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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5월에 있을 총선거를 앞두고 영국의 보수당 당수 마거릿 대처는 국민들에게 이렇게 외쳤다. “영국의 문제는 노조의 독점과 국유(國有)기업의 독점에 있습니다.” 이 선거에서 보수당이 압도적 승리를 거두고, 마거릿 대처는 같은 해 5월 4일에 다우닝가 10번지의 주인이 되었다.
 
마거릿 대처가 40여 년 전에 무너뜨린 ‘노조의 독점’이 지금 한국사회를 짓누르고 있다.
 
2017년 3월에 취임한 SRT(수서발 고속철) 이승호 사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이승호 사장은 취임 후 ‘SR과 코레일의 경쟁이 철도산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며 SR과 코레일의 통합에 반대해 왔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코드인사로 지난 2월에 취임한 오영식 코레일 사장은 취임식에서 ‘SR과 코레일과의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R과 코레일과의 통합에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부터 이미 철도노조의 거센 입김이 스며들고 있었다. 이승호 사장이 사임한 처지에서, 지분 41%를 가진 코레일이 SR 사장 추천권을 갖고 있어 SR과 코레일 통합에 적극적인 인사가 SR 사장으로 취임하게 될 것은 뻔하다.
 
우리나라에서 철도요금은 전기요금과 마찬가지로 대표적인 공공요금이다. 역대 정부는 ‘서민보호’와 ‘물가안정’을 내세워 철도요금을 낮은 수준에서 줄곧 규제해 왔다. 이 결과 일반철도는 만성적인 적자행진을 이어 왔으나 2004년에 개통된 KTX는 독점체제로 운영되어 흑자행진을 이어 왔다. 일반철도와 KTX의 영업실적을 합치면 철도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기업 코레일은 해마다 5천억 원 정도의 적자를 기록했다.
 
철도서비스의 적자 문제를 놓고 역대 정부가 구조조정의 칼을 빼들었다. 김대중 대통령이 맨 먼저 철도청의 만성적인 적자 해소를 위해 민영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과제를 노무현 정부에 떠넘겼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3년 2월에 출범하자마자 철도청 민영화에 착수했다가 철도노조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철도청 민영화를 백지화시키고 말았다. 대신 2003년 12월 31일에 제정된 ‘한국철도공사법’에 따라 철도청 업무를 두 부문으로 분할하는 것으로 구조조정을 마무리했다. 그 중 하나는 시설 부문을 맡은 ‘한국철도시설공단(KR; 시설공단)’인데, 이는 2004년 1월 1일에 출범했다. 다른 하나는 운송 부문을 맡은 ‘한국철도공사(KORAIL; 코레일)’인데, 이는 2005년 1월 1일에 출범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공기업 선진화 계획’을 세워 2012년 초에 KTX 운행을 일부분 민간에 맡겨 독점체제를 경쟁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철도운영 경쟁은 당시 2015년에 개통될 수서→부산행·목포행 고속철도 노선에 민간 사업자를 끌어들인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놓고 코레일 노조는 경쟁체제 도입은 민영화를 위한 포석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국토부는 2013년 1월 9일에 철도산업기본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 계획은 이명박 정부가 마무리하지 못한 채 박근혜 정부로 넘어갔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말에 철도노조의 완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서발 부산·목포행 KTX 운행에 민간 사업자를 끌어들여 KTX 독점체제를 경쟁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드디어 SRT가 ‘경쟁’이라는 옷차림으로 개통했다.
 
그동안 SRT와 KTX 간의 경쟁은 국민들에게 어떤 이익을 주었을까? 잘 알려져 있다시피, 그리고 수많은 이용자들이 경험했다시피, 수서발 SRT 요금은 KTX보다 10% 싸고, 각종 서비스, 의자 편의성 등에서 SRT가 KTX에 앞서 있다. 그래서 우리는 ‘경쟁은 아름답다’고 말한다.
 
이처럼 ‘아름다운 SRT와 KTX 간의 경쟁’이, 노조의 청구서를 거부하지 못하는 문재인 정부의 친노정책과 철도노조의 독점욕 때문에 곧 사라질 운명에 처해 있다. 한국은 지금 ‘노조의 독점’에 시달린 40년 전의 노조천국 영국을 그대로 닮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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