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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시스

자유주의는 국가가 보편성을 기해야 한다고 설정한다. 그러나 좌파 이론은 국가는 중립적일 수 없다고 설정한다. 국가는 특정한 계급을 위해 작동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마땅하다고도 말한다. 자유주의 체제는 국가의 편향성을 막기 위해 여러 가지 규정을 해놓는다. 그러나 좌익은 오히려 국가의 계급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나아간다.
 
 어쨌거나, 문재인 정부도 ‘진보적’이기 위해 여러 정책과 시책을 한 쪽 방향으로 고정시켜 외곬로 밀어붙인다. 편협하고 편파적인 것 같은 데도 본인들은 그래야 한다고 확신한다. 확증편향에 빠진 사람들은 그것을 확증편향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올곧은 신념, 이념, 이상, 투철함, 일관성, 정의로움, 투쟁이라고 자부, 또 자부한다.
 
 자부심만으로 꽉 찬 사람들은 남의 말을 절대로 듣지 않는다. 자신들도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은 죽어도 들지 않는다. 원전(原電)은 나쁘다 하면 그건 거기서 돌처럼 견고하게 굳어버린다. 원전을 좋다고 누가 말하면 그건 그 사람이 적폐세력이기 때문이라고 여긴다. 뭐, 감히 우리 앞에서 원전을 좋다고? 이런 적폐 같으니라고.
 
 이점은 김정은 북한에 대한 평가, 평양 여명거리에 대한 평가, 김정은이 말하는 ‘조선반도의 비핵화’ 운운에 대한 평가, 미국과 한-미 동맹에 대한 인식, 소득주도 성장론에 대한 인식, 세제(稅制)에 대한 인식, 대기업과 시장원리에 대한 이해, 안보와 군(軍)에 대한 인식 등 모든 분야에서 똑같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국가와 정권의 폭이 그만큼 한쪽으로 치우치고 좁다는 뜻이다. 이래서 결국 어떻게 될까?
 
 99%의 민중과 1%의 반(反)민중으로 쪼개진 국가를 만들어 자신들이 그 99%를 대표한다는 게 정권 측의 이론이다 그러나 과연 그렇게 될까? 지금 문 정권에 대한 국정 지지도는 55%다. 한 때 70~80%에 육박하던 지지도였다. 이 55%는 주로 남북회담이란 쇼가 가져다 준 효과였다.
 
 그러나 미-북 관계가 미국 중간선거 이후 삐거덕거리기 시작하면 남-북 서커스의 효과도 그만큼 시원찮아질 수 있다. 남북협력기금이란 명목의 천문학적인 대북 퍼주기 예산이 집행될수록 여론도 더 악화될 수 있다.
 
 미국 재무부가 한국 7개 은행들을 겁주면서부터 재계가 문 정권 눈치보다 미국 눈치를 더 보게 될 수도 있다. 세컨더리 보이콧이라는 것에 한 번 맞았다 하면 그 자리에서 즉사(卽死)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남북 중재는 그래서 코너에 몰렸다. 한라산 백록담에 설치한다는 김정은 헬리콥터 착륙장도 도로(徒勞)에 그칠지 뉘 알랴?
 
 경제사정은 반(反)시장적, 반(反)기업적 이념으로는 나아질 수가 없다. 국가개입이란 주의(主義)는 한 때 온갖 종류의 사회주의자들의 바이블이었다. 그러나 그걸로 부자가 되거나 평등한 세상이 된 사례는 하나도 없다. 북유럽의 사회민주주의 복지국가론도 지금은 옛 이야기가 되었다. 오죽하면 극좌 중국공산당도 시장경제를 채택했을까. 그리고 베트남도.
 
 이래서 한국 좌파민족주의 운동권이 가는 길도 뻔할 뻔자다. 국가와 국민 분열은 지금 극에 달해 있다. 정서적-정신적으로는 이미 한국사회는 내전(內戰) 상황이다. 스페인 내전, 아옌데 정권하의 칠레, 마두로 대통령 하의 베네주엘라가 남의 일 같지가 않다.
 
 이런데도 국민 55%는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고 있고, 나머지 45%도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를 지지하는 게 아니다. 어쩌겠다는 것인가? 결국 갈 데까지 가보랄 수밖에 없는 것일까? 끝까지 가서 맛을 한 번 단단히 보고나서야 무슨 판단이 설 것이라면, 그래 보랄 수밖에 없지 않을까?
 
 사람은 팔자소관대로 사는 것이고, 팔자는 자기가 지은 업보(業報)에 다름 아니다. 매사 자기 탓이요 자기 때문이다. 이 사슬에서 벗어나는 지혜의 눈을 갖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형편이 정 나빠지면 뭔가를 뒤늦게나마 깨칠 수도 있는 법-소상공인들이 못살겠다며 광화문으로 쏟아져나온 게 그런 사례일 것이다. 자-, 2019년과 2020년에 무슨 일이 벌어지려나?
 
 만물은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 했다. 변하고 또 변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희망이 돋아날 그루터기가 있다. 두고 보자. 지켜보자.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개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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