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윤

많은 사람들이 운동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규칙적으로 운동을 실천하기는 어려워한다. 지속적으로 신체활동을 하지 않으면 암에 걸릴 확률이 아주 높아지거나 운동이 식욕을 억제시켜 체중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은 과학적 연구로 밝혀졌다.  미국 로스웰파크 암연구소에서는 신장암 환자 160명, 방광암 환자 208명, 건강한 사람 766명을 대상으로 개인적인 신체활동 수준을 근거로 운동을 하지 않고 앉아서만 생활하는 습관이 암 발병과 연관있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평생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에서는 신장암 발병률이 77%, 방광암 발병률이 73% 높았다. 이런 효과는 체중과는 상관이 없어서 정상 체중이더라도 신체 활동을 전혀 하지 않으면 비만과 무관하게 암 발병 확률이 증가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운동을 꾸준히 하면 거의 모든 암의 발생 위험을 7% 정도 낮출 수 있고, 유방암10%를 비롯해 대장암16%, 폐암26%, 골수성 백혈병21%, 골수종17%, 식도암42%, 간암27%, 신장암23%, 위암22%, 자궁내막암21%, 방광암13%, 두경부암15% 등의 암 발생 위험이 크게 감소한다고 밝혀졌다.  암을 예방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운동이다. 달리기 등의 고강도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만으로도 식도암, 유방암, 대장암, 폐암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당한 강도의 운동은 속보, 테니스 등이며 고강도 운동은 달리기, 수영 등이다.  운동을 좋아하지 않거나 바쁘다는 핑계로 운동과 거리가 먼 생활 습관을 가진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동기를 부여하기에 충분하다. 즉 암을 줄이기 위해서 꼭 마라톤을 해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저 점심시간에 산책을 하거나 물건을 사러 걸어서 갔다 오는 등 생활 속에서 건강하고 활동적인 운동 습관을 유지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매주 150분 동안 적당한 운동을 하거나 75분 동안 고강도 운동을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운동이 암과 관련된 호르몬 수치를 낮추고 인슐린이나 인슐린 같은 인자들의 수치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어다. 또 운동 근육은 포도당을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산소가 필요하다.  이 때 산소 공급이 충분하지 않으면 신체는 부산물로서 젖산을 생산하여 운동 후 근육을 뻣뻣하게 만든다. 따라서 꾸준한 운동을 통해 산소 공급 능력이 향상되면 젖산을 뇌나 근육, 기관에 주요 연료로 전환시켜 유용하게 사용하는 소비 능력을 높이는 재순환 체계를 갖게 된다.  이런 재순환 체계가 고장 나면 암세포를 유발할 수 있는데, 운동선수들의 신체는 젖산을 유용한 연료로 전환시키는데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그런 고장이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해진다.  운동이 부족하면 암과 당뇨를 포함한 여러 질병에 걸리기 쉽다. 흡연ㆍ비만ㆍ당뇨보다 더욱 건강에 위험한 것이 바로 운동 부족이다. 혈압이나 1분당 숨쉬는 횟수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이동윤

지난 2015년 기준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1세인 반면, 건강수명은 73.2세였다. 기대수명 상위 국가들의 건강수명도 기대수명보다 평균 9~10년 정도 짧았다. 특히 우리는 국민건강상태의 주관적인 평가인 '인지하고 있는 건강상태‘ 항목에서 OECD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2014년 우리나라 15세 이상 인구 중 자신의 건강상태가 ‘양호'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32.5%로, OECD 회원국 평균인 69.6%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었다. 이는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은 빠르게 증가하지만, 자기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말이다. 기대수명의 연장은 고령화 사회를 의미하며, 스스로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육체적 질병으로 인한 문제보다는 심리적 건강 상태 즉, 만성 피로나 심리적 행복의 부족으로 인한 결과일 수 있다. 요즘 주위를 보면 인생 70년을 사는 것은 이제 아무 문제도 되지 않는 듯하다.  30년 전까지만 해도 1주일에 6일은 일하되 땀을 흘리며 일했지만, 이제는 고된 노동은 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가 먹고 살기 위해서는 고된 노동을 할 필요는 없지만, 인간으로서의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땀을 흘릴 필요는 분명히 있다는 것이 사실이다.  땀을 흘리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우리에게 주어진 70년을 육체적 잠재성을 발휘하면서 사느냐 그럭저럭 살아가느냐가 결정된다. 우리는 젊은 나이에 부서지고 지치고 마지못해 살아가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이것은 주인의 무관심과 부주의로 초래된 결과일 뿐이다. 자신의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생명을 보존하는 것은 오로지 주인의 몫이다. 적당량의 물리적 노력을 투입해야 하고 적정한 등급의 연료를 적정량 주입해야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어른들은 육체적 운동을 너무 적게 하면서 지나치게 많이 먹는다.  운동을 너무 적게하고 지방, 설탕, 소금 등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는 행위는 70살 보증서의 효력을 무효화하며, 그 결과 조기에 고장이 발생하고 노후하면 부품이 떨어져 나가는 현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반면에 달리기는 생태계의 자연현상으로 좋은 면을 유지하는 수단이 된다. 파괴 행위는 내부로부터 시작되는데, 심장과 폐기능이 저하되거나 혈관이 좁아져 혈액의 흐름이 둔화되거나 피하 지방이 증가하는 등 내부의 문제가 먼저 발생한다. 애초의 사용법에 따라 날마다 땀을 흘리고 자연의 음식을 가볍게 섭취하면 파괴 현상을 지연시킬 수 있게 된다. 적절한 식사요법과 장거리 달리기를 병행하면 심장혈관계에 도움이 되어 노폐물의 배출이 원활해지고 불필요한 지방이 소모된다. 달리기는 몸 상태를 나이보다 젊게 유지하는 데 뛰어난 효과가 있다. 또래 일반인들보다 안정 심박수는 10~20회, 체지방은 절반 정도 밖에 안 된다,  운동을 지속하더라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신체 기능은 자연적으로 떨어지게 마련이지만, 장기간 육상운동을 한 사람은 기능저하 속도가 현격히 느려진다. 달리기와 같은 운동을 주당 2시간 혹은 30km 정도 달리면 달리지 않은 사람에 비해 1~2년 정도의 수명 연장이 예상된다.

이동윤

최적의 영양상태를 유지하는 데는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적절히 섭취하면서 총 칼로리를 조절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시작할 때 살이 많이 빠질 것이라고 예상하며, 논리적으로나 생리학적으로 불가능한 기대를 가지기도 한다. 체중을 줄이려면 먼저 칼로리 섭취는 줄이고, 다음으로 에너지 소비는 늘이는 방법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 어느 한쪽이라도 소홀히 하면 살이 빠질 가능성이 희박해진다. 장거리 달리기를 하면 자연히 칼로리 소비가 증가되므로 섭취만 어느 정도 줄여준다면 체중을 더 많이 줄일 수 있다. 마라톤 코스를 한 번 완주하는데 소비되는 총 에너지가 약 41,800kcal는 약 5,5kg의 지방에 해당된다. 그러므로 만약 체중 유지에 필요한 만큼만 섭취하면서 훈련한다면, 자연히 체중은 4.5~5.5kg 가량 줄어들 것이다. 간식과 물을 먹으며 뛰면서 3kg 정도 빠지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이다. 칼로리 섭취량은 매일 500kcal 정도 줄여준다면 다시 7kg이 빠지기도 한다. 그런데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식욕이 왕성하고, 운동했다는 심리적 보상작용으로 더 칼로리 섭취량이 줄기는커녕 더 늘어나기 쉽다. 그러므로 지방 섭취는 줄이고 탄수화물 섭취를 늘이는 것이 좋다.  탄수화물은 지방에 비해 칼로리당 섭취량이 많아 더 포만감을 느끼게 되어 사실상 먹는 양이 많아도 칼로리 섭취는 지방보다 적다. 탄수화물을 적절히 섭취하면 부족한 칼로리를 보퉁하기 위해 저장된 지방을 이용하게 되어 체지방이 감소하게 된다. 달리기 운동을 하면서 한층 더 신체가 단련되고 건강해지면, 운동 강도와 상관없이 지방소비가 많아지게 되어 운동 후반부를 위해 탄수화물을 비축해둘 수 있으므로 25~30km 정도 거리에서 느끼는 마라톤 벽을 극복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장거리 달리기를 잘하는 데는 음식 종류를 비롯해 식사 시간이나 간격, 음식의 양, 음료수 등 다양한 조건들이 운동 효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에너지 생성과정에 상요되는 탄수화물과 지방, 이 두 종류의 영양소의 양은 운동 시간과 강도, 식습관, 컨디션의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미루던 운동을 시작했다면 효율적인 방식을 택하는 것이 좋다. 효과가 나타나야 장기적으로 운동을 하는 습관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운동 전후 식사도 중요하다. 특히 체중관리를 하는 사람들은 무작정 굶게 되면 근육 손실과 체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운동 시작 1시간 전에 식사를 마치는 것이 좋다. 전날 저녁식사에서 얻은 에너지는 대부분 아침에 사용되며 혈당이 부족할 수 있다. 아침에 빈속으로 운동을 하면 몸이 둔해지고 어지럼까지 느낄 수 있다.  혈당을 높이기 위해 가벼운 아침 식사나 스포츠 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다. 힘을 최대한 내기 위해 탄수화물 섭취도 잊지 말아야 한다. 아침 식사 종류로는 곡물 시리얼이나 빵, 저지방 우유, 주스, 바나나, 요구르트, 와플이나 팬케이크 등이 권장된다.  운동 전에 커피를 마시면 평소보다 소모되는 칼로리의 양이 늘어나고 혈액순환이 잘 돼 근육으로 더욱 원활한 산소가 공급된다. 커피에 든 카페인은 통증을 완화하는 역할을 해 강도 높은 운동을 할 수 있다. 운동 전에 평소에 먹지 않던 음식을 처음으로 먹으면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운동 직전이나 운동 중 먹는 가벼운 간식은 혈당을 유지하고 배고픔을 방지하는 데는 효과적이다. 에너지 겔, 바나나, 과일, 요구르트, 과일 스무디, 곡물 베이글, 크래커, 땅콩 버터 샌드위치 등이 권장된다. 식사 후 몇 시간 동안 운동을 계획한다면 반드시 적절한 간식이 필요하다. 근육 피로를 회복하고 운동에너지인 글리코겐 저장량을 보충하기 위해 가급적 운동 후 1시간 이내에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포함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또 운동 중 손실된 체액을 보충하기 위해 체중이 준만큼 물을 마신다. 60분 이상 운동을 했다면 스포츠음료를 먹는 것이 좋다. 

이동윤

혈관질환 사망자수는 강추위가 한창인 1월과 12월이 가장 많다고 한다. 이처럼 겨울철에 혈관질환과 관련된 사망자수가 훨씬 많은 것은 온도가 1도 내려 갈 때마다 혈압은 올라가고, 혈액은 더 진해지고 혈액 속 지질(脂質) 함량이 높아져 혈관수축이 촉진되는데 따른 현상이다.  그래서 혈관 질환이 있거나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은 추위에 갑자기 노출되면 뇌졸중의 발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체온 유지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하고, 정기적인 검사와 몸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가지고 미리미리 조절하여 심각한 상황까지 가는 것을 막아야 하는 이유다. 추위와 큰 일교차에 노출되면 혈관이 갑작스럽게 수축돼 혈압이 올라가는데 이때 뇌혈관이 돌출되거나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가 터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뇌동맥류가 있는 고혈압 환자는 보통 사람보다 특히 더 주의해야 한다. 오전과 오후 기온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날씨에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사이의 균형이 깨지게 된다. 이때 말초동맥이 수축하고 혈관 저항이 상승해 혈관 수축이 반복되면서 혈압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혈압이 올라가면 심장 부담이 늘어나고, 고혈압 환자는 뇌출혈 위험에 노출된다. 심장질환이 있는 환자는 협심증이 악화되거나 심근경색, 심장마비가 발생하기도 하며 대동맥 박리 등 혈관 관련 질환의 위험도 증가한다.  기온이 15℃ 차이가 나면 심근경색의 발생 위험이 40%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상당수 돌연사가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신경 불균형과 연관된다. 밤사이 감소된 교감신경의 작용으로 이완상태에 있다가 잠이 깨면 교감신경이 급격히 활성화돼 심장에 부담이 가기 때문이다.  10℃ 기온이 하강하면 혈압은 13mmHg 상승한다는 보고가 있듯이 고혈압이 특히 계절 변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건강한 사람도 겨울에는 여름에 비해 이완기 혈압이 보통 3~5mmHg가량 높아진다.  예방하려면 우선 추운 날씨에는 새벽 운동을 피하고 외출시에는 몸을 따뜻하게 잘 감싸야 한다.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 있다면 갑작스러운 추위에 머리 부위의 열손실이 제일 큰 만큼 모자는 반드시 착용하고 목도리와 마스크, 그리고 장갑도 챙긴다.  추운 날씨에 야외운동이 계획돼 있다면 운동 전 10분간 맨손체조와 스트레칭을 하고 심장이 추위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한다. 또 겨울철은 야외활동량이 떨어져 혈압 관리에 소홀해 지기 때문에 실내 운동으로라도 꾸준한 운동량을 유지해야 한다. 바깥 기온이 차갑다면 실내 운동이 좋지만, 굳이 야외 운동을 하겠다면 보온성이 좋은 운동복을 입고 사람이 없는 곳에서 홀로 운동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외진 곳에서 갑자기 쓰러졌을 때 응급처치를 하거나 구급차를 부를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가벼운 대화를 하면서 같이 운동을 할 수 있는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운동하는 것이 좋다. 

이성규

중년 여성 H씨는 요즘 친구들로부터 ‘난자 여왕’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53세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상적인 월경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폐경 연령은 49.7세. H씨 나이대의 친구들은 이미 월경을 그만둔 지 꽤 됐으므로 난자 여왕이라는 별명에는 부러움이 섞였다. 하지만 다른 동물들과 비교하면 H씨를 난자 여왕이라고 부르기는 좀 애매하다. 모든 포유류와 영장류는 죽기 직전까지 자손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미국 하버드대학 연구진은 인간과 유전자가 가장 비슷한 암컷 침팬지의 생식 행태를 조사한 적이 있다.그 결과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40세 이상의 고령 암컷 침팬지 중 47%가 한 번 이상 새끼를 낳는 것으로 밝혀졌다. 참고로 야생 침팬지의 기대수명은 약 15세에 불과하다. 즉, 침팬지는 다른 신체기관의 전반적인 노화에도 불구하고 폐경이라는 생식 불능 현상은 겪지 않는 셈이다.모든 생명체의 존재 목적은 자손의 생산이다. 그런데 중년 여성의 경우 다른 신체기관은 지극히 정상적인 상태에서 생식기능만 급격히 떨어진다. 남성이 죽을 때까지 정자를 생산하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지구상에서 폐경을 겪는 동물은 현재까지 인간을 비롯해 범고래, 들쇠고래 등 단 3종만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한국 여성의 기대수명은 85.2세다. 즉 여성들은 인생의 5분의 2 이상을 폐경 상태로 살게 된다. 인간과 똑같이 폐경을 하는 두 종의 고래도 절대 만만치 않다. 범고래와 들쇠고래의 암컷은 약 40세에 폐경을 한 뒤 그 후로도 40여 년을 더 산다. 즉, 삶의 절반 이상을 폐경 상태로 지낸다.인간의 폐경을 설명하는 이론으로는 대략 세 가지가 있다. 먼저 나이 든 여성은 출산 시 사산의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라는 이론이다. 이를 ‘어머니 가설’이라고 한다.둘째는 고부간의 경쟁이 폐경의 진화를 촉진했다는 가설이다. 핀란드의 루터파 교회에는 1702년부터 1908년까지 신도들의 출생 및 사망, 결혼 등에 관한 상세한 자료들이 소장돼 있다. 핀란드 투르쿠대학 연구진이 이 자료들을 연구한 결과,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동시에 아이를 낳을 경우, 아이가 죽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는 사실이 발견됐다.시어머니가 낳은 아이의 생존율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약 50%, 며느리가 낳은 아이의 경우 생존율이 66%까지 떨어진다는 것. 하지만 엄마와 친딸이 같은 시기에 아이를 낳은 경우에는 아이들의 생존율에 전혀 영향이 없었다. 다시 말해 며느리는 엄마와 친딸처럼 협력하는 대신 고부간에 아기를 위한 먹이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서로 유전적 연관성이 없는 각기 다른 세대의 여성들 사이에서는 동시에 자식을 생산하는 것보다는 나이가 더 많은 여성이 생식을 중단하는 게 좀 더 자식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마지막이 가장 널리 알려진 ‘할머니 가설’이다. 수렵채취 시절의 인류가 아이를 안전하게 성장시킨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따라서 늦은 나이에 자식을 새로 낳는 것보다는 손주를 돌봐 생존율을 높이는 데 힘을 보태는 게 오히려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리는 데 유리했다는 주장이다.이처럼 손주를 선택하게 된 할머니들은 아이들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노후 생존율도 높일 수 있었다. 이 이론을 처음 내놓은 미국의 크리스텐 호크스 박사는 자신의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컴퓨터 시뮬레이션 실험을 했다. 그에 따르면 침팬지는 어른이 된 시기부터 25년 정도 더 살지만, 인간은 6만~2만 4000년 전 사이에 할머니가 손주를 돌보면서 성인 이후 49년이나 더 살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손주를 돌보며 살아남은 할머니들이 장수 유전자를 퍼뜨림으로써 인간은 다른 영장류보다 훨씬 수명이 늘어나게 된 셈이다.할머니들이 축적한 지식은 손주를 돌보는 것뿐만 아니라 전체 무리에도 아주 유용하게 쓰였다. 영국 엑서터대학 연구진이 인간처럼 폐경을 하는 범고래 무리를 장기간 관찰했다. 그 결과 주먹이인 연어 무리를 사냥할 때 할머니 범고래들이 앞장서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연어 무리가 적은 시기에 할머니 범고래가 진두지휘하는 경향이 더 높게 나타났다. 이는 사냥이 힘든 때일수록 노련한 할머니 범고래들이 나서서 성공 확률을 높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렵채취 시절의 인간 할머니들도 이와 마찬가지로 생식활동에서 자유로워지면서 무리의 생존을 위해 자신의 오랜 경험에서 우러난 역량을 발휘했을 것으로 짐작된다.그럼 왜 하필 인간과 범고래, 들쇠고래 단 3종만 폐경을 하는 것일까. 이들의 공통점은 새끼들이 성장해도 암수 할 것 없이 모두 무리를 떠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집단에서는 암컷이 나이가 많아질수록 혈연으로 맺어진 개체의 비율이 늘어난다. 그 때문에 다른 동물 집단보다 나이 많은 암컷이 생식능력을 포기할 때 얻을 수 있는 포괄적인 이익이 훨씬 더 많아지게 된다. 순전히 생물학적 관점에서만 보면 번식능력이 없는 암컷은 쓸모없는 존재다. 1960년대 미국의 유명한 부인과 의사였던 로버트 윌슨은 자신의 저서에서 폐경기가 된 여성을 ‘살아 있는 부패 상태’ 라고 했다. 심지어 사람은 남성과 폐경 전의 여성, 폐경 후의 여성이라는 3개의 성(性)으로 나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과거에는 나이 많은 부모에게서 선천적 결함을 가진 아이가 태어날 경우 주로 여성을 탓하곤 했다. 남성과는 달리 여성들은 나이가 들면서 폐경이 되어 수태능력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연구 결과가 나이 많은 여성의 난소는 결함을 보유할 가능성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제시했다. 이에 비해 남성의 노화가 생식능력 감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그동안 연구된 적이 별로 없다. 그런데 최근 남성도 여성처럼 나이가 들수록 가임 능력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로라 다지 박사팀이 보스턴 지역의 불임클리닉에 소장된 자료를 분석한 것. 그에 따르면 30세 이하 여성은 배우자의 나이가 30~35세일 때 출산 성공률이 73%였지만, 배우자 나이가 40~42세인 경우 성공률이 46%로 감소했다. 또한 여성이 35~40세이고 배우자가 30~35세일 때 임신 성공률이 54%인 데 비해 배우자 나이가 그보다 훨씬 젊은 30세 이하인 경우 성공률이 70%로 올라갔다. 남성의 가임 능력이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는 이유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기존 연구에 따르면 남성들도 나이가 들면 정자의 운동능력이 떨어지고 유전자에도 결함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의학의 발달과 눈부신 과학기술의 혁신을 이룬 현대사회에서 할머니 가설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이다. 아이의 생존율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으며, 연장자의 경험을 소중히 여기는 풍토도 사라진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인간의 폐경 이후 수명도 점차 짧아지는 것이 순리다. 하지만 현대 여성의 평균수명은 오히려 높아지는 추세다. 어쩌면 맞벌이 자녀의 아이를 맡아서 육아로 황혼을 보내야 하는 할머니들이 폐경기의 효용성을 예전보다 더 높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동윤

11월7일은 절기상 겨울로 접어든다는 뜻의 입동(入冬)이었다. 겨울 추위가 피부에 닿게 되는 날이 지났다는 의미다. 날씨가 추워지면 새벽 운동을 놓고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새벽에 달리러 밖으로 나갔다가 갑자기 현기증으로 넘어지거나 의식을 잃었다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뇌의 신경세포는 순환하는 동맥 혈류를 통해 산소와 포도당 등 영양물질들을 공급받아 활동한다. 만약 뇌졸중과 같은 뇌혈관 질환으로 인해 뇌혈류에 장애가 생기면 신경세포는 손상되거나 소실되는데, 이렇게 뇌졸중이 여러 차례 반복되면서 발생하는 치매를 혈관성 치매라고 한다.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 질환의 일종인 뇌졸중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 뇌졸중은 중풍으로 잘 알려져 있다. 뇌혈관이 막히는 것이 뇌경색이고, 뇌혈관이 터지는 것이 뇌출혈이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질환을 오래 가지고 있으면 동맥의 벽이 수도관 안쪽에 녹이 스는 것처럼 뇌혈관 안쪽이 지저분해지고 좁아지는 동맥경화증이 일어나 뇌동맥이 막히게 되고, 뇌혈관의 가지가 막히면 이 뇌혈관으로부터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 받던 뇌 세포는 죽게 된다.  고혈압이 조절되지 않아 수도관 내의 압력이 지나치게 높을 때 관의 가장 약한 곳이 터지는 것처럼, 혈관 내의 압력이 높아지면 혈관벽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다가 어느 순간 터지게 되는데, 그 결과 뇌 안에는 응고된 혈액덩어리가 뇌를 압박하여 뇌의 기능을 떨어뜨리게 된다.  뇌혈관이 터지는 대부분의 이유는 고혈압 때문이지만, 그 외에 혈액질환, 혈관기형 등의 원인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뇌졸중의 증상은 혈관의 부위에 따라, 그리고 혈관이 막히느냐 터지느냐에 따라 다양하며,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한쪽 팔다리가 힘이 없거나 감각이 둔해지거나, 말이 어둔하고 말할 때 발음이 분명치 않거나 말을 잘 못하거나, 눈이 잘 보이지 않거나 물체가 두 개로 보이거나, 몸이 자꾸 한쪽으로 치우쳐 걷기가 힘들거나,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혼수상태를 보거나, 주위가 뱅뱅 도는 듯하고 매우 어지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과 깊은 관련이 있으며, 단 한 차례의 뇌졸중으로 치매가 올 수도 있지만, 가벼운 뇌졸중이 여러 차례 재발하여 치매로 연결되는 경우가 더 흔하다.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고지혈증, 흡연, 과음, 비만 등의 질환이나 습관을 갖고 있는 사람이 혈관성 치매에 걸리기 쉽다.  나이가 들면 뇌졸중 발생위험률이 높아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위험 인자들은 마음만 단단히 먹으면 충분히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뇌졸중의 예방에 있어 개인의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  혈관성 치매의 치료는 그 원인이 되는 뇌졸중의 예방과 치료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현재 건강하다 하더라도 평소 짜게 먹지 않는 식생활을 하고,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여 적정 체중을 유지하며, 흡연과 과음을 절제하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김수인

19년 전 스포츠조선 기자로 근무하던 시절이다. 하프마라톤(21.0975㎞)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대회 당일 아침식사로 무엇을 먹는 게 좋을까 생각했다. 지금 같으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의 검색창을 두드리면 되지만 당시만 해도 그런 게 없어 뭘 준비해야 할지 잠시 고민했다. 그런데 마침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황영조씨가 신문사 편집국을 방문하는 게 아닌가. 인사를 하는 김에 물어봤다.      “달리는 동안에는 위에 부담을 주면 안 되므로, 소화 잘되는 걸로 아침식사를 하시죠. 바나나와 카스텔라에 스포츠드링크를 드세요.”      그의 조언 덕분에 하프마라톤을 비교적 수월하게 뛴 기억이 난다.      골프는 어떨까? 라운드 중 간식으로 뭘 먹어야 플레이에 도움이 될까? 프로선수들이 하는 대로 따라하면 된다. 우승을 위해 철저하게 영양학적으로 섭취를 할 테니까. 정답은 바나나와 초콜릿이다. 바나나는 포만감도 있으면서 소화가 잘된다. 초콜릿은 바나나에 비해 단단해 소화가 잘 안 될 것 같지만 위에 흡수가 잘 되는 당분 덩어리여서 역시 간식으로 안성맞춤이다. 물론 카스텔라도 좋다. 스포츠드링크를 곁들이면 먹기가 간편하다. 빵은 어떨까. 빵 역시 당분은 많으나, 극소량이지만 방부제가 들어 있는 수입산 밀가루로 만든 것이어서 소화에 별 도움이 안 된다.      그늘집에서 즐겨 먹는 짜장면은 기피해야 할 음식이다. 소화가 잘 안 되는 면류인 데다 튀김기름과 돼지고기도 위 흡수가 잘 안 돼 나이스 샷에 지장을 줄 수가 있다. 지인 중 어떤 싱글 핸디캐퍼는 전반 9홀에서 잘 치다가도 그늘집만 들어갔다 나서면 샷이 무너지곤 했다. 내가 관찰한 바로는 늘 짜장면을 맛있게 먹은 탓이었다. 짜장면으로 인한 포만감은 머리로 열이 올라가게 해 집중력을 흐트러뜨린다. 이것은 스포츠에서 강조하는 ‘헝그리 정신’에 위배된다. 골프든 구기종목이든 격투기든, 속이 약간 비어야 집중력이 높아져 경기력 향상을 돕는다. 그늘집에서 즐겨 마시는 막걸리와 맥주도 열이 나게 만드는데, 늦가을이나 추운 겨울엔 보온 효과를 위해 마셔도 좋지만 봄·여름·가을에는 삼가는 게 지혜롭다. 술을 마시면 일시적 긴장 완화로 인해 한두 홀 정도 잘 칠 수는 있으나 결국엔 샷을 망쳐 불쾌한 기분으로 라운드를 마치게 된다.      아침 7시쯤 클럽하우스에서 밥을 먹으면서 반주로 소주를 한 병씩 마시는 이들을 가끔 본다. 이는 골프에 대한 모독이다. 술은 가급적 라운드 후 식사하면서 ‘안전 운행 범위 내’에서 정도껏 마셔야 한다. 도심으로 돌아와 동반자들과 흥겨운 뒤풀이를 갖는 게 더 좋지만.      어쨌든 그늘집에서는 가볍게 음식을 섭취해야 좋은 컨디션을 이어갈 수 있는데 우리나라 골프장은 그늘집에 바나나와 카스텔라를 판매하지 않는 게 문제다. 식당 매상을 올리기 위해 푸짐한 안줏거리가 주메뉴다. 그러니 그늘집은 한낮인데도 때아니게 술판이 벌어진다. 필자처럼 골프장 갈 때마다 ‘바나나, 카스텔라 비치’를 건의하면 언젠가는 실현되지 않을까.

이동윤

새벽에 달리러 밖으로 나갔다가 갑자기 현기증으로 넘어지거나 의식을 잃었다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고혈압 환자나 노약자들이 기온이 뚝 떨어진 이른 아침 밖에 나갔다가 혈관이 수축되면서 두통을 유발하고 뇌졸중 등 뇌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항상 체온은 항상 37℃ 전후로 유지하려는 항상성의 성질이 있는데, 만약 40℃ 이상 높아지거나 35℃ 이하로 낮아지면 생존을 위협받는 극단적인 상황에 이을 수도 있기 때문에 비상시에는 체내 장기들을 보호하기 위한 생리적 방어체계가 자연스럽게 작동하게 된다.  따뜻한 실내에 있다가 갑자기 밖으로 나갈 때 맞닥뜨리게 될 추위에 대비하기 위해 근육이 팽팽하게 수축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근육이나 관절의 가동 범위가 줄어든다. 20℃를 넘어서는 온화한 기후에서의 유연성에 비해 몸이 경직된 듯 불편해지는 이유다.  밖으로 나갈 땐 갑작스러운 추위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실내에서 몇 분간 준비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겨울철 야외운동을 계획하고 있다면 반드시 준비운동을 충분히 한 다음에 긴장된 근육의 온도가 올라가고 유연성이 개선된 후에 나가야 한다.  추운 야외에서는 우리 몸은 생명과 직결된 내장기관들을 보호하기 위한 준비를 가장 먼저 시작한다. 몸의 중심부에 위치한 장기들을 따뜻하게 할 목적으로 혈액은 사지에서 몸통의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피부와 사지로 가는 혈액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겨울이 되면 손발을 따뜻하게 유지하기 어려워 더 차게 느껴지는 이유다. 머리 역시 체온이 많이 빠져나가는 부위이므로 추울 때는 비니, 장갑, 두꺼운 양말 등 보온성이 좋은 의류로 머리와 손, 그리고 발이나 남성 생식기 등 말초부위를 잘 보호해야 한다.  심박동수도 추위와 반응해 떨어지기 때문에 우리 몸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생각하는 신체기관인 피부, 팔, 다리로 가는 혈액의 양을 더 줄이게 된다. 그러므로 이럴 때는 심박동수를 높일 수 있는 강도의 운동을 해야 열을 골고루 분산시킬 수 있다. 겨울에 운동이 필요한 이유다. 그런데 심장은 운동을 하는 근육부위로 혈액을 보내는 것은 물론,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데도 많은 에너지를 쏟게 되면서 날이 따뜻한 때와 동일한 업무량을 수행하기 위해선 심박동수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추위로 심박동수가 증가하면 혈압도 함께 증가하므로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 다량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흡입되어 갑자기 기도와 폐로 들어가면 그 안에 있던 따뜻한 열기와 습기를 빼앗겨 기도가 수축되기 때문에 호흡이 더 짧아지고 숨은 가빠진다.  평소보다 호흡하는데 어려움이 생기면서 ‘운동 유발성 천식’이 일어나는 사람들도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역시나 야외로 나가기에 앞서 몸을 충분히 데우는 준비운동이 필수적이다. 목도리로 목을 따뜻하게 하고 마스크로 입과 코를 가리는 것도 물론 도움이 된다.  폐안으로 공기가 들어가기 전, 이를 따뜻하고 습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건 바로 콧구멍이다. 공기가 차갑고 건조할수록 코는 열과 습기를 만들어내기 힘이 들기 때문에 오히려 평소보다 과잉 생산하기에 이른다. 이로 인해 추위에 나가면 콧물이 나고 코를 훌쩍이게 되는 것이다.  추워지면 혈액이 몸 중앙 쪽으로 이동하기 더 편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당장 불필요한 체액량을 소변으로 밖으로 배출시키기 위해 화장실 가는 횟수가 잦아지면서 소변으로 많은 수분이 빠져나가므로 여름처럼 갈증이나 물 생각이 들지 않더라도 자주 물을 마셔야 하는 이유다. 

이동윤

운동하기 좋은 가을이라고는 하지만, 점차 내려가는 기온과 두꺼워 지는 옷 때문에 실내 신체활동조차 점차 둔해지는 경향들이 있는 것 같다. 그래도 변함없이 길이나 트레드밀에서 달리기를 즐기는 주자로서의 관록이 붙은 사람들은 대부분 마르고 단단한 몸매를 가지고 있다.  체중을 조절하려는 많은 사람들이 그런 주자들의 멋진 몸매를 보고 달리기를 시작한다. 아무리 달리기가 살빼기에 좋은 운동이라 하더라도 하루 아침에 뚝딱 몸이 멋진 모습으로 변신하는 것은 아니지만, 효과적인 치료제임은 확실하다.  미국대학스포츠의학회(American College of Sports Medicine, ACSM)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스포츠의학 단체이다. ACSM에서 체중조절을 위해서 강조하는 것은 다음 두 가지이다.   첫째는 운동과 식이요법 중 한 가지 방법만을 이용한 체중조절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둘째는 각 개인에게 맞도록 운동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데, 가장 중요한 목표는 체중감량과 운동에 대한 습관을 재교육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생활습관의 형태가 항구적으로 변하게 하는 것이다.  체중을 줄이고 싶은 사람들이 일단 호기롭게 달리기를 시작했다가 원하는 체중감량의 목표가 빨리 나타나지 않으면 그냥 포기해버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쉬운 길은 없다. 기적의 치료약이나 기계도 존재하지 않는다. 주자가 되려면 인내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사실 달리기가 우리 몸에 생리적 운동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만도 12주는 지나야 가능하고, 6개월은 되어야 본격적으로 나타나며, 1년은 지나야 주자의 몸처럼 멋지게 변하게 된다. 살이 불어나는 데 걸렸던 시간만큼 살을 떼어내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는 말이다. 매일 밤 감자 튀김이나 맥주을 마시고 잔다면 규칙적으로 달리기를 하더라도 체중은 당연히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체중을 줄이고 싶다면 균형잡힌 식단으로 적당히 먹고,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는 의미다. 체중 감량이 목표라면 사람마다 타고난 체질이 따로 있다는 것 또한 염두에 두어야 한다. 내 유전자에는 '날씬한 유전저 정보'가 아예 없을 수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체질적으로 살이 찌지 않거나 아무리 열심히 운동을 해도 살이 꿈쩍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절대 체중을 줄일 수 없다는 말이 아니다. 내가 몇 킬로그램이나 감량할 수 있을지 현실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허리에 타이어처럼 두르고 있는 지방은 엉덩이나 허벅지에 있는 지방에 비해 운동으로 빼기가 더 쉽다. 엉덩이와 허벅지에 붙어있는 지방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아니라 생식호르몬에 의해 조절되고 우리 몸이 더 애지중지 하기 때문에 잘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30분~1시간씩 숨이 약간 가쁠 정도의 중간 강도로 매주 3~5일 달리면 칼로리 소모를 촉진시켜 지방을 줄이는 확실한 방법이 된다.

이동윤

가을은 야외 활동을 하기에 아주 좋은 계절이다. 체중을 조절하고 체력을 강화하여 멋지고 건강한 몸매 만들기에 한번 도전해보려는 마음이 생기는 계절이기도 하다. 만약 이번 가을에 날씬한 몸매를 가지기를 원한다면 정말로 재미있고 칼로리를 태우는 데 달리기가 아주 도움이 된다. 가을의 정취를 즐기며 야외나 산길을 달리면 정신 건강에도 좋다. 달리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불안감이 자신감으로 바뀌며 우울감이 즐거움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멋진 달리기를 시작하고 첫 해에 열 명중 6~7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경험하게 된다.  부상을 입으면 달리기로 스트레스를 풀었던 사람은 특히 화가 나고 초조할 것이다. 두 손 놓고 힘들게 쌓아온 건강이 조금씩 무너져 가는 것을 바라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통제를 먹고 아픔을 참으면서 달리기를 계속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고, 그렇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때 꼭 기억해야 할 중요한 것이 바로 '한 번 무시당한 부상은 평생을 따라다니며 달리기를 방해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달리는 주자들이 고려해야 할 부상은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급성적 외상에 의해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부상과 너무 과도하게 사용한 과사용 손상이다. 달리기에 재미 있는 곳이 부상당할 가능성도 많다. 산길을 달리는 트레일러닝은 달리기에 집중하게 하여 '러닝하이'를 느끼기도 쉽지만, 바닥이 고르지 못하고, 지면도 물러서 넘어지기 쉽다. 산길을 달릴 때는 발에 잘 맞고 발을 제대로 조여주는 트레일화를 신어야 미끄러질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이런 외상에 의한 부상은 주로 넘어지거나 울퉁불퉁한 지면을 잘못 디딜 때 인대가 늘어나거나 근육이 끊어지거나 피부가 찢어지거나 뼈가 부러지거나 해서 급성적으로 생긴다. 피가 나지 않으면서 1시간 이상 많이 붓거나 통증이 지속되거나 퍽하는 소리나 뭔가 부서지고 찢어지는 소리는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외상에 의한 부상보다도 훨씬 더 일반적인 것이 바로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혹독한 운동 때문에 생기는 만성적인 부상이다. 신체를 혹사해서 생기는 과사용 손상은 경쟁적 심리가 강한 사람들이 매일 훈련을 해서 몸이 쉴 틈을 주지 않기 때문에 근육과 관절에 가장 많이 온다. 1km를 달리는 동안 발은 보통 지면을 500~750회 정도 부딪친다. 그 힘은 주자의 달리는 속도와  보폭에 따라 자신의 체중의 3~5배에 해당하는 하중을 발목과 무릎, 또는 대퇴 관절과 근육들에 전달한다.  적당한 평형을 이룬 몸이라면 발은 주자가 가고 있는 방향과 평행으로 내디뎌야 하고 발끝과 슬개골은 일직선 상에 놓여야 한다. 만약 무릎이 좌우 대칭이 아니라면 무릎이 제 방향을 잃고 다른 쪽으로 비뚤어지고 그래서 결국 무릎 부상이 생기게 될 것이다.  비정상적인 걸음걸이를 유발하는 부위가 다른 곳이라도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무릎이 떠맡게 된다. 의사가 부상당한 부위는 쉬게 하고 통증이 사라지길 그냥 기다리다고 했다면 다른 의사를 찾아가 보는 것이 좋다. 다른 대체운동이나 근력운동과 유연성 운동이 포함되는 적극적 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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