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성분이 분명한 사리(舍利) 윤리적으로 소장할 수 있는가
신들의 주검 가득찬 세계적인 박물관
Icom윤리 강령 지켜야 한다
본문이미지
보스턴 미술관에 있는 고려 사리함과 약사여래불 등 한국 문화재, 사진 문화유산회복재단

1986년 5월 26일
 
노량진 인근의 극장에서 "인디아나 존스"를 관람했다. 정확히 기억하는 이유는 간단하다.학생 운동했다는 이유로 수배범으로 쫒기다가 그 날 영화 보고 나오다, 잠복중인 경찰에 잡혀 14개월 동안 국방부 대신 법무부에서 공부한 인생의 변곡점이었던 날이기 때문이다.
 
당시로서 큰 인기를 얻은 오락 영화 "인디아나 존스"를 기억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영화는 영국과 독일이 식민지 경쟁하던 시기, 영화 속 주인공 존스 교수가 고대문명지인 이집트에서 "예수의 성궤" 찾으면서 독일군과 경쟁하는 내용으로 기억한다. 여기까지가 그저 액션과 로맨스를 뒤섞어 놓은 오락영화이었지만 마지막 장면에 훅 치고 들어오는 장면이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성궤를 찾은 독일군들이 성궤를 여는 순간, 독일군들은 천불에 불타고 눈 감은 존스교수만 살아남았다는 내용이다. 
 
문화재 환수활동을 하면서 얻은 교훈이 있다면 그때 이 장면이다. 문화재는 인간의 영원, 절대, 최고가 되고 싶은 "욕망을 담은 그릇" 이다. 후세인이 탐욕을 갖는 순간, 욕망의 그릇은 요술을 부릴 수도 있다는 메시지가 아니었나? 두고두고 반추하게 되는 장면이다.  
 
"비조클럽"이라고 있다. 박물관 메이저클럽이다. 이들이 2002년 10월, 독일 뮌헨에서 이런 성명을 낸다. 
 
"문화유산은 세계 공통의 인류 문명이니 꼭 원산지에 있을 필요가 없다. 보관 잘하는 곳에서 전시하면 원주민들은 찾아와서 보라.“  
 
문화재를 약탈당하고 파괴당한 나라 입장에서는 용서할 수 없는 주장이다. 아마 국제박물관협회(Icom)가 문화재국가주의를 강조하면서 원산지반환을 주창하자 이에 대한 반항이었을 것이다. 이들은 문화재국제주의를 내세웠다. 이들 박물관은 제국주의 시기 성장한 박물관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 주 세계적이라는 박물관인 보스턴 미술관과 하버드대학 박물관을 탐방하였다. 세계 몇 대 순위에 든다는 말이 허황되지 않았다. 입장료는 25달러, 15달러이다. 또 다른 세계적인 영국박물관은 미안한 지? 무료로 입장한다.
 
본문이미지
하버드대 뮤지엄에 있는 유물들, 사진 문화유산회복재단

 
신들의 주검과 무덤을 보다
 
잘 꾸며진 박물관 속의 갤러리 곳곳은 신들의 주검으로 가득 찼다. 중국의 돈황 석굴,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 캄보디아 앙코르아트, 페르시아 신들의 고향 등 고대 문명이 있는 곳은 빠지지 않았고 중세, 근대를 가리지 않고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팔다리가 잘리고 얼굴이 부셔지고 심지어 목이 잘려도 이들의 야만적 수집은 멈추지 않았다.어찌 그리 조각조각 부수어 그 먼 대륙에서 이곳까지 옮겨왔는지가 놀라울 뿐이다.
정복자가 획득한 전리품. 장사꾼의 수익품, 심지어 사제들도 점잖게 팔자 콧수염 비비며 고대인의 신들을 공부해야겠다며 신전의 신들을 뜯고 자르고 뽑아 도열한 곳에 이름을 남겨 놓았다. 누구의 갤러리, 누구의 도네이션 등등  
 
동방 끝 작은 나라 ‘조선’도 예외가 아니었다. 사실 수집가나 장사꾼 입장에서 조선 컬렉션은 묘한 매력이 있었다. 중국은 거대하고 일본은 미세하지만 조선은 인간미가 있다. 막 나만의 휴머니즘을 폼 잡고 싶은 컬렉터들에게 오백년, 천년씩 왕조를 지켜 낸 ‘조선’의 컬렉션은 스토리가 풍부했다. 
 
대표적으로 보스턴 미술관에 있는 고려 사리함이 그렇다. 석가모니불과 인도 왕자출신 지공선사, "청산은 말없이 살라"하던 나옹선사의 사리가 합장한 특별한 사리함이다. 나옹의 후학이 조선을 개국한 무학 대사이니 사리함은 조선의 불교역사를 상징한다. 큰 사리함에 작은 사리함에 모여져 있으니 일종의 가문의 공동묘지와 같다. 참으로 희귀한 유물이다. 
 
한 때 보스턴미술관은 "사리(舍利)"는 인체의 성분이니 한국에 돌려줄 수 있다고도 했다. 허나 한국정부가 관(사리함) 빼고 사리(시신)만 받을 수 없다 해서 지금도 이곳에 있다. 
 
Icom윤리 강령에는 “박물관은 그들이 봉사하는 지역사회뿐만 아니라, 박물관의 소장품이 유래한 지역사회와도 긴밀히 협력하여 활동한다.”라고 되어 있다. 물론 박물관은 약탈하거나 도난하지 않은 합법적 소유권을 갖춰야 하며, 유물의 출처와 취득 경위 등 소장하게 된 내력을 밝혀야 함은 물론이다. 
 
과연 세계적이라는 박물관들이 윤리 강령에 얼마나 충실한가? 스스로 묻고 답해야 하며, 피탈국가도 끊임없이 요구해야 한다.  
 
최소한 원산국민이 이역만리에서 찾아오면 입장료라도 면제해줘야 하지 않나? 참 그리고 보니 한국문화재를 광적으로 수집했던 그레고리 핸더슨은 자기 집 지붕에서 실족하여 절명했다하니 공연히 영화 속의 "성궤" 여는 순간이 떠오른다.
 
본문이미지
보스턴 미술관의 조각 난 여신. 사진 문화유산회복재단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선pub 모바일 웹 이용방법
메일 보내기 닫기
보내는 사람
보내는 사람 메일
받는 사람 메일
제목
메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