼 수 있다.  괌 기지에 배치된 B-52는 유사시 한반도나 일본으로 전개되어 대북압박 등에 투입될 수 있는 전략자산이다.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미중간의 움직임은 장기판과 같은 형국이다. 하나의 졸(卒)을 움직이면 상대방도 졸을 움직여 서로의 손발을 자르려 하고 있다.

국내 언론 등에서는 남북정상회담에서 함박웃음을 지으며 손을 맞잡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에 대해서만 집중보도했다. 이후 김정은이 회담중 언급한 평양냉면이 국내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일부 젊은이들은 김정은을 귀엽게 묘사한 그림 앞에서 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드는 등 주적의 수장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평화무드 속 보이지 않는 미중간 군사적 갈등은 그 어느때보다도 치열했다. 특히 김정은의 제2차 방중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치 못했다는 식의 평가를 지난 한미정상회담에서 내린바 있다. 중국과 함께 작전을 짜고 있는 북한이 배후에 어떤 군사적 계획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미국으로서는 파악해야만 하기때문이다.
 
지난 북중정상회담, 남북정상회담 무렵부터 지금까지 미중간의 군사적 움직임을 보면 이번 미북대화의 결과에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이번 대화의 성패가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움직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있다. 대화 실패후 군사적 충돌까지도 고려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정부는 동맹과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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