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원

“어떻게 해야 대학에 갈 수 있어요? 아니, 좋은 대학에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교사들이 자주 듣는 질문이다. 우리나라 학생, 학부모의 최고의 관심사 중 하나이고 빈번하게 들어오는 상담 내용이기도 하다. 단순한 답을 해주기에는 뭔가 아쉽고, 정확한 답을 해주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아 어렵고, 답하지 않고 외면하기에는 너무 절실한 주제다. 교사들이 흔하게 답하는 내용은 “목표를 분명히 하고, 대학이 요구하는 중점 선발 내용에 맞춰 준비하고, 수능을 위해 핵심을 정리하여 집중 학습하라”이지만 실제적인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대학마다 학과마다 다양한 입학생 선발 방식이 존재하고, 학생들의 적성과 기질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게 각양각색이다.      교사들은 이름이 알려진 대학을 찾지 말고 너의 미래를 이어갈 학과를 선택하라고 조언하지만, 학생에게 진짜 도움이 되려면 고등학교 3학년이 아닌 1학년 때부터 각 학생들의 인생 맵을 설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리드해주어야 한다. 중학교 때 다양한 경험을 한 학생이라면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어느 정도 간파하고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이를 토대로 탐구와 연구가 이어지는 것은 값진 경험이다.      대학 입학에서 수시의 비중이 커지면서 학생부 교과전형과 종합전형이 매우 중요하게 되었다. 특히 각 대학에서는 고등학교 3년간 특정 분야에 깊이 있게 탐구한 학생들에 대한 평가가 높다. 급조된 한 학기의 결과가 아니라 3년의 꾸준한 연구 노력은 환영받는다. 이를 위해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바로 관심 영역을 정해 탐구할 것을 추천한다. 관심 분야를 정하고 창의적인 주제를 찾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대학 입학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학생들의 사고를 확장시킬 수 있는 매우 좋은 방법이다.      그런데 학생들은 학기 중에 너무 바쁘다. 방학은 학생들이 평소 진행하기 어려웠던 탐구와 프로젝트 학습을 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학생들은 프로젝트 학습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한 가지가 ‘주제 찾기’라고 한다. 창의적인 주제가 떠오르지 않아 시작을 할 수 없다는 학생이 많다. 나는 이런 학생들에게 방학 동안 몇 가지 테마를 선정하여 체험과 탐방을 다녀오라고 권하고 싶다. 예를 들어 ‘왜 숭례문에 불이 난 것을 빨리 발견했지만 끄지 못하고 다 태워야만 했을까’ ‘김치박물관에서 만난 김치의 종류와 역사, 그리고 어떤 과학적 요소가 숨어 있을까?’ 등.      나는 국내외 여행을 할 때마다 그곳의 박물관이나 과학관을 꼭 들러 본다. 일본 항공박물관의 점보 여객기, 대만 국립박물관에서 본 타투의 역사, 루브르 박물관 앞 광장의 유리피라미드, 미국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 앞의 거대한 규화목 등. 국내에도 많다. 여수 해양과학관이 실내에 만들어낸 갯벌 환경, 얼굴 박물관에서 본 신기한 전시물과 큰 울림을 안긴 우리의 역사 등. 상황만 된다면 학생들과 함께 곳곳을 방문하고 흥미로운 자료를 발견하고 연구 진행을 돕고 싶다. 또한 관련 도서나 자료를 읽어가며 토론하고 창의적인 지식을 만들어 나가게 하고 싶다.    김경원      경기도 성남 풍생중 교사

오봉학

추위가 매서운 계절이다. 잔뜩 찡그린 얼굴로 오리털 외투를 덮어쓰고 책상에 딱 달라붙어 있는 아이들, 세상의 온갖 아픔은 죄다 짊어진 듯한 얼굴로 추위를 타는 학생들을 보면 ‘추위는 차가운 바람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허한 마음에서 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민구(가명)가 요즘 책상에 달라붙어 움직일 줄 모른다. 친구들과 이야기도 하지 않고 점심도 자주 거르려 한다. 점심시간에 빈 교실에 혼자 엎드려 있는 것을 겨우 달래서 식당에 보내는 일이 잦다. 수업에도 전혀 의욕이 없다.      민구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최근에 부모님이 자주 다투시는데 자신의 성적 때문인 것 같아 죄책감이 든단다. 부모님이 이혼할까 봐 불안해서 잠도 잘 안 오고 자다가도 깜짝 놀라 깨면 불안감이 엄습해온다고 한다. 죄책감에 부모님과 눈도 잘 마주치지 않고 밥 먹기도 힘들어했다. 민구의 이야기에 공감해주면서 기분을 풀어주려고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민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부모님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이었다.      민구 어머니께 전화했더니 민구의 마음을 몰랐다며 당황해하셨다. 민구의 이상행동을 보고 ‘사춘기라서 그런가?’라고 생각하셨다면서. 나는 민구 어머니께 몇 가지 가족 과제를 제안했고 어머니도 적극 돕겠다고 하셨다. 다음 날 민구에게 ‘엄마 품에 5분 안기기’를 비롯한 가족 과제를 몇 개 내주었다. 민구는 처음에는 조금 당황한 듯 망설이더니 해오겠다고 약속했다. 가정에서의 노력 덕분일까? 민구의 학교생활이 조금씩 활기를 찾아갔다. 얼마 후 민구는 쑥스러워하면서도 ‘엄마 품에 5분 안기기’를 실천하고 쓴 글을 제출했다.      “오늘 선생님께서 내주신 ‘엄마 품에 5분 안기기’라는 숙제를 했다. 처음에는 쑥스러워서 못 할 것 같았는데 한번 안기고 나니 쑥스러운 마음이 없어졌다. 안길 때의 느낌은 정말 포근했고, ‘옛날 내가 이렇게 해서 컸구나’ 하고 느껴진다. 5분이란 시간이 별로 길지는 않았지만 그 5분 동안 엄마와 나의 마음이 오고 간 것 같다. 요새 학원을 다니느라 엄마와 함께할 시간이 없는데 이렇게 엄마 품에 안기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주변의 시선과 쑥스러움 때문에 피하지만 중학교 남학생들도 가끔은 엄마 품에 안기고 싶어한다. 나는 종종 엄마들의 적극적인 사랑 표현이 필요해 보이는 학생들에게 이 과제를 내주곤 하는데, 처음에는 부끄럽고 쑥스러워하지만 실천하면서 기분이 좋았다는 의견이 많다. 가족 과제의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민구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행복지수까지 높아졌다. 마음의 안정감을 찾자 공부에 대한 열의도 생겼다.      ‘사춘기’란 말처럼 쉽게 써먹을 수 있는 말도 드물다. 학생들이 이해받지 못하고 사랑받고 싶어서 하는 모든 행동에 대해 부모님들은 그저 ‘사춘기니까 그렇지’ 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 ‘사춘기 행동’으로 보이는 행동들은 “엄마, 아빠! 나 지금 무척 힘들어요. 도와주세요. 관심받고 싶어요. 사랑받고 싶어요” 하는 외침인지 모른다.    오봉학      서울 동성중학교 상담교사

허정환

“선생님, 우리 진혁이는 장애아동인 것이 거의 표가 안 나요. 일과 중에는 통합학급에서만 생활하게 해주세요. 그리고 방과 후에 선생님께서 진혁이가 어려워하는 수학과목 좀 개별 지도해주시면 안 될까요?”      지난 4월, 2학년인 지적장애 3급 진혁이가 전학을 왔다. 진혁이 어머니는 등교 첫날 나에게 전화로 부탁을 하셨다. 진혁이는 통합학급에서 반 친구들과의 학습이 가능할 만큼의 지적 수준을 가지고 있었다. 의사소통도 원활했다. 수업 중에 주의가 산만하고 떠들어서 통합학급 담임교사의 지적을 받곤 했지만 2학년 남자아이들에겐 흔히 있는 모습이었다. 진혁이 어머니의 부탁처럼 ‘도움반 친구’(특수교육대상자)라는 정체를 숨긴 채 학교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2학기에 들어서는 친구들과 작은 갈등들이 생겨났다. 특히 협동하여 과제를 수행하는 모둠 학습활동을 할 때 진혁이는 다른 행동을 하거나 학습활동을 하지 않으려 했다. “네가 맡은 부분은 완성해야 해!” “진혁아! 이것도 못 하니! 바보야!” 친구들은 농담처럼 말했지만 진혁이에겐 상처가 되었던 모양이다. 진혁이가 울면서 덤벼드는 바람에 친구들과의 다툼도 잦아졌다. 통합학급 담임교사도 어려움을 호소했다. 반 친구들은 진혁이와 체육시간이면 같은 편을 하지 않으려 했고 수업 중에도 같은 모둠이 되는 것을 싫어했다. 결국 진혁이 어머니와 상담 끝에 진혁이가 도움반 친구임을 반 친구들에게 알리기로 하였다.      진혁이 개인사정으로 학교를 결석한 날, 진혁이네 반 친구들을 대상으로 장애이해 교육을 했다. 진혁이가 느리고, 수업 중 다른 행동을 하고, 친구들의 의도를 다르게 이해하고 우는 것은 진혁이의 생각주머니가 태어날 때부터 작아서라고 설명하였다. 반 친구들은 진혁이가 일부러 그런 행동을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미안해했다. 눈물을 흘리는 친구도 있었다. 앞으로 진혁이를 잘 이해하고 도와주기로 다짐하며 교육을 마쳤다. 이후 반 친구들이 진혁이를 대하는 태도는 180도 달라졌다. 이전과 다름없는 진혁이의 행동에 대해 적당히 넘어가주기도 하고 진혁이에게 친절하고 다정하게 대하며 방법을 알려주거나 함께 해보자고 권유하기도 했다.       지난 12월 다른 지역에서 자폐증을 가진 4학년 민우가 전학을 왔다. 민우는 영화 ‘말아톤’의 주인공인 초원이와 비슷했다. 민우가 전학 오기 전 4학년 친구들을 대상으로 영화 ‘말아톤’을 함께 보았다.      “다음 주면 영화 속의 초원이와 같은 친구, 민우가 전학을 와요! 민우는 한번 들은 말을 잘 기억하기도 하고, 처음 기억이 된 것은 오래 기억을 해요. 우리 민우에게 어떤 모습으로 기억이 되고 싶나요? 지금보다 더 예쁜 말을 쓰면서 우리 민우가 예쁜 말, 좋은 친구들만을 기억하며 학교 생활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죠?” 이 말에 4학년 친구들은 우렁차게 대답을 했다. 민우는 현재 친구들의 보살핌과 배려 속에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 경도장애학생임을 친구들에게 알리지 않았을 경우 긍정적인 측면도 많지만, 단점도 분명 있다. 또래들과의 상호작용 관계를 잘 살펴가며, 친구들의 협조와 배려가 필요한 순간에는 정체를 밝히는 것도 좋다.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기적을 일으킬 테니.          허정환      경남 창원 웅천초등학교 교사

김경원

과학수업이 시작됐지만 철이와 민이(가명)가 과학실에 오지 않았다. 학생부에 불려갔다고 한다. 학급 회장이면서 평소 반듯한 행동을 하던 철이와 밝고 착한 민이에게 무슨 일이 발생한 것일까. 아이들에게 물어봤더니 생각지도 못한 얘기가 들려왔다. 두 학생이 급경사인 하수구에서 썰매를 타려다가 걸렸다는 것이다. 우리 학교는 산의 경사를 끼고 건물을 세웠기 때문에 2층 현관으로 나가면 1층으로 이어지는 경사가 있다. 경사지만 나무와 풀이 자라나 있어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다. 그러나 그 옆 얼어붙은 경사진 하수구를 아이들이 타고 내려온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 좁은 하수구에서 썰매를 타고 내려갈 생각을 하다니.      우리는 이구동성으로 “어떻게 그곳에서 썰매를 타 볼 생각을 했지? 타고 내려가기 전에 발각돼서 천만다행이야!”라고 얘기했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일부 학생들이 “와! 너무 재밌겠다! 나도 해보고 싶다!”라며 목소리 높여 교사들은 적지 않게 당황했다. 나는 과학시간에 이 사건이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해 과학적 해석을 곁들여 설명했다. “얼어 있을 때에는 저항을 못 받기 때문에 가속도가 엄청 붙어. 스스로의 의지로 제어가 어려울 것이고 멈출 수 없지. 1층 유리창이나 콘크리트 벽에 심하게 부딪치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남자 중학교에 근무하다 보니 참 놀라운 일들을 많이 본다. 아이들이 계단의 손잡이를 엉덩이로 타고 내려와 아주 쉽게 착지를 하는가 하면 슬리퍼만 신고 전력질주하며 축구하고 농구한다. 콘크리트 복도에서 격하게 뛰고 넘어뜨리며 노는 것은 물론 사물함 위에 올라가 큰 대(大) 자로 잠을 자기도 하고 뛰어내리기도 한다. 몇 년 전엔 과학실 창밖을 보다 정말 놀라운 장면을 목격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학교 옆 산기슭에 공사 때문에 연결돼 있던 고압전선에 플라스틱 끈 하나를 달랑 걸고 두 손으로 잡은 채 하강하고 있었다. 나는 너무 놀라 창문 열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뛰어나갔지만 아이들은 보란듯이 하강에 성공한 후 웃고 있었다.      무모한 아이들의 장난과 도전이 있을 때마다 교사들은 놀라고 가슴을 쓸어내리기를 반복한다. 설마라고 생각하는 일들이 아이들 사이에서는 너무 쉽게 여겨지고 행해진다. 그렇다고 학교가 안전교육을 등한시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정기적으로 교육하고 행사 때마다 사전에 또 하고 교사들은 안전 관련 연수를 의무적으로 받고 있다.       문제는, 우리 아이들에게 학교의 안전교육은 귀찮은 잔소리로 들린다는 것이다. 들었던 말을 듣고 또 들으니 내용이 식상하고 무뎌져 안전 불감증이 생기는 것 같다. 나는 과학교사 입장에서 과학적 해석으로 접근해 보곤 하지만 그때뿐, 남학생들의 흥미로운 놀이거리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학기말이 되면서 다양한 체험들이 교외에서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단체로 다닐 때 아이들은 안전에 대한 의식이 더욱 사라진다. 거리를 단체로 걸으니 차가 알아서 서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친구들이 옆에 있으니 나 하나쯤은 휴대폰을 보며 걸어도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도로로 서로 미는 장난도 서슴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이 안전에 신경을 쓰게 만들 수 있을까? 오늘도 교육의 한계를 느끼며 조바심을 내 본다.    김경원      경기도 성남 풍생중 교사

강재남

요즘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사랑과 칭찬을 받고 자란다. 초등학교에서는 많은 아이들이 ‘영재’라는 이름으로 특별 교육과 대우를 받는다. 학원에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수준의 영어와 수학을 다 끝마쳐준다. 중학교에 입학하여 내 아이가 이른바 ‘전교권’ 성적을 받을 것으로 굳게 믿고 있는 부모들의 콧대는 하늘을 찌른다. 2학년 학부모들이 다소 겸손해지는 것은 1학년 성적표의 영향이 크다.      지금의 학부모들 역시 ‘둘만 낳아 잘 키우자’던 1970~1980년대 태어난 세대들이다. 형제가 많아 늘 경쟁하고 다투고 부모에게 혼나면서 자란 이전 세대와는 성장배경이 다르다. 지금의 아이들은 물론이고 학부모 역시 핀잔을 듣거나 혼나지 않고 자란 세대여서인지 교사가 자기 자식에게 조금이라도 싫은 소리를 하면 참지 못하고 공격하는 성향을 보인다.      평소에 굉장히 이지적이고 교양 있어 보이던 어느 여학생이 수업 중 큰소리로 계속 “푸하하, 꺅꺅” 웃어서 여러 번 지적을 하고 벌점을 준 적이 있다. 그랬더니 “웃음소리가 이상한 것이 왜 벌점 대상이냐”고 따진다. 공적인 장소에서 계속되는 소음으로 남에게 피해를 준 점은 전혀 생각을 못 하는 것이다.      어떤 남학생은 싸움 중 이성을 잃고 상대방의 급소를 공격하여 반 친구를 위험에 빠뜨린 적이 있었다.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자 그런 공격성이 아이의 습관으로 고착될까봐 걱정하고 있는데 정작 그 부모는 “남자 아이들은 다 그렇게 자라는 것”이라며 오히려 학교에서 자기 아이를 범죄자 취급한다면서 억지를 부렸다.       많은 학생들은 선생님이 자신을 칭찬하지 않고 좀 더 잘하라고 지도하거나 선생님의 평가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매우 불쾌해한다. 객관식 시험의 점수는 인정하면서도 미술이나 음악 같은 수행점수는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수행과제를 성의 없이 대충 끝내고도 교사에게 묻는 질문은 한결같다. “선생님 저 잘했죠?” 교사가 칭찬 대신 “아이디어는 참 좋은데 완성도가 부족하니 조금 더 해보렴” 하고 대답해 주면 입술을 삐죽이고 투덜거린다. “뭘 더 어떻게 하라는 거야!” “내 마음에 들면 되지, 귀찮아 죽겠네” 등등.      교칙을 어겨서 담임교사에게 휴대폰을 뺏기고 주의를 들은 아이가 교무실 앞 의자에서 큰소리로 교사를 욕하면서 울고불고 난리를 쳤다. 학교 교칙을 어긴 자신의 불찰에 대해서는 전혀 후회나 반성이 없어 보였다. 이런 아이들은 집에 가서 자기의 잘못은 쏙 빼고 부모에게 억울함만 이야기한다. 그러면 부모는 앞뒤 사정 알아보지도 않고 “교육자 자질” 운운하면서 교육청에 민원 넣는다고 난리다.      아주 사소하고 시시콜콜한 일에서도 학부모의 간섭과 이기적인 민원, 그에 따른 교권침해는 끊임없이 목격된다. 칭찬이 고래도 춤추게 하는 좋은 교육 도구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옳지 못한 행동을 했을 때 아이들은 꾸중도 듣고 혼도 나면서 자신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겸허한 자세도 배워야 한다. 모두가 “내가 최고인데, 내 자식이 최고인데, 감히 누가?”라고 한다면 정말 모두가 힘들어지는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다.    강재남      서울 중계중학교 교사

허정환

“선생님! 우석이가 없어졌어요. 바지 아래를 잡으며 밖을 가리켜서 화장실 가고 싶다는 의미로 알고 다녀오라고 했거든요. 20분째 돌아오지 않아요. 화장실에도 없고요.”      우석이 담임선생님이 수업 중에 다급히 달려오셨다. 특수학급 교사인 나는 태연하게 답했다. “걱정 마세요. 근처에 있을 거예요. 잠깐 한눈팔다가 돌아올 거예요.”      교실에서 갑자기 사라진 우석이. 다 이유가 있다. 3학년 우석이는 언어·뇌병변 2급의 선천적 장애아동이다. 입학 당시 말을 하지 못해 의사소통이 어렵고, 인지능력은 만 3세 이하의 수준이어서 통합교육을 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또 순식간에 사라지는 문제행동 때문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보호관심 1호 학생이었다. 그래서 특수교육실무원 선생님이 입학 때부터 함께 다니며 우석이의 전반적인 학교생활을 지원했다. 활동량이 많은 우석이는 쉬는 시간, 점심시간이면 동생들이나 친구들과 함께 뛰어다니며 노는 것을 좋아했다. 늘 그 뒤를 따라다니는 실무원 선생님으로선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눈앞에서 사라지는 장애아동들의 문제행동은 반드시 지도되어야 한다. 지도하는 방법은 이렇다. 먼저 학교 내 놀이터와 같이 도로로 나가는 출입구가 봉쇄된 비교적 안전이 확보된 장소에서 아이와 함께 어울려 놀다가 지도교사나 보호자가 숨어본다. 그리곤 아이가 보호자가 없어진 것을 인지하는지 숨어서 지켜본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보호자를 찾거나 우는 반응을 보인다. 그때 보호자가 아이를 불러서 보호자가 있는 곳으로 오라고 한다. 이런 연습이 충분히 반복되면, 아이는 놀면서도 보호자의 위치를 항상 의식하게 된다.      우석이 역시 이런 연습과정을 거쳤다. 한때 우석이는 보호자를 벗어나 도망가서 종종 찾기 어려웠지만 이젠 내 주변에 맴돌게 되었다. 현장체험학습으로 학교 밖을 나가도 선생님이나 친구들의 위치를 의식한다. 친구들이나 선생님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소리를 지르며 친구들과 선생님이 있는 곳으로 뛰어온다. 그렇다고 무조건 우석이를 믿어도 안 된다. 우석이와 낯선 곳에 가면 우석이를 두고 숨어본 후 의식하는지 훈련을 해본다. 이런 식으로 우석이가 보호자를 의식하도록 지도한 뒤 체험학습을 하면 우석이가 눈앞에서 사라지는 행동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올해 우석이는 실무원 선생님 없이 학교생활을 시작했다. 지금은 쉬는 시간이면 우석이는 실내화를 운동화로 스스로 갈아신고, 운동장에 뛰어나갔다가 수업 시작 종이 울리면 친구들을 따라 교실로 돌아온다. 이제 우석이는 쉬는 시간에 스스로 자유시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장애학생들에게 보호자, 선생님이 보이는 곳에 있도록 지도하는 것은 중요하다. 길을 잃었을 경우 비장애학생들에 비해 상황을 설명하는 데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쉬는 시간 종이 울리면, 누구보다 빨리 운동화로 갈아신고 운동장으로 뛰어나가는 우석이를 보면 건강하게 잘 성장하는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 교사와 보호자의 작은 노력이 우리 아이들을 더 건강하고 자유롭게 성장하게 할 수 있다.    허정환      경남 창원 웅천초등학교 교사

김민희

“우리 땐 다 맞고 컸어. 뺨도 맞고, ‘빠따’도 맞았어. 다 그러면서 크는 거지 뭐.”      이런 추억담(?)은 이제 전설이 될 듯합니다. 학생인권조례에 따르면 체벌이 일절 금지됩니다. 개정 조례안에 따르면 벌점제도 금지입니다. 소지품 검사도 안 되고, 휴대폰을 학생의 의사에 반해 일률적으로 걷어서도 안 되며, 복장규제도 안 됩니다. 요는 학생은 ‘교복 입은 시민’으로서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는 겁니다. 일면 환영합니다. 원칙 없는 체벌을 남발하는 교사들, 과도한 권위의식을 내세우는 교사들로 인해 상처받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방향성에는 분명히 박수를 보냅니다. 하지만 지난주 ‘학생인권에 밀린 벼랑 끝 교권’을 취재하면서 안타까운 점이 많았습니다. 현 과도기에서 세 가지 문제점을 읽습니다.      첫째, 현재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인권과 교권을 대척점에 있는 개념으로 몰아갑니다. 학생인권과 교권은 대척관계에 있지 않습니다. 학생인권과 교권은 둘 다 ‘인권’이라는 교집합이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인권이 늘어날수록 교권이 침해당하는 상황을 만들어냅니다. 학생들은 학생인권을 완장처럼 내세우면서 교사 협박용으로 내세우는 경우가 흔합니다.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지요. ‘인권’이란 사람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입니다. 학생인권이 먼저냐, 교권이 먼저냐를 따지기 이전에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해주는 인권에 대한 기본교육이 선행됐어야 했습니다.      둘째, 교육철학의 문제를 인권 문제로 오판했습니다. 수업시간 휴대폰 소지 금지, 엄격한 복장과 두발 강조 등은 학교와 교사의 교육철학의 문제이지 인권 문제가 아닙니다. 학생 개개인의 개성과 특색이 다르듯 초·중·고교도 학교마다 제각각의 교육철학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사립학교의 경우 재단 성격에 따라 지향하는 인재상이 다릅니다. 학생과 학부모 중에는 면학 분위기 때문에 엄격한 교칙을 중시하는 학교를 선호하기도 합니다. 이런 다양성을 무시하고 학생인권이라는 미명하에 획일적 자율을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전체주의적 발상에 가깝습니다.      셋째, 학생의 권리만 있고 의무는 없습니다. 권리와 의무는 작패입니다. 미국 뉴욕에는 ‘학생의 권리와 의무 헌장’이 있습니다. 여기에 보면 권리만큼 의무조항도 많습니다. △저속하고 부적절한 표현을 삼갈 의무 △교사와 교직원에게 예의바르고 협조적인 자세로 행동할 의무 △타인의 인격을 존중할 의무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를 어기면 강력한 징계가 따릅니다. 자유와 권리를 넓은 범위로 허용하되, 이를 어기면 엄벌에 처하는 것이죠. 우리는 어떤가요? 미성년자에 해당하는 초·중·고교생에게 과도한 권리를 부여하고 제재는 약합니다. 학생 스스로 권리를 누리고 싶으면 그만큼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인식을 분명히 심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김경원

우리 학교의 자투리 공간에는 작은 텃밭이 있다. 텃밭 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유기농 채소를 키우는 곳이다. 올해는 유난히 텃밭 농사가 풍년이었다. 1학기에는 상추, 케일, 치커리 등 싱싱한 쌈채소를 풍성하게 수확했고, 2학기에는 배추 70포기를 수확했다. 비옥한 토양을 만들기 위해 한약재 찌꺼기를 썩혀 넣어주기도 하고 잡초도 제거해주며 가꾼 결과였다.      지난 봄, 우리는 텃밭 상자에 있던 묵은 흙들을 영양분이 풍부한 상토로 교환했다. 그리고 작은 쌈채소 모종을 심었다. 학교의 많은 학생들이 텃밭 주변을 지나면서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채소들을 신기하게 바라봤다. 우리는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텃밭 작물을 선물하기로 했다. 텃밭 동아리 학생들은 쌈채소를 한 봉지 가득 따고 뿌듯함까지 담아서 집으로 가져갔고 학부모님들께서는 감사의 인사를 전해왔다. 스승의 날 즈음에는 쌈채소가 바구니에 가득 담겨 선생님들이 계시는 교무실로 향했다.      쌈채소는 참 신기하다. 아무리 따고 또 따도 끝없이 새순을 내어준다. 매일 아침 물을 주며 노력한 만큼 정직하게 생산과 소득의 기쁨을 느끼게 해준다. 우리는 덕분에 이곳저곳에 감사의 마음도 표현하고 인심도 쓰며 채소 부자가 되었다. 과학교사로서 나는 텃밭의 환경과 농작물을 과학 수업과 연결했다.      9월이 되면서 우리는 가을 텃밭에 모여 다시 일을 했다. 텃밭을 다시 갈고 배추를 심었다. 농작물은 농부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다 했던가. 비실대던 작은 배추 모종은 우리들의 잦은 발걸음 소리만큼 무성한 푸른 잎 수를 늘리며 뽀얀 배추 속을 채워갔다. 나는 아이들과 이 배추로 수업도 하고 배추전도 부쳐서 먹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학부모님께서 뜻밖의 제안을 해오셨다. 배추 30포기를 보낼 테니 100포기로 전교생을 위한 ‘배추전 데이’를 함께하자는 것이었다. 나는 학교 허락을 받고 기쁜 마음으로 준비했다. 배추의 역사, 김치와 삼투압, 김치전, 영어 버전의 배추 이야기 등 여러 가지 자료들을 준비하여 과학실 앞에 게시하고, 한 해 동안 활동했던 텃밭 동아리의 사진들도 게시했다. 아울러 전 부치는 데 필요한 재료들을 준비해두고, 요리실용으로 과학실 2개를 개방했다. 한 시간에 두 반이 입장할 수 있도록 시간을 조정해뒀다.      드디어 배추전 데이. 이른 아침 학부모님들께서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학교에 오셨고 뿌리째 뽑아 놓은 흙투성이 배추를 정리하여 씻고 배추전을 부치셨다. 기름 냄새가 학교 전체에 퍼졌다. 학부모님들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배추전은 유난히 맛있었다. 평소 배추를 입에 대지도 않던 녀석들까지 경쟁적으로 잘 먹어서 우리는 모두 크게 웃었고 행복했다. 배추전은 교내 곳곳으로 배달되어 모두에게 전달되었다.      이른 아침부터 오후까지 잠시도 앉지 못하고, 만들어오신 배추 겉절이가 떨어지자 집으로 달려가 깍두기, 총각김치를 들고 뛰어오신 어머니들의 모습을 오랫동안 못 잊을 것 같다. 엄지를 세우며 “리필 플리즈~”를 외쳐대던 아이들을 보며 내년의 농사를 다시 기약한다.    김경원      경기도 성남 풍생중 교사

오봉학

▲ 조선DB 두 학교를 거쳐 우리 학교로 전학 온 범수(가명)가 우리 반으로 배정되었다. 학생들 말로는 두 학교를 평정한 일명 ‘짱 중의 짱’이다. 범수는 고개를 숙이고 교무실로 들어왔다. 키는 170㎝ 정도로 생각보다 크지 않았지만 떡 벌어진 어깨며 다부진 몸매가 범상치 않았다. 특히 눈매가 보통이 아니었다. 내 이야기를 듣다가 뒤에서 수군거리는 아이들을 향해 고개 돌려 쏘아보는 눈빛에 학생들은 모두 기가 죽는다. 범수는 담임교사인 나에게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요. 나이도 다른 학생들보다 두 살 많아요. 이제는 정말 중학교 졸업을 하고 싶어요”라고 또렷하게 말했다.      다음 날, 아침부터 방과 후까지의 생활 하나하나를 함께 점검하며 범수가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런데 학생들은 범수에게 좀처럼 다가오지 않는다. 어울리려고 하는 학생은 없고, 멀리서 수군거리는 아이들만 있었다.      그 가운데 사고가 터졌다. 3학년에서 주먹깨나 쓴다는 옆 반 준표의 도발로 싸움이 벌어졌고, 범수의 주먹 한 방에 일방적으로 상황이 끝났다고 한다. 나는 바로 사건 수습에 들어갔다. 3학년에서 힘 좀 쓴다는 학생들을 불러모아 이야기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다행히 대화로 해결이 잘 됐다. 준표는 본인 잘못으로 일어난 일이라며 더 이상 일이 확대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고, 범수는 진심으로 미안해 하며 모두에게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다른 학생들도 이 일을 문제 삼지 않고, 앞으로 적대적으로 대하지 않겠다고 했다. 범수는 어머니와 함께 준표의 집으로 찾아가서 “다시 찾아온 기회를 잃지 않게 해달라”며 용서를 구했고, 어렵게 준표 부모님의 용서를 받을 수 있었다.      이 일을 겪은 후 범수에게 1인1역을 제안했다. 반 친구 중 휠체어에 의존해 어렵게 생활하는 재우를 돕는 일이었다. 지금은 학교에 장애인용 엘리베이터가 있지만, 당시에는 휠체어에 의존해 학교 생활을 하려면 불편하고 힘든 일이 매우 많았다. 범수는 재우를 업고 특별실을 다니고, 화장실 이용을 돕는 등 재우를 챙기기 시작했다. 점심시간에는 식당에서 점심을 받아와 교실로 와서 함께 식사했다. 다른 학생들과의 어울림도 한결 자연스러워졌다.      범수로 인해 학급에 마더 테레사 효과가 퍼졌다. ‘마더 테레사 효과’란 남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거나 선한 일을 보기만 해도 인체의 면역기능이 크게 향상되고 더 많이 행복해지는 효과를 말한다. 범수와 재우뿐 아니라 반 학생들 모두 점점 밝아졌다. 행복해 하고 즐거워하는 일이 늘어났다.      재우는 범수의 도움으로 중학교 생활을 행복하게 마치고, 몸이 불편한 학생들에게 개별화 지도와 치료 교육을 통해 장애를 이겨내도록 돕는 특수학교로 진학했다. 범수는 본인이 원하는 고등학교 전자과에 진학했고, 고등학교 졸업 후 지금은 성실한 사회인으로 생활하고 있다.      행복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학생들과의 생활 속에서 체득한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또 내 행동을 보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마더 테레사 효과는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오봉학      서울 동성중학교 상담교사

강재남

“뭐 학교가 이 따위야!”      교무실 문 앞에서 한 아이가 불만이 가득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일을 하다가 깜짝 놀라 아이에게 물어보니 선생님이 지각한 자기를 교무실로 내려오라고 했는데 5분을 기다려도 안 온다는 것이었다. 벌점 주신다고 했으면 벌점이나 주지 왜 오라가라 하는지 모르겠다”는 등 여러 선생님들 앞에서 씩씩댔다. 그 학생은 급한 업무를 해결하느라 5분 늦은 선생님에게 “5분이나 늦으면서 왜 학생의 지각에 대해 뭐라 하느냐”고 마치 훈계하듯 따지고 들었다.      내년부터는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 사용하던 벌점제도가 일선학교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발표한 2018~2020년 학생인권종합계획에 따른 조치다. 사실 벌점제도가 그다지 유효하지는 않다. 벌점이 많이 쌓였다고 학교에서 쫓겨나거나 고등학교 진학에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거의 없으니 말이다. 벌점에 무감각해진 아이들은 학교규칙을 어겨 지도를 받아야 할 상황이어도 당당히 “그냥 벌점을 받겠다”고 한다. 벌점을 받을 테니 귀찮은 잔소리는 하지 말란다.      학부모들도 벌점에 무감각해지기는 마찬가지다. 아이가 처음 벌점을 받은 학부모들의 반응은 ‘이유를 알아야겠다’는 것이다. 어떤 학부모는 자신이 몰랐던 자식의 모습에 당황하기도 하고 아이를 위해 변명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아이가 하루가 멀다 하고 벌점을 받으면 학부모 역시 벌점을 아예 무시하거나 도리어 벌점을 주는 학교나 교사에 대해 반감을 갖게 된다.       벌점이 너무 많이 쌓인 학생의 학부모는 선도위원회에 참석하여야 한다. 이곳에서는 자녀의 문제행동에 대해 담임교사를 포함한 여러 사람들의 조언을 듣고 가벼운 징계 및 재발 방지를 위한 다짐의 각서를 쓰기도 한다. 그런데 선도위원회에 참석해야 할 대부분의 부모들은 미안해하거나 민망해하기보다는 자신을 오라고 한 학교 측에 불쾌감을 표하거나 아이의 일탈행동이나 불성실을 학교 탓으로 돌리기 일쑤다. 어떤 부모는 약속 시간을 잘못 알고 일찍 와서는 담당 교사에게 “지금 사람 불러 놓고 뭐하는 것이냐”고 역정을 내기도 하고 “우리 아이는 특목고 진학을 하지 않기 때문에 벌점이 상관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요즘은 교사들이 조금만 싫은 소리를 하면 분을 못 참고 덤비는 아이들이 많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부모와 합세하여 학교를 공격하는 아이들도 많아졌다. 수업 중에도 큰소리로 쌍욕을 연달아 해대는 아이들이 꽤 있지만 교사들은 이런 아이들도 심하게 야단칠 수 없다. “선생님에게 한 것도 아닌데요” 하면 “그래도 죄 없는 다른 사람들이 너 때문에 기분이 나빠지면 되겠니?” 혹은 “그렇게 예쁜 입에서 그런 욕은 안 어울린다” 등으로 끝내야 한다. 자신들의 욕 문화에는 익숙하면서도 정당한 지시를 거부하는 학생에게 교사가 조금만 싫은 소리를 해도 교육청과 인권위에 신고한다고 난리다. 학생에게 별로 교육적이지 못한 벌점을 주고 싶어하는 교사는 하나도 없다. 그런데 막상 벌점조차 없어지면 눈앞에서 대들고 보란 듯이 질서를 무시하는 학생들을 어찌 통제할지 눈앞이 깜깜해진다.    강재남      서울 중계중학교 교사
10개더보기

TODAY`S 칼럼

TODAY`S FUN

TODAY`S 뉴스&이슈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