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혼자 하는 게 아니다. 언제나 자신과 타인이 있다. 두 실존이 서로를 이해하고, 아끼고, 육체적 관계를 맺는 과정이 사랑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사랑의 본질을 모르고 사랑에 뛰어든다. 자기 자신도 잘 모를 뿐 아니라, 상대에 대해 거의 모르는 상태에서 사랑을 시도한다.
 
좋은 감정을 느끼고, 자주 만나서 시간을 보내고, 성적인 관계를 맺으면 사랑인 것으로 착각을 한다. 하지만 그러한 표피적인 관계, 형이하학적인 사랑은 곧 실증을 느끼고, 애정이 식고, 마음이 멀어진다.
 
비록 결혼으로 사회적 구속력을 형성하더라도, 그것은 그야말로 형식적인 애정관계일 뿐, 각자의 마음은 다른 곳에 가 있고, 단지 서로의 필요 때문에 공동으로 생활을 할 뿐이다.
사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인(他人)의 정신을 자신의 정신적 영역 안으로 끌어들여, 두 정신이 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오랜 시간 유지하고 영속성과 동일한 강도를 갖도록 하느냐이다.
 
다른 사람의 정신을 유혹하고, 사로잡아 포로로 만든 다음, 자신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매우 힘이 드는 일일 뿐 아니라,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본질을 모르고, 무모하게 상대를 붙잡아두려고 하다가 의처증과 의부증에 걸리는 어리석은 사람도 많다.
 
그러나 상대가 엄연히 주체적인 정신과 독립된 육체를 가지고 있는 타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어느 한 국가가 다른 국가를 무력으로 정복했다고 해서, 상대가 끝내 동화되지 않고, 언젠가는 분리해서 독립한다는 것과 비슷하다.
 
타인은 타인이다. 그런 타인을 사랑한다는 것은 언제나 변할 수 있다는 가변성과 아무리 시간이 가도 자신은 그 타인의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없다는 불가지성(不可知性)을 전제로 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진정한 사랑을 오래 유지하려면, 먼저 상대가 타인임을 명심하라. 그리고 언제나 대등한 위치에서 상대를 배려하고 대하라. 자신에 대해 의심하거나 무관심하거나, 무시하지 않는 것처럼 타인인 상대에 대해서도 끝까지, 의심하지 말고, 관심을 가지고, 인격적으로 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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