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 photo by 뉴시스
자충수(自充手)라는 말이 있다. ‘바둑을 둘 때 자기가 돌을 놓아 자기 수를 줄이는 것’을 뜻한다. 지나친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소득층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저소득층 소득도 줄어들어, 문재인 정부 출범 1여 년 만에 ‘빈익빈 부익부(貧益貧 富益富)’ 현상이 심화되었다고 ‘모든 전문가들’이 아우성치는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최저임금 정책의 긍정 효과가 90%’라며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맞서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지나친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한 것은 참으로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학력과 경력으로 볼 때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미국에서 정통경제학을 전공한 경제 관료이고, 장하성 정책실장은 역시 미국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전직 교수다. 그런데 ‘매우 조심스러운 표현’을 곁들인다면, ‘최저임금’은 학문의 성격상 경제학의 전유물(專有物)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경제학원론 교과서에는 ‘최저임금’이 들어 있는데, 지나친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은 경제이론(구체적으로 노동에 대한 수요 이론)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 한 설명하기 어렵다. 간단히 말해, 지나친 최저임금 인상은 ‘단기(短期)에서 저임금 노동에 대한 수요를 줄인다’는 것이 경제학원론의 공통적인 내용이다.
 
나는 장하성 정책실장이 경제학원론 내용을 모르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얼마 전 노동 현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이 ‘소득 주도 성장’이라는 대선 공약 실천을 내세워 ‘3년 내 최저임금 1만 원’ 달성을 향해 첫 해에 16.4%를 올린 바람에, 저임금 일자리가 사라지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었는데도 장하성 실장은 최근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이 아니다’라고 했고, 그러한 장하성 실장의 손을 문재인 대통령이 들어줬다는 것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1여 년 만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심화되었다. 지니계수는 작년보다 0.009 증가했고, 소득 하위 20%의 근로소득은 2015년보다 9.8% 감소했다. 소득양극화나 소득불평등 심화는 더디게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문재인 정부 출범 1여 년 만에 나타난 이 같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기네스북에 등재될 만하다.
 
장하성 실장을 제외하고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물론 모든 경제 전문가들도 ‘아니다’고 하는데도 장하성 실장은 ‘지나친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인정하지 않고,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도 ‘최저임금 정책의 긍정 효과가 90%’나 된다고 주장한 것은 확실히 문제다. 잘못된 장하성 실장의 말만 믿고 ‘자충수’로 국가경제를 관리하는 문재인 대통령, 과연 대한민국 대통령이 맞는가?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선pub 모바일 웹 이용방법
메일 보내기 닫기
보내는 사람
보내는 사람 메일
받는 사람 메일
제목
메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