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한 목소리로 규탄하는 일본의 과오, 최고 수혜자는 누구인가?
한미일 삼각동맹 구축의 걸림돌, 반일감정 양산하는 북한의 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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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펜스 부통령(좌)가 아베 총리(우)를 만나도 있다. 둘은 지난 13일 만나, 북한 비핵화를 위해 미일간 공조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사진=위키미디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하나로 뭉칠 수 있는 이슈가 있다. 또 남북을 가리지 않고 하나로 뭉쳐지는 이슈가 있다. 단연 한반도뿐 아니라 심지어 한중이 하나로 뭉쳐지는 이슈가 있다. 바로 일본이다. 일본이란 주제는 남북, 여야, 한중,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밟으면 반사적으로 꿈틀거리게 만드는 주제다. 이 때문에 언제든지 일본이라는 주제가 수면 위로 부상하면, 한반도 전체가 한 목소리로 일본의 역사적 만행을 규탄하게 된다. 과거 전쟁후 패전국 일본과 독일이 보여준 태도는 차이를 보인다. 독일이 통일된 기조로 지속적 사과의 목소리를 낸 것과 달리, 일본은 정권에 따라, 시기에 따라 사과의 정도에서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 제1차 세계대전 100주년 기념식에 독일의 메르켈은 프랑스를 찾아 과거의 과오를 반성하고, 마크롱이 주장하는 유럽군 창설을 지지함으로써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여전히 독일이 과거사에 사과하는 진정성을 보여준 대목이다. 이 과정에서 메르켈은 마크롱과 다정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를 본 프랑스의 한 노인은 메르켈을 마크롱의 부인으로 오해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그만큼 양국이 과거사를 두고 화해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대목이다.
 
반면 한일관계는 독불(獨佛)관계처럼 되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가 필요하며, 많은 시간을 요한다. 최근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노동자를 일본의 기업이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뒤 한일관계가 급격하게 악화됐다. 판결 직후 일본 외무성은 주일한국대사까지 불러 이 문제에 대해 항의했다. 이후 한류스타인 방탄소년단(BTS)의 일본 콘서트를 앞두고 일본내 방송사들이 그들의 TV 출연 일정을 모두 취소하면서 판이 한층 더 커진 상황이다.
 
그런데 이러한 일본의 과거사 문제의 잘,잘못을 떠나 왜 하필 이 시점에서 대두되었는지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를 자아낸 최초의 시점과 지점을 파악해야 한다. 이미 상당기간 강제징용노동자 및 위안부 관련 내용은 국내 법원에서 계류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판결이 나온 것이다. 판결이 나오자 자연스럽게 국내 모든 언론사가 이 문제를 다루었고, 순식간에 주요 이슈로 올라섰다. 이후 국내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남녀노소 누구나 한 목소리로 반일 감정을 쏟아냈다.
 
한편, 남북대화와 미북대화가 몇차례 성사되었고, 현재 진행형이다. 그러나 미북대화는 국내 여론이 생각했던 것보다 잘 풀리지 않고 있다. 아마도 북한이나 우리 정부의 입장에서는 초조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미국의 강경 대북기조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고, 북한의 비핵화 이행의 진정성을 재확인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중간선거 이후, 하원을 차지한 민주당이 오히려 더 강한 대북기조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선거 전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미국 의회의 과반수를 차지할수록 미북대화 성립이 더 쉬워질 것이라고 점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민주당은 공화당보다 더 강한 비핵화 요구와 미북대화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더 이상의 대화는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북한의 비핵화 대화가 모두 기만 행위였음을 입증하는 자료가 내놨다. 북한이 그동안 외부에 알리지 않은 비밀 미사일 개발 기지 등을 위성자료를 통해 파악해낸 것이다. 특히 이번 자료에 담긴 북한의 숨겨진 비밀기지가 서울에서 100여 킬로미터 밖에 떨어지지 않은 가까운 곳에 있었다. 유사시 남한에 상당한 피해를 줄 여지가 있는 부분이다.
 
김정은이 판문점에서 웃는 얼굴로 평양냉면을 맛있게 목구멍으로 넘기는 모습에 우리 국민들은 환호했다. 그리고 그가 청와대로 보낸 귀여운 풍산개를 보고 김정은도 그가 보낸 개처럼 귀여워하기까지 했다. 실제 국내에서는 김정은의 얼굴을 귀여운 캐리커처 등으로 묘사한 전시회가 열리기까지 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북한과 진행한 대화에서 “혹시나” 하며 기대했던게 결국 “역시나”가 되어 버렸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반도의 반일감정이 솟구쳐 오르는 것은 북한의 입장에서는 호재다. 왜냐하면, 남북이 하나의 목소리로 뭉쳐지는 기폭제가 되는 탓이다. 크게 나아가 중국에서도 호재다. 지난번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으로 날아가 시진핑 주석과 맺은 “사드 3불 원칙”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그 3불 원칙의 3번은 “한미일 동맹 구축 불가”다. 참고로 나머지 두가지는 “사드 추가 배치 불가(1포대 이상)”, “한국의 미국주도 MD 편입 불가”다. 이 3불 원칙을 통해 중국은 명확하게 한미일 삼각 동맹에 적대심을 드러내고 있다.
 
왜일까? 6.25 한국전 당시 한미일을 포함한 유엔의 연합군이 공산국과 치열한 싸움을 한 뒤 한국을 지켜냈다. 당시 일본은 미군주도 한반도 작전의 핵심 요충지였다. 이 사실은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동일하다. 일본은 과거 한국전 당시나 지금이나, 지리적으로나 전략적으로 같은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작년부터 한반도로 전개된 수많은 핵항모전단 중 상당수가 미국 본토가 아니라 일본에서 넘어왔다. 지금도 일본에는 미국의 핵항모전단이 항시 대기중이다.
 
일본에는 핵항모전단뿐 아니라 미국이 자랑하는 전략자산의 대부분이 밀집되어 있다. 공격용 스텔스 전투기는 물론, ISR(정보감시정찰)자산까지 총망라되어 있다. 이 때문에 유사시 한미 공조는 물론 한미일 공조는 불가피하다. 일본의 도움 없이는 미국의 도움도 받기 어려운 구조인 것이다.
 
현재 주한미국대사가 누구인지도 우리는 자각해야 한다. 인도-태평양함대를 모두 통제하던 해리 해리스 제독이 대사로 와 있다. 일본계 미국인으로 일본통이며, 유사시 앞서 언급한 일본내 미국의 모든 전략자산 등을 자유자재로 컨트롤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물이다. 현재 미국의 입장에서 강한 대북압박기조를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 인재를 트럼프가 등용한 셈이다.
 
그런데 한반도가 한 목소리로 반일감정에 불을 지피기 시작하면, 이 감정은 나아가 반미감정으로도 번져나갈 여지가 있다. 일본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을 보고 국내에서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반감을 사는 것이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한일간 감정싸움에 중재 역할을 하게 될 미국을 국내 여론이 반미적 분위기로 만들어낼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특히 강제징용자 배상 대법원 판결의 내막을 보면, 만약 일본이 배상을 거부할경우 우리정부는 일본 기업의 돈을 강제로 환수하게 된다. 이 경우 국내 주식을 사들인 일본 기업의 보유 주식을 강제환수하려면 해당 주식의 구매를 대행한 미국의 회사에게도 피해가 갈 여지가 있어 3국의 문제로 불거질 우려가 있다.
 
이미 과거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서 국내에서 형성된 반일감정이 어느 시점에 가장 크게 형성되었는지를 한번씩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항상 반일 분위기 끝에는 반미적 분위기가 나오곤 한다. 그리고 북한이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다.
 
우리 국민들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 북한과의 대화국면 속에서, 또 대북압박기조 속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한미 공조뿐 아니라 한미일 공조라는 점이다. 지금 국내에서는 보수진영 및 소위 보수언론에서도 이런 내막을 모른채 여론이 불을 지핀 반일감정에 동참하여 일본을 규탄하고 있다. 우리가 반일의 판을 키울수록 북한에 대한 감시가 소홀해질 것이고, 그들이 원하는 반미와 주한미군 철수를 달성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일본의 과오를 두둔해서는 안되지만, 이 문제는 언제든지 여유가 생기면, 다시 다룰 수 있는 시점은 반드시 오게 된다. 근데 그게 왜 하필 지금인지는 잘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미 미국의 여러 한반도 전문가들도 한미일 삼각 동맹은 북한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구상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한미일 3군의 정기적 대북잠수함 탐지 훈련의 필요성 등도 강조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우리 해군의 제주 관함식 행사에서 일본 해군의 욱일기 게양을 문제 삼아 일본 해군의 참가를 거부한 적 있다. 당시에도 반일 분위기가 조성된 바 있다.
 
현 상황에서 한미훈련의 축소와 취소도 문제지만 한번도 일본과 손발을 맞춰보지 않은 점도 문제다. 또 손발을 맞춰 볼 기회조차 사전에 반일감정을 명분 삼아 원천 봉쇄까지 하고 있다. 유사시 전쟁은 한미일 3국이 진행하는데 이 때 한일간 아무런 사전준비 없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전을 이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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