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윤

대학입학 수능시험이 다가오면서 피로감을 호소하며 진료를 받으러 오는 수험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운동을 하라고 하면 짜증나는 얼굴로 잠잘 시간도 없는데 운동을 어떻게 하느냐고 항의성 불평을 하기도 한다.  그럼 과연 운동은 신체를 피로하게 하여 수험생에게 해로울까?  "전혀 그렇지 않다"가 답이다. 운동은 신체활동 부족으로 허약해진 수험생들의 신체건강을 유지시켜줄 뿐만 아니라  뇌의 기능을 활성화하여 기억력 증진에도 효과적이다. 다리 근육에서 만들어진 신체적 자극이 감각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되는 것이 뇌가 감지하는 감각자극 가운데서 가장 크고, 이 감각자극이 뇌 신경세포들을 가장 많이 각성시킬 수 있다.  뇌는 1.3kg에 불과하지만 우리 몸이 하루에 소비하는 전체 산소소모량의 20%를 차지할 만큼 대사기능이 왕성하다. 뇌조직에 산소 공급이 더 많아질수록 뇌세포의 기능도 좋아지고, 운동을 통한 건강한 심폐기능만이 적시에 절절한 산소를 공급할 수 있다.  또 뇌는 오직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므로 뇌를 주로 사용하는 수험생에게 당질의 충분한 섭취는 필요하다. 그렇지만 피곤하다거나 시장기를 느낀다고 과일, 포도 주스, 토마토 주스, 요구르트 같은 간식을 너무 자주 섭취하다 보면 고혈당을 일으키고 혈액순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탄수화물의 과다 섭취로 인한 이런 고혈당 상태가 오래 자주 지속되면 그 자체가 비만과 졸음을 유발할 수 있다. 걷기나 달리기 같은 적절한 신체활동으로 혈당의 수준을 낮춰줌으로써 고혈당으로 인한 부작용도 해소하여 맑은 정신으로 학습에 열중할 수 있게 된다.  또 '4당5락' 이라고 "4시간 자면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며 억지로 수면시간을 줄이는 수면박탈 현상이 학습능력 저하나 두통, 그리고 집중력 저하로 학습효율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잠을 잘 자야 오늘 해놓은 중요한 공부들이 뇌안에 정리되고 기억되며 또한 뇌는 내일을 위해 필요한 준비를 하게 된다.  운동을 한다고 해서 운동장을 걷거나 달리라는 말이 아니다. 휴식시간에 앉아서 신문이나 TV, 또는 잡지를 보는 대신 일어나 창문을 열고 바람을 쐬며 먼 곳을 바라보며 맨손체조를 하거나 밖으로 나가 2~3분이라도 산책 또는 가벼운 달리기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밖으로 나가는 것이 귀찮고 실내에서 하고 싶다면 간단히 몸통과 다리, 어깨, 목 등 근육을 스트레칭한다. 그런 의미에서 차를 타고 등교하는 것은 최소한의 운동 기회조차를 뺏는 병주고 약주는 격이다. 잠을 잘자고 최선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사람이 승리한다.  낮에 20분에서 30분 정도만 적절히 운동을 해도 생활리듬이 회복되어 고혈당을 예방하고 숙면을 취하게 하여 공부 능력을 높여준다. 그냥 자주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걷기만 해도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심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어 바라는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마라톤 선수가 경기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처럼 수험생에게도 건강관리와 컨디션 유지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원하는 열매를 맺을 수 있다. 공부에 최선을 다하되 최소한의 건강관리도 변하지 않는 중요한 수능전략이다. 

이동윤

요즘같은 가을 환절기에는 일교차가 10도 이상 계속 나고 일조량이 줄어든다. 우리 몸은 그런 외부의 물리적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다. 계절의 변화를 단순한 시간의 흐름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그 결과 기분이 가라앉고 생활의 리듬이 전체적으로 깨지고, 일의 능률이 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정서적 혼란 현상은 햇빛이 부족해서 생기는 증상이다. 여기에 최근의 개인적인 사회경제적 특수 상황들이 오버랩되면 마음이 우울해지기도 한다.  계절성 정서장애는 보통 늦가을부터 서서히 시작되어 1~2월 사이 최고조에 달하다가 이후 날씨가 풀리면서 서서히 사라진다. 햇빛 부족은 멜라토닌과 세로토닌처럼 기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화학물질의 분출을 억제하고 비타민D의 양도 부족해져 우울증을 가중시킨다.  계절성 정서장애는 낮이 짧아지고 흐린 날에 인체에 도달하는 햇빛이 양이 줄어들면서 뇌 화학성분의 균형이 깨져 생기는 병으로 심하면 자살로 이어질 수도 있으므로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이것은 단순한 기분장애라기보다는 우울증의 일종으로 봐야 한다.  항우울제는 중간 정도나 심각한 상태의 우울증에는 완화 효과가 있지만, 가벼운 우울증에는 그다지 효과가 없다. 약물복용 없이 우울증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걷기, 달리기, 자전거타기,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운동을 하면 엔돌핀의 분비가 향상되어 면역력을 개선하고 고통에 대한 지각을 감소시켜 기분을 개선하고 긍정적 마음을 유지하게 하고, 노르에피네프린과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 물질들 역시 운동을 통해 방출되며 우울증 증세를 가라앉히거나 완화한다. 이런 정서장애를 겪고 있는 많은 환자들이 이것을 질병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적극적 원인 치료를 하지 않는 것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규칙적인 운동은 스트레스와 염려증을 완화시키고 항우울제를 복용한 것보다 더 오랫동안 효과를 지속시키기도 한다.  매주 3~5일, 한 번에 20~30분 정도만 운동을 해도 충분하다. 평소 명상을 자주 해도 재발을 막는데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 해가 일찍 져서 햇빛을 쬐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연어와 청어 등 지방이 많은 생선이나 굴, 캐비아 등의 섭취로 비타민D를 공급할 수도 있다. 평소보다 잠이 많이 오고, 갑자기 식욕과 체중 증가, 자신감 위축, 무기력증의 느낌이 들 때는 어떤 운동이든 하는 것이 안하는 것보다는 낫고, 실내보다는 야외에서 햇빛을 받으며 하는 운동으로 계절성 정서장애를 유발하는 신체의 신경화학적인 변화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진세훈

시험을 앞두고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아 아무것도 모를 때 공부를 시작해보면 하나하나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다. 그럴 때 조금 공부한 내용을 더듬어 보면 내가 아는 것이 엄청나게 늘어나서 많이 아는 것으로 생각되어 가슴이 뿌듯해진다. 그 후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많이 알게 된 뒤 ‘혹시 모르는 건 없나’라는 마음으로 찾아보면 모르는 것 투성이여서 ‘내가 아는 게 없구나’라며 걱정과 불안에 휩싸인 걸 느낀 적이 있다.   마찬가지로 의사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많이 알면 자연히 겸손해져서 궁금한 것이 많아지고, 궁금한 것이 모두 해결되지 않으면 내가 모르는 것이 많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미국에 유학을 먼저 간 사람이 처음 뉴욕을 접하고선 세계 최고의 도시를 경외에 찬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자신의 집 주변을 익혀 나가며 처음 보는 가게나 음식 등에 신기해한다. 불과 한 달 만에 자신의 동네를 완전히 파악했다고 생각될 때쯤, 뒤쫓아 유학 온 후배에게 뉴욕을 소개하며 뉴욕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미국에 대해 모르는 게 없을 듯이 큰 소리 치며 미국의 장점만 이야기한다. 불과 1달 뒤 일하던 가게에 권총강도가 들이 닥치는 모습을 보고선 미국이 무서워졌고, 미국에 이민 온지 20년도 더 된 친척들을 만나서는 미국이 도대체 어떤 나라인지 알다가도 모르겠다고 한다. 역시 미국을 알면 알수록 함부로 단정할 수 없는 거대한 미국의 힘이 느껴졌을 것이다.   의사도 치료를 오래해서 경험이 쌓이면 쌓일수록 교과서 논문 등에서도 모르는 특별한 경우가 항상 생길 수밖에 없다.   수술할 환자를 앞에 두고 상담을 할 때에도 자신이 환자에게 시행할 수술이 완전한 수술이면 항상 그 수술의 문제점, 한계,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을 하나하나 짚어서 설명한다. 반면 환자에게 온전히 준비된 적합한 수술이 아니면 부작용이나 수술의 한계나 부작용을 이야기하지 않고 진행되는 수술의 장점 또한 성공했을 때의 결과만 강조하게 된다.   말기암 환자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용한 의사를 찾아가면, 그 의사는 처음 듣는 특별한 치료법을 제시하며 신비한 치료법의 장점만 설명하고 단점이나 부작용에는 애써 눈을 감는 경우가 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기적을 바라야 하니까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도 의사가 돈을 벌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면 부작용이나 치료의 한계를 설명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돈을 벌기위한 마음이라면 이미 장사꾼의 마음으로 무장되어있을 테니깐 말이다. 그래도 치료하는 의사의 마음으로 진료하고 상담한다면 환자가 묻기 전에 부작용과 문제점, 그리고 만일의 경우에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명의와 돌팔이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명의는 환자가 듣기 싫은 치료의 한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돌팔이는 100% 완치에 대해서만 이야기 한다’고 한다.   아인슈타인이 일러준 9가지 명언 중 성공에 관한 공식을 보고서 ‘모르면 아는 척 할 것이 아니라 입을 닫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임을 깨닫는다.   아인슈타인의 성공 방정식에 의하면 ‘만일 우리가 성공을 A라고 할 때, 성공 A=X+Y+Z’이다. 이때 X= 일, Y= 놀이, Z= 입을 다물고 있는 것. 일하며 즐겁게 놀고, 그리고 입을 다물어야 성공한다고 한다.

이동윤

조선DB충분한 거리주에 대한 준비 없이 충동적으로 참가한 울트라마라톤 대회를 완주하고 오면 피로가 오래 동안 풀리지 않는다는 분이 오셨다. 근육통은 2~3일 지나면 없어지는데, 3주 이상 몸이 이상하게 무겁고 식욕이 땡기지 않고 달리기가 힘이 든다고 한다.   잠을 잘 못잤거나 부부 싸움을 했거나 공부나 회사 업무로 밤을 새웠거나 여러 가지 갈등 요인들로 스트레스를 받아 머리 아프고 피곤하고 몸이 무거울 때는 한바탕 달리고 나면 일시적인 기분은 풀릴 수 있다. 그러나 몸은 아닐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갈등이나 수면 부족 등의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방어 모드를 취하게 되기 때문에 신체를 과부하 상태로 만든다. 거기다 운동까지하면 몸에는 피로가 더 쌓이고 회복하는 데도 더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된다.   이 같은 준비태세가 장기화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의 수치가 높아지고, 심장박동수가 빨라지고 혈압이 상승하게 된다. 또 호흡이 가빠지고 근육은 긴장 상태에 이르게 되는 것이 스트레스 요인에 대한 방어적 자세다.   이처럼 스트레스가 많은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회복 시간이 평소보다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무리해서 운동을 하지 말고 평소보다 하루에서    이틀 정도 더 여분의 휴식을 취한 후 충분히 몸이 회복됐다고 느껴질 때 다시 평소처럼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특히 만성 스트레스 상황은 정신적으로만 힘든 것이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과부하를 이끌 수 있고, 신체적으로 과부하가 발생하면 이후 생기는 스트레스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게 되는데, 운동처럼 좋은 신체적 스트레스라 하더라도 과하면 마찬가지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피곤이나 통증과 관련이 깊다. 사고를 당한 경험 등의 스트레스가 있는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운동 후 신체 회복 속도를 확인해본 결과 이들이 격렬한 운동 후 근육이 회복되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4일이었다는 미국 예일대학교의 연구 결과가 있다. 평소 하루 운동하고 하루 휴식을 취하는 운동 주기를 유지하고 있다면,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에는 하루 운동하고 이틀 쉬는 방식으로 몸의 피로를 풀어야 한다는 의미다.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회복하려면 평소보다 두 배 이상의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   과잉된 스트레스 반응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면역시스템이 약해진다. 이로 인해 소화기 계통의 질병이 발생하거나 두통 혹은 불면증에 시달리는 등 호흡기 감염부터 심장질환까지 다양한 신체적인 질병은 물론 불안증, 우울증과 같은 마음의 병이 생길 수도 있다.   즉 건강을 지키려면 스트레스가 누적되지 않도록 조율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삶의 활기를 더해주지만 과도한 스트레스는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20~30분 간의 산책이나 조깅 등 가벼운 심장강화운동이나 스트레칭, 요가 등을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일상에 압도된 느낌이 든다면 스트레스를 크게 받고 있다는 의미이므로 매일 하는 일 중 일부를 덜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 누구도 완벽할 수 없다. 집안일과 바깥일을 모두 완벽하게 처리하려는 완벽주의에서 벗어나는 것이 스트레스의 과부하를 예방하는 핵심이다.

이동윤

여름철에는 요산 수치가 쉽게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통풍 발생에 주의해야 한다./조선DB야구장을 찾거나 달리는 즐거움 중 하나가 바로 '치맥'을 먹기 위해서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즐거운 분위기에 취하면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고, 개방된 공간에서 술을 마시면 자신의 주량 이상으로 마시는 상황이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통풍 환자의 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통풍환자는 37만2000여 명으로 2012년(26만5000여 명)에 비해 약 12만 명이 증가했다. 이렇게 통풍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서구화된 식습관 때문이다. 40~50대 중년 남성들이 많은 이유도 흡연과 음주, 고단백 음식 섭취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통풍은 관절염의 일종으로 우리 몸에 요산이 증가해 관절에 침착되고 염증반응을 일으키며 나타나는 질환이다. 통풍은 주로 엄지발가락의 뼈 관절에 발생하는데, 고기나 술 등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퓨린(purine)’이라는 물질이 요산을 합성한다.  요산은 우리가 먹는 여러 음식 중 단백질이 대사 된 후 나오는 물질로 보통 혈액에 녹아 있다가 소변으로 배출되는데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요산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면, 혈액 내 요산 수치가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결정체로 변하고 관절의 연골이나 주위 조직에 들러붙어 관절염을 유발하게 된다.  요산이 많아진다 하더라도 그만큼 배출이 잘 되면 된다. 이 균형이 깨지면 통풍이 생기는 것이다. 통풍이 여름철에 주로 생기는 질환으로 꼽히는 것은 땀을 통한 수분배출이 많고 갈증해소를 위해 맥주나 탄산음료 등을 자주 찾기 때문이다. 특히 과음은 소변으로 요산이 배출되는 것을 억제해 요산을 결정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 요산 결정체가 관절에 모여 염증을 유발하는 통풍 관절염이나 콩팥에 돌이 생기는 요로 결석은 엄청나게 아프다. 고요산혈증이 심할수록, 기간이 오래될수록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통풍이나 요로 결석 환자는 대부분 남자이고, 대개 40~50대에 첫 발작적 통풍 관절염을, 30~40대에 요로 결석을 경험한다.  한때 통풍은 좋은 음식을 먹고 술을 많이 마시는 부유층 병으로 간주됐으나 요즘은 식생활이 윤택해져 사회계층에 관계없이 발병한다. 최근에는 20대에서도 늘어나는 추세다. 선진국은 전체 인구의 12%, 한국은 10% 정도가 일생동안 한번은 이 질환에 걸린다.  특히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 겨울의 2~3배가량 늘어나는데, 더운 날씨로 인해 몸에 있던 수분이 땀으로 많이 빠져나가 소변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피부가 강한 햇빛을 받아 비타민 D가 활성화하면, 결석의 주요 성분인 칼슘의 배출량이 늘어나 결석이 생길 확률이 확 높아지게 된다.  요산의 결정화를 예방하려면 우선 규칙적인 생활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식탐과 과음, 과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배변을 통해 체중을 적절히 유지해야 한다. 소변 양이 하루 2ℓ 정도 유지되도록 물을 많이 마시고, 짠음식은 피하고 육류는 적당량만 섭취하는 등 식이요법도 중요하다.  또, 칼슘, 인산, 수산, 요산이 다량 함유된 식품은 피하면서 싱겁게 먹는 것이 좋다. 하지만 여자들은 칼슘이 결핍되면 골다공증에 걸리기 쉬우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콩, 땅콩, 호두 등의 견과류와 시금치, 케일, 코코아, 초콜릿 등의 음식은 특히 적게 섭취하고, 우유와 커피, 홍차도 하루 3잔 이상 마시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잠을 잘 때나 식사 2~3시간 후, 운동으로 땀을 많이 흘리거나 과음으로 탈수가 심해질 때 결정화가 잘 생기기 때문에 물이나 음료는 식사 후 3시간 이내, 잠자기 전과 잠자는 도중 1회, 과도한 운동을 할 때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달리기, 줄넘기, 계단 오르내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도 결석이나 통풍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동윤

지구력 운동은 몸 안에 최대한 많은 양의 산소를 공급시켜 심장과 폐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운동으로 속보, 달리기, 자전거타기, 수영, 에어로빅 등 유산소 운동이다. 근력 운동은 짧은 시간 동안 근육의 힘을 키우는 운동으로 역도, 아령 등 헬스기구를 이용한 무산소 운동이다.  유산소 운동이나 무산소 운동 모두에서 전반적으로 심장 크기가 증가되지만, 지구력 운동을 하면 심장이 피를 대동맥이나 폐로 한번에 뿜어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 심박출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좌우심실이 확장되고, 자연적으로 심실이 다시 혈액으로 차기까지 시간이 길어진다.  근력 운동은 좌심실 두께가 두꺼워지기 쉬운데, 심장은 전체가 근육으로 되어 있는 심장의 벽이 두께가 두꺼워지면 그만큼 움직임이 더디게 되어 확장기 압력이 높아져서 심실로 충분히 혈액이 들어오지 못하면서 산소는 많이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심장 박동수가 증가된다. 이는 역도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는 선수들이 정상인보다 심장이 좋지 않게 되는 이유다. 아울러 심장 건강을 위해서는 역도나 웨이트 트레이닝 같은 근육운동은 전혀 도움이 안되고 속보, 달리기, 자전거 타기, 수영, 에어로빅 같은 유산소 운동이 훨씬 도움이 된다. 유산소 운동은 한번에 내보내는 혈액량이 많기 때문에 심장 박동 사이의 휴지기가 길어지면서 서맥이 나타나는 반면에, 무산소 운동은 한번에 내보내는 혈액량이 적기 때문에 휴기기가 짧아지고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빈맥이 나타나게 된다. 규칙적인 운동은 심질환 위험성을 감소시키고 혈압과 심부전 증상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으나,  통제되지 않은 과도한 운동은 오히려 심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도 있다.  심장이 비교적 튼튼한 젊은 운동 선수들 뿐만 아니라 심장 질환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심장 질환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똑 같은 운동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미다. 마라톤이나 철인삼종경기도 똑같다.  마라톤을 너무 과도하게 하면 심장 건강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조기 사망을 불러올 수 있다는 속설이 일면 일리가 있다는 연구결과들도 있다. 심장은 강도 높은 운동을 단기 분출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마라톤을 '자주' 하면 마라톤을 자주 하면 심장이 대량의 혈액을 한꺼번에 몇 시간 동안이나 펌프질하게 돼 이로 인해 심실을 이상 확장시키고, 심실 벽을 두껍게 하며 전기신호에 변화를 초래하여 심실의 기능이상, 삼장동맥이 확장된 상태에서의 경직 현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장기간의 운동은 심장의 노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말이다. '너무 빠르게, 너무 멀리, 너무 오래, 너무 자주' 달리는 것은 수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한번의 마라톤으로 인한 손상은 빨리 회복되긴 하지만 자꾸 지구력 운동을 반복하면 ‘흉터’처럼 손상을 남길 수 있음을 기억하자. 한 마라톤 대회에서 '최선을 다 했다'면, 다음 6-8주간은 부상의 위험 때문에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것이 좋다. 10km 대회에 참가하거나 20km 장거리 훈련을 마라톤 대회들 중간에 너무 가까이 계획을 하는 것은 부상을 질질끄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마라톤이나 풀코스의 철인경기를 하려는 사람은 분기에 한 번이나 일 년에 몇 번 정도 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좀더 안전하고 건강에 좋은 방식으로 달리기를 즐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회가 끝나면 우리의 미래의 목표를 생각하자. 아직까지 목표가 확실하지 않다면 달리기의 일차적인 목표는 스스로 달리기를 즐기는 것이다.

진세훈

얼굴에 여드름흉터가 심하긴 하다. 특히 파여진 함몰흉터가 양쪽 볼에 심각하게 자리 잡고 있어 여자로서 얼마나 힘들까 생각하면, 환자가 하소연하기도 전에 이미 아픔이 전해져오는 듯하다.   주변의 소개로 오랫동안 진성형외과를 지켜보았다고 한다. 왜냐하면 자신은 여드름흉터를 치료하기 위해서 6년 동안 거의 3,000만원을 이미 썼다고 한다. 액수로는 더 많은 사람도 있으니 크게 놀라지 않았다. 어떤 일본 분의 경우는 1억 원 이상 썼다는 분도 있으니까. 그동안 고생한 얘기도 큰 감동은 없다. 6년 동안 빠짐없이 레이저 치료를 의사 지시대로 50번을 받았다는 분도 있으니까. 문제는 돈과 투자한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효과가 없었다는 거다.   “이젠 저는 치료를 포기 해야겠지요. 결혼은 할 수 없는 거겠지요. 결혼하면 신랑에게 맨얼굴을 보여줘야 하니까요. 맨얼굴을 보고도 나를 자신의 여자로 인정 할 사람이 있을까요?” 자신감이 극도로 떨어져서 매끈한 얼굴만 사람의 얼굴이고, 자신 같이 얼굴흉터를 가진 사람은 괴물같이 느껴진단다.   이런 분에게 여드름흉터는 흉터가 아니라 마음속의 괴물이다. 그동안 레이저로도 치료하기 어려웠던 함몰된 여드름흉터를 치료하는 자가진피재생술을 시술하다 보니 여드름이 심한 분들을 만나게 되고, 또 그런 분들을 최근 여러 분 만나다보니 이 문제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문제라는 걸 느끼게 된다.   여드름흉터가 보기 좋지 않다는 건 의사인 나도 인정한다. 하지만 여드름흉터가 이렇게 심하니, 또는 얼굴이 예쁘지 않으니 미남인 멋진 남자와 결혼하는 건 어렵겠다고 생각한다면 이해를 한다. 하지만 결혼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문제가 있다.   대체로 이런 분들의 특징은 미디어가 제시하는 미인의 기준에 얽매여 있다. 미디어가 어리석은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들어 내는 미인의 기준은 꿀피부다. 이런 기준을 자신의 기준으로 삼고 거기에 얽매여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미디어의 기준을 과감히 버리자. 나의 기준을 만들자. 완벽하진 못해도 ‘나는 나다’라는 생각으로 살자. 여드름흉터가 심하고 날씬하진 않아도, 나라는 사람이 괜찮은 사람이란 걸 자신감 있게 보여주자.   대중이 나에게 흉터가 심하다고 욕한다 착각하지 말자. 대중들도 사실은 각자가 모두 용기가 없어 드러내지 못할 뿐이지 자신만의 열등감이나 약점 투성이다. 대중이란 무리는 사실은 나같이 부족한 사람들이 모여 이루어진 것이란 사실을 잊지 말자. 부족한 대중은 완벽한 걸 차라리 불편해 할 수도 있다.   ‘대드 보드(Dad Bod: 아빠의 몸매) 열풍’이라는 것이 있었다. 2년 전 미국의 한 여대생이 대학 뉴스 사이트에 ‘조각 같은 근육질 몸매의 남성이 멋지게 잡지에 등장하지만, 왜 여자들은 배도 적당히 나오고 근육도 조금 있는 아빠 같은 몸매를 좋아할까?’라는 에세이를 올리면서 시작됐다. “근육질 남자와 함께 수영복을 입고 서 있으면 자신감이 떨어진다” “뱃살 있는 남자와 있을 때 기분이 더 좋고 패스트푸드도 같이 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유튜브에서는 푸근한 몸매의 남성과 근육질 몸매의 남성 중 어떤 몸에 안기고 싶으냐는 질문에 여성들은 11대2로 푸근한 몸매를 선택했다.   그 동안의 레이저 치료가 효과 없다면서 결혼을 포기해야겠다는 분에게 자가진피재생술이 효과적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그래도 걱정된다. 함몰된 흉터가 확실히 올라오긴 했지만 열등감 때문에 표도 안 나게 해달라고 매달리지나 않을까.

이동윤

예전부터 "심장이 약하면 가을 햇볕을 많이 쬐라"는 말이 있다. 가을 햇볕은 곡식을 영글게 하고, 콜레스테롤을 이용해 비타민D를 생성하여 칼슘 흡수를 촉진하여 뼈와 면역계를 강하게 하고, 암을 예방하는 등 여러 가지 건강상 혜택을 준다.   햇볕을 충분히 쬐면 우리 몸의 갈색지방이 활성화돼 지방을 태우게 되므로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되고, 심장병, 다발성경화증, 파킨슨병 등을 예방할 수도 있으며, 뇌 인지능력을 유지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햇살을 피하는 여성은 고혈압에 걸리기 쉽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또한 감기, 독감,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등의 발병을 줄이고, 낮에 햇살을 듬뿍 받아야 생체 시계의 리듬이 올바로 맞춰져 밤에 숙면을 할 수 있으며, 뇌에서 세로토닌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켜 우울증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가을로 접어 들어 기온이 떨어지면 동맥을 수축하게 하고, 피의 흐름을 억제하여 심장으로 가는 혈액 공급을 떨어뜨리는 반면에 몸의 체열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심장에 부하를 주어 뇌졸중이나 심장 발작을 일으키게 된다.   이와 반대로 기온이 올라가면 동맥의 수축이 풀리고 혈액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되면서 심장으로 복귀하는 혈액 공급이 증가하기 때문에 심장박출량이 많아지면서 심장이 빨리 움직일 필요가 없어진다. 그래서 나이든 사람들도 야외 활동에 무리가 없어지게 된다.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 연구팀은 햇빛으로부터 얻는 비타민D가 기준치보다 적은 남자는 많은 남자보다 10년 후에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2배 이상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위도가 낮아 햇빛을 적게 받아 비타민D가 부족하기 쉬운 최북단 지역에 사는 남자들의 사망률이 높았다는 다른 연구결과도 있다.   비타민D가 정상 수준의 절반 이하인 남자는 정상 이상인 사람보다 심근경색 위험이 2.42배 높고, 심장병 중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 위험이 특히 높았다. 즉 햇빛을 적게 받는 지역에 사는 남자들에게서 심장병 위험이 높게 나타난 것은 햇빛 때문이라는 말이다.   비타민D는 물론 우유 등 몇 가지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이용 가능하지만, 우리가 이용하는 비타민D의 90% 이상을 공급하는 가장 좋은 공급처가 햇빛이다. 햇빛 좋은 날 짧은 티셔츠를 입고 10분 정도 밖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비타민D를 얻을 수 있다.   우리처럼 피부가 검은 편인 사람들은 많은 멜라닌 색소가 햇빛을 차단하여 비타민D의 생산을 줄이기 때문에 피부가 흰 사람들보다 2배 이상의 시간, 즉 20분 정도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 보통 비타민D 결핍 검사를 하지 않지만, 심장병 위험이나 관절통증, 우울증 환자들은 검사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진세훈

옐로스톤은 면적 9000㎢나 되는 미국의 3대 국립공원 중 하나이다. 옛날에는 온갖 동식물이 균형을 이룬 아름다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곳이었으나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생태계가 파괴되고 황폐해졌다. 특정 개체수만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옐로스톤을 복원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허사였다. 하지만 70년 전 14마리의 늑대를 풀어 놓음으로서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과정은 이렇다. 14마리의 늑대가 사슴을 잡아먹기 시작하자 숲과 초원을 황폐화 시키던 사슴이 줄어들고, 살아남은 사슴은 높은 산 쪽으로 피신했다. 그러자 초원의 풀들은 자라기 시작했고 사시나무․버드나무가 6년 만에 5배로 자랐다. 새들이 다시 돌아와 지저귀고, 숲이 우거지자 비버와 수달 오리가 돌아와 강의 생태계가 복원됐다. 늑대 먹이인 사슴이 부족하자 늑대가 코요테를 잡아먹었다. 코요테의 천적이었던 토끼․쥐들이 자라서 여우․오소리․족제비를 불러들이고, 오소리․족제비를 늘어나니 독수리도 덩달아 개체수가 증가했다. 강의 생태계가 복원되니 강굽이 줄어들고 침식도 줄었다. 연이어 급류지역이 생겨나 웅덩이가 많아졌다. 이로 인해 야생동물 서식환경이 매우 좋아졌다. 결국 옐로스톤 주변 강의 지리적 특성까지 변화시켰다.   이 모든 것이 자연은 자연에게 그대로 맡겨둠으로서 생태계가 복원되었다는 자연주의자들의 주장이다. 이것이 사실일 뿐만 아니라 이 주장에 대부분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일 동의하지 않는다면 자연주의자가 아닌 자연파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을 자연의 위대함, 자연의 복원력으로만 주장할 수 없다. 수많은 사슴들만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었던 황폐화된 옐로스톤도 사슴이라는 자연의 힘에 의한 자연상태였다. 하지만 자연의 위대함과 복원력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일어나도록 처음으로 늑대 14마리를 풀어 놓은 당사자는 바로 인간이었다. 이로 인해 수많은 먹이사슬이 복원되고, 생태계에 긍정적인 효과를 일어나게 했다. 심지어 옐로스톤의 지리적인 특성까지 변화될 수 있도록 유도한 이런 위대한 결정을 한 사람에 평가와 가치를 간과하는 건 인정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옐로스톤에 산불이 나지 않도록 관리하고, 인간의 탐욕이 자연을 파괴하지 않도록 지켜 준 사람의 공덕을 무시해선 절대 안 된다.   이걸 무시하고 자연의 위대한 힘만 강조하면, 한국의 산업화가 박정희라는 위대한 지도자가 없었더라도 이루어졌을 것이고, 더욱 민주적으로 산업화가 원활하게 진행되었을 것이고, 부작용도 최소화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과 같은 것이다.   하지만 자연의 복원력이 명백히 큰 역할을 했듯이 우리나라 산업화에도 지도자의 능력뿐 아니라 어쩌면 우리 민족의 잠재적인 정신적 능력이 더 많이 작용했을 지도 모른다. 지도자 개인의 능력이 발휘되어 결실을 맺으려면 개인의 능력만으로는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젠 우리나라도 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잘나고 능력 있다고 주장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능력을 발휘하게 만들어 줄 겸손한 지도자를 기다려야하는 이유다. 아무리 지금까지 치료방법이 없었던 깊은 주름을 주사로 간단히 펴는 자가진피재생술을 세계 최초로 내가 개발하였다 하더라도, 또 내가 펴준 주름이 그분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었다 하더라도 주름은 그 사람 얼굴의 지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더욱이 그 사람 삶의 점 하나에 불과함을 느낀다. 주름을 펴서 그분의 삶이 행복하다면 그건 수술한 의사 때문이 아니라 수술을 결정한 그 자신의 몫이다. 성형외과 의사가 겸손해져야하는 이유다.

이성규

수년 전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는 남성들의 정액을 사냥하는 ‘정액 사냥꾼’에 대한 주의보가 내려진 적이 있다. 젊고 아름다운 여성들로 구성된 이 정액 사냥꾼들은 길거리에서 모르는 남성들을 유혹해 정액을 훔쳐갔다. 심지어 더 많은 정액을 얻기 위해 총이나 칼로 협박해 남성들의 손발을 묶은 뒤 계속된 성관계를 강요했다고 한다. 콘돔에 담겨진 정액은 일종의 부적 용도로 팔렸다. 남성의 정액이 집안에 복을 가져온다는 미신이 아프리카에서 통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생판 모르는 남자들만 유혹해 정액을 강탈한 이유도 있다. 부적으로 사용되는 정액을 준 남자에게는 좋지 않은 일들이 생긴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옛날 사람들은 정액을 마치 마법의 물질처럼 숭상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정액을 생명의 원천으로 여겼다. 20세기 초반만 하더라도 중국에서는 노인들에게 정액을 파는 유곽이 비밀리에 성행했을 정도였다. 젊은 남성이 칸막이에 가려진 구멍으로 성기를 내밀면 노인들이 줄을 서서 빨아먹었다고 한다.요즘 아침식사 대용으로 흔히 먹는 콘플레이크가 19세기 말에 발명된 까닭도 바로 소중한 정액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당시 존 하비 켈로그 박사는 옥수수를 으깨서 만든 콘플레이크를 먹으면 정액을 만드는 단백질 섭취가 줄어들어 남성들의 자위행위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남자가 한 번 사정할 때 정액에는 3000만~7억 5000만 개의 정자가 들어 있는데 이는 정액의 약 5%만을 차지할 뿐이다. 나머지 95%의 정액은 정자가 여성의 질 속 난자까지 무사히 도착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정자가 난자까지 이동할 때 살아남을 수 있도록 운반체 역할을 하면서, 정자가 운동하기 위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다. 여성의 질은 병균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산성을 띤다. 정액 역시 산성에 약하기는 마찬가지다. 정액은 질 내부에서 정자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알칼리성을 띠어 중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정액 속에 엄청나게 많은 수의 정자가 들어 있는 것은 다른 개체의 정자가 질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방해하는 자살특공대 정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정액도 그런 역할을 한다. 밤꽃 냄새전 세계에 흔히 분포하는 큰흰나비 수컷은 정액 속에 독특한 냄새를 풍기는 시안화벤질(Benzyl cyanide)이라는 성분을 배출해 자신과 교미한 암컷에게 다른 수컷들이 다가오지 못하도록 막는다. 벌과 개미 같은 사회적 곤충의 정액은 단 15분 만에 다른 수컷의 정자 50% 이상을 죽인다는 사실이 실험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또한 여러 마리의 암컷과 성생활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 침팬지의 정액 속에는 사정 즉시 굳어버리는 단백질 분비물이 있어 다른 수컷의 정액이 암컷의 질에 들어오지 못하게끔 예방조치를 한다.정액의 약 60%는 정낭에서 만들어지며 약 30%는 전립선에서, 그리고 나머지는 요도주위선 등에서 만들어진다. 그중에서도 정액이 갖는 독특한 냄새와 점성 등 정액의 주요 성분을 만드는 곳이 전립선이다. 방광과 요도 사이를 빙 둘러싸고 있는 전립선은 마치 밤톨을 뒤집어놓은 모양처럼 생겼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정액에서 나는 비릿한 냄새는 여름에 흐드러지게 피는 밤꽃 향기와 아주 비슷하다. 정액에서 나는 밤꽃 향은 스페르민(Spermine)과 스페르미딘(Spermidine) 등의 성분에서 발생하는 냄새다. 밤꽃에서 정액의 비릿한 냄새가 나는 까닭은 이 성분들이 밤꽃에도 있기 때문이다. 두 성분은 모두 밤꽃뿐만 아니라 생물계에 널리 퍼져 있는 흔한 물질이다. 원래 동물 정자(Sperm)에서 분리된 물질로 정액 특유의 냄새가 난다고 해서 그런 이름들이 붙여졌다.최근 미국 텍사스대학 연구진은 간에 손상을 가해 간암을 발생시킨 쥐들에게 스페르미딘을 투여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스페르미딘이 투여된 쥐들은 다른 쥐들에 비해 간암이 현저히 억제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간암뿐만 아니라 정액은 다양한 암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특히 여성들의 암을 막아주는 효능이 뚜렷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정액은 유방암과 난소암을 억제하며, 자궁경부암 바이러스를 없애는 데 효과가 있다. 특히 정액에서 추출해 농축한 ‘시자르’란 물질은 난소암 세포를 81% 이상 죽이는 탁월한 효과를 나타냈다.정액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정액에는 여성의 기분을 좋게 하거나 애정을 증가시켜주는 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로겐, 코르티솔 등의 물질이 함유돼 있다. 또 아연과 칼슘, 포타슘, 티로트로핀 등의 성분은 여성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우울 증세를 없애주는 것으로 밝혀졌다.실제로 뉴욕주립대학 연구진은 정액이 지닌 항우울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여성 293명을 대상으로 성생활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피임기구 없이 주기적으로 성관계를 갖는 여성들의 경우 피임기구를 사용하는 여성 및 평소 거의 성관계를 하지 않는 여성들보다 우울 증세가 현저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액은 생식이라는 기본 역할 외에 여성의 건강에도 적극적인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항우울 효과 정액의 다양한 역할은 각종 동물들에게서도 밝혀졌다. 아프리카 소에 붙어사는 암컷 진드기는 수컷과의 교미 후 더욱 게걸스럽게 피를 빨아먹는 특성이 있다. 얼마나 많이 먹는가 하면 교미 후 4~7일 만에 몸무게가 10배 이상 늘어날 정도다. 이 같은 식욕 증가 원인은 바로 수컷의 정액 때문이다. 수컷 진드기의 정액 속에서 암컷의 식욕을 증가시키는 폭식인자가 발견된 것. 아무리 암컷을 위하는 것도 좋다지만 이런 기능이라면 날씬한 몸매를 중시하는 현대 여성들에게는 ‘노생큐(No thank you)’라는 말을 들을 게 틀림없다.한편, 여성의 질액에는 신생아의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가 숨어 있다. 그런데 제왕절개로 태어나는 아이들의 경우 엄마의 질액에 노출될 수 없다. 따라서 제왕절개아는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이보다 장내 미생물 생태계가 건강하지 않을뿐더러 천식과 알레르기 등의 자가면역질환 발병률이 높다.지난해 뉴욕대학 연구팀은 제왕절개로 태어난 신생아들을 엄마의 질액이 적셔진 거즈로 출산 직후 단단하게 감싸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제왕절개아들도 자연분만아처럼 장내 미생물 생태계가 건강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최근 유럽에서는 제왕절개 출산 후 즉시 산모의 질액을 신생아의 입과 눈, 피부 등에 바르기를 원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이에 대한 대규모 임상연구가 아직 없는 데다 감염 위험 등을 들어 그리 권하고 있지는 않다고 한다. 어쨌든 남성과 여성의 비밀스러운 곳에서 분비되는 사랑의 액체에는 타인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성분 역시 가득 담겨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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