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람이 겨울을 알린다. 겨울바람을 타고 올해도 수많은 새가 우리나라를 찾을 것이다. 이처럼 여름에는 시베리아 등의 북쪽 지방에서 번식하고 가을이면 우리나라를 찾아와 겨울을 보내는 새를 ‘겨울 철새’라고 부른다. 이들 중에는 이름만으로도 유명한 새가 있다. 바로 ‘하늘의 제왕’이라 불리는 독수리다.

독수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맹금류로 펼친 날개의 길이가 3m에 달한다. 이들이 무리 지어 하늘을 활공하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다. 그러나 이 같은 멋짐에는 반전이 있다.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으로 먹잇감을 사냥하는 것이 맹금류의 특징이지만 독수리는 예외적으로 사냥 능력이 없다. 동물의 사체만 먹고 사는 독특한 습성 때문이다.

먹이를 먹는 특성 때문에 독수리의 생김새는 더 어설프다. 독수리의 ‘독’은 대머리라는 뜻으로 대머리수리를 의미한다. 가까이에서 보면 머리 깃털이 듬성듬성하여 볼품없다. 죽은 동물의 내장을 먹으려면 머리를 깊이 쑤셔 넣어야 하는데 머리 깃털이 많으면 방해가 되고 피부병까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노쇠해 머리카락이 빠진 모습으로 자기의 십분의 일도 되지 않는 까마귀나 까치를 피해 사체를 찾아다니는 독수리의 모습은 가여울 정도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맹금류는 참수리나 흰꼬리수리에 가깝다.

독수리는 환경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하여 보호하는 국제적 보호종이다. 주로 철원, 파주 등 비무장지대에 월동했지만 2000년대부터 우리나라를 찾는 개체 수가 증가하기 시작했고 분포도 남부지방까지 크게 확대되었다. 그러나 스스로 먹이를 사냥하지 못해 축사 등 동물의 사체가 많은 곳 주변에서 서식한다. 이처럼 먹이와 서식환경이 제한적이어서 환경 변화나 인간의 간섭에 민감하다. 외모도 사냥 방식도 반전 있는 독수리, 하늘의 제왕이라 불리지만 우리 모두 관심을 가지고 보호해야 할 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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