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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촌동 3호분 토광묘(土壙墓)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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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르스쿨 한국사에는 널무덤과 독무덤 사진을 싣고 그 아래에 설명을 곁들였다. 하지만, 이 설명은 개념이 불분명하거나 잘못된 설명이다. 우선 널무덤은 나무인지 돌인지 소재가 드러나 있지 않다. 널무덤을 그대로 한자로 옮기면 관묘(棺墓)가 된다. 시신을 보호하는 관이 돌이면 석관묘(石棺墓), 나무면 목관묘(木棺墓)가 되어야 하나 그냥 널무덤이라 했으니 알 도리가 없다. ‘구덩이를 파고 여기에 시신을 넣은 나무널을 묻는 가장 간단한 무덤 방식’을 널무덤이라고 정의했으니 그리 알면 되지 않느냐고 하겠지만 그건 정의한 이의 생각일 뿐 정확한 설명이라 할 수 없다. 목관묘(木棺墓)라고 쓸 경우 굳이 설명 없이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는 널무덤을 ‘지하에 구덩이[土壙]를 파고 직접 유해를 장치하는 장법(葬法)’이라고 했다. 널무덤이라 했지만 정작 널이 없는 토광묘(土壙墓)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같은 사전에서 움무덤을 검색하면 ‘움무덤[土壙墓]’이라 한 경우가 수없이 등장한다. 고고학사전에도 움무덤[土壙墓]이라 한 것으로 보아 움무덤의 한자 표기는 ‘土壙墓’임을 알 수 있다. 어떤 곳에서는 널무덤을, 어떤 곳에서는 움무덤을 토광묘라 하고 있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신편한국사>에는 움무덤을 토장묘(土葬墓)라 하고 토광묘(土壙墓)는 구덩무덤이라 한 경우도 있다. 참으로 혼란스럽다.
 
다음으로 독무덤이라는 이름으로 교과서에 실린 사진은 독무덤이 아니다. 사진에서처럼 옹기를 둘로 맞붙여 놓은 것은 시신을 안치하는 옹기로 만든 관(棺)이지 무덤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옹관에 시신을 넣어서 매장해야 비로소 무덤이 되는 것으로 이를 옹관묘(甕棺墓)라 한다. 반면 독무덤을 한자로 쓰면 옹묘(甕墓)가 되어 단순히 독을 묻은 묘가 된다. 말무덤은 말을 묻은 무덤, 개무덤은 개를 묻은 무덤이라 하는 것처럼 독무덤은 독을 묻은 무덤이 된다. 독을 묻어서 무덤을 만들 이유가 있을까? 그래서인지 고고학사전에는 옹관묘를 독널무덤이라 했다.
 
널은 일반적으로 판판하고 넓게 켠 나뭇조각을 이르는 것으로 널뛰기라는 단어에서 그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런 널로 시신을 넣는 관(棺)을 만들었기에 널이 관이라는 의미로 통용되었다. 하지만, 옹관은 엄격히 말하면 널이라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냥 옹관이라 해야 하며 여기에 시신을 넣어 매장하면 옹관묘가 된다. 당연히 옹관 사진을 두고 독무덤이라 한 것도 잘못이고 옹기로 만든 관에 시신을 넣어 묻은 무덤을 독무덤이라 한 것도 잘못이다. 시신을 넣는 옹기는 옹관(甕棺), 이를 묻은 무덤은 옹관묘(甕棺墓)라고 해야 한다.
 
왜 이런 혼란이 발생하는 것일까? 그것은 한자 사용을 피하기 위해 무리하게 한글로 변환했기 때문이다. 한글로 바꾸면 모든 것이 쉽게 이해될 것으로 생각하는지 모르나 그건 오산이다. 한글로 바꾸었을 때 가장 큰 문제는 개념이 분명하지 않다는 점과 일관성과 통일성이 없어질 뿐만 아니라 확장성조차 없다. 묘(墓)라고 했을 때는 토광묘(土壙墓), 석관묘(石棺墓), 목관묘(木棺墓), 토장묘(土葬墓) 등 얼마든지 확장이 가능하나 무덤이라고 했을 때는 토광, 석관, 목관, 토장 등의 단어를 모두 한글로 풀어써야 한다. 그러니 다 풀어 쓸 수도 없고 일부 개념을 생략하니 엉뚱한 용어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또, 무덤에는 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과거 우리 역사 서술에서는 묘(墓), 분(墳), 총(塚), 릉(陵), 원(園) 등을 엄격하게 구분했다. 하지만 차츰 무덤으로 용어가 한글화하면서 개념이 흐릿해지고 용어가 확장될 때마다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한 체 중구난방이 되었다. 학술 용어는 개념이 분명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글자마다 의미가 명확한 한자를 쓰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한글 순화를 고집하는 한 토광묘(土壙墓)를 ‘움무덤’, ‘널무덤’, ‘구덩무덤’으로 부르듯이 모든 학술 용어에서의 혼란은 불가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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