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이미지


배우 변요한이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작품은 tvN 드라마<미생>이다. 독특한 5:5 헤어스타일과 능청스럽고 유쾌한 그의 연기는 단숨에 '변요한'이란 이름 석자를 대중의 머릿속에 각인시켰다.
 
하지만 그는 2011년부터 <들개><소셜포비아>외 다수의 독립영화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연기 경험을 쌓아온 준비된 신인이었다. 지난해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로 첫 상업영화 주연을 맡게 된 변요한은 15일 개봉 예정인 영화<하루>에서 다시 한 번 주연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영화<하루>는 매일 눈을 뜨면 딸이 사고를 당하기 2시간 전을 반복하는 남자 ‘준영(김명민)’이 어떻게 해도 바뀌지 않는 시간에 갇힌 또 다른 남자 ‘민철(변요한)’을 만나 그 하루에 얽힌 비밀을 추적해 나가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본문이미지

극 중 변요한은 아내를 구하지 못한 사설 구급차 운전기사 ‘민철’ 역으로 분했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사랑하는 아내를 살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고군분투하는 절박한 한 남자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무려 일곱 번이다. 영화<하루>의 '민철'은 사랑하는 아내가 죽는 장면을 거듭 봐야 하는 고통에 빠진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민철의 시간은 반복된다. 아내가 세상을 떠나기까지의 두 시간, 민철이 과거를 되돌릴 수 있게 허락된 시간은 그게 전부다. 민철은 아내를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뛰어든다. 
 
<하루>는 '타임 루프'(time loop: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SF의 하위 장르로, 이야기 속에서 등장인물이 동일한 기간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것) 스릴러물이다. 반복되는 시간 속에 갇힌 어떤 사람에 관한 이야기. 가까운 예로 2014년 개봉한 톰 크루즈 주연 <엣지 오브 투모로우>와 같은 작품이 있다.
 
"독립영화를 찍을 때부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영화 속 메시지였다"는 변요한은 “<하루>가 이야기하는 '용서와 사랑'이라는 주제에 매료돼 출연을 결정했습니다. 이후 가장 먼저 한 일은 타임 루프 장르에 대한 정확한 공부였어요. 전작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가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영화였기 때문에 두 장르의 명확한 차이를 짚고 넘어가야 했어요.”
 
과거의 인물이었기에 수동적인 캐릭터였던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와는 달리, 이번 영화에서 변요한이 연기한 ‘민철’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돌고 도는 시간 속에서 변화를 만들어 내려 노력하는 능동적인 인물이다. "특히 사건이 전개될수록 드러나는 숨겨진 이야기와 이에 얽힌 민철의 죄책감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해야 했다"는 변요한은 "후반부로 갈수록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감정을 연기해야 했어요. 전작과는 사뭇 다른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촬영장은 그 자체로 타임 루프였다. 영화 내용이 그러하니 견뎌야 했다. 같은 장소에서 상황 설정을 약간씩 달리하며 반복해 촬영했다. 잠에서 깨어나면서 하루가 시작되는데 그 장면만 한 번에 몰아서 50번가량 찍었다.
 
변요한은 “나중엔 어떤 자세로 잠에서 깨야 할지 아이디어가 고갈되더라”며 웃었다. “모든 ‘하루’가 다 힘들었어요. 매 순간 치열해야 했으니까요. 집중도가 아주 높은 현장이었죠. 그래서 촬영 마치고 집에 갈 땐 오히려 힐링 되는 느낌이었어요.” 
 
본문이미지
 
 
김명민과 변요한은 SBS ‘육룡이 나르샤’(2016)에서 정도전(김명민)과 그를 지키는 호위무사 이방지(변요한)로 한 작품에서 만난 바 있다. 김명민은 변요한이 <하루> 의 민철 역으로 캐스팅 후보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적극적으로 변요한을 추천했다고 한다. 드라마 촬영 때 그의 모습이 인상 깊었던 것. 변요한은 “저 같은 후배가 대선배와 촬영을 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연기를 할 때 막막하고 잘 모를 때마다 선배님께 질문을 던졌는데, 그걸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했다.
 
선배의 부름에 응답한 변요한은 혼신의 힘을 다했다. 민철 역에 맞는 체형을 만들기 위해 운동을 하고 피부까지 까맣게 태우며 캐릭터에 몰입했다.
 
변요한은 “특히 민철 역은 첫 등장부터 시간 속에 갇혀 분노하고 흥분한 상태를 연기해야 했기때문에 시간의 흐름을 계산하며 액션까지 연기하는 일은 녹록지 않았다”면서 "아내를 살리기 위해 분투하는 민철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혼이 나갈 정도로 죽어라 뛰는 수밖에 없었다. 플롯을 따지며 계산해서 연기하기보다 사고를 당한 아내를 보고 경악한 순간, 그때 느낀 적나라한 감정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첫 촬영이 선배님의 멱살을 잡는 장면이었는데 선배님은 멱살을 과감하게 잡으라고 하더라고요. 후배로서 이걸 못 잡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고 마음껏 잡았어요(웃음). 힘든 현장이었지만 저보다 한 달 앞서 촬영에 돌입한 김명민 선배가 같은 장소에서 미묘한 변화를 연기해야 하는 상황에 알맞은 연기 방식을 찾아냈고, 저는 김명민 선배가 닦아 놓은 길을 따라 걸었어요. 김명민 선배 덕에 불안한 마음이 안정 됐고, 연기할 때도 자신감을 갖고 할 수 있었어요.”
 
본문이미지

데뷔 6년 차가 된 변요한은 여전히 촬영을 앞두고는 불안과 두려움에 떨고, 그 떨림을 떨쳐내기 위해 꼼꼼한 밑 작업을 한다고 한다.
“충분한 자료 조사와 캐릭터 분석, 여러 작업을 거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본질인 '연기를 하는 이유'를 되새기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변요한은 "연기를 왜 하는지에 대해서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 '하루'를 찍고 나니 더욱 하루하루가 소중해졌다"며 "배우라는 직업이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평생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적어도 배우로 사는 동안에는 더 깊이 있는 이야기, 깊이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저는 공부해야 할 게 훨씬 많아요. 연기하면서 사람에 대해 알아가고, 또 제가 어떤 사람인지도 알아가야 하고요. 연기는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를 표현하는 것이니까요”

'하루'의 촬영을 마친 후 지금까지 휴식을 취하며 새로운 취미를 만들었다는 그는 좋아하는 영화배우의 모습을 본 딴 피규어를 만들고, 복싱을 배우거나 일본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 평소 자주 보지 않던 장르의 영화도 가리지 않고 감상한다고 했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을 찾아가고,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라는 것. 이 과정들이 쌓이고 나면 더 단단해진 배우 변요한을 만날 수 있으리라는 작은 기대를 품게 되는 이유다.
 
[글=시정민 기자]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선pub 모바일 웹 이용방법
메일 보내기 닫기
보내는 사람
보내는 사람 메일
받는 사람 메일
제목
메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