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인

-열기 뜨거운 일본의 치매 예방 시민심포지엄 현장을 가다   만추(晩秋)의 일본 나고야(名古屋)- 기온이 영상 20도였다. 사람들의 졸음을 쫒으려는 듯 가끔씩 세찬 바람이 불었다. 바람 따라 낙엽들이 흩날렸다. 봄날 노란 나비들이 훨훨 나는 듯했다. 시인(詩人)들은 ‘가을은 쓸쓸한 기분을 느끼는 계절이다’고 하지만, 눈앞의 현실은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나고야의 도심 사카에(榮)에서 지하철을 타고 이케시다(池下)역으로 갔다. 지난 10일(토)의 일이다. 목적은 나고야시 치쿠사(千種) 구청(區役所)이 개최하는 치매(인지증)에 대한 시민심포지엄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역사(驛舍)는 보강 공사가 한창이었다. 미리 약속했던 사토 쓰네오(佐藤永男·74)씨가 철기둥 사이에서 손을 흔들었다.   “여기에 있습니다. 여기요.”   점심은 시간 관계상 인접 상가 2층 식당에서 후루룩 우동으로 했다.   15년 째 이어지고 있는 시민심포지엄   나고야시 치쿠사 구청15년째 계속되는 행사로 선착순 300명이 무료로 참가할 수 있었다. 관계자들이 행사장 입구에서 치매에 대한 각종 자료를 배포했다. 필자도 주섬주섬 자료들을 챙겼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나이가 지긋한 고령자들이었다. 이날의 행사를 실무적으로 주관하고 있는 나카네 요코(中根容子·53) 소장의 말이다.   “올해가 15년째입니다. 고령자 어르신들이 많지만, 젊은 분들도 참가합니다. 물론, 어르신을 모시는 가족들입니다.”   그녀는 간호사 출신이면서 치매 케어 전문자격증을 가지고 있었다.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서 일본의 전통 북(太鼓) 연주가 있었다. 젊은 남녀로 구성된 악단은 강당의 천정이 무너질 정도로 활기가 넘쳤다. 기력이 쇠잔해진 고령자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주려는 의도가 깔린 듯싶었다. 구경꾼인 필자도 흥이 났으니 말이다. 활기찬 연주가 계속되는 동안 비었던 의자들이 모두 메워졌다.   그러는 사이에 가수 한사람이 올라와서 노래를 선창하고, 참석자들이 따라 불렀다. 노래는 나가노(中野)현 기소(木曾)지방의 민요 ‘기소부시(木曾節)’와 동요 ‘벌레의 목소리’였다.   “아아! 송충이가 울고 있네...가을의 긴 밤을 울어 지새우는구나...아아! 재미있는 벌레의 목소리...”   구로카와 대표기조 강연은 구로카와 유타카(黑川豊) 대표가 했다.  그는 치쿠사구(千種區)인지증지역연대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다.   “인지증(치매) 환자 여러분과 가족 여러분! 고민을 떠안고 고통 받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곤란한 상황이 벌어지면 부담 없이 저희 인지증 지역 연대에 상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인지증(치매)을 알자- 병에 대하여, 예방에 대하여   강연을 하는 우라카미 박사첫 번째 연사는 돗도리(鳥取)대학 의학부보건학과 교수인 우라카미 가쓰야 (浦上克哉)박사였다. 우라카미(浦上)박사는 참석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인지증이 걸리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 손들어 보세요.”   참석자 대부분이 손을 들었다. ‘저희들은 치매를 앓고 싶지 않아요.’ 치매는 누구에게나 두려운 공포의 병이기 때문이다. 이어서 우라카미(浦上)박사는 일본의 치매환자 수(數)에 대해서 언급했다. 알려진 사실이지만, 다시금 실감이 갔다.   “일본 전체로 인지증 환자가 462만 명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예비군(환자)도 400만 명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치매는 단순한 노화하는 현상이 아니라, 뇌(腦)의 병이다”라면서 예방의 개념을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정리했다.   “제1차는 병의 발병을 예방하는 것이고, 제2차 예방은 병의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3차 예방은 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입니다.”   열심히 경청하는 참가자들우라카미(浦上)박사는 건망증과 치매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의 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단순한 건망증: (1)내용의 일부를 잊어버린다. (2)사람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 (3)힌트가 있으면 생각난다.   ▴병에 의한 건망증(치매): (1)내용을 전부 잊어버린다. (2)메모를 해도, 메모자체를 모른다. (3)지금까지 사용했던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는 ‘치매 환자는 잊어서는 안 될 중요한 것을 잊어버리는 것이다’면서, 알츠하이머 형(型) 치매와의 차이점도 설명했다. “알츠하이머 인지증의 특징은 최근의 일을 잊어버리는 것입니다. 이 병은 20년에서 30년에 걸쳐서 천천히 진행됩니다.” 우라카미 박사의 강연이 진행될수록 알아야 할 내용이 너무 많았다. 그는 ‘예방은 육체적 운동과 병행해서 두뇌운동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패널(panel)들의 열띤 공방도 눈여겨 볼만 해   시바야마 박사제2부에서는 제1부에서 발표한 우라카미 가쓰야(浦上克哉) 박사와 아라후카 히로키(荒深裕規) 일본복지대학교수, 우미노 미치요(海野 道代) 구청 보건센터 직원이 열띤 토론을 했다. 좌장은 시바야마 히로토(紫山 漠人) 박사가 했다. 병원장과 대학 교수를 하고 있는 시바야마(紫山) 박사는 치매 예방을 위한 10개 항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첫째, 야채는 매일,  과일과 생선은 주3회 이상 먹어야 한다. 때때로 육류 섭취도 중요하다.둘째, 30분 이상 운동(걷기, 자전거 타기)을 주3회를 목표로 해야 한다.셋째, 신문, 잡지, 책 등을 읽어야 한다. 소리를 내서 읽는 것도 중요하다는 설(說)도 있다.넷째, 일기, 한자, 시(詩) 등을 쓰는 것도 좋다.다섯째, 대화를 많이 하는 것도 좋다. 사교 활동이 뇌의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된다.여섯째, 취미활동을 해야 한다. 일곱째, 즐겁게 요리를 하는 것도 효과가 있다. 신(新)메뉴에 도전하는 것은 더욱 좋다. 여덟째, 술은 적량으로 담배는 끊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일본의 사케(酒)는 한 홉(合, 180ml), 맥주는 한 병, 와인  두잔이 적당한 양이다.아홉째, 염분 섭취를 줄여야 한다. 열 번째, 사랑(愛)을 해야 한다. 사랑은 뇌 운동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열번 째에서 폭소가 터졌다. “우라카미(浦上)박사의 강연이 특히 좋았습니다.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하셨고,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상식적인 내용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맨 앞자리에서 질문을 하면서 열심히 메모하던 사토 마사코(佐藤昌子·71) 부인의 말이다.   오후 4시가 되자 장시간의 심포지엄이 끝났다. 참석자들은 치매 예방에 대한 자료와 상식을 한 아름 안고서 행사장을 빠져 나갔다. 돌아가는 얼굴들은 들어올 때보다 훨씬 밝아 보였다.   필자는 나고야의 파란 하늘을 바라보면서 혼잣말을 했다.   ‘우리나라도 국가 차원에서 치매에 대한 준비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하텐데...' 우리의 부모이자 형제자매의 일이며, 나의 일이기 때문이다.

장상인

-기억력 감퇴는 생활 습관과도 관련 있어   “누구더라? 왜 있잖아. 그 사람. 배우야, 외국 배우. 거기 나오는데.”     일본에서 소설과 영화로 심금을 울렸던 ‘내일의 기억’   일본 작가 오기와라 히로시(萩原浩)의 장편소설 (신유희 譯)은 이렇게 시작된다. 우리의 주변에서 흔하게 벌어지는 일이다. 하지만, 간과할 일은 아니다.   “왜 있잖아. 호화여객선이 침몰하는 이야기.”   “전 또 뭐라고. 타이타닉이요? 혹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말씀하시는 거예요?”   아무렇지도 않게 술술 대답한다. 부러울 따름이다.   “그래그래. 디카프리오. 어휴! 겨우 나왔네.”   2005년에 출간된 소설은 2006년 영화화돼서 일본 열도를 울렸다. 12-3년 전의 일이지만, 최근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우리의 상황을 보면 세월이 흘렀어도 변하지 않은 듯싶다. 다시 소설 속으로 들어가 본다.   주인공 사에키의 건강체크 장면-영화 광고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주인공 ‘사에키’. 그의 기억력이 뒷걸음치기 시작했다. 심각성을 깨달은 그는 부인과 함께 병원을 찾는다. 의사의 질문이다.   “나팔꽃, 비행기, 강아지 세 단어를 기억하세요.”   화가 났지만, 그렇다고 의자를 걷어차고 돌아가 버릴 수도 없는 일. ‘잘 기억하겠다’고 말한다.   “지금부터 제가 말하는 숫자를 거꾸로 말씀해 보세요. 2, 7, 4”   “4, 7, 2”   시시콜콜 질문을 하던 의사는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 질문한다.   “그럼, 아까 외운 단어 세 개를 말씀해 보세요.”   “달개비 꽃인가요?”   “알겠습니다.”   의사는 부정도 긍정도 아닌 그 말뿐, 나머지 이름 두 개는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아마도 약년성 알츠하이머의 초기 증상 같습니다.”   아내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주인공 ‘사에키’   뇌속의 해마     너무나 소중한 말이다. 우리의 인생은 수 없는 만남으로 시작된다. 그런데, 기억상실은 모든 인간관계를 망쳐버리게 하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자신의 아내마저 알아보지 못한 것은 슬픔을 넘어 처절한 아픔이다.     아내를 몰라보는 남편 사에키, 영화 “에미코라고 해요. 가지(枝)에 열리는 실(實) 아이(子)라고 쓰고, 에미코라고 읽어요.”   “좋은 이름이네요.”   그제야 그녀가 살며시 웃어주었다. 그러자 빰 위의 점도 오므라들었다. 그래도 주인공은 스스로를 위로한다. 그 위로조차 기억에 남을지 모르겠다.     뇌(腦)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기억력 증강의 최강 메리트   이라는 잡지가 있다. 일본의 ‘다카라지마사(寶島社)’에서 최근에 발행한 것이다. 도쿄대·와세다대·나고야대 교수 3명과 ‘뇌의 학교’ 대표가 감수했다. 모두가 뇌(腦)의 전문가들이다. 그들이 제시한 100개의 아이템은 다음과 같다.   '뇌 학교'의 가토 대표(사진:다카라지마 잡지)▴연령에 따라 기억의 보존법이 다르기 때문에 뇌의 습관을 아는 것이 제1보다...13가지 방법.▴뇌가 젊은 사람과 노쇠한 사람에게는 특징적인 생활 습관이 존재한다...28가지 방법.▴양질의 수면을 취하는 정보의 정리가 기억력 향상의 키(key)다...16가지 방법▴뇌를 8개의 번지(番地)로 나눠서 각 부위를 효과적으로 강화한다...35가지 방법▴보는 것만으로도 기억력을 높이는 매지컬 아이(Magical Aye)...8가지 방법   100가지 방법 중에서 필자는 ‘뇌의 학교’ 대표인 가토 도시노리(加藤俊德)박사의 ‘8개의 뇌번지(腦番地)’에 관심이 갔다. 어떻게 분류하는 것일까. 그는 사고(思考)·운동·시각·감정·이해·전달·청각·기억계뇌번지로 분류했다.   예를 들어 기억력은 40대 후반부터 쇠퇴를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몇 번이나 같은 말을 반복한다.’ ‘어제 먹었던 것이 생각나지 않는다’는 사람은 관찰 대상이다. 이런 사람은 ‘감정계와 사고계(思考系) 뇌번지를 중점적으로 단련하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뇌의 노화는 (위험한)생활 습관에 있어   뇌를 기능별로 분류한 8개의 뇌 번지뇌를 노화시키는 (위험한)생활습관이 기억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어떤 습관을 가진 사람들일까. 이를 요약해서 열거해 본다.   첫째, 사람에게 욕(辱)을 하는 사람이다. 욕을 하는 등 네거티브(Negative)적인 말은 사고를 나쁘게 해서 뇌의 움직임을 정지시킨다. 타인에게 욕을 하다보면 오히려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을 욕하지 말고 칭찬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둘째, 초초한 사람이다.초조한 사람은 뇌의 같은 개소만 사용하기 때문에 그 부분이 피로해진다. 습관적으로 화를 잘 내는 사람은 육체의 부조화를 유발한다. 원인을 찾아내서 생활의 리듬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예정(豫定)된 일을 할 수 없는 사람이다.예정된 일이 없어서 시간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으면 기억력의 쇠퇴를 가져온다. 퇴직한 남성은 생활이 느슨해지기 때문에 외부 세계의 자극이 줄어든다. 의식적으로 예정된 일을 만들 필요가 있다.   넷째, 남의 이목(耳目)을 의식하는 사람이다.남의 이목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사람은 타인과의 접촉을 꺼리게 된다. 그러다보면 흥미 있는 일에 대한 도전이 감소된다. 이런 사람은 호기심이나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도전을 통해서 뇌에 자극을 주도록 해야 한다.   거울에 비친 숫자의 빈칸채우기(제한시간 15분)다섯째,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다.뇌가 활발하게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음식물로부터의 영양공급이 불가결하다. 음식 섭취가 부족하면 저혈당이 되기 쉽고, 뇌가 성장하는 재료의 고갈로 인해서 발달이 더디어진다.   여섯째, 수면이 부족한 사람이다.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분할 수면을 하는 습관은 좋지 못하다. 뇌가 각성(覺醒)하지 않으면 과거의 기억을 불러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수면은 뇌의 노폐물이 배출되고 해독효과를 가져온다. 그래서 충분한 수면이 아주 중요하다.   그러면서 가토(加藤) 박사는 기억력 유지를 단련하는 운동, 과거의 기억을 불러오는 손가락 훈련, 건망증을 개선하는 훈련,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눈감고 한발로 서는 방법, 한자(漢字) 읽기, 숫자 찾기, 거울에 비친 숫자의 빈칸 채우기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하나하나가 쉬우면서도 놓쳐서는 안 될 아이템들이었다.   “최근 건망증이 심해서 고민하는 사람들...기억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끄집어내지 못하는 것뿐이다.”   도쿄대 이케가야 유지(池谷裕二·48)교수의 주장에도 고개가 끄덕여 진다.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한탄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뇌를 활성화 시키려는 노력이 중요할 것이다. (출처: 기억력을 높이는 100가지 방법).

김동연

푸틴과 볼튼 Putin (L) and Bolton (R) Photo=Wikimedia 사이버전(Cyber warfare)은 북한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운영하고 있는 분야다. 북한의 경우 사이버전사를 약 7천~1만여명 양성하여 현재 운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과거 DDOS 대남 사이버 공격뿐 아니라 대미 소니픽처스 해킹 공격, 전세계적 워너크라이 해킹공격 등에 프록시 사이버 해킹그룹인 라자루스 그룹을 앞세워 공격한 바 있다.   가장 최근에는 필자가 작년말 보도한 이란발 국내정유사 사이버 공격과 관련 내용을 미국의 저명한 사이버 보안그룹인 파이어아이를 통해서 그 내막을 밝히기도 했다. 이란이 당시 국내 정유사에 퍼부은 공격방식은 여러면에서 북한과의 과거 공격 패턴과 유사성이 있어, 북한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보였다. 정부는 이와 관련하여 아무런 정보를 공개한 바 없으며, 국내 정유사들도 피해 규모 등에 대해서 함구하고 있다.   북한의 연이은 사이버전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정부는 2010년 국군 사이버 사령부를 만들었으며, 그 규모는 약 500명~1천명 정도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까지 국내 사이버 사령부가 진행하거나 맡고있는 임무 등에 대해선 알려진 바 없어, 실질적인 역할은 미비하다고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월 23일자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사이버사령부가 미국에 대한 모든 사이버 공격을 억제하는 작전(Operations)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러시아발 대미선거 개입과 관련하여, 연루된 러시아를 향해서 사이버 작전을 실행한다고 발표했다. 존 볼튼 국가안보보좌관은 앞서 미국은 앞으로 대미 사이버 개입에 더 이상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며, 엄정 대응하겠다는 식으로 말한 바 있다. 사실상 미국의 대러시아 사이버전이 시작된 것이다.   이번 미국 사이버사령부의 사이버공격을 주목해야할 점은 크게 두가지다.   첫째, 공식적으로 러시아를 공격의 대상이라고 발표했으며, 그 대상에는 러시아의 군사정보총국인 GRU가 포함된다는 점이다. 이것은 사실상의 미국의 선전포고인 셈이다. GRU는 구소련 시기부터 지금까지 러시아의 FSB(구KGB)와 못지않은 임무 수행능력을 가지고 있다. 일부 안보전문가들은 사실상 GRU의 능력을 KGB보다도 한수 위라고 평가하고 있을 정도다. GRU는 러시아의 군 주도 정보부다. GRU와 관련된 대표적 사례로는 과거 GRU 장교였다가 미국측에 소련의 중요정보를 흘린 올레그 펜코프스키 대령을 들 수 있다.   그는 3차 대전을 막은 스파이, 혹은 영웅이라는 별칭으로 더 많이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당시 러시아가 쿠바에 배치한 미사일에 대한 정보를 미국 CIA 측에 알려, 미국과 소련간 핵전쟁의 단초를 제거하는데 도움을 줬다. 펜코프스키는 GRU 당국에 미국과 동조한 사실이 알려진 뒤 GRU 본부 건물내에 있는 용광로 설비에서 산채로 불태워지는 처형을 당했다. 해당 내용은 일부 안보전문가 등을 통해 알려졌다. GRU는 당시 처형 장면을 신입 GRU 요원들에게 보여줌으로써 경각심을 일깨우고, 적에게 협조하지 못하도록 공포에 기반한 통제를 하고 있다. 이러한 공개처형은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과 북한에서도 흔한 대중 통제방식이다.   둘째, 현재까지 국제적으로 인정되거나, 채택된 사이버 교전규칙(ROE)이 없다. NATO 등에서 개발한 탈린 매뉴얼2.0 이 사이버 교전규칙의 기본이라고 알려졌지만, 어디까지나 실제 적용에는 완벽하지 못한 상태다. 이 때문에 사이버전을 감행할 경우, 선전포고, 전쟁의 명분, 공격의 규모, 공격의 방법 등에 대해서 국제적으로 인정된 아무런 가이드 라인이 없는 상태다.   물리적인 전쟁의 경우 국제적인 교전규칙 등에 의거하여, 상호간의 의료시설, 민간 종교시설 등에 대한 공격은 금지하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전쟁의 규칙이 국제적으로 채택이 되어 있는 물리적인 교전규칙과 달리 사이버상에서의 교전규칙은 제대로 확립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사이버공격을 감행한다는 점에서 이번 작전은 그 의미가 크다.   세계적으로도 사이버사령부가 공식적으로 작전을 시작한다는 것을 밝힌 것도 이례적이다. 그동안 암암리에 국가간 사이버 대응이나 작전 등이 있다고는 알려졌으나, 대외적으로 밝혀진 경우는 찾아볼 수 없다.   러시아 정보부의 모스크바 인질극 대응 당시 모습. 사진=wikimedia 이번 공격이 시작되면, 공격을 받게 될 러시아의 반격도 분명 예상해야 한다. 러시아는 과거부터 러시아의 정보부의 동기는 ‘복수’라고 직간접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러시아 국민, 러시아 영토, 러시아 선박 등에 도발한 테러단체 등에 러시아는 무자비하게 응징한 바 있다.   최근 사례를 보면 2002년 모스크바 극장 인질사건이다. 당시 체첸 무장단체가 극장내 800여명을 인질로 잡고, 체첸내 러시아군의 철수 등을 요구했다. 당시 투입된 러시아정보부 FSB 요원들은 극장의 특정 구역을 아예 생화학 가스를 살포하여 해당 구역에 안에 있던 테러범과 인질 포함 170여명을 다 죽여버렸다. 인질의 생사를 고려치 않고 가스를 사용하는 형태의 작전은 미국 등에서는 보기 드문 것이며, 러시아 정보부의 무자비한 복수를 보여주는 사례다.   푸틴은 2006년 중동의 무장단체가 자국의 외교관들을 죽이자, 이 같이 말한 바 있다. “범행을 저지른 테러범들은 그 책임을 회피할 수 없으며, 이것은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우리가 수행하는 임무의 논리(logic)다.” 즉 그 논리가 “복수”임을 우회적으로 재확인시켜준 대목이다. 이후 푸틴은 러시아 밖 외국에서도 자국의 정보요원들이 암살 등 강력한 수단을 동원할 수 있는 법을 러시아 의회(Duma)에서 통과시키게 만들었다.   종합하자면, 이번 미국의 공격에 대해서 러시아가 어떻게 나올지가 관건이다. 특히 교전규칙의 부재가 비밀사회인 러시아의 입장을 더 유리하게 만들 여지가 있다. 미국의 경우 차후 의회의 감독위 등을 통해서 군과 정보부의 작전 등이 검토되는데 반해, 러시아는 정보부의 임무에 대해서 아무것도 검토 및 견제 받는 장치가 없다. 따라서 도덕과 윤리적인 측면 따위는 전혀 고려치 않고 오롯이 복수를 통해서만 움직이는 러시아가 어떤 반격을 할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도 분명 이런 러시아의 반격을 충분히 검토한 이후 결정한 사안으로 보인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이버상에서 상호간 전쟁의 서막이 시작되었으며,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앞서 러시아는 전례 없는 대규모의 군사훈련 보스토크를 감행했다. 이에 맞불작전 성격인 대규모 미국의 NATO 주도 훈련이 30개국이 참가하여 지난 25일부로 시작됐다.

장상인

-평균 수명이 아닌 건강 수명을 늘려야   “살아있다는 것이 오히려 참담한 고통스런 병이지요. 그 독(毒)화살이 비켜가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필자의 칼럼(10월 5일자)을 읽고서 카카오 톡으로 보내온 지인의 메시지다. 그렇다. 치매(癡呆)는 생각만으로 참담하기 그지없는 두려운 병이다. 하지만, 고령화의 가속화로 치매의 발병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일부 지자체에서 ‘치매안심마을’을 만들고 있다. 초(超)고령사회인 일본의 경우는 어떠할까. ‘치매카페’가 인기 만점이다. ‘치매카페’가 어떤 것이며, 그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를 규슈의 구마모토 (熊本)시청에 알아봤다.   일본에는 5,800여 개의 치매카페 있어   “지역 시민들이 가볍게 치매(認知症) 환자나 가족의 고민을 공유하면서 간호사 등 전문직이 상담을 해주는 장소가 바로 ‘치매카페’입니다. 구마모토 시(市)에만 10여 개소가 있습니다. 구마모토 현(縣) 전체로는 100여 개소가 될 것입니다. 일본 전국의 통계는 5,800여 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 늘어날 추세입니다.”   구마모토 시청 복지과에 근무하는 이마다 준이치로(今田 潤一郞·46) 주임의 말이다. 그는 ‘카페의 운영은 주로 NPO(비영리법인)이나 간호사 단체가 운영한다’면서 ‘치매 당사자 가족이 개설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시설도 다양했다. 간호시설, 지역커뮤니케이션 센터, 상점가의 빈 점포, 개인 주택 등이다. 이마다(今田)씨는 밝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치매카페 포스터(1)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환자들이 다른 사람들과 차나 음료수를 마시면서 어울리다보면 스트레스가 해소돼 기분이 아주 좋아지기 때문에 인기 만점입니다.”   가나가와(神奈川)현 마치타(町田)시 복지과에 근무하는 이와타 다이쓰케(岩田大助·34)씨도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치매 카페는 환자와 그 가족, 지원자, 지역 주민 등이 쉽게 모여서 교류 및 정보 교환하는 장(場)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치매 당사자나 그 가족이 같이하고, 사회와의 계속적인 관계를 가지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죠. 평소 치매와 관계없는 지역 주민들도 관심을 갖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치매카페(사진: 일본 치매협회) 이와타(岩田)씨는 ‘치매환자와 그 가족이 가지고 있는 스트레스와 주위의 편견(偏見) 등을 완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80대 후반의 어머니를 모시고 치매카페를 찾은 50대 여성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제 어머니의 병은 절망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치매 카페를 다니시면서 얼굴이 활짝 펴졌습니다. 만면에 웃음이 가득해진 것입니다.”   치매에 대한 주변의 편견해소에도 도움 돼   치매에 대해 당사자나 가족이 느끼는 스트레스도 문제지만, 주변사람들의 편견도 참을 수 없는 고통일 것이다.   치매카페 포스터(2) ‘치매카페’는 일반적인 카페처럼 날마다 영업하는 것이 아니라, 월 몇 회, 일회 2시간-5시간 등 부정기적으로 열린다.   ‘치매카페’는 1997년 네덜란드의 알츠하이머 협회(Alzheimer Nederland)와 임상 노년 심리학자 베레(센(Bere Miesen)가 협력해서 시작한 것이 효시(嚆矢)다. 그 후 유럽에서 급속히 확산됐다. 명칭은 ‘치매카페’ 외에 ‘오렌지카페’ 등 여러 개의 이름이 있다.   일본은 2012년 후생 노동성의 오렌지 플랜(치매 시책 추진 종합 전략)으로 시작돼서 3년 만에(2015년 12월) 600곳이 개설됐다. 그 후 5,800여 개로 확대된 것이다.   ‘치매카페’는 환자들에게 자유로운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다. 때때로 전문직이 가벼운 상담을 하기도 한다. 조용히 휴식을 취하면서 환자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 목적인 것이다. 그리고, 노래나 공작(工作) 등 프로그램을 준비해서 환자들의 잠재능력을 높이도록 한다. 식기 세척이나 커피 내리기, 종이 접기 등을 스텝과 같이하는 맞춤형 카페도 늘어나고 있다. 그밖에 의료 및 간호 전문가가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면서 배움의 장(場)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치매의 증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환자에 부합되는 카페 운영이 가능할지 의문도 많다. 일본은 시행착오(試行錯誤)를 겪으면서 정답(正答)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100세 시대...건강 수명이 늘어야   딸과 함께 병원을 찾는 노인의 모습 일본은 일상생활에 제한을 받지 않는 기간 즉, 건강수명이 2013년 기준으로 남성 71.19세, 여성 74. 21세였다. 이는 2001년과 비교해 볼 때 늘어난 수치(남성 1.79세, 여성 1.56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남성 2.14년, 여성 1.68년의 평균수명에는 못 미친다. 평균 수명이 늘어났다고 해서 건강수명이 늘어난 것은 아니라는 통계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치매환자의 증가다. 2012년 기준으로 65세 이상 연령대 중 치매환자수와 유병률(有病率)의 장례 추계(推計)가  462만 명 이었다. 7명 중 1명(유병률 15.0%)인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오는 2025년에는 약 700만 명으,로 5인 중 1명이 치매환자가 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예측이다.   치매환자의 증가추세(자료: 일본내각부)  이러한 통계를 바탕으로 일본은 치매 예방과 치료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병원이 아닌 ‘치매카페’를 통해서 ‘사랑의 마당(場)’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구쓰와타 다카후미(轡田隆史∙83)의 저서 에 담긴 글이다. ‘직업에는 끝이 있을지라도 일에는 끝이 없다’는 저자의 일관된 논리다.   하지만, 정년퇴직 후에도 일을 하려면 건강이 뒷받침돼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열심히 운동을 하면서 평균수명이 아닌 건강수명 늘리기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김동연

  이인호 전 KBS 이사장. 사진=김동연 지난 10월 12일,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 내셔널 프레스 클럽(NPC)에서 김평우 변호사 등이 만든 Save Korea Foundation (구국재단) 주최의 국제 심포지엄 행사, “Threat to Liberal Democracy in the Republic of Korea (대한민국내 자유민주주의에 다가온 위협)” 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이인호 전 KBS 이사회 이사장, 고든 창(章家敦) 동북아 전문가이자 변호사, 데이비드 맥스웰 조지타운대 월시 국제외교대학 안보학 부국장이자 전 미 육군 특수부대 대령, 수잔 숄티 북한인권운동가이자 북한자유연합대표 및 디펜스포럼 이사,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 로렌스 팩 종북주의 전문가이자 변호사, 조평세 고려대 트루스 포럼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발표자와 참석자들은 모두 영어로 회의를 진행했다.   이인호, 국민들 아직 정부의 목적지 몰라…   이인호 전 KBS 이사장은 문재인 정권은 항공기를 납치한 기장에 빗대어, “지금 항공기에 탄 탑승객인 국민들은 이 항공기가 향하는 목적지가 어딘지도 모른채 끌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기까지의 과정에서 일어난 세월호와 최순실 사건 등이 불합리적인 절차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또한 이런 불합리한 일련의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정확한 사실을 알리지 못한 국내외 언론의 역할을비판했다. 말미에 그는 자신을 여러가지 혐의로 현 정부 등이 조사한 바 있지만, 진실을 알리고 구국을 위해 오늘 이자리에 나섰다는 식으로 자신의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고든 창 동북아 전문가는 미국의 폭스뉴스 등을 통해서 오랫동안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해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그는 한때, ‘문재인은 북한의 남파공작원이다. 그의 진위여부를 떠나 남파공작원처럼 대해야 한다. 그는 남한의 체제를 전복시키려 한다’는 식의 내용을 트위터에 올린 바 있다.  고든 창, “언제부터 한국이 중국에 안보주권을 허락 맡았나?   ”발언중인 고든 창 동북아 전문가. 사진=김동연 이번 행사에서 그는 한국정부가 지난번 중국과 맺은 ‘사드 3불 원칙’에 대해 비판했다. 사드 3불 원칙이란 한반도내 사드 추가배치 불가, 미국주도 미사일방어체계 (MD)에 한국 편입 불가, 한미일 3국 동맹체결 불가를 말한다.   문재인 정부는 과거 중국정부와 이 같은 3가지 약속을 맺은 바 있다. 고든 창 동북아 전문가는 “언제부터 대한민국이 자국의 안보문제를 중국과 논의했으며, 한국에 배치되는 자국 방어무기 체계를 중국에 허락을 맡기 시작했냐”고 따지듯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3불 원칙을 한국정부가 중국과 체결하면서, 동맹국인 미국에는 일언반구 사전 상의도 없었다”며 비판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부국장. 사진=김동연 맥스웰, “남북군사합의서는 일방적이고 비대칭적으로 북한에 유리한 것”   데이비드 맥스웰 조지타운대 월시 국제외교대학 안보학 부국장(전 미 육군 특수부대 대령)은 한반도의 문제를 군사적 관점에서 설명했다.   근본적으로 비물리적인 형태의 평화는 가장 어려운 것이며 가장 이룩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가장 빠른 통일은 전쟁이며, 그 다음은 북 정권의 붕괴다. 그리고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 중 하나는 북한내에서 남한의 평화적인 방식의 통일을 지지하는 세력이다. 우리는 이들을 지원하여 북한내 정권 교체를 한 뒤 평화적 통일을 이루는 방법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정권은 김일성 자신이 게릴라였기에 북한의 군부는 이러한 게릴라식 체계로 구성되었으며, 게릴라 정신을 선봉 한다고 했다. 이를 기초로 북한이 원하고 추구하는 한반도 통일은 이러한 김일성때부터 만들어진 게릴라식 통일이며, 게릴라식 통일에는 국가전복, 협박, 물리적 충돌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남북군사합의서는 남한의 군사적인 측면에서 매우 불리하다. 이번 합의서는 전부 분단지역에서 남측의 군사력을 통제하는 내용만 담겨있을 뿐, 북한의 군사력을 어떻게 통제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다. 이것은 북한의 비대칭 전력을 강화 시켜준 합의서다. 특히 군사분계선 내 군사훈련 중단은 북한의 약 14,000개의 방사포를 무력화할 수 있는 한미군사훈련의 중단을 의미하며, 유사시 대응하기 어려워졌다.    또한 군사분계선 지역내 비행금지구역 선언은 한미의 정보자산(ISR)이 북한의 기습도발 징후를 포착하기 매우 어렵게 만들었다. 우리의 눈을 가려 놓은 셈이다. 결과적으로 이것은 서울을 위험에 빠트린 것이며, 일방적이고 비대칭적으로 북에 유리하게 설정되었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의 민주당 의원들이 방미했을 때, 맥스웰 부국장은 이 합의서의 불합리성에 대해 물었다고 한다.  “왜 북한의 방사포를 현재 위치에서 2~40Km 가량 뒤로 빼서 재배치할 것을 요구하지 않았냐”고 묻자, 민주당 의원은 “북에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며, 북은 더 이상 위협이 아니다”라는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맥스웰 부국장은 현재 북한의 폭력적 발언만 없을뿐, 아무런 군사적인 중단과 축소는 감지된 것이 없다. 현재 북한은 모든 훈련을 진행중이며, 군사적 준비를 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칼라튜, 한반도는 구 공산권 국가들의 패착을 교훈 삼아야…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 사진=김동연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 사무총장은 자신의 과거 공산주의 루마니아에서 19년간 살았던 경험을 들어, 공산주의의 위험성을 알렸다.   그는 과거 루마니아가 차우셰스쿠 공산 독재정권을 맞이하면서 고난을 겪었다고 했다. 인접국인 체코슬로바키아의 경우도 당시 유럽에서 경제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었으며, 당시에는 G7에 들어갈 정도로 강국이었다. 스코다(Skoda)와 같은 유수 자동차 기업도 있었다. 그랬던 체코슬로바키아와 루마니아 모두 공산주의 때문에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런 사례는 최근 베네수엘라의 공산화에서도 잘 드러난다.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하루아침에 난민이 되었다며, 한반도의 공산화가 가져올 위험성을 알렸다. 그는 최근 진행된 남북정상회담 전후로 나타난 북한의 용어가 가지는 문제도 지적했다. 북한에서는 “자주 원칙을 확인했다” 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 의미가 미국을 포함한 서구권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것으로 치부되지만, 이 용어의 의미는 북한식 통일과 평화를 추구함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잔 숄티 인권운동가가 탈북자 단체가 경찰에 가로 막히는 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동연 숄티, “문재인 정권하에서 한국내 북한인권단체 사라지고 있어…”   수잔 숄티 인권운동가는 자신이 90년대부터 한국을 방문하여, 탈북자들과 함께 대북전단 풍선 날리기 활동에 동참하는 등 대북인권활동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여러 정권을 거치며 대북인권운동을 펼쳐왔는데 좌익 정권의 집권때와 우익 정권 집권때마다 자신을 대하는 한국정부의 태도가 극명하게 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사례를 통해 한국의 대북정책의 실체를 가늠할 수 있다며, 자신의 에피소드를 참석자들과 공유했다. 그의 말이다.   “제가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에는 김영삼 정권이었다. 김영삼 정권에서는 자신을 외국 국빈처럼 대해주었다. 공항에서부터 정부에서 차량을 보내 마중을 나왔다. 한국정부의 극진한 대접에 너무 감사했다. 한데, 김대중 정권이 되자, 차량을 보내기는 했는데, 이 차량이 저를 태우러 온 게 아니라, 제 이동경로를 뒤쫓는 미행 차량이었다. 노무현 정권때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후 대북전단풍선을 날릴 때도 한국의 군과 경의 태도가 극명하게 나뉘었다.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때는 우리의 대북전단 살포를 막기위해 군인과 경찰들이 찾아왔다. 제가 우리가 북에 보내는 전단지 내용까지 군인에게 읽어주고, 아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당시 군인들은 저에게 ‘당신의 행동이 문제가 없음을 알고 있지만, 상부에서 막으라고 해서 그렇다’ 라며, 제게 하소연 한 뒤 저지했다.    현재 문재인 정권하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막기위해 엄청난 수의 경찰과 군인들이 와서 우리를 막았다. 대북전단 날리기를 추진하는 탈북자 단체들이 오밤중 조용히 전단을 날리려고 나서는 때에도 경찰들이 탈북단체의 차량 앞을 가로막았다.   과거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도 우리의 대북전단 날리기 행사때마다 경찰을 보냈다. 그런데 그 목적이 달랐다. 당시 경찰들은 우리의 대북전단 살포가 성공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또 방해 받지 않도록 경찰을 보내 우리의 안전을 보장해주었다.”   숄티 인권운동가는 여러 장의 사진을 보여주며, 당시 행사 때 나타난 군인과 경찰들의 모습을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 산하에서 한국의 대북 인권단체들이 하나 둘 사라져가고 있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도 했다.    특히 이 단체들이 재정적인 문제로 사라진다고 하는데, 그동안 여러 군데에서 잘 지원을 받아 운영되어온 단체들이 이번 문 정권에서만 사라지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문 정권의 대북단체 압박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북한을 자극하는 행위를 법적 처벌 조항까지 만들어 대북단체의 행동을 압박하고 있는 점도 비판했다.   로렌스 팩, “미국내 종북단체 여전히 왕성히 활동중”   로렌스 팩 종북주의 전문가가 발언중이다. 사진=김동연 로렌스 팩 재미 종북주의 전문가는 미국내 종북주의 활동이 여전히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대부분 미국내 활동중인 종북단체의 수뇌부와 회원들은 미국내 거주가 보장된 시민권자 혹은 영주권자가 상당수이며, 이들은 미국에서 보장된 자유 발언의 권리를 통해 꾸준하게 종북주의적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미국내 종북주의자들이 미국내 언론계, 학계, 문화계, 정계, 재계 등 다양한 직업군에 나뉘어 포진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이런 단체들이 미국 뉴욕의 북한 유엔대표부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미국내에서 다양한 컨퍼런스와 대언론 친북 활동을 이어 나간다며, 심각성을 알렸다. 개중에는 미국내 종북 기자가 이번 구국단체 행사 등을 방해하기 위해, 내셔널 프레스 클럽에 우리의 행사를 금지시켜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조평세, “젊은층의 친좌현상은 보수교육의 부재와 무지(無知)때문”   조평세 고대 트루스 포럼 대표. 사진=김동연 조평세 고려대 트루스 포럼 대표는 청와대 내각의 상당수와 국내 국회의원 중에도 포함된 주사파의 문제를 거론했다. 특히 임종석 비서실장의 과거 주사파 발언 등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처음 교내 대자보를 붙였을 때, 자기 주변의 대다수 젊은이들이 좌익성향을 가지고 있었으며, 자신이 그 대자보를 붙임으로 인해서 향후 약 90%정도의 친구와 지인을 잃게 될 것임을 알았다고 했다. 대다수 젊은이들이 지난 촛불시위에 참석하고, 좌익성향을 보이는 이유로 그는 보수 교육의 부재와 무지(無知)를 들었다.   대자보를 붙이고 난 뒤 많은 학생들이 자신에게 연락을 취해 주사파에 대한 내용을 더 알려 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며, 학생들이 나빠서 좌익으로 향하는게 아니라, 몰라서 그런 경우가 상당수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언론과 학계 등이 이런 사실을 더 알려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주요 참석자 단체사진, 정중앙 의자에 김평우 변호사가 있다. 사진=김동연 행사 말미에 참석자들은 구국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추후 더 노력하기로 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김평우 변호사는 당초 예정된 자신의 기조연설까지 생략했을정도로 연사들과 참석자간의 활발한 논의가 이어졌다. 당초 4시간 가량 진행될 예정이었던 이번 구국행사는 약 5시간 진행, 성황리에 마쳤다.

김동연

김정은(우)을 평양에서 만나고 있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좌).  사진출처=뉴시스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 7일 방북하여 북측에 '최종적으로 완전히 검증가능한 비핵화 조치', FFVD (Final Fully Verified Dismantlement)를 요구했다. 한때, 취소된 미북간 대화의 물꼬가 지난 3차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트인 뒤, 미국은 앞선 종전선언에 대한 언급대신 FFVD를 북에 요구했다. 한편, 남북은 남북정상회담과 함께 남북군사합의서까지 만들어냈다.   남북군사합의서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문장이 향후 쌍방(남북)이 협의를 통해 노력하여, 평화의 방법을 강구하자고 되어 있다. 즉 이런 형태의 문장은 미완성형이다. 이 때문에 상호간 어떻게 비핵화를 할 것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은 모두 빠져 있다. 합의서가 말하는 평화의 정의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도 언급되어 있지 않다.    가령 덕적도까지 내려오는 북한의 선박의 종류를 어선으로만 한정한다던지, 유사시 이런 선박의 의심스런 선박 대 선박의 물물교류(Ship to Ship transfer) 행위에 대해서 한국, 미국, 일본 등의 군 및 경의 선박이 다가가 검문검색을 할 수 있다는 식의 내용은 없다. 이러한 구체적인 방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정부는 비무장지대 일대 지뢰제거 작업은 물론, 육해공 모든 분야에서 기존 군의 경계태세를 낮추는 절차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 한반도의 평화적 무드와는 달리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국내 언론에서는 남북의 평화무드 조성에 대한 뉴스만 주요 이슈로 다루고 있다. 이에 우리 국민들은 평양냉면을 즐기고, 곧 통일이 올 것만 같다는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김정은이 청와대에 선물한 풍산개 한쌍, 곰이와 송강을 통해 일부 국민들은 김정은을 개를 사랑하는 따뜻한 지도자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러한 북한의 동물외교는 앞서 중국이 미국 워싱턴 D.C. 동물원에 대여해준 판다 외교와 맥을 같이한다. 미국내 반중감정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중국은 미국에 판다를 보냈다. 중국은 미국내 수많은 동물원 중에서도 미국의 수뇌부가 있는 워싱턴 D.C.를 택했다. 중국의 판다외교는 대표적 중국 공산주의의 선전기법이라고 미국의 외교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군사훈련 참관하는 푸틴 / 사진출처=뉴시스 최근 국내 언론에서는 거의 언급이 되지 않고 있는 러시아 및 중국의 강경 군사기조는 최근 여러 지역에서 드러나고 있으며, 미국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러시아와 중국의 전례없는 대규모 군사훈련이다. 바로 2018 보스토크(Восток) 훈련이다. 훈련명은 러시아어로 동방(East)이라는 뜻이다.   이번 훈련은 9월 11일부터 17일까지 진행, 러시아를 비롯한 중국, 키르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도 참가했다. 상하이협력기구(SCO)의 회원국들이 훈련에 참가했으며, SCO는 중국 및 러시아 주도 안보 조직이다. 이른바 중국판 NATO로 불린다.   명분상 러시아는 대테러(Counter Terrorism)가 조직의 주요 목표라고 지칭하고 있지만, 군사 및 정보(intelligence)분야 협력도 회원국들과 함께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SCO를 통해 러시아는 체첸을 테러조직으로 규명하고 군사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참고로 러시아판 NATO로 불리는 집단안보조약기구(CSTO)도 2007년 SCO와 협력조약을 맺고 안보, 범죄, 마약퇴치에 협조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이번 보스토크 훈련은 러시아의 시베리아와 극동지역에서 시행되었으며, 1981년 러시아군이 대규모 훈련을 시행한 이래 사상 최대 규모였다. 러시아군 약 30만명과 항공기 1천여대, 군함 80여대가 동원됐다. 이 훈련에 중국군도 약 3,500명의 군인과 고정익 및 회전익 항공기 약 30대를 참가시켰다.    이번 훈련기간 중 중국은 최신예 정보군함 천왕성(둥댜오급)을 보내 훈련을 참관했다. 참고로 이 정보군함은 러시아의 공식초청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중국이 이번 러시아의 훈련에서 많은 군사전술과 전략을 배워가겠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러시아의 훈련을 주목해야하는 점은 바로 훈련의 방식이다. 지금까지 러시아 군은 가상의 적을 상대로 군사준비태세를 점검하는 훈련을 주로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력을 반반씩 나눈 뒤, 실제로 두 전력이 맞붙는 형태의 실전적 훈련을 했다. 따라서 이번 훈련의 주안점은 전략기동훈련이라고 전해진다. 러시아가 보다 더 실전적인 훈련에 임한 것이며, 이런 실전형 훈련에 중국도 함께 참가하여, 군사준비태세를 한층 더 끌어올리게 됐다.   한가지 더 주목할 점은 이번 훈련이 주로 지상에서 진행된 훈련이지만, 러시아 및 중국 등 태평양 함대와의 연계적 훈련이라는 점이다. 즉 한번에 지상군과 해상의 군대가 함께 훈련한 것이다. 이런 형태의 훈련은 한 국가의 모든 군대를 동시에 가동하는 것으로 전시 작전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훈련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보스토크 훈련에는 참가하지 않았지만, 러시아는 이 훈련 직전 핵무기 운영부대도 훈련을 했다고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핵무기 운영부대의 훈련까지도 이번 보스토크 훈련과 함께 염두에 두었다는 분석도 있다. 러시아는 이번 훈련이 복합적인 점검 차원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훈련의 전반적인 양상을 보면 마치 전시를 방불케 하는 규모이자, 전시에 벌어질 상황을 연습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실전적인 경험이 많은 러시아와 함께 훈련함으로써 전반적인 군사전술을 익히는 계기가 되었으며, 러시아-중국간 군사협동성을 강화하게 됐다. 이번 보스토크 훈련은 국가간 갈등(Inter-state conflict)상황을 고려했다고 전해지며, 정치적으로는 최근 남중국해상에서 일어나는 미중간 갈등에 러시아의 중국지지를 직간접적으로 미국에 표시한 것이다.   지난 2015년 미국과 연합군이 해상 훈련중이다. 사진=위키미디어 이번 러시아와 중국의 대규모 군사훈련에 미국은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대규모 훈련을 준비중이다. 10월 중순부터 다음달 초까지 NATO는 30개국이 참가하는 '트라이던트 정처(Trident Juncture)'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훈련 역시 러시아의 훈련처럼 사상 최대 규모로 치뤄질 전망이다. 약 5만명의 지상군, 군함 약 70척, 전투차량 약 1만대 가량이 투입될 것이라고 옌스 스톨텐베르크 NATO 사무총장이 지난 10월 2일 발표했다. 이번 훈련을 통해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눈에는 눈' 형태로 맞불을 놓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은 지난 5월 태평양함대를 인도-태평양함대로 승격 시킨 뒤 기존대비 함대의 관할 지역을 인도 주변까지로 확장시킨 바 있다. 이후 미국은 인도, 일본의 해군과 함께 남중국해 등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진행했다. 당시 훈련에는 보기드문 대잠훈련도 포함되었으며, 해당 훈련이 북한의 잠수함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 SLBM을 염두에 둔 훈련으로 해석된 바 있다. 그동안 북한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며,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의 부산 입항 등을 꺼려왔던 우리정부는 당시 미군 주도 대규모 해상훈련에도 참가하지 않았다.   한편, 지난 9월 30일 남중국해상에서 중국 이지스함이 미국 이지스함 디케이터(USS Decatur)를 상대로 위협 행동을 감행, 양측의 군함끼리 충돌할 뻔한 일까지 빚어졌다. 중국이 영해라고 주장하는 국제해상에서 미국 군함을 상대로 중국 군함이 중국의 영해에서 나가라고 경고했다. 미국 이지스함은 국제법상 문제가 없다며 이를 무시하고 항해를 계속했다. 이에 중국 군함이 미국 군함 뒤에서 발진하여 미군함을 추월, 미군함 바로 앞에서 급정거했다.   갑작스런 중국 이지스함의 급정거에 미군 이지스함이 40여 미터까지 간격이 좁혀지며, 충돌할 위기에 처했다. 미군함이 급선회 기동을 하면서 충돌은 모면했다고 전해진다. 양국의 군함이 물리적 충돌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일촉즉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양국간 군사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미중간 갈등 외에도 러시아와 영국간 군사적 갈등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지난 9월말 러시아의 장거리 폭격기가 영국 영공을 침범하여 영국 주변을 정찰했다. 이에 영국 국방부는 즉각 타이푼 전투기를 출격시켜, 러시아 폭격기를 영공 밖으로 밀어냈다. 당시 영국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폭격기는 경고방송에도 계속 영국 영공을 비행했다.   국내에서는 평화무드가 지속되고 있지만, 한반도 주변정세는 강대강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간 군사경쟁을 멈추고 자발적 무장해제에 나서고 있는 우리 군이 과연 유사시 갑작스런 북의 도발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미 남북간 군사합의에 따라 군사분계선의 초소를 남과 북이 1대1 방식으로 줄이기로 했다. 그런데 북한은 160여개의 초소에서 10여개를 제거하고 우리는 80여개에서 10여개를 없애는 것이라 불공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합의서가 사실상 NLL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야당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남북간 합의 문건의 모호성이 언제든 북한의 도발의 빌미가 될 수 있음을 역사적 전례를 통해 재고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장상인

  오세영(76) 시인의 시(詩) ‘10월’이 연상되는 지난 1일 통계청이 발표 하나를 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르다고. 나아가, 80세 이상의 초고령 인구 비중도 2015년 2.6%에서 2050년에는 14.0%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발표했다. 고령화가 급행열차처럼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인류의 재앙(災殃)’이라고 하는 치매(癡呆) 문제가 ‘지상에 걸린 외로운 목숨이 되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지 않겠는가.   일본 유명 요양원의 노인들- “일본은 초고령 사회이지요. 인지증(認知症)환자수(잠재자 포함)가 2012년 462만 명이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2025년에는 약 700만 명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5명 중 1명이 인지증 환자가 되는 것입니다. 제 나이가 지금 64세입니다. 심히 걱정되는 일입니다.”   일본의 지인 도미타 가즈나리(富田一成·64)씨의 말이다. 그는 일본 정부(내각부)의 통계를 토대로 필자에게 말했다. 일본에서는 몇 년 전 법을 바꿔서 치매(癡呆)를 인지증(認知症)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어떠할까. 2016년 기준으로 치매환자의 수(數)가 75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고, ‘2030년에는 127만 명에 달할 것이다’는 분석이 나와 있다. 따라서 ‘치매환자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소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치매는 성장기에는 정상적인 지적 수준을 유지하다가 후천적으로 인지기능의 손상 및 인격의 변화가 발생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따라서, ‘이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한다’는 것은 우리 모두의 염원이 아닐 수 없다.   소설을 통해서 본 치매의 실체   소설의 박범신 작가 때마침 박범신(72)작가의 장편소설 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소설의 키워드(keyword)는 노년·기억·죽음·애도 그리고, 사랑이었다. 소설은 치매에 걸린 노부부를 통해 한평생의 삶과 사랑과 관계... 그 현상과 이면을 파고들었다. 소설 속으로 들어가 본다.       “아버님의 실종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점이 많아요.”   경찰의 전화를 받고 미국에서 다시 한국에 온 딸 인혜-   “엄마. 나야 인혜.”   “너. 언제 왔니? 버스타고 왔니? 학교에서 별일 없었고?”   어머니는 딸이 단발머리 여고생으로 알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말이 더욱 가슴을 저미게 한다. “근데 얘, 네 아빠가 지금까지 돌아오질 않는구나. 이 양반 들어오기만 해봐. 내가 가만두나!”   소설의 허구(虛構)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다가올 수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치매 어머니를 2년간 뒷바라지 하면서 흘린 눈물보다 소설을 쓰면서 흘린 눈물이 더 많았다’는 의 작가 송현(71) 선생의 사연도 가슴을 친다. 얼마나 슬프고 아팠을까. 작가는 이 소설을 ‘불효의 고해성사이자 눈물로 쓴 사모곡이다’라고 했다.   치매의 잠복기는 10-15년...걸음걸이에서부터 시작돼   걷기 전도사 성기홍 박사 “치매는 10-15년 잠복기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65세에 치매가 발견되었다면 적어도 50-55세 때부터 발병되었다는 것입니다. 단지,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을 따름이죠.”   걷기 전도사 성기홍(58) 박사의 말이다. 그는 국내 걷기 운동의 이론을 정립하고, 국민에게 올바른 걷기 교육 및 홍보에 몰두하고 있다.   성 박사는 ‘걸음걸이를 통해서 치매를 조기 예측함으로써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은 후 운동과 치료약 복용을 병행토록 해야한다’고 역설한다.   “인지기능의 저하(低下)는 신체적인 변화로 이어집니다. 첫 번째 걸음의 속도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걸음걸이의 속도의 변화는 노화(老化)에 의해서 나타납니다. 인지기능이 저하되면 걸음걸이의 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집니다.”   그는 ‘노화의 걸음걸이 속도의 기준은 1.0m/sec이다’면서 ‘경도인지장애로 인지장애가 시작되면 걸음속도가 0.8m/sec로 저하된다’고 했다. 그리고,  ‘걸음걸이의 속도가 0.6/sec로 저하되면 경도인지장애를 너머 치매로 발전한다’고 했다. 경도인지장애와 치매의 조기 발견은 ‘걸음의 속도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17년 전국의 치매 환자는 75만여 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진료비·간호비·보험 지출 등 치매 관리비용은 2015년 13조 2000억 원(환자 1인당 2033만원). 전체 복지 예산 53조 원 중 약 25%가 치매 관리비용으로 사용되는 셈이다. 설상가상(雪上加霜). 2030년에는 치매 관리 비용이 34조 3,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치매를 조기에 예측해서 관리를 잘하면 복지예산을 천문학적(?)으로 절약할 수 있다. 인류의 재앙인 치매- 국가는 물론 국민 모두가 심혈을 기울여 예방과 치료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우리들의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급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노부부(후쿠오카/2018.1.1) 이글을 마감하면서 전화 통화한 일본인 이와타 고하치(岩田耕八·75)씨의 말이 가슴에 와닿았다. “일본에서도 인지증(치매) 치료에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좋은 치료약은 가족의 사랑(愛)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상인

지난 주말 광화문에는 많은 사람들이 운집했다. 정당과 시민단체들의 모임이었다. 각자 확성기를 들고 북과 꽹과리를 치면서, 정반대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는 모습들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영문을 모르는 외국 관광객들은, 카메라에 열심히 그 모습들을 담고 있었다. 그들이 실체(實體)를 안다면, 그리 감동적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밖의 소리와는 달리 지하의 대형서점은 분위기가 달랐다. 누구의 부름도 없이 순수하게 모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모두 책과 대화하고 있었다. 아예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아서, 외부의 소리와 담을 쌓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한 떼의 무리들이, 어느 작가의 사인회에 모여 들었다. 그래도, 소란이 없는 침묵만이 흐를 뿐이었다.      책 표지 제목만으로도 장편소설이었다. 그러나, 함축된 의미가 담겨 있었다. 노란 은행잎 같은 표지를 열자, 김은주 저자의 사진과 이력이 적혀 있었다.      책 속으로...여자에게 포기를 권하는 사회   “학생은 영어를 열심히 공부해서 어떤 일을 하려고 하나?”   대학에서 영어 강의를 수강하던 어느 날, 영어강사의 질문에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해외영업을 할 거예요.”   김은주 대표 강사는 두 눈을 크게 뜨며 되물었다.   “여자의 몸으로?”   그 말은 마치 내가 뭔가를 크게 착각하거나,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것처럼 들렸다. 사회는 다양한 이유로 여자에게 포기를 권한다.   그러나, 김 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본인의 길을 걸었다.   “세상을 향해 뛰어라.”   그녀는 대학 도서관에서 여덟 글자의 포스터를 보고서 심장이 박동했다. 그 자리에서, 글로벌 비즈니스맨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풋내기 대학생인 스무 살의 나이였다.   ‘대한민국 법률로 재해석한 ‘검사의 삼국지(三國志)’    저자 양중진(부장검사)   “평균인...‘지극히 정상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평균적인 생각’이라는 의미다.”   양중진 검사의 책 는 이렇게 ‘평균인’으로부터 시작됐다. 그러면서, 저자는 ‘법(法)은 굉장히 쉬워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법이 쉽지 않으면 지킬 수가 없기 때문이란다. 저자가 책을 쉽게 쓴 이유이기도 하다.   책 는 고전 를 우리나라의 법률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책장을 열면 맨 먼저 도원결의(桃園結義)가 나온다. 도원결의는 누구나 아는 바와 같이 나관중의 에서 유비(劉備)·관우(關羽)·장비(張飛)가 도원(桃園)에서 의형제를 맺은 것을 말한다. 세 사람이 의기투합(意氣投合)을 한 것이다.   도원결의에 대한 저자의 법률적 해석이 압권이다. 책 속으로 들어가 본다.   “유비·관우·장비는 어지러운 세상을 구하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의형제가 되기로 맹세한다...이런 경우 호형호제(呼兄呼弟)를 넘어 법적으로도 형제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내가 죽으면 적토마는 유비에게, 청룡언월도는 장비에게 주라”라고.   나아가 부부간의 부양의무도 우리 모두가 눈여겨 볼만하다. 부부관계가 남보다 못한 경우가 많아서다. 는 부부간의 부양의무를 명쾌하게 해석한다.   “유비와 아내인 미부인이 조조에게 신야성을 빼앗기고 피난길에 올랐다. 피난길이다 보니 먹을 것이 턱없이 부족했다. 유비는 마지막 식량으로 주먹밥 한 덩이를 가지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전쟁을 해야 하는 유비가 주먹밥을 혼자서만 먹어도 되는 것일까? 결론은 ‘혼자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요즈음 ‘졸혼(卒婚)’이라는 애매모호한 부부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필히 알아야 할 듯싶다.   이 책은 도원결의부터 공명의 죽음까지 43화로 구성돼 있다. ‘삼국지’라는 친근한 고전을 통해서다. 관련사건 및 실제 판례를 소개함으로써 깊이를 더했다. 우리 모두가 반드시 잘 알아야 할 법에 대해 상세히 소개한 것이다.   오직 한길을 걸은 ‘오카 마사하루(岡正治, 1918-1994)’ 목사’   오카 마사하루 목사의 책 사람은 책을 만나고, 그 책으로 인해서 더 좋은 사람을 만나고, 이렇게 새로운 인연이 맺어진 듯했다. 우리는 늘, 이렇게 상처를 받고 살아간다. 그래도 고통과 슬픔을 겪어본, 그런 사람들이 늘 영혼이 향기로운 것 같다.   "오카 마사하루 목사님은 재일동포들을 위해서 헌신했던 분입니다."   “오카 마사하루 목사님의 자서전(전은옥 번역)은 '오직 한길로' 입니다.”  그것이 바로 사람의 향기이다. 책을 통해서 만나고, 저자와 만나고, 그것이 진정한 만남의 향기라는 것이다.

장상인

-진실을 알리려는 일본인들의 작은 외침을 듣다.   나가사키(長崎) 역에서 언덕길을 오르면 26성인(聖人) 순교지가 나온다. 1597년 도요토미 히데요시(豐臣秀吉, 1537-1598)에 의해 가톨릭 신자 26명이 화형을 당한 곳이다. 거기에서 오고가는 자동차와 마주치며 소로(小路)를 따라 50미터쯤 가면 건물 사이에 끼여 있는 작은 건물과 만날 수 있다. 다름 아닌 나가사키평화자료관이다. 공식 명칭은 ‘오카마사하루기념 나가사키평화자료관’. 나가사키 재일조선인의 인권을 지키는 모임을 이끈 ‘오카 마사하루(岡正治, 1918-1994)’ 목사와 깊은 관련이 있다. 자료관의 설립 취지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평화자료관   설립 취지만 읽어도 ‘오카 마사하루’씨의 숭고한 뜻을 이해할 수가 있었다. 필자가 오래 전 수박 겉핥기식으로 스쳐간 적이 있었으나, 이번에는 천천히, 그리고 꼼꼼하게 이 자료관을 둘러봤다. 자원봉사자 기무라 히데토(木村英人·74)씨를 만났기 때문이다. 기무라(木村)씨의 말이다.   “오카 마사하루님은 목사로서도, 시 의원으로서도, 한 인간으로서도, 언제나 약(弱)한 사람들의 편에 섰습니다...이 자료관은 기적적으로 세워졌습니다. 당시 토지도, 건물도 없었지만, 그분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모인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졌습니다. 마치 오카(岡)님이 하늘나라에서 이끌고 있는 것처럼 요. 지금으로부터 23년 전인 1995년의 일입니다.”   ‘일본 침략역사 제대로 청산 못해 죄송합니다’   부산일보 기사 필자는 자료관에 전시된 2010년 5월 6일자 부산일보 기사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나가사키대학 명예교수이자 평화자료관 이사장인 다카자네 야스노리(高實康稔)씨가 합천에서 특강을 하기 위해 방한했을 때, 인터뷰한 기사였다. 신문기사와 함께 일본어로 번역된 글도 나란히 부착돼 있었다. 일본정부의 냉대에 대한 내용이 눈길을 끌었다.   다카자네 야스노리씨는 뒤를 이을 ‘양심들’에게 바톤을 넘기고, 지난해 향년 77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업적을 기리는 ‘우리겨레하나되기울산운동본부’의 현수막도 있었다.   ‘역사의 진실을 지켜온 다카자네 선생님을 존경합니다.’‘조선인의 인권을 지켜온 선생님의 삶을 기억하겠습니다.’   다카자네(高實)씨는 군함도가 조선인 강제 동원의 역사를 배제한 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는 것을 비판한 사람이다. 그의 뒤를 이어서 나가사키대학 명예교수인 소노다 나오히로(園田尙宏·73)씨가 이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좁디좁은 이 자료관은 ‘일본은 아시아에서 무엇을 했을까’란 테마로 대동아전쟁도(大東亞戰爭圖) 등을 전시하고 있었고, 조선인과 중국인에 대한 피폭(被暴)에 대한 내용을 상세하게 알리고 있었다. 일본의 황민화, 위안부, 남경대학살, 731부대 등에 대한 사진과 자료도 많았다.   ‘군함도에 귀를 기울이면?’   필자는 일본어판 군함도에 관련한 책을 사려다가 한글판이 있어서 한 권 구입했다. 제목은 (선인). 저자는 나가사키 재일조선인의 인권을 지키는 모임(번역 박수경·전은옥 譯)이었다.   군함도와 조선인 강제 연행에 대해서 설명하는 기무라씨 필자는 번역서 을 들고서 기무라(木村) 씨를 따라갔다. 그는 군함도(端島) 탄광에 대해서 설명한 후에 희생자 명단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여기를 보세요. 그 당시 사망한 사람들의 명단이 이렇게 다 있습니다. 황옥수 경상남도 20세 익사, 김용우 27세 강원도 외상에 의한 척추 마비, 노치선 황해도 16세 리졸(Lysol) 음독...”   그 당시 사망자에 대해서 조목조목 설명하는 기무라씨 기무라(木村)씨는 서정우(徐正雨, 1928-2001)씨의 증언에 대해서도 길게 설명했다.   “서정우씨의 증언은 1983년 7월 군함도(하시마)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제2집과 에 자세하게 쓰여 있습니다.”   자료를 통해서 그의 증언을 들여다봤다.     서정우씨는 결국 미쓰비시(三菱)조선소로 이동해서 피폭을 당했고, 병든 몸으로 차별대우를 받으며 일본에서 살다가 54세에 생을 마감했다. 그의 증언에는 평화에 대한 갈망이 짙게 깔려 있었다.   “저는 건강이 많이 나쁘지만 차별 없는 세상,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죽을 때까지 운동을 하고 싶습니다.”   기무라 히데토(木村英人) 자원봉사자와의 일문일답   필자는 73세의 나이에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기무라(木村)씨에게 질문을 했다. 일본인으로서 자국의 과거 역사를 들춰내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평화주의자 기무라씨 ▴ 어떤 연유로 이곳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계시고, 언제부터 하고 계시나요?   “자료관에서 한국인의 안내 등을 부탁한다고 연락이 왔었습니다. 자료관의 회원이기도 했고요. 2007년에 ‘스톤 워크-코리아(Stone Walk Korea: 1톤의 돌을 끌면서 평화 순례를 하는 모임)과 함께 한국에서 평화 행진을 했습니다. 부산-합천-하동-지리산-정읍-군산-평택-서울-임진각까지 갔습니다. 한국의 코디네이터가 ‘목이 약해서 오래도록 말을 못한다’고 해서 통역을 부탁했습니다. 대단한 한국어 실력은 아니었지만, 독학으로 소설을 읽으면서 터득한 지식으로 서투른 통역을 했습니다. 그런 일을 계기로 지금과 같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 소설을 통해서 한국어를 익히신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어떤 소설이고, 언제부터 한국어를 하셨나요?   “제 나이 55세 때부터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선생님은 일한(日韓)사전이었습니다(웃음). 소설의 제목은 김진명 선생의 였습니다. 그 후 조정래 선생의 을 읽었습니다. 2007년 지리산을 갔을 때 소설의 내용이 더욱 실감났습니다.”   ▴ 대단한 열정이십니다. 원래 어떤 직업을 가지셨고, 한국어에 어려움이 없으셨나요?   “저는 그리 대단한 일을 한 사람이 아닙니다.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40년 가르쳤습니다. 유학도 가본 적이 없어서, 영어 때문에 40년 내내 고생했습니다. 영어 듣기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잘 때도 단파 라디오를 들었습니다. 외국어에 대한 긴장감이 많았던 것이지요. 그런데, 한국말을 공부하면서부터 그 스트레스가 없어졌습니다. 한국어와 일어가 비슷한 점이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주변에 영어로 고생하는 사람이 있으면, ‘먼저 한국어를 해요. 그러면 영어도 쉬어질 것이다’라고 합니다.”   ▴ 여기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시면서 한일관계에 대해서 느끼신 점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판문점 선언이 발표됐을 때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뻐했습니다. 일본은 향후 아시아의 고아(孤兒)가 될 것 같아서 두렵습니다...한국이 보다 민주적이고 멋진 나라가 되면, 일본 사람들도 본받지 않을까요? ‘한일 관계 개선은 가해자의 진실 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이 일을 하시면서 보람을 느끼신 점은 무엇입니까?   “무직인 제가 최근 한국의 ‘(사)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로부터 위촉패와 명함을 받았습니다. 참으로 기쁜 일입니다.”   기무라씨가 받은 겨레하나 위촉장 기무라 히데토(木村英人)씨는 진심으로 기뻐했다. 위촉패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본다.   자기 나라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면서 진실을 알리는 일에 앞장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그러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용기 있는 사람들이다. 용기 있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더 밝은 미래가 열릴 것이다. 영화 군함도의 류승완 감독이 의 번역서(추천사)에서 밝힌 것처럼 그 날을 기다려본다..   “군함도에 귀를 기울이면 우리의 미래가 보이지 않을까요?”   

장상인

-‘눈 속에 핀 꽃’ · ‘세 번 건넌 해협’   '눈 속에 핀 꽃'의 표지 8월 27일 전라남도 완도군 보길도에서 필자의 사무실로 소포가 왔다. 발신자는 고려대 명예교수이자 작가인 김민환(73)씨였다. 내용물은 소설 (중앙 books)이었다. 수줍듯 미소 짓는 매화 두 송이와 눈을 맞추며 책장을 열었다. 작가의 친필 사인이 있었다. 필자가 만난 적도, 전화 통화를 한 적도 없는 관계이기에 놀라움과 반가움이 교차했다.   소설속으로   소설의 첫 장 ‘1월 1일 0시 5분’은 다음과 같이 시작됐다.   “가을비가 스쳐갔다. ‘영운’은 마당으로 나갔다. 햇살이 비에 젖은 구절초 꽃잎을 어루만지자, 구절초는 얼른 보라색 꽃잎 뒤로 눈물을 감추고 해를 향해 싱긋 웃었다.”   화초에 물을 주면서 일상을 여는 김민환 작가 소설이 사랑이야기를 바탕에 깔고 있을 듯싶었다. 구절초의 꽃말이 ‘순수·모성애(母性愛)·우아한 자태’이기 때문이다. 잠시 구절초(九節草)에 대해 들여다본다. 이 화초가 구절초로 이름표를 단 이유는 ‘아홉 번 꺾인다’는 설(說)과 ‘9월 9일(음력)에 약효가 가장 좋다’는 설에서 기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과 일본에도 자생하는 국화과의 다년생풀로 약재(藥材)로도 쓰인다.   소설은 필자가 예상한 대로 대학 시절 영운의 첫사랑 윤희가 치매로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고, 오지랖이 하늘을 찌르는(?) 딸이 어머니(윤희)의 과거를 들춰서 첫 사랑의 남자(영운)에게 전화를 건다. 그리고, 두 사람이 연애시절 주고받은 편지를 막무가내 소포로 보낸다.   영운과 윤희는 어떻게 만났을까. 대학 시절 독서 팀에서 만났다. 책으로 맺어진 인연이다. 인연의 끈이 너무 팽팽해서 끊어진 것일까. 두 사람의 인연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각기 다른 인생을 살아간다.   소설에는 그 당시 우리 모두가 겪어야 했던 시대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가난, 학생운동, 노동운동, 이념, 저항...그런 것 들이다. 작가가 소설에서 내린 사랑의 정의도 남다르다.   사랑은 그리움이다?     김민환 작가(사진: 중앙 books) 소설을 통해서 참된 사랑은 ‘그리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작가는 언론의 인터뷰에서 자전적 실연 소설이라고 하지만.   아무튼, 민주화 투쟁을 하던 영운은 선언문을 쓰는 역할을 했다. 작가 지망생이라서 글을 잘 썼기 때문이다.   “독재는 망한다. 민중이 반드시 망하게 한다.”   어머니의 죽음을 뒤늦게 영운에게 알리는 윤희의 딸 수민의 말도 가슴을 저미게 하다.   “우리 집 가훈이 뭔지 아세요? ‘가난하게 산다. 가난한 사람들과 더불어 산다. 가난한 사람을 위해 산다’입니다.”   서슬이 시퍼런 시대(엄동설한)에 꽃을 피운 사람들의 이야기. 작가는 치매를 앓다가 훌쩍 저 세상으로 떠나버린 윤희도, 탁탁한 현실 세계에서 힘들어하고 괴로워하고 분노한 시인(詩人)들도 ‘눈 속에 핀 꽃, 매화(梅花)’로 마무리했다.   일본 소설 의 아픈 이야기   해협(한글판)의 표지 2012년 대한해협을 ‘세 번이나 건넌 사나이’의 억울하고 서러운 스토리(story)인 소설 (나남)을 접했다. 원제는 으로 일본에서 유수의 문학상을 휩쓴 하하키기 호세이(帚木蓬生)의 소설이다. 이 작품 역시 팩션(fact+fiction)이다. 사실을 바탕으로 작가의 상상력(허구)을 보탠 것이다.   소설 속 주인공은 ‘하시근(河時根)’이다. 그는 17세 때 아버지를 대신해서 일본의 탄광으로 끌려간다. 첫 번째 건너는 해협이다.   1945년 일본 패망과 함께 한국이 해방의 날을 맞는다. 하시근은 배가 부른 일본 여인을 대동하고 시모노세키(下關)에서 가까스로 고국으로 가는 배를 탄다. 두 번째 건너는 해협이다. 그리운 고향의 집.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반기지만 형은 두 눈을 부릅뜨고 호령한다.   “너, 이놈아! 우리 집안이 일본에 의해 그토록 핍박을 받았는데도, 일본 년을 데리고 집에 들어오다니...”   당시 일본의 탄광으로 끌려간 광부들의 루트(사진, 일본의 평화자료관) 훗날 일본에서 그녀의 아버지와 삼촌이 와서 아이와 함께 일본으로 데려간다. 하시근은 다른 여인과 결혼을 하고 자식을 둔다. 재벌 회장이 된 하시근은 탄광촌의 폐석더미를 없애려는 N시장의 개발정책을 반대하기 위해서 일본으로 간다. 세 번째 건너는 해협(海峽)이다.   하시근이 본연의 임무를 마치고 일본의 아들과 만나는 장면도 눈물겹다.   “아버지! 연락하려 해도 한국과 일본이 너무 멀었습니다. 어쩌면, 두 나라는 지구상에서 가장 먼 나라일지도 모르지요.” “어머니는 어떻게 살다가 돌아가셨느냐?” “홀로 행상을 하시면서 저를 교사로 만들었습니다. 북으로는 돗토리(鳥取)현, 남으로는 구마모토(熊本)현까지 일본 전국을 돌면서...”   하시근은 이 세상에 없는 ‘사토 치즈(佐藤千鶴)’와 눈앞에 앉아 있는 일본의 아들 ‘도키로’에게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다. 자신도 모르게 울음보를 터뜨린다.     하시근과 ‘사토 치즈’의 사랑은 의 영운과 윤희 보다는 몇 걸음 더 나갔지만 시작과 끝은 매한가지다.   “사랑은 그대들의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서 햇빛에 떠는 가장 여린 가지들을 어루만져주기도 하고, 뿌리까지 내려가 대지에 엉켜 붙은 뿌리를 흔들어대기도 하기에.”라는 시인이자 철학자인 칼린 지브란(1883-1931)의 정의처럼.   하하키기 호세이(帚木 蓬生) 작가와의 만남도 책을 통해서   하하키기 호세이 선생의 친필 사인필자는 내친 김에 의 작가 하하키기 호세이(帚木蓬生) 선생을 만나기 위해서 해협을 건넜다. 2014년 1월 29일이다. 그는 소설가이면서 ‘모리야마 나리아키라(森山成杉木)’라는 이름의 의사(병원장)로 살고 있었다. 서로 시간이 없기에 질문에 돌입했다(필자 칼럼 2014. 2. 19일자 참조).   ▶ 아버지를 대신해서 일본의 탄광에서 생(生)과 사(死)의 문턱을 넘나들었던 주인공 하시근(河時根)의 스토리는 눈물 그 자체였습니다. 이러한 테마로 소설을 쓰시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으시나요?   “이 지역은 본디 탄광촌입니다. 제가 의사가 돼서 이 마을 병원에서 일하게 되었을 때 환자 들이나 주변 사람들과 재일교포 등으로부터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이토록 아픈 사실자체를 까맣게 몰랐습니다. 묻힌 역사적 사실을 발굴해서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을 따름입니다.”   소설가이자 의사인 하하키기 호세이 선생▶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에 대해 다른 시각을 내보입니다만, 굳이 이토록 밝힌 이유는 무엇입니까? 선생의 을 많은 한국 사람들이 감명 깊게 읽었다고 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이고요. 반대로 일본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지는 않으셨나요?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이 소설로 제14회 요시가와 에이지(吉川英治) 문학신인상을 받았습니다. 어떤 일본 독자는 오히려 ‘자신의 인생사와 흡사하다’고 했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소설화했을 뿐 거짓으로 꾸민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신에게 유리하게 왜곡한 역사는 잠깐 그럴듯해 보일 뿐 진정한 생명력을 얻지 못합니다.”   병원 앞까지 나와서 작별 인사를 하는 선생의 얼굴은 따스한 햇볕을 받자 더욱 생기가 돌았다. 나이를 잊고 병원을 운영하면서 소설을 쓰며 살아가는 하하키기 호세이(현 71세) 선생의 인생이 즐거움으로 가득 찬 것 같았다.   책을 통해서 일본의 유명 작가와 만난 것도 특별한 인연의 끈이 있는 것일까.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김민환 작가와는 일면식도 없으나, 필자가 알 수 없는 인연의 끈이 있을지 모르겠다. 소설의 주인공 ‘영훈’과 ‘윤희’의 인연에는 턱없이 못 미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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