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소재 문화재의 환수, 보전에는 교민, 유학생 역할 중요
조선왕실 유물 반환에 기여
국내인의 현지방문조사, 환수활동은 시공간적 제약
현지교민참여 네트워크 구축 절실
문화유산회복재단 미국 등 국외지부 결성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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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9.21. 동국대LA캠퍼스에 문화유산회복재단 현판달다. 왼쪽은 이승덕 총장

“고국을 떠나니 고국의 중요성이 새삼스럽습니다. 외국에 나와 있으면 조그만 것이라도 관심에 생겨요. 한국문화재가 이렇게 많이, 여러 곳에 있는 줄 몰랐습니다.”
“우리학교에도 한국 문화재가 있나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어요. 동아리친구들과 찾아봐야겠네요”  
 
미국은 일본 다음으로 한국 문화재가 많이 있다. 2017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조사 결과를 보면 46,488점. 130여 곳에 이른다. 그러나 이 조사는 끝이 아니다. 매년 조사결과가 증가하고 있으며 소장처도 확대되고 있다. 일례로 하버드대학교 옌칭도서관 소장 도서는 정부조사로는 5,300점이라 했으나 지난 8월 현장 방문을 한 결과, 12,000여점이라고 담당 사서가 말한다. 여기에다 미처 조사하지 못한 개인 소장품과 미공개 유물까지 하면 약 10만이상일 것이라는 추산이다.  
 
미국으로 반입경로는 다양하다. 구한말 선교사, 외교관, 사업가 등에 수집한 경우도 있다. 일제강점기 한국문화재를 전문으로 취급한 야마나카 상회의 미국 지점을 통해 구입한 경우도 있다. 핸더슨 컬렉션의 경우처럼 1945년부터 48년 정부수립까지 미군정시기, 수집하거나 상납 받은 최상품의 유물도 있다. 조선 왕실의 국새, 어보는 전쟁 시기 미군 병사가 훔쳐 갔다. 이러다 보니 도난품과 정상적 수집품이 뒤섞여 있다. 그 후에는 교민들의 이민과정에서 이전된 유물들도 많을 것이라 추정한다.  
 
최근 미국정부는 도난품 등 불법 취득 문화재는 원상회복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우고 반환하고 있다. 2013년 호조태환권, 2014년 조선 왕실 어보 등 2012년 이후 미국에서 반환된 문화재가 130여점에 이른다. 이는 도난품의 선의취득을 인정하지 않은 영미법의 영향도 크지만, 99년 워싱턴회의에서 소장자의 취득사유 등 내력공개 원칙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소장자들의 세대교체는 유물의 공개와 거래를 활발하게 한 원인이 되고 있다. 1987년 故 조창수 여사의 고종과 순종의 어보의 국내반환도 소장자가 경매에 내놓은 것이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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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9.29. 미 상원 외교분과위원장 Senator Bob Menendez에게 국토안전부 장관 앞으로 압류한 문정왕후 어보 반환을 요청하는 서신을 전달하는 장면. 사진 오른쪽이 김정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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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뉴저지주하원을 방문하여 의장과 부의장(여성)에게 한국문화유산을 설명하는 모습. 사진 오른편 첫째가 김정광원장

미국 현지에서 발 벗고 나선 ‘문화의병들’ 
 
이처럼 한국의 문화유산을 되찾고, 바로 알려 널리 전승하는 일에 헌신적으로 나서는 ‘문화의병’들이 있다. 미국 뉴저지에 거주하는 김정광 미주불교문화원장과 LA에 거주하는 이원익 재가불자연합회장이 대표적이다. 김정광 원장은 미국에 있는 한국문화재의 소재 파악과 환수활동은 물론 한국문화유산을 알리는데도 적극적이다. 최근 대한제국의 주한 미국 공사를 지낸 알렌의 수집품의 일부가 국내로 귀환한 데에는 유가족의 소재를 파악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주선한 그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2017년 되찾은 문정왕후의 어보 환수에도 당시 미 상원 외교분과위원장 Senator Bob Menendez를 만나 반환 요청을 하는 등의 활동을 한 바 있다.  
 
한국 교민이 많이 거주하는 LA소재 한국 문화재는 최근 국내로 반환된 대구 동화사 지장시왕도와 문정왕후 어보 등을 소장한 LA카운티박물관외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버클리대, UCLA, 남가주대 등 대학은 물론 한국의 근현대사와 관련 있는 뮤지엄이나 개인들이 소장한 경우도 상당하다고 추정하지만 정작 실태가 조사된 바는 없다. 이에 1982년부터 교민생활을 시작하여 여러 방면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이원익 회장의 활동은 큰 힘이다. 지난 9월, 미주지역 언론에 호소한 교민들의 참여 요청에 소장하고 있는 유물과 접하고 있던 정보들이 속속 접수되고 있으며, 그동안 관심이 있었지만 동참하지 못해 안타까웠다는 호소도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활동배경에는 신뢰받는 인적 네트워크가 있다. 교민사회와 미국 사회로부터 오랜 기간 쌓아 온 신뢰와 한국문화유산에 대한 자긍심은 소장자와 미국사회를 설득하는데 원동력이다. 또한 유학생 등 청년세대와 소통하는 활동력은 미래를 준비하는 화수분이다.  
 
문화유산의 회복은 오직 환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불법부당 반출된 경우에는 반환받아야 하지만, 잘못 알려진 문화유산은 바로 알리고, 가치와 정신을 널리 알리는 것이 진정한 회복이다. 문화유산회복은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고 그 속에 간직되어 있는 이야기의 주인공을 되찾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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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9.19.캘리포니아 태고사에서 도겸스님과 이원익회장(사진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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