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 프랑크 일기(77)
 
눈보라 속을 뚫고 웅장한 알프스 산맥을 지나 마침내 인스브루크에 도착하다
 
본문이미지
인스브루크 진입 전 풍경.

밀라노에서 북쪽의 인스브루크까지는 거의 400km 정도 거리다. 밀라노는 아침부터 비가 계속 내려서 기온 자체는 그리 낮지는 아니하였지만 실제로 느껴지는 체감기온은 상당히 낮았다. 밀라노의 주요 명소를 찾아가 부려 했으나 제법 비가 많이 와서 이를 포기하고 조금 일찍 인스브루크로 향하였다. 비는 계속 내리고 이후 조금 그쳤다가는 다시 내리기를 반복했다.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의 국경은 통행료만 거의 10유로 정도를 받았으며 톨게이트 앞에 경찰이 지켜보는 수준으로 국경을 관리하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모두 쉔겐조약 체결국가로서 달리 여권에 날인하는 등의 절차는 없었다는 점이다. 이어 오스트리아 근처의 알프스 산맥을 지나자 눈이 엄청나게 내리고 있었다. 그런데도 지나가는 차량은 시속 120km 이상의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눈이 그리 쌓이지는 아니하였지만 눈길이어서 미끄러운 것 같아서 마음이 편하지 아니하였다. 그런데 의외로 스노 타이어 등이 잘 장착되어 있어서인지 차가 미끄러지는 모습을 보이지는 아니하였다.
 
본문이미지
알눈보라에 휩싸인 프스 산맥의 모습.

눈보라가 심하게 내리는 가운데 알프스 산맥을 지나가는 데 주위의 풍광이 장난이 아니었다. 알프스 산맥의 멋진 장관을 그대로 펼쳐 주었기 때문이다. 험난하고 웅장한 알프스산맥, 눈 덮인 하얀 설경과 함께 엄청나게 쏟아지는 눈보라에 주눅이 들고 간이 콩알만 해져 가는 느낌이다. 그렇지만 어느새 나도 다른 차량에 뒤질세라 시속 120km 이상을 달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여기서 미끄러지면 알프스 산맥의 낭떠러지 아래로 그대로 떨어질 것 같은 두려움도 느껴졌다.
 
산맥을 지나 시내 쪽으로 들어오니 이제는 눈이 비로 변하여 제법 내리고 있었다. 숙소를 찾으면서 시내 중심지를 지나가는 데 건물과 시내 배치가 깔끔하고 정리정돈이 제대로 되어 있는 느낌이 들었다. 원래 인스브루크는 강 이름인 ‘인’과 다리를 의미하는 ‘브루크’가 합성된 단어라고 한다. 시내 가운데에 있는 인강에 바라보니 비가 와서 그러한지 물이 상당히 흙탕물이었다. 그리고 강의 규모도 비교적 작았다. 그래도 인스브루크는 오스트리아에서는 5번째로 큰 도시라고 한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유서깊은 도시이기도 하다.
 
본문이미지
인스브루크 소재 유스호스텔모습

인스브루크에서는 숙소가 적당하지 아니하여 앱에서 추천하는 호텔을 찾다가 의외로 유스호스텔이 보여 시험 삼아 예약을 하였다. 막상 가보니 주차장도 여유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으며 놀랍게도 주차료가 없는 무료주차장이었다. 건물의 디자인도 나름대로 잘 꾸며져 있었고, 방도 비교적 큰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시설도 쾌 괜찮았다. 그리고 아침도 무료로 제공되면서 숙박비가 42유로에 불과하였다. 그간 유럽지역을 다니면서 호텔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왜냐하면 호텔이 전반적으로 낡고 좁았기 때문이다. 스위스나 영국과 같은 경우에는 1박에 200유로 정도를 지급하여도 그 시설이 한국에서의 여인숙이나 모텔과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 적지 아니하였기 때문이다. 이번에 우연하게 인스브루크에서 유스호스텔을 이용하여 보니 젊은 친구들이 유스호스텔을 많이 이용하는 이유를 충분하게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예를 들어 비교적 저렴한 호텔급에 숙박을 하게 되는 경우를 상정해보면 실제로 해당 호텔 자체의 주차장이 없어서 주위의 주차공간을 이용하게 되는 경우에 의외로 높은 주차료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본문이미지

본문이미지
인스브루크 시내 모습.

비가 많이 내리고 추워서 인스브루크 시내 구경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인스브루크를 오기 전에 알프스 산맥 등이 보여준 절묘한 풍광은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절경으로 기억될 것 같다. 그리고 깔끔하게 정돈된 듯한 인스브루크의 시내 전경은 그간 이탈리아에서 화려한 문화유산도 많지만 일부 지역에서 다소 지저분한 시내 전경을 보면서 실망한 필자에게 그나마 즐거움을 가져다주었다. 역시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중립국이 가지는 독특한 깔끔함이 시내 전체에 묻어져 나오는 것 같았다. 도시가 단아하면서 나름대로 정갈하면서도 밝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막스 프랑크 일기(78)
 
인스브루크에서 뮌헨으로 돌아오다
 
본문이미지
인스부르크에서 바라본 알프스 산맥.

사무실 일을 온라인으로 하느라고 밤을 거의 새웠다. 아침 식사가 오전 7시부터 9시까지인데 서면작성을 하느라고 늦어져서 식사시간을 아깝게 놓쳤다. 유스호스텔 식사를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어찌할 수가 없었다. 스카이프를 이용하니 온라인상의 동시작업이 가능하고 효율성이 아주 높다. 앞으로는 굳이 사무실에 있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상당히 피곤하였지만 지금 잠이 들면 일어나지를 못할 것 같아서 간단하게 세수를 하고 샤워를 한 후에 밖으로 나왔다.
 
날씨는 어쩐 일로 상당히 좋았다. 모처럼 햇빛을 보니 너무 반가웠다. 이래서 서양 사람들이 햇빛만 보면 일광욕을 즐기는 모양이다. 인스브루크에서 밝은 날에 알프스 산맥을 보니 가히 장관이었다. 너무 험난하고 기품이 있는 바위들로 구성된 알프스 산맥의 멋진 위용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그래서 이곳에서 동계 올림픽이 두 번이나 개최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갑자기 인스브루크가 너무 매력적인 모습으로 다가왔다. 특히 알프스 산맥이 멋진 배경이 되니 도시가 더욱더 멋지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아쉬운 작별을 해야 했다.
 
본문이미지
인스부르크에서 바라본 알프스 산맥.

뮌헨까지는 거의 180km였다. 그렇지만 이제 고향으로 가는 기분이 들어서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았다. 차를 몰고 가니 어제 비가 와서 제대로 보지 못한 알프스 산맥의 먹진 풍광이 눈에 들어온다. 겨울도시로서 너무 매력적인 도시가 아닐 수 없었다. 구름마저도 더 멋지게 보였다. 조금 지나니 다시 비가 오고 안개가 껴 시야가 제대로 보이지 아니한다. 때마침 독일국경을 지나니 차를 세우더니 몇 마디 물어본다. 가볍게 대답을 하고 나니 이제 독일이다. 사실 독일어도 제대로 못 하는 필자가 독일의 막스 프랑크 연구소의 객원연구원이라는 점이 다소 엉뚱 맞은 면이 있다. 사실 독일이 너무 좋아서 막스 프랑크에 베이스캠프를 삼은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독일이 유럽 중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 중의 하나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당장 도로만 예를 들어도 일단 속도제한이 없는 구간이 있어서 자유로운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그리고 통행료를 받는 일이 없어서 번거롭지가 않다. 길도 넓은 편이어서 운전하기도 좋다. 그리고 전철과 버스가 잘 발달되어서 이동이 용이하다. 물가도 합리적으로 보이고 나아가 상품도 비교적 푸짐한 편이어서 좋다.
 
본문이미지
인스부르크에서 바라본 알프스 산맥.

사택에 도착하니 마치 집에 온 것 같았다. 잠시 잊었는데 하늘을 보니 날씨가 더없이 맑고 아름답다. 이제 뮌헨에도 봄이 오고 있는 모양이다. 사택 너머의 호수가 주변의 잔디가 아주 파란 색을 띠고 있다. 아름답고 정감이 가는 모습이다. 이제 겨울은 곧 지나가는 모양이다. 잠시 여행을 갔다 오니 뮌헨은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주변의 다른 국가보다는 모든 것이 풍요로운 국가가 바로 독일인 셈이다. 그중에서도 아름다운 도시인 뮌헨에 머무른다는 사실이 더 없이 감사하다. 그리고 날씨도 거의 영상 9도 가까이 되니 기분마저도 업이 되는 모양이다.
 
잠시 숨 고르기를 하고 전 세계를 향하여 나아가야겠다. 새로운 도시를 간다는 것은 설레고 가슴 벅찬 즐거움이 있다. 거기서 새로운 문화를 접하게 되면 무엇인가 뿌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피곤이 몰려오지만 정리정돈할 것이 쌓여 있다. 정신없이 하다가 보니 피곤마저도 잊어버리게 되었다. 필자에게는 뮌헨이 어쩌면 하나의 괴테 가든하우스인 셈이다. 오늘따라 뮌헨이 더없이 멋있게 보인다.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새롭게 와 닿는다. 너무 맑고 멋있기 때문이다.
 
본문이미지
본문이미지
뮌헨 사택 주변의 풍광.

독일이 가지는 경쟁력이 느껴진다. 주변의 국가를 다녀보면서 독일처럼 사회시스템 등이 잘되어 있는 국가도 그리 많지 아니하여 보였다. 다소 사회주의적인 성향을 띠고 있어서 시민의 입장에서는 더 좋은 국가임에 틀림이 없다. 다만 과거의 아픈 역사가 도약에 걸림돌이 되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니 앞으로 EU의 최강의 지도국가가 될 것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다만 다소 보수적인 면이 있어서 이 부분이 좋기도 하지만 답답한 면이 있는 것 같다. 다가오는 봄의 뮌헨의 모습이 너무 궁금하다. 지금부터 뮌헨을 비롯한 유럽의 각 도시를 다니기가 좋아질 것인데..... 다시한번 천전이 계획을 점검하여 필자의 글로벌 프로젝트가 차질없이 진행되기를 기대해 본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선pub 모바일 웹 이용방법
메일 보내기 닫기
보내는 사람
보내는 사람 메일
받는 사람 메일
제목
메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