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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온의 프로토타입이다. 사진=위키미디어

약 10미터 상공에서 추락한 마린온(Marineon) 탑승자 6명 중 5명이 사망했다. 회전익 항공기인 헬리콥터 사고에서 10미터 상공은 사실 그리 높은 고도가 아니다. 이륙직후 발생한 사고인 탓에 상당히 낮은 고도에서 추락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탑승자가 사망 및 부상을 당했다. 왜일까. 일단 여기에는 사고 발생상황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고도 10미터밖에 안되었는데, 왜 사상자 피해 컸나?

가장 큰 이유는 사고 당시 마린온의 주동력원인 메인 로터(Main rotor)가 동체에서 분리되어 추락했기 때문이다. 고정익 항공기(여객기, 수송기 등)와 달리 회전익 항공기인 헬기는 공중 비행에 필요한 거의 모든 동력을 메인 로터에서 만들어낸다. 꼬리날개에 부착된 테일 로터(Tail rotor)는 공중 체공을 위한 역할보다는 항공 조향에 필요한 요(yaw)컨트롤 등을 위해 장착된 것이다. 즉 꼬리 날개가 부서지면, 메인로터를 따라서 동체도 같이 회전하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후방 꼬리 날개가 부서진 헬기는 계속 제자리를 빙빙 돌면서 추락하게 된다.

그런데 반대로 메인로터가 부서지는 경우에는 공중 체공조차 어렵다. 모든 고정익 및 회전익 항공기는 유사시 자유낙하(free fall)가 가능하다. 자유낙하란 비행기의 주동력원인 엔진의 힘 없이 비행하는 것을 말한다. 고정익 항공기인 여객기 등은 엔진의 동력이 사라진 경우에도 주익(main wing) 등이 항공기의 동체를 떠받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서서히 땅으로 내려간다.

회전익 항공기의 경우 이런 주익의 역할을 메인로터가 겸하게 된다. 유사시 엔진이 고장나면 파일럿은 즉각 메인 로터를 수동전환한다. 그러면 이 메인로터가 자체동력은 없지만, 바람개비처럼 회전하면서 추락하는 속도를 최대한 줄여주게 된다. 거의 모든 헬기 사고에서 메인로터가 크게 부서지지 않았다면, 생존율은 배가 된다고 알려진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마린온은 이런 메인로터 수동전환을 통한 자유낙하를 시도조차 할 수 없었다. 상승고도가 고작 10미터에 불과했음에도 메인로터가 통째로 동체와 분리되었기 때문에 떨어지는 동체의 추락속도를 완화시켜줄 그 어떤 장치도 없었던 것이다. 한마디로 10미터 위에 던져진 거대한 고철덩어리와 다를게 없었다. 참고로 마린온(수리온)은 내충격성(crashworthy)프레임을 탑재하여, 외부 충격에도 탑승자의 충격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망자의 수가 많았던 것은 그만큼 메인로터의 자유낙하 기능이 회전익 항공기의 사고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유사한 사고인 노르웨이의 AS332L2(EC225) 수퍼푸마(수리온의 원형) 추락 사고때도 메인 로터가 동체에서 분리되어 추락, 탑승자 13명 전원이 사망했다.

 
추락원인의 가능성 3가지: 1.엔진, 2.트랜스미션, 3.블레이드

마린온처럼 동체와 메인로터가 분리되어 추락하는 경우는 헬기 사고에서 비교적 드문경우다. 대부분의 헬기는 메인로터가 동체에서 부서지는 문제보다는 외부 충격 등으로 제기능을 하지 못해 추락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물리적인 파손없이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운 문제인 전자장비 문제 등으로 추락하게 된다. 그런데 마린온의 경우는 사고 영상을 보면,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동체와 메인로터가 완전히 분리됐다. 따라서 이 문제는 메인로터와 관련된 부분에서 문제가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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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온과 동일 계열 엔진 사용한 일본 자위대의 아파치 헬기 추락모습.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1.엔진문제인가? 마린온 엔진 장착한 일본 자위대 아파치 공격헬기의 메인로터 분리 사례

메인로터가 분리된 사고 사례 등을 찾아보면, 문제는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엔진. 둘째, 트랜스미션(기어박스).셋째, 블레이드(blade,날개). 혹은 이 세가지의 복합적 문제일 수 있다. 먼저 엔진의 문제부터 짚어보자. 마린온의 엔진도 본래 수리온(Surion)의 것과 동일한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엔진은 미국 GE(제너럴일렉트릭)사의 T700-701K이며 2개를 장착하고 있다. 이 엔진의 성능은 업계에서 정평이 나 있을 정도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은 엔진이다. 단적인 예로 수리온과 동일 엔진뿌리를 가진 T700 계열 엔진을 쓰는 기체를 보면 최고의 공격헬기로 꼽히는 보잉의 아파치(AH-64)와 다목적 헬기인 시콜스키사의 UH-60 블랙호크가 포함되어 있다. 이 외에도 벨(Bell)사의 유명 공격헬기인 AH-1W 수퍼코브라와 AH-1Z 바이퍼도 동일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그만큼 엔진의 성능의 우수성은 정평이 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수리온과 동일한 엔진을 장착한 헬기의 추락사고가 있었다.

올해 초, 수리온(마린온)의 동일계열 엔진(T700-701C)을 장착한 일본 자위대의 AH-64D(일본 후지중공업 라이선스 생산기종)가 일본 사가현의 민가에 추락, 파일럿 두명이 목숨을 잃은바 있다. 당시 사고 원인을 분석한 보고서는 메인로터에 장착된 2인치(약 5cm)짜리 볼트 한개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사고 발생 수초전 이 볼트가 먼저 충격 등으로 부서지면서 블레이드가 파손, 메인로터가 동체에서 분리되었고, 공중체공이 불가능해지면서 추락했다. 메인로터가 부서진 경위 등이 이번 마린온과 일부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 일본 자위대 측에 당시 사고 경위에 대한 문제를 공유하는 등 협조를 통해 두 사례를 비교 분석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마린온의 사고에서도 메인로터를 보면 4개의 블레이드 중 한 개가 잘려 나갔다. 따라서 메인로터에 장착된 볼트 등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뿐만 아니라, 만약 이번 사건이 엔진 문제라면, 이는 단순히 마린온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군이 새로 도입하여 올해 초 전력화를 마친 신형 아파치 헬기의 엔진도 동일 파생형 엔진(T700-701D)을 쓰고 있는만큼 전수조사 등을 통한 문제를 파악 및 보완할 필요가 있다. 만약 엔진의 문제로 지목되면, 이것은 국내 KAI보다는 엔진 제작사인 GE 사에 문제와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고 분석에 GE의 전문가 등도 참여시켜 문제를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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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알래스카에서 시험비행을 위해 급유중인 수리온. 사진=위키미디어

2.증가한 출력 못견뎌 베벨기어 부서진 전례 있는 트랜스미션(기어박스)의 문제인가?

수리온에 장착된 엔진은 강력한 편에 든다. 강한 출력은 유사시 뛰어난 기체 기동성 등을 보장한다. 그러나 이런 엔진의 능력을 십분발휘하기 위해서는 엔진에 걸맞는 트랜스미션 제작을 요한다. 엔진이 강해도 미션이 그 능력을 뒷받침하지 못하면, 동력이 로터로 제대로 전달될 수 없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수리온에 장착된 미션이 T700엔진의 출력을 감당하기에 벅차다는 말이 있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은 수리온의 원형인 유로콥터사의 EC225의 추락 사고를 들 수 있다.

EC225는 기존대비 엔진출력이 약 14%가량 올라간 프랑스산 터보메카(Turbomeca) 마킬라(Makila) 2A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이후 2012년경 엔진의 높아진 출력을 감당하지 못한 트랜스미션내 베벨기어(Bevel gear)가 부서지면서 2차례 추락한 바 있다. 미션 문제에 따른 사고 이후, 2013년 EC225는 트랜스미션의 성능도 엔진출력에 걸맞게 업그레이드 했다.

현재 EC225에 장착된 마킬라 2A 엔진의 축마력(SHP)은 최대 2100 마력에 달한다. 엔진 출력만보면 수리온에 장착된 T700-701K엔진의 축마력 1915 마력과 유사하다. 현재 수리온에 탑재된 트랜스미션도 노르웨이의 유사 추락이후, 문제로 지목된 트랜스미션의 기어를 보강했다고 알려졌다. 올해 4월 발표된 노르웨이 사고 조사위(Norway Accident Investigation Board)의 사고분석에서도 트랜스미션의 기어가 부서지면서 메인로터가 동체에서 분리되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이번 마린온 사고도 트랜스미션을 유력한 문제중 하나로 볼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수리온의 원형인 EC225는 프랑스제 엔진과 유럽산 에어버스사의 트랜스미션을 조합하여 만든 기체다. 즉 유럽산끼리 조합하여 제작한 파워트레인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미국산 엔진과 유럽산 트랜스미션을 조합한 수리온의 파워트레인 조합이 잘 맞았는지도 의문이다.

수리온의 트랜스미션에 있어서 한가지 특이점은 또 있다. 바로 최초의 리어드라이브(rear-drve)파워트레인이라는 점이다. 즉 T700계열 엔진을 장착한 헬기중 유일하게 이 방식을 택한 것은 수리온이다. 이말은 메인로터의 설계위치가 기존 여타 T700 계열엔진을 장착한 헬기와 다르다는 말이다. 다른 헬기는 메인로터 뒷부분에 엔진을 장착한다. 이 경우 로터가 회전하면서 엔진에 필요한 인테이크 시스템을 가동시키는 구조다. 반면, 수리온은 메인로터보다 앞에 엔진이 장착되어 있다. 이 때문에 로터기어가 엔진 내부로 인테이크를 형성하는 구조가 아니다. 이런 구조적 차이가 수리온의 진동 유발이나 엔진성능 등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도 있다. 로터를 활용한 인테이크 성능을 발휘할수 없는 수리온의 구조가 여타 T700 계열 엔진을 장착한 기종보다 더 큰 진동을 만들어내는지 등도 확인해볼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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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온과 동일계열 엔진을 쓰는 MH-60의 메인로터 블레이드를 도색중인 미 해군. 사진=위키미디어
 
3.블레이드(날개) 문제인가? 4개로 줄어든 블레이드 개수와 구워만든 블레이드 당 편차때문인가?

메인로터 블레이드(blade)는 업계에서도 생각보다 만들기 어려운 기술중 하나로 꼽힌다. 고정익 항공기와 달리 헬기는 비행중 거의 모든 움직임을 메인로터에서 만들어내고 이 힘을 블레이드가 전달한다. 블레이드는 헬기제작의 핵심기술이자, 타 제작사에서 공개를 꺼리는 원천기술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헬기의 메인 블레이드는 고정형태로 있다고 생각하지만, 비행중 이 블레이드는 수시로 각도를 바꾸며 움직인다. 이렇게 달라진 블레이드의 각도 등에 따라 헬기의 모든 기동이 달라진다. 이 때문에 헬기제작의 후발업체들은 이 블레이드 기술력 확보를 위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KAI도 예외는 아니다. KAI는 소형 민수 및 군용 헬기의 메인로터 블레이드 기술력을 비교적 최근에 이르러 확보했다고 알려졌다. KAI는 2011년 무렵부터 이 블레이드 제작에 관여할 국내 기업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KAI는 이 블레이드 제작에 필요한 히트 몰드 (heat mold) 기술력을 가진 업체를 찾아나섰다. 그 이유는 블레이드가 고열로 구워서 만들어지기때문이다. KAI에 따르면 블레이드는 벌집모양의 허니콤코어(honeycomb-core) 형태의 복합물질(카본화이버, 레진, 유리섬유 등)을 특수제작 틀에서 섭씨 약 130도의 온도로 2시간 반가량 구워만든다.

즉 이 블레이드는 구워서 만들어지며, 이 구워지는 정도 등에 따라서 블레이드의 성능이 좌지우지 된다. 블레이드를 구워내는 기술력이 좋지 못할 경우, 수리온에 장착되는 4개의 블레이드당 성능편차가 커진다. 가령 블레이드당 무게편차가 커진다거나, 구워지고 난 이후 모양이 당초 설계와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편차 등이 커질수록 수리온의 기동성에 지대한 영향을 주게된다. 기동성은 물론 메인로터와 연결된 파워트레인 전반에 문제를 유발한다. 진동이 커지는 것도 장착된 4개의 블레이드간 편차때문일 가능성도 있다. 가령 3개의 블레이드 대비 1개의 블레이드의 무게가 더 무겁다거나, 블레이드의 모양 등이 차이를 보이면 회전할때마다 진동을 유발할 수 있다.

블레이드 제작 경험이 부족한 KAI가 얼마만큼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어보이는 부분이다. 구워만드는 블레이드는 여타 항공부품 대비 균일한 품질을 보장하기 어렵다. 차량에 사용되는 카본화이버 모노코크 프레임(carbon fiber monocoque frame)도 블레이드처럼 고온에서 장시간 구워만드는데, 구워만들때마다 프레임의 모양이 100% 똑같을 수 없다. 섬유재질의 천조각 등을 잘라서 짜맞춘뒤 사람이 초벌로 구워 고정한뒤 틀에 넣어 구워내기때문이다. 이 때문에 유럽의 유수 기업에서는 다년간의 경험을 가진 장인들이 조립공정에 투입되고, 구워내는 틀(화로)도 특수제작한다. 틀의 기밀성, 온도유지 성능이 떨어지면, 고르지 못한 열로 제작되어 블레이드의 부위별 강성에서도 편차를 보일 수 있다. 공정과정에서 사람이 수작업으로 처리해야하는 부분이 많고, 사람의 숙련도와 직결된 부품 중 하나다.

또다른 문제는 줄어든 블레이드의 개수다. 수리온의 메인 블레이드는 총 4개다. 이는 수리온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유로콥터사의 EC225에는 5개의 메인 블레이드를 장착한 것과 대비된다. 혹자는 1개의 블레이드를 줄인 것이 대수롭지 않다고 여길 수 있으나, 블레이드의 개수는 수리온의 파워트레인 성능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양력 생성(lift force) 및 로터의 회전 안정성 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블레이드의 수가 많은게 유리하다. 블레이드의 수를 1개 줄이면 개당 블레이드가 감당해야하는 양력 부담 등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수리온의 블레이드 개수가 EC225 대비 더 큰 부담을 떠안는 구조일 수 있다. 기체의 생산 단가면에서는 유리할 수 있지만, 양력 생성과 진동흡수를 위해서는 5개의 블레이드가 더 나을 수 있다.

이 외에도 마린온은 본래 수리온(Surion)의 파생형으로 해병대의 임무에 특화된 기체다. 수리온과 달리 몇가지 변경된 기능이 있는데, 이 기능중 메인로터와 직결된 문제는 접이식 블레이드(Blade Fold Kit)다. 한마디로 수리온 대비 변경된 기술적 사안을 역추적하여 문제를 잡아낼 수도 있다. 수리온에는 없는데, 마린온에는 추가된 기능이 기존에 확인되지 않은 문제를 만들어 냈을 수 있기때문이다.

수리온의 기술적 평가와 시험에서는 나오지 않은 문제가 마린온에서 발견되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변경된 부분을 집중적으로 조사해야할 필요가 있다. 그 중에서 이 접이식 날개가 그 구조상 원천적으로 블레이드 전체의 내구성이나 구조적 결함을 유발했는지도 검토해봐야한다. 수리온과 동일 계열엔진을 사용하는 기체중 날개를 접는 기종은 마린온만이 아니다. 아파치의 모델 중에서도 해병대 등의 사용을 염두에 두고 로터 블레이드가 접히는 방식을 채택한 경우도 있다. 이렇게 아파치의 접이식 키트(blade fold kit)와 마린온의 접이식 키트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등을 비교분석할 필요도 있다. 특히 국내에서 헬기 로터를 접이식으로 만든 경우는 드물고, 마린온이 거의 최초다. 그런데 접이식 블레이드에 대한 연구나 시험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마린온에 장착하면서 문제를 유발했다고 볼 수 있다는 말이다. 접이식 블레이드의 강성, 구조적 차이, 스트레스 허용치, 탄성 등 다양한 검토를 충분히 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이것이 수리나 운용의 문제라면, 접혔던 블레이드를 완전히 펼치지 않으면서 문제가 되었는지 등도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여러 매체에서는 마린온의 증가한 엔진진동을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만약 진동이 심하다면, 이러한 엔진의 진동을 완충시켜줄 댐핑(damping)시스템 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이런 진동을 방치할 경우 메인로터에 들어간 여러 볼트에 스트레스가 축적되어 부서지거나 체결을 방해할 수 있다. 진동에 따른 볼트 풀림 등도 얼마든지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증가한 엔진 출력을 염두에 둔 댐핑 보강이 충분히 이루어졌는지 확인해야한다. 특히 로터 헤드 부분에는 블레이드 댐핑과 바비큐 플레이트(barbaque plate)등이 충격과 유격을 적절히 잡아주도록 보완이 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파워트레인의 종합적 분석 및 검토 미흡

수리온의 파워트레인의 제작은 복합적이다. 엔진은 미국산 GE, 트랜스미션은 유럽산 에어버스(구 유로콥터), 블레이드는 국산 KAI다. 항공기의 주요파츠인 파워트레인은 보통 하나의 제작사에서 도맡아 납품하는게 일반적이다. 가령 엔진, 미션, 블레이드를 모두 에어버스가 다 만드는 식이다. 혹은 단일 국가내 기업들이 함께 제작한다. 왜냐하면 파워트레인은 여러가지 파츠가 복합적으로 연관되기 때문에 하나의 제작사가 종합적으로 검토 및 제작하는 것이다.

그런데 하나 이상의 제작사가 파워트레인을 제작한 수리온의 경우는 주요 핵심파츠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이 미흡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것은 에어버스가 컨소시엄 방식으로 여러 국가와 함께 항공기를 제작하는 방식과는 또 다른 것이다. 컨소시엄 제작의 경우에는 제작에 관여하는 회사들이 함께 제작, 시험평가, 생산에 수시로 참여하기 때문에 문제점 등을 즉각 보완 분석할 수 있다. 그런데 수리온의 경우에는 각기 다른 제작사(제작국가)가 만든 파츠들이 하나로 합쳤을때, 어떻게 작동을 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했는지 의문이다. 이렇게 제작된 파워트레인을 항공 선진국의 유수 기업에 종합성능 감수 등을 의뢰했는지 의문이다. 제작사가 다 틀리다는 말은 파츠별 제작사가 생각한 의도가 다르게 맞물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엔진을 만든 GE가 자신들의 엔진을 유럽산 에어버스의 트랜스미션과 조합했을 때 어떤 성능을 만드는지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해야할 의무가 없다. 이는 에어버스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이는 3개의 다른 파츠를 조합한 우리에게만 해당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파츠별 제작사가 다른 파츠와의 조합(궁합)까지 고려해서 제작할 필요는 없다. 따라서 당사국인 우리나라가 종합적인 감수와 검토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항공 유수 기업 등에 충분한 검토와 시험을 했어야 한다. 수리온의 전력화 시점까지 소요된 시간은 고작 6년이다. 여타 항공 선진국의 헬기 개발기간이 10년 내외인 것에 비해 상당히 짧게 진행됐다. 정부가 국내 부족한 헬기의 공백을 메우는데 급급해 짧은 개발시간을 KAI에 요구한 점도 문제다.
 
그 밖의 경우, 수리 미흡이나 FOD

당시 기상상황 및 환경을 고려한 조사도 동반되어야 한다. 가령 기체 결함이 아니라 외부적인 요인에 의한 사고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CCTV 영상에는 잘 확인되지 않은 물체 등이 메인로터에 충격을 준 경우다. 가령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나, 활주로 주변 FOD(파편 및 이물질, Foreign Object Debris)다. 고정익 항공기와 달리 회전익 항공기는 엔진의 인테이크(intake)부분이 작고 로터가 회전하고 있어 새와 같은 동물이 엔진 인테이크로 직접 돌진하는 경우는 드물다. 회전하는 로터 주변으로 새가 날아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엔진 인테이크로 들어가는 고정익 항공기의 버드 스트라이크와 달리 회전하는 로터에 부딪힌 새를 포함한 외부 물체의 충격 가능성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이외에는 엔진 인테이크로 빨려들어간 FOD를 찾아내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최초의 리어드라이브 설계인 수리온은 엔진 인테이크가 메인로터보다 앞에 장착되어있다. 이 때문에 인테이크 내부로 FOD 등이 더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구조다. 이처럼 인테이크 부분이 전면에 노출된 구조의 헬기에서 이 부분에 보호망 등을 씌워 이물질의 유입을 막는 경우도 있다. 수리온은 노출된 인테이크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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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에서 시험비행 중인 수리온. 사진=위키미디어
 
KAI 비난하기 전에 정확한 원인 규명이 먼저, 턱없이 짧은 제작기간 요구한 정부도 문제

결과적으로 이번 마린온 사고를 두고 여론은 여러가지 추론과 주장을 하고 있다. 일단 국방기술품질원 배제가 논란이다. 노르웨이의 수퍼푸마 사고전례 등에서도 보았듯이 사고와 연관된 모든 기관이 조사에 참여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사고 조사결과를 의도적으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며, 국방기술품질원 관계자를 포함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국방기술품질원의 본래 역할은 방위사업청 출연기관으로서 국방과학기술의 조사와 분석을 주 임무로 담당하는 기관이다. 한마디로 국가가 개발중인 모든 국방제품의 하자 등을 분석하는게 설립의 이유다. 그런데 무조건적으로 국과기를 배제하고 마치 사고의 주범으로 모는 것은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국방기술분야의 전문가들이 포함되어 있고, 수리온의 제작과정 등을 타 기관대비 잘 알고 있는 국과기를 무조건 밀어내는 것은 타 국가의 사례에서도 볼 수 없는 행태다. 마린온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탑승자들은 분명 안타깝지만, 순간의 감정이 이성적으로 분석되어야할 조사까지도 영향을 주어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이번 사고로 인해 마린온의 제작사인 KAI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마린온이 국내기술로 제작된 것은 맞지만 엄연히 EC225라는 원형이 존재하는 기체다. 또한 핵심부품의 제작은 모두 미국산 엔진과 유럽산 트랜스미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고와 연관이 깊다. 이런 마당에 섣불리 KAI를 공격하는 것은 맞지않는 처사다. 더군다나 메인로터가 동체에서 분리되는 형태로 사고가 발생했으며, 이는 보기드문 형태의 헬기 사고다. 따라서 파워트레인 제작과 관련된 엔진 및 미션 제조사와 함께 문제를 분석하고,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국산 헬기 제작 전례가 없는 KAI에게 단 6년만에 국산 헬기를 만들라는 주문을 한 정부도 분명 이번 사고의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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