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운

한국과 몇몇 나라의 실업률 변화를 비교하면 우울해지지 않을 수 없다. 한국만 실업률이 높고, 올랐기 때문이다.   는 2016년부터 현재까지 몇몇 선진국들과 과거 아시아의 4용(龍) 국가들의 실업률 변화를 비교한 것이다. 비교 기간을 ‘2016년→현재’로 잡은 것은 문재인 정부가 2017년에 들어섰다는 점을 감안해서다. 에서 보듯이, 불과 2년 동안에 한국만 제외하고 미국, 일본, 독일, 영국, 유로지역, 심지어 프랑스조차 실업률이 크게 낮아졌지 않은가!   몇몇 나라의 실업률 비교   나라:(한국 등 선진국) 연도: 2016→현재 실업률: %→ % 한국 2016→현재 3.7→4.0 미국 2016→현재 4.9→3.7 일본 2016→현재 3.0→2.5 유로지역 2016→현재 10.0→8.2 독일 2016→현재 4.1→3.4 영국 2016→현재 4.9→4.0 프랑스 2016→현재 10.1→9.2 과거 아시아의 4용(龍) 국가 2016→현재 실업률: %→ % 한국 2016→현재 3.7→4.0 홍콩 2016→현재 3.4→2.8 대만 2016→현재 3.9→3.9 싱가포르 2016→현재 2.1→2.8   ※자료: 한국은행, 해외경제포커스(2018.9.28.). 기타.     지난 1970년대 전후로 아시아의 4용으로 불렸던 한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를 보자. 한국을 제외한 세 나라는 실업률이 모두 한국보다 낮고, 실업률이 오른 나라는 싱가포르인데 싱가포르는 실업률이 2%대여서 오르고 내리고는 사실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한국만 제외하고 과거 아이사의 3용 국가들은 실업률이 2∼3%대로 낮다.    한국은 평균 실업률이건 청년 실업률이건 간에 그 실상은 1997년 IMF 이후 최악이다. 이 점을 감안했기 때문이었을까?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집권 후 처음으로’ ‘기업의 투자 촉진과 활력 회복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더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는 믿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 후 아무런 후속 조치가 없고, 노조파워에 갇혀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 살려 일자리 만들자’는 얘기는 할 수 없으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근 최저임금 과도 인상으로 인해 경영 여건이 악화된 소상공인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정부를 향해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그런데도 정부의 거의 모든 부처들은 소상공인들을 전방위 압박하고 나섰다. 심지어 2019년도 지원 예산을 일방적으로 5억 원이나 삭감하고 말았다. 군사정부에서도 벌어지기 어려운 일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경제가 좋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이 말을 듣는 순간에는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말로 생각되었으나 실은 그게 아니었다. 경제가 한 번도 좋아본 적이 없었으니 현재 경제가 나쁘다는 걸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었다.   1960년에 대한민국은 국민소득이 필리핀의 3분의 1에 지나지 않았고, 1973년까지 대한민국은 북한보다 못 살았다. 그러한 대한민국이 지금은 세계 200여 개국 가운데 12대 경제대국으로 우뚝 서있지 않는가! 한 때 경제가 좋아서 이렇게 되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가? 총리까지 역임한 분인데!   청와대 일부 경제비서들은 한국경제가 좋지 않은 이유가 과거 정권이 잘못 세워놓은 경제구조 때문이라고 변명하며, 금년 말쯤 가면 경제가 개선되리라고 전망했다. 심지어 경제가 좋지 않은 이유까지 과거 정부의 ‘적폐’로 몰아세우고 있는 문재인 정부는 머지않아 이런 선언을 할지도 모른다. “국민들이여, 실업률 0% 시대를 맞이하십시오.” 그것은 자유시장국가 대한민국을 하루아침에 사회주의국가로 만들어, 기업과 노동을 국유화한다는 선언일 것이다!

홍익희

(최근 폴 크루그먼의 입장변화)  폴 크루그먼의 변신 "비트코인은 악마”→"가치 있는 것”    “지난달 1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호텔. 블록체인 관련 콘퍼런스인 체인엑스체인지(ChainXChange)가 열렸다. 메인 무대에서는 ‘디지털 이코노미’를 주제로 패널 토론이 한창이었다. 한 패널의 발언에 관중석이 술렁였다.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뉴욕타임스(NYT)의 인기 칼럼니스트다. “금은 죽었다. 비트코인은 금보다 유용성이 크고, 앞으로 가치 있는 것이 될 가능성이 크다.” 관중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개발자의 말이었다면 전혀 주목받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화자가 크루그먼이다. 그는 “비트코인은 악마”라고까지 했다. 지난달 초에 게재한 NYT 칼럼에서도 “투기 세력이 비트코인이 가치가 없다고 집단적으로 의심해 버리면 비트코인은 쓸모없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출처; 중앙일보 고란 기자, 2018.9.8.)      의 마무리 글  마무리하며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같은 유명한 경제학자조차 비트코인은 사기라며 《뉴욕타임스》 사설을 아래 말로 마무리했다. “그런데 암화화폐와 관련된 또 다른 요인이 하나 있다. (…) 사악한 정부가 그들의 돈을 몽땅 훔쳐간다는 환상에 기초한 컬트 같은 게 있다. (…) 비트코인은 파국으로 끝날 것이고, 빠르면 빠를수록 더 좋다.”    컬트는 신비주의 종교집단을 의미한다, 사악한 정부가 돈을 훔쳐간다는 사실은 환상도 아니고 신비주의 집단의 이야기는 더더욱 아니다. 사실 이 이야기를 반박하고자 이렇게 기나 긴 글을 썼다. ‘사악한 정부가 그들의 돈을 몽땅 훔쳐간다는 환상에 기초한 컬트 같은 게’ 역사적 실제에서 존재했고 지금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이다.    인류사에 있어서 돈의 발명은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다. 돈은 대부분 진보의 근원이었다. 이를 통해 교환과 분업과 협력이 가속화되어 문명이 발전했다. 화폐의 발명 이후 돈의 형태는 지속적으로 발전해왔다. 지폐가 디지털화되어 가상화폐가 등장했고 2009년에는 드디어 탈중앙화 암호화폐가 선보였다. 암호화폐가 만들어진 배경에는 기존 화폐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기에, 필요에 의해 나온 것이다.    이 문제가 바로 인플레이션의 위험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전반에 걸쳐서 인플레이션의 위험을 다루었다. 그리스와 로마제국을 포함하여 끝이 없을 것 같던 많은 인류 문명들을 망하게 한 것은 인플레이션이었다. 화폐를 무분별하게 발행하고, 화폐 가치를 절하시키면서 결국 초인플레이션을 초래했다. 마침내 화폐는 신뢰를 잃고, 한번 신뢰가 무너지면 그 문명은 함께 붕괴되었다.    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하겠지만, 불행히도 역사는 반복된다. 현대 사회에서도 사람들이 인지하는 것 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의 위험을 안고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지난 세기만 해도 독일, 그리스, 미국, 헝가리, 북한 등의 나라들이 초인플레이션을 겪었다.    일반인들은 인플레이션의 위험은 물론 인플레이션 자체를 잘 감지하지 못한다. 인플레이션은 사실상 정부로 하여금 어느 누구의 찬성투표도 없이, 그리고 케인즈의 말을 빌리면 “백만 명 중의 어느 한 사람도 감지할 수 없는 방법으로” 조세를 부과할 수 있다. 때문에 정부의 재정수입 원천으로서의 인플레이션은 항상 매력적인 선택이었다.    그래서 밀튼 프리드먼은 그의 《화폐 경제론》 에필로그에서 이런 말로 마무리를 했다. “화폐는 너무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에 중앙은행에만 맡길 수 없다. (…) ‘인플레이션은 언제 어디서나 화폐적 현상이다’이라는 명제는 수백 년 동안 학자들과 실무자들이 알고 있다. 그러나 이 명제에도 불구하고 정부당국은 화폐 가치의 변조 – 국민의 참여 없는 조세 –에 의해 국민들을 수탈하고자 하는 유혹에 빠지는 것을 막지 못했다. 그러면서 정부당국은 자기네가 결코 그러한 짓을 하고 있지 않다고 완강히 부인하고 결과적으로 초래되는 인플레이션은 온갖 다른 나쁜 요인의 탓으로 돌렸다. 이러한 명제가 무시되는 까닭은 개인의 상황파악과 사회적 상황파악 사이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 개인의 입장에서는 생산성 향상이든 정부의 통화발행이든 소득증가는 좋은 것이다. 그러나 사회 전체의 입장에서는 생산성 향상은 축복이지만 통화증발은 저주가 될 수 있다.”    21세기에 들어서도 밀튼 프리드먼의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경기침체 시 중앙은행의 무리한 금리인하와 신용창출은 경기의 단기적 회복을 위해 인플레이션의 리스크를 감수하는 꼴이다. 더 나아가 민간중앙은행을 갖고 있는 국가의 통화정책이 금융세력들의 이익에 따라 휘둘리고, 이들의 이득을 위해 유동성을 무책임하게 늘림으로써 세계 경제를 잠재적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 이로 인해 각 나라마다 피곤한 환율전쟁을 치루고 있다. 이외에도 미국은 그간 달러의 패권을 이용해 다른 나라들을 상대로 많은 횡포를 벌여왔다.    이런 상황을 참다못해 몇몇 자유주의자들이 컴퓨터와 인터넷을 이용해 화폐혁명을 일으키고자 만든 결과물이 암호화폐다. 암호화폐는 중앙집권을 타파하고, 임의로 발행량을 늘리는 인플레이션의 위험을 총발행량 사전 설정을 통해 원천 차단했다. 하지만 미국의 화폐 역사에 봤듯이, 다수 민간은행들의 화폐발행으로 인한 화폐의 범람 역시 많은 문제를 노출하기도 해 이 또한 문제가 없지는 않다.    중앙은행의 존재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는 많은 대안들의 시도 중 그나마 최선책이었다. 또한 중앙은행의 화폐 발행과 은행들의 부분지급준비제도는 경제 발전을 촉진하는 기능이 있고 특히 경제위기 시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시키는 순기능이 있어 경제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사실은 인정해야한다. 따라서 많은 암호화폐 찬양론자들이 이야기하듯 무조건적으로 현대 금융통화제도를 비판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문제는 무엇인가? 문제는 필요 이상으로 과도한 화폐발행과 신용창출을 할 수 밖에 없는 사회정치적 구조이다. 적절한 수준의 화폐발행과 신용창출로는 금융세력이 만족하지 않으며, 끝없는 부의 창출을 위해 계속적으로 통화량을 늘리려 한다. 오늘 날 미국의 금권정치 구조에서는 정부가 금융세력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암호화폐의 탄생은 의미가 크다. 정부 주도의 화폐에만 의존하기 보다는 인플레이션의 위험이 없는 민간화폐가 공존하게 된다는 점이 그것이다. 사람들에게 선택권을 주어 두 종류의 화폐가 서로 견제와 균형을 이루고, 서로의 장단점을 상호 보완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었다. 더 크게는, 기존 화폐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경우 이에 대한 대안이 생긴 것이다.   화폐는 애초에 중앙집권의 통제 없이 생겨났다. 화폐 발행량, 유통량, 환율이 모두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결정되었다. 이후 사회가 성장함에 따라 정부의 손으로 넘어갔다. 이 와중에 화폐는 경제의 힘에서 정치의 힘으로 넘어갔다.    이 체제에 도전하여 혁명을 일으킨 게 암호화폐다. 기존 화폐를 조절하는 기득권자들은 화폐발행 독점권을 잃으면 그만큼 힘을 잃게 된다. 이로써 그들의 이익을 위해 감행하던 인플레이션이 감소하고, 더 나아가 소득과 부의 불평등이 완화될 단초도 마련했다. 이 두 과제가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임을 감안할 때 암호화폐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암호화폐의 미래   향후 암호화폐의 미래를 감히 유추해 보았다. 앞에서 암호화폐의 발전단계를 도입기, 성장기, 성숙기로 구분했다. 하지만 이 말은 ‘핍박기, 투쟁기, 대세기’로 바꾸어 부르는 게 이해가 더 빠를 수 있다.    도입기의 암호화폐는 지금보다 더 많은 핍박을 받을 것이다. 우선 사기성 여부에 대한 찬반 논란과 함께 의구심의 눈에 많이 시달릴 것이다. 현재도 부정의 시각과 긍정의 시각이 확연히 나누어져 다투고 있다.    기득권 세력인 유대금융자본은 암호화폐를 그들의 입맛에 맞게 길들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볼 것이다. 우선 헤지펀드들이 선물시장을 이용해 암호화폐를 일정 테두리 안에 가두려 할 공산이 크다. 이어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이합집산 현상이 나타날 확률이 있다. 현재의 법정화폐와 암호화폐의 다툼에 국가발행 암호화폐들이 가세할 것이다.    그 뒤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같은 경제블록별 암호화폐가 중국 주도로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미 브릭스는 무역거래에서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2013년에 브릭스 통화안정기금 발족과 2016년 브릭스개발은행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미국 주도의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에 대한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브릭스 암호화폐가 순조롭게 순항을 시작하면 파급효과가 예상외로 클 수 있다. 이어 중남미연합과 아프리카연합 같은 지역 암호화폐 그리고 이슬람 암호화폐 등이 탄생해 이 싸움에 가세할 공산이 크다. 결국 기존의 법정화폐와 탈중앙화 암호화폐 그리고 중앙화 암호화폐들이 3파전의 세력 다툼을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달러의 기축통화로서의 입지가 많이 축소될 것이다.    이틈에 탈중앙화 암호화폐가 어느 정도 세력을 키워 성장기로 진입하면, 이때부터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정부와 유대금융세력은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지 모른다. 또 암호화폐가 화폐로서는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기 위해 변동성을 키우고 여러 문제를 노출시킬 것이다. 실제로 비트코인 주도 세력은 이런 급박한 상황에 몰려야 일치단결하여 그간 이해다툼에 밀려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신속하게 해결할 것이다.    그러다가 달러가 반달러 세력의 협공에 취약성을 보일 때, 혹은 인플레이션에 휩싸일 때, 혹은 달러가 제법 규모 있는 평가절하를 시도해야만 할 상황에 몰릴 때, 이때 결정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암호화폐를 선호하게 되어 힘의 구도가 바뀔 수 있다.    실제 일부 경제학자들은 기존 통화가 실패할 경우에만 암호화폐가 화폐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 대학의 위르겐 폰 하겐은 "중앙은행이 발행한 통화가 아주 불안정하게 돼야 암호화폐가 매력적이 될 것입니다. 금융시스템에서 암호화폐가 광범위하게 사용된다는 것은 불안정성의 원인이 아닌 결과일 것입니다."라고 했다.    이 시기 이후를 암호화폐의 대세기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대세기가 언제 어떻게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는 시장이 결정할 것이다. 결국 달러에 달린 문제이기도 하다. 곧 암호화폐가 스스로 힘을 배양하여 득세하는 게 아니라 달러가 자충수를 둘 때 비로소 세력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우리는 달러가 자충수를 두고, 암호화폐가 세계화폐의 자리를 차지하기를 기다리고만 있어야 할까? 세계화폐의 자리를 차지하는 암호화폐가 꼭 미국이나 중국, 유럽에서 만들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암호화폐일 수도 있고, 또 다른 나라에서 만들어졌다고 해도 우리가 지지한 암호화폐일 수도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투기의 광풍에 휩쓸리지 않고,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자세이다. 그럴 때만이 암호화폐가 불러올 화폐혁명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미지의 시대가 열리다   2009년 암호화폐가 탄생한 이후 사람들은 혼란에 빠졌다. 누구나 암호화폐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누구도 암호화폐에 대해 자신 있게 이야기 하지 못한다. 이는 달러가 금의 속박으로부터 풀려나 신용화폐가 되었을 때도 현대자본주의에서 벌어질 실상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없었던 것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달러 체제가 만들어낸 금융자본주의는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부채 시스템에 묶여 발행되는 달러의 영속성이 가능한 것인지도 의문이다. 상위 1%가 소득과 부를 독점하고, 국민의 90%가 중산층을 유지하지 못하고 붕괴되는 사회가 자본주의를 지속시킬 힘을 갖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케인즈는 생전에 불로소득생활자들의 안락사를 요구했다. 이자율의 점진적 인하로.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대통령 취임 다음 날 모든 은행의 영업정지를 발표하고 감사에 착수해 부실을 도려내고 가망 없는 은행들을 퇴출시킴으로써 금융의 신뢰를 회복시켰다. 또 상위 10%가 전체소득의 절반을 가져가자 자본주의에 일대 수정을 가했다. 이른바 조세정의를 앞세우고 부자증세를 단행했다. 이른바 ‘수정자본주의’였다. 이를 통해 상위 10%의 소득을 30% 초반대로 낮추어 이를 서민 복지확대에 써 소득불평등을 완화시켰다.    하지만 이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미국정부는 금융세력들의 반대로 이 중 어떤 것도 하지 못했다. 대신 무제한의 유동성 살포로 금융위기를 임시 땜빵 하듯 유동성 장세로 처방했다. 그로 인해 금융자산 증가속도가 근로소득 증가속도를 두 세 배 이상 앞지르면서 소득불평등과 부의 편중을 극도로 심화시키고 있다.    확실한 것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는 상위 1%의 독식체재로는 자본주의가 버텨낼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국민의 90%가 하류화 물결 속에 익사당하는 사회는 더더욱 자본주의가 버텨낼 수 없다. 선거가 금권에 휘둘리는 정의롭지 못한 사회는 영속 가능하지 못하다. 불로소득 증가속도가 근로소득 증가속도보다 몇 배나 빠른 사회는 영속 가능하지 못하다. 결론적으로 지금과 같은 금융자본주의는 영원하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이런 와중에 암호화폐가 탄생했다. 달러 체재 곧 금융자본주의에 도전하는 새로운 화폐가 등장한 것이다. 선택은 시장의 몫이다. 그런데 시장은 또 개인 몫들의 합이다. 역사의 행위자가 될 것인지 방관자가 될 것인지도 개인의 몫이다. 결국 개인의 몫의 합이 우리 사회의 미래이다. 이 세상의 미래는 당신에게 달려 있다.    을 쓰게 된 것은 출판사 대표의 강력한 권고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는 공동저자가 있어 가능했다. 공학을 전공한 그 공동저자는 다름 아닌 나의 둘째 아들이다. 책 쓰는 내내 암호화폐가 처한 현실과 미래에 대해 둘이 같이 토론했는데, 특히 아들이 아버지의 오버 성향을 견제해 균형감각을 잃지 않게 해주었다. 이로써 모처럼 부자가 공동 저술한 책이 탄생되었다.

박동운

최근 한 지자체가 출산 장려책으로 ‘25세 때 결혼시키자’며 ‘대학별로 만남의 행사 추진, 대학생 때 결혼하면 취업 1순위 추천’을 내놓았다. 한낱 우스개로 끝난 한 지자체의 저출산 대책회의는 출산 장려책이 얼마나 빈곤한가를 보여주는 사례다. 우리의 경우 일반적으로 취업이 안 되고 살 집 마련이 어려워 결혼이 늦어지고, 결혼한다 해도 아이 기르는 비용이 워낙 많아 아이 낳기가 쉽지 않다. 어른 세대가 저지른 큰 잘못이다.   저출산에서 벗어나고자 우리나라는 지난 10년 동안 100조 원 이상을 쏟아 부었지만 출산율은 오히려 감소했고, 급기야 세계 제1의 저출산 국가로 전락하고 말았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현재 3%대 안팎이다. 잠재성장률이란 생산요소를 풀 가동하여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생산할 수 있는 GDP의 최고 성장률을 말한다. 잠재성장률을 높이려면 노동과 자본 투입량을 늘리고,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그런데 저출산으로 인해 노동을 늘리기 어렵게 되면 우리나라는 저성장의 덫으로부터 결코 벗어날 수 없게 된다. 그 결과는 한 마디로, 참혹하다.   리콴유에 관한 글을 쓰다 보니 이유는 다르지만 앞에서 언급한 ‘한 지자체의 저출산 대책회의’ 같은 사례를 만났다. 리콴유는 1983년 8월 14일 밤, 독립기념일 연설에서 폭탄선언을 했다. 그는 대졸 남성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자신들만큼 우수한 아이를 원한다면 자신보다 교육 수준이 낮은 아내를 고르는 것은 어리석다.” 언론은 이를 ‘대 결혼 논쟁(Great Marriage Debate)’라고 이름 붙였다. 이 연설 때문에 다음 해 총선에서 리콴유가 이끄는 인민행동당 지지율이 12%나 떨어졌다.   리콴유가 ‘대 결혼 논쟁’ 연설을 하게 된 것은 1980년 인구조사 보고서 때문이었다. 그 보고서에는 싱가포르의 똑똑한 여성들은 결혼하지 않고 있고, 후손을 남기지 않으려고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싱가포르 최고의 여성들이 자식을 낳지 않는 이유는 그들과 똑같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남성들이 그들과 결혼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당시 싱가포르 대졸생의 절반가량은 여성들이었는데, 그들 중 3분의 2 정도는 미혼이었다. 싱가포르에서 1983년에는 대졸 남성의 38%만이 대졸 여성과 결혼했다. 다행히도 1997년에는 63%로 증가했다.   리콴유는 미혼 대졸 여성들의 문제를 덜어주기 위해 대졸 남녀 간의 교제활동을 도와주는 사교개발기구(SDU)를 설립했다. 세계 신문사들은 싱가포르정부의 짝짓기 노력과 사교개발기구 설립을 비웃었다. 그러나 당시 대졸 미혼녀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 필사적으로 도움을 요청한 사람들은 미혼녀의 부모들이었다.   리콴유는 또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세 명의 자녀를 둔 대졸 여성에게는 세 아이 모두를 위해 부모들이 높게 평가하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우선권을 주기로 한 것이다. 반론과 비난이 들끓자 이 정책은 곧 폐기되었다. 대신 세 번째와 네 번째 아이를 출산할 경우 부부의 수입에서 소득세를 감면하는 특혜를 주었다. 이런 특권으로 말미암아 세 번째 아이나 네 번째 아이를 갖는 가정이 늘어났다.   우리도 리콴유가 시행한 것과 같은 정책을 도입하면 어떨까? 태어난 아이에게만 혜택을 줄 것이 아니라 태어날 아이에게도 혜택을 주는 제도. 즉, 결혼한 가정에게는 어떤 조건하에서 내 집 마련을 쉽게 해주고, 지금은 맞벌이 부부가 대세이므로 ‘아이를 출산할 경우 부부의 수입에서 소득세를 감면하는 특혜’를 주는 것.

박동운

경제성장이 이뤄지려면 노동, 자본, 토지,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 가운데 자본을 보자. 1950∼1970년대에 국내저축이 부족했던 후진국들은 해외저축으로 경제성장을 이룩하려 했다. 그런데 해외저축이란 실제로는 외채(外債)였기 때문에 후진국 경제성장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1980년대부터는 후진국들이 기업 중심의 해외직접투자(FDI, Foreign Direct Investment)를 유치하여 경제성장을 이룩하려 했고, 아일랜드, 싱가포르, 중국은 그 대표적인 국가들이다. 해외직접투자란 투기가 아닌 생산을 목적으로 국내에 유입되어 일자리 창출과 소득 증가에 기여하는 해외자본을 일컫는다.   해외직접투자의 중요성과 관련하여 리콴유와 덩샤오핑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1978년 12월에 권력을 잡은 덩샤오핑은 중국을 하루 빨리 변화시키기 위해 권력을 잡기 전에 싱가포르를 방문했다. 덩샤오핑은 국가 주도의 자본주의적 경제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을 리콴유에게서 배우려고 했다. 이를 놓고 리콴유는 자서전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중국은 우리가 과거에 그들을 도와주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덩샤오핑이 1970년대에 싱가포르를 방문하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서구의 다국적기업들이 진출하여 창조해놓은 부를 두 눈으로 확인하지 않았더라면, 덩은 아마도 빗장을 열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후 그는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던 경제특구를 열었고, WTO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인 개방의 시대로 나아갔습니다.”(류지호 역(1999), 『리콴유 자서전』(문학사상사), 89쪽)   해외직접투자 유입으로 경제발전에 성공한 아일랜드, 싱가포르, 중국을 이야기한다.   (1) 아일랜드   아일랜드는 1845∼51년간 감자 흉작으로 ‘대기근’이 발생하여 1백여만 명이 굶어죽고, 1백여만 명이 이민을 떠난 나라다. 또 1970년대에는 인플레이션과 고실업으로 OECD 국가 중 경제 사정이 가장 나빴던 나라다. 이런 여건에서 1987년 찰스 호이 총리가 정권을 잡고 구조개혁을 추진하여 성공했다. 이 결과 아일랜드는 현재 1인당 국민소득 크기가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선진국이다. 또 아일랜드는 1990∼2016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5.6%로, 선진국이면서도 고도성장을 이룩한 나라다. 고도성장의 결과 아일랜드는 세계 역사상 처음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17년 만(1990∼2007년)에 1만 달러대에서 5만 달러대로 진입한 나라다. 아일랜드가 선진국으로서 유일하게 고도성장 국가가 될 수 있었던 요인은 해외직접투자 유입에서 찾아야 한다. 아일랜드는 1980년 이후 국내로 유입되어 쌓인 해외직접투자 저량(貯量, stock)이 2017년 현재 8,801.6억 달러에 이른다( 참조). 한반도 크기의 3분의 1 정도인 이 작은 나라에 이처럼 엄청난 해외자본이 유입되었으니 고도성장이 이뤄질 수밖에! 아일랜드에 해외직접투자가 이렇게 엄청나게 유입된 주요 이유는 OECD 국가 중 규제가 영국 다음으로 심하지 않고, 무엇보다도 법인세율이 12.5%로 선진국 가운데 가장 낮기 때문이다.   (2)싱가포르   싱가포르는 1954년에 리콴유가 세운 나라다. 싱가포르는 출범 당시 자원이라고는 사실상 아무것도 없었다. 건국 무렵 영국군이 물러가자 싱가포르는 실업대란에 빠졌다. 그런 여건에서도 리콴유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싱가포르경제를 완전히 개방했다. 리콴유는 1960년대에는 대만, 인도네시아 등으로부터 영세기업을 유치하여 경제성장을 시도했다. 리콴유는 1960년대 후반기에 미국에 들러 교수와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고, ‘글로벌 대기업’ 유치가 경제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를 계기로 리콴유는 글로벌 대기업을 통한 해외직접투자 유치에 전력투구했다.    싱가포르는 해외직접투자 저량이 2017년 현재 12,849.3억 달러에 이른다( 참조). 서울보다 약 1.1배 큰 싱가포르에 이처럼 엄청난 해외직접투자가 유입되어 싱가포르는 1970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이 무려 7%대로,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높다. 이 결과 싱가포르는 1인당 국민소득이 22년 만에 1만 달러대에서 5만 달러대로 진입했고(1989∼2011년),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국민소득 5만 달러대에 진입한 나라다. 현재 싱가포르의 1인당 국민소득 크기는 세계 10위권 안에 든다. 뿐만 아니라 싱가포르는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해마다 미국과 1, 2위를 겨루는 초일류국가다. 싱가포르에  해외직접투자가 1980년 이후 1조 3천 억 달러나 유입된 된 것은 싱가포르가 경제를 완전 개방하고, 규제를 완화하고, 법인세율을 17%로 낮게 유지했기 때문이다.   (3) 중국   중국은 1992년부터 굶어죽는 사람이 사라지게 된 나라다. 사회주의 국가 중국은 덩샤오핑이 1978년에 개혁·개방정책을 도입하여 고도성장을 이룩한 나라다. 덩샤오핑은 1978년 12월 정권을 잡자마자 개혁·개방정책을 도입했다. 이어 덩샤오핑은 미국과 일본의 자본과 기술을 받아들이기 위해 수교부터 맺었다. 1978년에는 한 때 전쟁을 벌인 일본과 중일우호조약을 맺었고, 1979년 1월에는 미국으로 날아가 미국과 정식으로 국교를 수립하여 미국으로부터 관세최혜국(MFN, Most Favored Nation)의 지위를 얻어냈다. 이어 덩샤오핑은 대내개혁을 추진했다.   덩샤오핑은 경제성장을 위해 리콴유처럼 해외직접투자 유입에 전력투구했다. 중국은 1980년에는 해외직접투자 유입이 없었으나 개혁·개방정책을 과감하게 추진한 결과 2017년 현재 해외직접투자 저량이 무려 14,909.3억 달러에 이른다( 참조).   이 엄청난 해외직접투자 유입으로 중국은 1970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이 9%대를 넘는 세계 1위의 고도성장국가가 되었다. 여기에다 싼 임금과 싼 토지임대료를 바탕으로 중국은 세계의 굴뚝산업을 빨아들였다. 이 결과 중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1978년 개방 당시 223달러에 지나지 않았으나 2016년에는 7,963달러로 증가했다. 중국의 고도성장은 잠간 사이에 경제규모를 G2로 끌어올렸다. 그 과정을 보자. 중국은 2002년에 프랑스를 제치고 G5, 2005년에 영국을 제치고 G4, 2006년에 독일을 제치고 G3, 2009년에 일본을 제치고 G2, 드디어 2027년경에는 미국을 제치고 G1에 등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마디로, 이는 해외직접투자 유치가 이룩한 고도성장의 결과다.   중국이 이렇게 된 것은 그동안 해외기업에 특혜를 베풀어 왔고, 무엇보다도 법인세율이 명목세율은 25%이지만 실효세율이 15% 이하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4) 한국은 어떤가?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현재 3%대 안팎이다. 잠재성장률이란 생산요소를 풀 가동하여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생산할 수 있는 GDP의 최고 성장률을 말한다. 잠재성장률을 높이려면 노동과 자본 투입량을 늘리고,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오늘의 국민포럼 주제는 ‘5% 경제성장’이다. 한국은 지금 노동시장이 세계에서 사실상 가장 경직되어 있고, 문재인 정부에서 기업투자는 끝없이 위축되고 있고, 잠재성장률마저 3%대 안팎이어서 ‘5% 경제성장’은 헛소리로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한국경제가 소득이 증가하고 일자리가 창출되기 위해서는 ‘5% 경제성장’은 유일한 대안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5% 경제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해외직접투자 유치가 필수라는 것을 강조한다. 한국의 해외직접투자 저량은 2017년에 겨우 2,306.0억 달러다( 참조).   그러면 현재와 같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틀에서 ‘5% 경제성장’은 가능한가? 전혀 가능하지 않다. 그 이유를 간략히 언급한다. 첫째, 문재인 대통령은 한 번도 ‘성장’이라는 말을 써본 적이 없고 ‘성장’을 얘기하면 ‘적폐청산’의 대상으로 몰릴 것 같은 분위기다. 둘째, 문재인 정부는 성장과 소득과 일자리 등에 부정적 효과만 가져오는 ‘거꾸로 가는 경제정책’만 실시해 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처음에는 ‘사람 중심 경제’를 논하다가 지금은 경제학자도 모르는 ‘포용경제’를 논하고 있다. 경제정책은 경제를 살려 소득을 늘리고, 일자리를 만들기만 하면 되는 것이지 ‘용어’가 경제를 살리는 것은 아니다. 셋째,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데, 문재인 정부는 기업 잡는 데만 올인하고 있다. 넷째, 문재인 정부의 트레이드마크인 ‘소득주도성장’이란 미국과 인도의 몇 주에서만 실험하고 있는 경제정책이다. 경제학은 결코 실험의 학문이 아니다.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사이비 경제학자들에게 속아 최저임금만 올리면 소득주도성장이 일자리를 만들어 줄 것처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 목소리는 경제학 전공자가 아닌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대변하고 있다. 다섯째, 문재인 대통령은 김영삼 대통령부터 지속적으로 인하해 왔고, 심지어 노무현 대통령도 인하한 법인세 최고세율을 2017년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이명박 정부의 22%에서 노무현 정부의 25%로 인상해버렸다. 2017년 세계 170여 개국 가운데 법인세율을 인상한 나라는 오직 문재인 정부의 대한민국뿐이다.(KPMG, International 참조)   아직 늦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은 서둘러 ‘규제대못’을 빼고, 법인세율을 싱가포르 수준인 17%, 아일랜드 수준인 12.5%, 중국의 실효세율 수준인 15% 정도로 낮춰야 한다. 그래야만 해외직접투자가 유입되어 5% 성장이 이뤄지고, 국민소득 3만 달러대 시대가 열리고, 일자리가 넘쳐나 젊은이들이 희망 속에서 살아갈 수 있다.  

윤창현

▲ 지난 8월 2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경제정책 기조 설명 기자간담회에서 장하성 정책실장이 발언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최근 소득주도성장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찬반이 엇갈리지만 청와대의 입장은 분명한 것 같다. 경제지표가 악화되니 기조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악화된 경제지표가 이 정책을 더 확실하게 추진하라는 신호라고 해석하고 있다. 얘기를 꺼내기가 힘든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 경제 공약으로 제시된 이 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의지가 여러 군데에서 드러나는 가운데 최근 충격적인 일까지 발생했다. 통계청장이 사실상 경질된 것이다. 전임 청장은 폐지될 뻔했던 가계소득통계가 존속되자 표본 수를 늘려서 통계의 질적 개선을 도모했다. 그런데 결과가 나쁘게 나오자 1년이 좀 지난 상황에서 교체되었다. 모든 지표가 경제 상황 악화를 확인해주고 있으므로 가계소득통계는 일관성 있게 도출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책임자는 교체되었다. 통계청장이 눈물 어린 이임식을 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청와대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더구나 신임 통계청장은 전 청와대 수석이 대통령에게 잘못된 보고를 할 때 근거자료를 만든 책임자라는 점이 알려졌다. 이제 신임 청장 취임 이후 생산되는 통계를 과연 신뢰할 수 있는 것인지 본질적인 의문이 생긴다.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애착과 집착이 너무 심하다는 느낌이다.         동어 반복의 잘못된 용어      소득주도성장정책을 둘러싼 논쟁과 관련해 우선적으로 지적할 것은 소득주도성장정책은 명칭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점이다. 성장은 소득이 증가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따라서 소득주도성장정책이라는 용어는 ‘소득을 증가시켜서 소득이 증가하도록 하는 정책’으로 해석 가능하다. 사실상 동의어 반복이다. 이처럼 당혹스러운 명칭이 나타난 것은 ‘wage-led growth’, 즉 임금주도성장이라는 용어에서 ‘임금’을 ‘소득’으로 바꾸었기 때문이다. 세계노동기구(ILO)가 주장한 임금주도성장이 국내에서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거시경제적으로 ‘소득’은 ‘임금’ ‘이자’ ‘지대’ ‘이윤’으로 이루어진다. 근로소득 말고 금융자본에 대한 이자소득, 부동산에 대한 지대소득, 그리고 기업들이 창출하는 이윤소득도 있다. 한 경제가 창출하는 최종 부가가치의 합계인 국민소득은 임금+이자+지대+이윤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진정한 소득주도성장정책은 임금만이 아니라 이자·지대·이윤의 증가 정책도 포함되어야 정상이다. 그런데 소득주도성장의 어젠다에는 임금만 들어있고 이자·지대·이윤에 대한 부분은 빠져 있다. 근로자에게 돌아가는 몫만 늘어나면 경제가 좋아진다는 것이 기본적인 내용인데 이는 장기적 성장정책이 아니라 케인스적 단기부양책으로 보아야 하고, 성장보다는 분배정책으로 보아야 타당하다.         이자·지대·이윤은 빠진 소득 주도      국민소득은 부가가치들의 합계이다. 부가가치가 창출되어야 소득이 올라가고, 경제가 성장하고, 그 결과 임금도 올라간다. 예를 들어보자. 밀농사를 해서 밀을 수확하고, 이를 다시 가공하여 밀가루를 만들고, 그리고 그 밀가루를 사들여 빵을 굽고 나서 그 빵을 누군가 소비해야 전체 단계가 완성이 된다. 부가가치는 각 단계별로 창출된다. 그런데 이 부가가치의 창출 단계마다 노동 투입이 필요하다. 만일 임금만 갑자기 올라간다고 하자. 임금은 근로자에게는 소득이지만 기업에는 생산비다. 임금의 급격한 상승은 각 부가가치 창출 단계마다 생산비 상승으로 이어진다. 부가가치 창출 단계에서 생산비만 덜렁 혼자 상승하면 이를 만들어내는 기업의 효율성이 저하되고 경쟁력이 떨어진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 경제가 글로벌 경제 내로 편입된 개방경제이고 해외에 있는 수많은 기업들과 눈에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의 임금만 ‘강제로’ 인상할 경우 임금상승이 생산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기업의 경쟁력은 훼손된다. 오늘날 수많은 기업이 해외에서 아웃소싱을 통해 생산을 하는 이유가 다 임금 때문이다. 동일한 제품을 어떻게 해서든 싸게 생산해야 살아남는다. 국내에서 임금이 갑자기 올라 빵값이 비싸지면 소비자들은 국내 빵 대신 해외에서 수입된 과자로 소비를 전환할 수 있다. 이 경우 제빵업체가 문을 닫을 수도 있다. 또한 임금인상으로 인해 국산 밀가루가 비싸지면 국내 제빵업체들은 해외에서 밀가루를 수입할 수도 있다. 글로벌 경제하의 생산비 상승은 이처럼 국내 부가가치 창출을 축소시키거나 중단시킬 수 있다. 해외에서 물건이 들어오면 해외 근로자에게 부가 이전되고 국내 근로자의 일자리는 줄어들거나 없어진다. 글로벌 생산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임금인상을 통한 생산비 상승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 될 수 있다.         중산층 가정 알바 대학생도 최저임금 혜택      또 하나는 요소 수요적 관점에서의 접근이다. 경제학 법칙에 따르면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이 오르면 수요는 줄어든다. 생산요소도 예외는 아니다. 다른 모든 조건이 일정할 때 생산요소 가격이 증가하면 생산요소 수요가 줄어든다. 임금, 즉 노동가격이 비싸지면 노동이라는 요소를 적게 사용하라는 신호가 시장에 전달된다. 이제 기업들은 노동을 줄이고 자본으로 대체한다. 최근 키오스크라고 부르는 무인 자동주문 단말기의 생산과 판매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제 커피전문점에서 미소를 띠며 주문을 받는 알바생을 볼 날도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또한 임금인상을 피해 해외로 기업을 옮겨 국내노동 대신 해외노동으로 대체하는 기업도 생기고 있다. 임금인상을 피해가려는 기업들의 노력은 일자리를 줄이게 되어 있다.       소득주도성장정책이 추진되면서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인상되었다. 이 제도는 취지와 명분은 좋지만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단적으로 하나만 지적해보자. 이 제도는 근로자 개인에게 지급되는 임금을 일정 액수 이상으로 강제함으로써 소득을 늘리고 소득분포를 개선하자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소득분포는 가계 중심으로 보아야 한다.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 개인만이 아니라 그가 속한 가계가 중요한 것이다. KDI의 연구에 따르면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들 가운데 70%가 중산층 가계에 속해 있다. 자녀는 ‘알바’를 통해 최저임금을 받더라도 아버지의 소득은 괜찮은 편이라는 얘기다. 이 경우 최저임금을 올려주는 것이 자녀 용돈 좀 올라가는 효과밖에 없는 셈이다. 얼마 전 필자가 한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방청석에 있던 한 지방 출신 대학생의 발언을 들은 적이 있다. 그는 서울 소재 대학교에 다니면서 학교에서 임시직으로 일하고 최저임금을 받고 있는데 그의 부모가 월세를 내주고 있다는 것이었다. 부모가 자녀의 월세를 내줄 정도이면 빈곤층에 속할 정도는 아니라고 볼 때 그 대학생은 비록 최저임금을 받지만 그가 속한 가계는 소득분포상 빈곤층에 속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우리 경제 내에서 최저임금의 인상폭은 너무 급격하고 속도도 빠르다. 2018년 16.4%, 2019년 10.9%이다. 2년 누진 약 30%이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우리 경제의 뇌관을 건드리고 있다. 바로 자영업이다. 570만여명이 저부가가치 분야에 종사하면서 투쟁을 벌이고 있다. 도소매, 음식료, 숙박, 운수로 대표되는 저부가가치 분야가 자영업자가 주로 일하는 분야이다. 이들은 겉으로는 사장님이지만 사실상 경제적 ‘을’이다. 편의점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임대료, 가맹점수수료, 카드수수료 등으로 힘들고, 과당경쟁 문제까지 겹친 상황에서 갑자기 정부가 종업원 월급을 올리라고 명령을 내렸다. 장사도 안 되고 힘든데 월급을 더 주라는 것이다. 이들은 매우 격앙되어 있다. 이들이 반발하자 정부는 이들에게 카드수수료나 건물임대계약과 관련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바라는 것은 우선 최저임금으로 인한 부담을 줄여달라는 것이다. 당장 사람을 써야 하는데 비용이 너무 드니 어려움을 줄여달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이고 딴 얘기만 하고 있다.      정부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늘어난 통계를 제시하면서 최저임금의 영향이 없다는 식의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똑같은 일을 하는데 급여를 더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부담을 안 느끼는 업주가 어디 있겠는가. 이른 나이에 퇴직을 하고 자영업만이 유일한 대안인 상황에서 높은 급여를 주면서 창업을 할 수밖에 없다면 부담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부담에도 불구하고 창업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잘 들여다보아야지, 최저임금의 영향이 없다고 단정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장사가 잘되면 임금을 더 주고 장사가 안 되면 덜 줄 수 있어야 한다. 숫자 하나를 제시하고 이 숫자를 모든 기업, 모든 산업, 모든 지역에 똑같이 적용하도록 하는 것은 너무 경직적이다.    ▲ 지난 8월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차 최저임금 인상 규탄집회. photo 뉴시스   주휴수당으로 이미 시간당 1만원 지급      자영업도 기업이다. 기업이 유지되어야 일자리도 유지된다. 임금을 억지로 더 주게 만든다고 꼭 좋은 것이 아니다. 더구나 우리나라에는 주휴수당이라는 제도가 있다. 일주일에 15시간 이상을 일한 경우, 5일 근무 시 8시간분 임금을 추가로 더해준다. 이 제도에 따르면 한 달에 174시간 정도 일하면 209시간분의 급여를 받는다. 인상된 최저임금 수준을 반영하는 경우 월 급여가 약 174만여원이다. 174시간 일하고 174만원 정도를 받으니 시간당 1만원이 지급된다. 실제 일한 시간이 아니라 법적 시간이 중요하다고 강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일단 물리적으로 얼마나 일했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 아닌가. 물리적으로 일한 시간에 대해 이미 시간당 1만원이 지급되는 상황이 도래한 셈이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      최근 나온 많은 통계는 악화되는 고용과 소득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가계를 소득수준에 따라 5등분하고 가장 소득이 낮은 20% 그룹을 1분위, 가장 소득이 높은 그룹을 5분위로 배열하고 1인 가구를 포함하는 경우 1분위의 가구당 평균 취업자 수가 0.3명이 되었다. 1년 전에는 0.41명이었다. 1분위에 속한 가구 숫자가 100이라면 이 그룹에 속한 전체 취업자 숫자가 1년 사이에 41명에서 30명으로 11명이 줄어들었다. 무려 28% 감소이다. 반면 최상위인 5분위 가구의 가구당 평균 취업자 숫자는 2.02명으로 5.9% 증가하였다. 가구 수 100개 기준 취업자 숫자가 202명이 된 것이다. 가구당 평균 취업자 숫자는 4분위 1.59명, 3분위 1.26명으로 줄어든다. 취업자 수가 많을수록 상위권이다. 일자리 숫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1분위에 속한 가구가 최저임금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볼 때 소득 최하위 가구의 일자리 숫자가 줄어든 것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가져온 부작용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제는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임금을 받는 근로자도 중요하지만 임금을 지급하는 기업도 중요하다. 일자리는 크고 작은 기업들이 만든다. 폐쇄경제에서는 몰라도 글로벌 경쟁 시대에는 소득주도성장이 가진 고비용 유도 효과의 부작용이 너무 크다. 국내 자영업자의 비명 소리도 너무 높다. 이제 임금을 지급하는 입장까지 고려한 제대로 된 기업친화적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 ‘기본으로 돌아가기(Back to the Basics)’가 너무도 절실한 시점이다.

홍익희

▲ 지난해 11월 9일 중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주석과 회동하고 있다. / photo 뉴시스미중 간 무역전쟁에 있어 미국도 중국 못지않게 다급하기는 마찬가지다. 금리가 미국의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    최근 미국경제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다 보니 물가지수 상승폭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부터 미국경제가 가파르게 살아나면서 인플레이션이 서서히 가시화됨에 따라 연준은 금리인상을 올해 4회, 내년 3회 정도 하겠다고 수시로 으름장을 놓곤 했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였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폭은 2.9%였으며 금리인상 결정의 주요지표인 근원물가지수도 통화정책 목표치 2%를 훌쩍 넘긴 2.4%에 달했다. 이는 갈수록 더 높아질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중국제품에 부가한 25%의 관세폭탄으로 수입물가 역시 뛰기 시작하면 더더욱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그러다 보니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완화시키기 위해 올해 추가 금리인상을 예정대로 2회 정도 더 예상하고 있다. 9월과 12월.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있다. 지금 미국의 기준금리는 8월 현재 1.5~2,0%인데 여기에 0.25%씩 두 번을 인상하면 기준금리가 2.0~2.5%가 된다. 이는 현재 미국 장기금리의 기준인 10년물 국채 금리가 2.8~3.1% 사이에서 움직이는데 이 역시 금리가 올라 마의 3%를 훌쩍 넘길 공산이 크다는 이야기이다.    “1954년 이래로 미국 경기는 9번의 순환을 거쳤는데, 장단기 금리차이(국채 10년과 2년 수익률 차이)가 역전되고 평균 10개월(순환기간에 따라서 5~16개월) 후에 경기정점이 왔다.”(출처; ‘미중 무역전쟁과 주식시장’, ifs POST, 2018. 7.9, 김영익 서강대 교수)    지난 6월 장단기 금리차이가 0.38% 포인트로 2007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었는데. 8월 30일 현재는 더욱 좁혀져 0.20%에 불과하다. 미국 경기가 정점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과열로 치닫고 있는 경기를 식혀 성장세를 좀 더 오래 유지하려면 긴축으로 돌아서야 하는데 트럼프는 오히려 감세정책과 과도한 재정 팽창정책으로 역방향 주행을 하고 있다. 타오르는 불길에 부채질하는 꼴이다. 이는 곧 트럼프가 그토록 싫어하는 금리인상을 연준이 피할 도리가 없음을 뜻하기도 한다.   불안한 채권시장    세계 자산시장의 규모는 외환>상품>채권>주식의 순서이다. 채권시장이 주식시장보다 훨씬 더 큰 시장이다. 지금으로서는 순식간에 불 붙을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시장이 채권시장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 10년간 연준과 EU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은 제로 금리로도 모자라 사상 초유의 양적완화를 통해 국채시장에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해왔다. 이들 중앙은행들이 쌓아둔 채권규모만 약13조 달러다. 이는 미국 연간예산의 3배 정도 규모이자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외환보유액 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 양적완화로 오른 채권값 / 그래픽=조선pub 전 세계 채권의 시가총액은 지난 15년 사이에 3배가 많아져 약 100조 달러에 달하는데, 문제는 채권 관련 파생상품 총액은 그 5배가 넘는 550조 달러에 이른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속화되면 시중금리가 치솟아 채권가격이 떨어짐과 동시에 채권 관련 파생상품 가격이 요동을 치면서 채권시장에서 자금이 순식간에 유출되는 '펀드 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곧 채권 투매가 일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주식시장 붕괴보다도 더 위험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제는 중국의 외면과 일본의 무기력으로 쏟아지는 채권을 받아줄 큰손들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이를 만석이 든 극장의 화재에 비유하고 있다. 불이 나 관객들이 아우성치며 탈출하려는데 출구가 좁아 대형사고로 이어질 우려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채권가격이 더욱 가파르게 폭락하면서 주식시장 또한 위험해진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채권시장의 동향을 눈여겨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2008년도에도 파생상품이 사고를 쳐 글로벌 금융위기가 도래했었는데 어째 파생상품이 또 사고를 칠 것 같다. 문제는 대부분의 파생상품 거래가 장외에서 이루어져 규제가 허술하고 누가 어느 정도의 파생상품을 소유하고 있는지가 불분명해 사고가 터지면 순식간에 시중에 자금경색이 오면서 신용위기로 치닫는다는 점이다. 우리 금융기관만이라도 파생상품에 함부로 손대지 않길 바란다.

홍익희

미국은 지난해 대중 무역에서 3,755억 달러의 적자를 보았다. 이는 미국 전체 무역적자 8,112억 달러 중 47%에 달하는 막대한 비중이다. 이처럼 중국의 무역 파워가 커지면서 미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이 플랜으로 최첨단 산업들을 야심차게 키우겠다는 계획이 미국의 비위를 건드렸다. 트럼프가 중국에 대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 전쟁을 일으켜 중국을 견제하는 이유이다.    2018년 7월 6일 미국은 예고한대로 340억 달러 규모의 철강과 하이테크 제품 등 중국 수입품 818종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미국이 고율관세를 발효시키자 정확히 5분 뒤 이에 대응한 보복조치로 미국과 똑같이 34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과 자동차 등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WTO에 제소했다. 중국이 미국의 농산품을 공격대상으로 한 것은 수량이 많기도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을 타격하는 의미도 강하다. 이렇게 시작된 게 양국 간의 무역 전쟁이다.    이어 양국은 160억 달러어치에 대한 추가 보복관세를 주고받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서 수입되는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한 보복관세를 예고했고, 5000억 달러어치의 모든 중국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압박했다. 2000억 달러 수입품에 대한 관세도 10%에서 25%로 상향조정할 것을 공식화했다.    이렇게 트럼프가 거세게 밀어붙이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 중국이 지난해 미국에 수출한 금액은 5,050억 달러에 달한 반면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물량은 1,550억 달러에 불과해 무역전쟁 측면에서는 중국의 맞대응 카드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중국이 더 이상 커지기 전에 차제에 중국에게 미국의 힘을 보여줄 필요를 느꼈을 것이다. 게다가 중국의 미래 산업 육성전략인 ‘중국제조 2025’ 뿐 아니라 중국의 ‘일대일로’ 팽창주의 전략목표도 눈에 거슬리는 대목이다. 이는 미국 국력의 기반인 첨단 하이테크 산업과 미국의 패권에 대한 도전인 것이다. 트럼프는 중국이 미국의 지적재산권을 매년 3,080억 달러 어치를 도둑질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참에 중국을 단단히 손볼 요량이다. 이번 무역전쟁의 본질은 중국의 '부상'에 대한 미국의 견제이다. 이른바 ‘투키디데스 함정’에 걸린 것이다. 투키디데스 함정이란 아테네 역사가 투키디데스가 주장한 것으로, 급부상한 신흥세력이 세력 판도를 흔들면 결국 기존 강대국과 무력충돌 한다는 이론이다. 미국은 궁극적으로 중국의 도전을 포기시키겠다는 것이다. 플라자 합의로 일본의 야망을 꺾었듯이.    * 미국의 요구사항, 위안화 절상    지난 3월 무역 전쟁이 시작한 이후 달러 가치는 8월 중순 기준, 7.5%가 올라간 반면, 위안화 가치는 8%나 떨어지면서 양국 간 환율전쟁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는 이를 문제 삼아 관세 폭탄과 더불어 위안화 절상을 동시에 요구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이 과거 일본과 벌인 무역전쟁과 환율전쟁에서 엔화의 대폭절상을 이끌어낸 1985년 `플라자 합의`가 오버랩 되는 모양새이다.   지금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의 47%가 중국으로부터 기인한다. 과거 플라자 합의 직전에 일본 한 나라에 51%나 집중되었던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미국은 이러한 요인이 지나치게 저평가된 환율에 기인한다고 보고 오는 10월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이외에도 미국은 중국에게 ▲대미 무역흑자 감축 ▲미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인하 ▲지식재산권 보호 ▲중국 진출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 미중 환율전쟁 시작되면 중국 뿐 아니라 세계 금융시장에 엄청난 충격 예상    미중 간 무역 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대되면 세계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이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릴 우려가 다분하다. 이런 연유로 세계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중 환율 전쟁이 전 세계 외환시장뿐 아니라 주식, 원유, 신흥시장 등 다양한 자산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위험자산과 유가 가치는 급락하고, 러시아 루블, 콜롬비아 페소, 말레이시아 링깃 등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는 나라의 통화가치가 급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통신은 “아시아는 수출에 유리하도록 자국 통화를 약세로 가져가는 나라가 많기 때문에 아시아 중앙은행들도 바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출처; “미중 환율전쟁 세계 금융시장에 엄청난 충격줄 것”-블룸버그, news 1, 2018. 7. 21, 박형기 기자)    * 중국의 근본적 위기, 경상수지 적자 전환   최근 중국 경제에 근본적인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무역수지 흑자가 점점 줄어들고 자본수지 적자가 늘어나면서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 수출 지상주의로 국가경제를 이끌어 왔던 중국 경제가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올해 1/4분기 경상수지가 17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은 중국의 올해 1분기 무역수지는 534억 달러 흑자였지만, 관광을 포함한 서비스수지에서 762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함에 따라, 총 경상수지가 282억 달러의 적자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5% 줄어들었다. 다행히도 2분기 경상수지는 58억 달러 흑자로 돌아섰지만 결국 상반기 전체의 경상수지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그런데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수출이 더 줄어들어 무역적자 폭이 확대된다면 중국으로서는 견디기 힘든 치명타가 될 공산이 크다.    * 중국의 버블과 기업들의 부도 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기가 동반 침체국면으로 들어가자, 중국은 그들의 경제성장 계획과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 돈의 힘에 많이 의존했다. 일예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선진국 경제가 마이너스(-) 3.5% 침체에 빠졌는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9.2%로 매우 높았다. 이후에도 중국은 유동성의 힘으로 무리한 경제성장을 견인해왔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기업부채가 크게 늘어났다. 중국 정부와 민간부문의 부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169%에서 2017년에는 300%를 넘어섰다. 특히 기업부채가 같은 기간 GDP의 92%에서 167%로 증가했다.    지난 10여 년 중국의 M2(광의의 통화) 공급량은 세계 최고였다. 그들의 GDP 대비 M2 비중은 2.1배에 달하는 반면 미국은 제로금리에 이어 4차례나 양적완화를 통해 유동성을 풀었음에도 0.9배에 불과하다. 중국이 얼마나 많은 돈을 풀었는지 알 수 있다. 당연히 지금의 중국 경제에 거품이 많이 끼어 있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중국의 고민이 있다. 인민은행은 올 초부터 버블이 만연해 있는 중국 사회의 ‘거품’ 빼기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하고 공격적인 긴축정책을 펴왔다. 그러던 차에 무역 전쟁이 터지자 순식간에 위기에 봉착했다. 그렇지 않아도 긴축으로 인한 자금난에 수출마저 급감하게 되자 상당수 기업들이 부도 위기에 내몰렸다. 최근 인민은행이 정책을 바꾸어 시중은행에 기업들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적극적으로 늘리라고 지시한 것은 중국 정부의 위기감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무역 전쟁이 격화되자 중국 대기업의 부도가 잇따르면서 중국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신용등급이 무려 AAA였던 회사도 부도를 냈다. 중국의 최대 수출국인 미국이 관세폭탄으로 사실상 시장을 닫아버리자 상당수 중국기업들이 자금 압박에 휘청거리다 부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올 들어 7월 말까지 중국 기업이 발행한 채권의 디폴트 규모는 333억 위안으로 이미 작년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 미중 무역 전쟁의 궁극적 목표는 중국의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의 개방    미국의 공격은 삼각편대 공격으로 유명하다. 미국 정부가 깃발을 들면 앞장서는 행동대 역할은 월스트리트의 헤지펀드들이다. 그리고 미국 연방준비이사회는 통화정책으로 그 뒷배를 봐준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공격 패턴이 그랬다.    미중 무역 전쟁의 궁극적 목표는 궁극적으로 중국의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의 개방이 목표이다. 미국은 제조업 수출로 돈을 버는 나라가 아니다. 환율이 제조업 수출 증가에 미치는 역할은 미미하다. 그들이 궁극적으로 노리는 것은 중국 금융시장과 외환사장의 완벽한 개방이다. 미국은 해외에 투자한 금융자본으로 돈을 버는 나라이다. 곧 ‘금융국가’인 것이다. 그들의 주특기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상대국의 금융시장과 외환시장 개방이 선결조건이다.    * 중국, 은행업 전면개방하고 외국인의 금융 경영권 장악 용인하다    중국의 4대 은행이 세계 글로벌 기업의 최상위층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중국은행들이 세계적으로도 규모가 크고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그런데 중국 정부가 이 은행들의 전면개방과 더불어 외국자본의 경영권 장악조차 용인하는 정책을 8월 23일 밤 전격 발표했다.    “중국 정부가 은행업을 외국자본에 완전히 개방했다.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8월 23일 밤 홈페이지를 통해 관련규정을 개정, 은행과 자산운용사의 외국인 투자지분 제한을 없앤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6월 축소된 외국인 투자 네거티브 리스트를 발표하면서 금융업과 철도, 전력 인프라 분야에 대한 외국인 투자 개방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중국 정부는 은행업을 전면개방하고, 증권사, 펀드관리, 선물사, 생명보험사의 외국자본 지분을 51%까지 확대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또 2021년까지 51%의 지분제한 역시 전면 폐지할 예정이다.”(출처; ‘중국, 은행업 완전개방…외국자본 지분제한 폐지’, 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2018. 8. 24)    * 중국이 무역전쟁 확전 막으려 위안화 절상에 착수한 듯    여기에 더해 중국 정부는 위안화 절상에 본격 착수한 듯하다. 최근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8월 24일(금) 1%에 이어 27일에도 0.3%나 강세를 보였다. 그런데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중국 정부가 개입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먼저 위안화 약세에 베팅하는 헤지펀드들의 준동을 막기 위해 중국 외환시장 창구인 홍콩의 위안화 선물시장을 문단속하고 위안화에 대한 정부개입을 천명했다. 아래 기사를 보자.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당국이 위안화의 추가 약세를 막기 위해 본격적인 개입에 들어갔다. 5일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3일 밤 성명을 통해 지속되는 위안화 하락을 막기 위해 오는 6일부터 외환 선물거래에 20%의 증거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위안화 선물환을 거래할 때 위험 증거금으로 거래액의 20%를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한다.”(출처; ‘中 위안화 지탱 나섰다…선물환 거래에 20% 증거금 부과’, 연합뉴스, 정준호 특파원, 2018. 8.5)    “8월 25일자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전날 성명에서 위안화가 급격히 절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위안화 기준환율을 정하는 데 있어 ‘경기대응요소’(counter-cyclical factor)를 다시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의 공격을 둔화시키려는 조치로 보인다. 기준환율 결정 과정에서 환율바스켓에 담기는 다른 통화들의 움직임뿐 아니라 당국의 판단에 따른 조정도 가미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조치로 시장은 위안화 절상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참고로 위안화는 지난 4월에서 8월 중순까지 달러화에 대해 10% 가까이 절하됐다.”(출처; ‘中, 위안화환율 '경기대응 요소' 재도입…절상 기대’, 연합뉴스, 진병태 기자. 2018. 8.25)    * 원화 강세에 대비해야    중국은 우리 수출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최대 수출시장이다. 게다가 양국 간 경제 관계가 갈수록 깊이 연결되고 있다. 그런 만큼 우리 원화는 위안화와 연동성이 크다. 최근 1년간 연동성이 0.8이다. 1에 가까울수록 연동성이 큼을 의미한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따라서 원화가 절상된다는 뜻이다. 이는 달러의 약세를 의미하기도 한다.    원화의 절상은 경제학적으로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수입물가가 싸져서 국민경제 특히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가 싸진다는 뜻이다. 반면에 수출기업들에게는 가격경쟁력 약화로 수출 경쟁이 어려워진다는 의미이다. 원고에 대응하는 우리 수출기업들의 단단한 각오와 치밀한 대응전략이 요청된다.    다만 여기에 변수가 있다. 한미 간 금리 격차가 크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가 충족되어야 한다. 지금도 미국의 기준금리가 우리나라에 비해 최대 0.5%가 높은데, 만약 이번 9월 달에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그 격차가 더 벌어진다. 원화 강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곧바로 달러 강세에 직결되지는 않지만, 채권 금리를 올려 달러 자본의 회귀 가능성은 높아진다. 잘못하면 외환보유고가 빈약한 개발도상국들이 외환위기에 휩쓸릴 수도 있다.    * 우리 주식시장에는 호재인 듯    위안화 절상은 우리 원화 뿐 아니라 우리 증시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증시는 위안화와의 연동성이 크다. 위안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우리 증시도 그와 비례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더구나 미중 간 무역 전쟁 이후 미국 증시는 상승세인 반면 중국 증시는 매우 휘청거리고 있다. 중국 증시는 지난 5개월 20%나 하락한 반면 미국 증시는 7.5%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시장이 이번 무역전쟁의 진행결과를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증표이다.    이 와중에 우리 주가(KOSPI)도 올 상반기에 7.9%나 떨어져 중국의 영향을 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 증시는 중국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조한 장세를 유지하고 있어 외국인 투자가들이 위안화 보다 원화를 선호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외환시장이 폐쇄되어 있는 반면에 우리 외환시장은 개방성이 높아 핫머니의 출입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한국이 ‘현금인출기’라 불리는 이유이다. 그러다 보니 외국인 투자가들이 위안화 보다는 위안화 연동성이 큰 원화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한미 간 금리 격차가 크지 않다면, 외국인 투자자는 환전한 원화로 유동성이 풍부한 주식 곧 삼성전자 등과 같은 대형주를 매수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환차익과 주식거래 차익을 동시에 노리고자할 때 헤지펀드들이 즐겨 사용하는 방법이다. 게다가 주식을 담보로 원화 대출을 일으켜 다시 주식을 사면 이론상 거의 무한대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홍익희

저는 갈수록 흥미진진합니다. 트럼프는 참 독특한 캐릭터입니다. 이 전쟁의 실체와 전망을 보려면 과거로부터 이야기를 풀어야 합니다.    이야기 하나/ 케인즈의 선견지명    1차 대전 직후인 1918년 파리강화회의에서 영국 대표단의 케인즈는 독일에 과도한 배상금을 물려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으나 거부되었다. 그는 회의에 참가한 각국 정치인들이 이기적인 자국 정치논리를 앞세워 경제를 무시하는 무지한 행태에 충격을 받고 분노했다.    그는 이듬해에 쓴 라는 책에서 연합국 지도자들을 강력하게 비판하며 “가장 중요한 문제는 정치가 아니라 금융과 경제라는 사실을 한 사람이라도 제대로 이해했더라면… 아직 시간이 있을 때 흐름을 이로운 쪽으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독일에 물린 혹독한 배상금을 독일이 갚으려면 수출을 늘릴 수밖에 없으며 그 과정에서 무역 분쟁이 발생할 것이고 무역전쟁은 환율전쟁으로 비화할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면 독일에 전무후무한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며, 이는 독일국민들을 빈곤으로 내몰아 ‘극단적인 혁명’이 일어날 거라고 예감했다. 그리고 그 혁명의 끝에는 전쟁 곧 또 한 차례의 세계대전이 있다고 보았다. 곧 파시즘 출현과 새로운 전쟁을 예감한 것이다.    케인즈의 예견은 그대로 현실화되었다. 결국 독일에 대한 거액의 전쟁배상금은 화폐발행량 증가 →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 -> 초인플레이션 → 히틀러의 등장으로 연결되어 2차 대전을 불러왔다. 이 모든 사건의 원인은 인플레이션이었다. 2차 대전이라는 참화는 케인즈의 선견지명이 거부된 결과였다.    이야기 둘/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스무트 - 홀리 관세법’의 악몽    1929년 미국이 대공황을 겪게 되자 미국 의회는 자국의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1930년에 공화당의 스무트 의원과 홀리 의원이 공동 발의한 “스무트 - 홀리 관세법‘을 제정하여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강화했다. 미국산을 우선적으로 써야 한다는 이 법안은 평균 59%, 최고 400%의 관세를 매길 수 있었다. 경제학자 1,028명이 결사반대해 탄원서를 냈다. 그럼에도 후버 대통령은 그해 6월 법안에 서명했다.   미 의회와 정부는 스무트-홀리 관세법의 시행으로 대공황 쇼크로부터 자국 산업과 국민들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공화당이 이 법안의 도입을 이끌었던 이유는 주요 지지층인 농부들과 제조업 종사자들의 표심을 장악하기 위해서였다. 관세 장벽을 높이면 높일수록 자국 시장이 탄탄해질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무역 상대국들의 강력한 반발을 사게 되어 무역 전쟁으로 치달았다. 이로 인해 세계 각국에서는 경쟁적으로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강화되어 경제블록 간 무역이 전면적으로 막히다시피 했다.    결과는 참혹했다. 대공황 기간 중 국제 무역량의 3분의 2가 날아가 버렸다. 이로써 교역증대에 의한 세계 경제 회복 가능성은 아예 없어졌다. 세계 경제는 이후 3~4년 동안 더욱 침체되어 모든 나라들은 독자생존을 모색해야 했다. 그 결과 1차 대전 배상금을 갚기 위해 수출에 사활을 걸었던 독일은 극단적인 파시즘의 길을 걷게 된다.    당시 무역 전쟁이 가르쳐 준 뼈아픈 교훈은 다른 나라들로부터 반발을 사는 보호무역은 역효과를 부를 뿐이라는 점이었다. 또 미국이 글로벌 무역시장의 규칙을 깼을 때 어떤 파국을 맞게 되는지도 함께 알려줬다. 안타까운 건 80년 전의 정책 실수가 현재도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야기 셋/ 미국의 전횡, 프라자 합의    1980년대 일본의 경쟁력 있는 수출에 심하게 당하고 있다고 판단한 미국은 모종의 수를 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미국이 택한 건 환율 압박이었다.    1985년 9월 22일, 미국은 선진 5개국 대표들을 뉴욕 플라자호텔로 불러 모아 이들에게 ‘달러 가치를 하락시키고 엔화 가치를 높이는’ 공동전선을 펴도록 압력을 넣었다. 주 대상은 미국에 대해 무역흑자를 많이 내고 이는 일본과 독일이었다. 특히 일본이 주 타깃이었다. 그해 미국은 1,190억 달러 경상수지 적자를 보았는데 이 가운데 429억 달러가 일본에 대한 적자였다.    이렇게 미국이 시장원리에 맡겨야 할 외환시장에 각국 정부의 개입을 요청한 것이다. 엔화의 경우, 1971년 닉슨 쇼크 때 1달러 360엔에서 시작한 환율이 250엔으로 절상되었다. 플라자 합의 이후 일주일 만에 엔화는 또 8.3% 상승했으며, 마르크화는 달러에 대해 약 7% 올랐다.    그 뒤 달러화 가치는 1985년 9월 1일 달러 당 237엔에서 1988년 1월 127엔까지 하락했다. 2년여 사이에 엔화 가치는 2배 가까이 올랐다. 이를 현재 상황에 비추어 생각하면 얼마나 큰 변화였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비극’은 여기에서 싹텄다.    이로써 그 동안 일본이 사들인 미국 국채의 실질가치는 반 토막 났다. 곧 미국은 일본에 대한 부채를 반으로 탕감시킨 효과를 보았다. 이로 인해 일본의 외환보유고 총액의 실질가치도 3분의 2로 줄어들었다.   ▲ 지난해 11월 9일 중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주석과 회동하고 있다. / 사진출처=뉴시스 미국은 지난해 대중 무역에서 3,755억 달러의 적자를 보았다. 이는 미국 전체 무역적자 8,112억 달러 중 47%에 달하는 막대한 비중이다. 이처럼 중국의 무역 파워가 커지면서 미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가 중국에 대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 전쟁을 일으켜 중국을 견제하는 이유이다.    2018년 7월 6일 미국은 예고한대로 340억 달러 규모의 철강과 하이테크 제품 등 중국 수입품 818종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이에 대응한 보복조치로 미국과 똑같이 34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과 자동차 등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시작된 게 양국 간의 무역 전쟁이다. 중국이 미국의 농산품을 공격대상으로 한 것은 수량이 많기도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을 타격하는 의미도 강하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원래 관세부과 예정액은 1,106품목에 500억 달러어치이며, 미집행분 288품목 160억 달러도 조만간 발효될 예정이다. 이어 2000억 달러 규모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한 바 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 중국에서 수입되는 모든 제품인 5000억 달러어치의 모든 수입품에도 고율의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압박했고 2000억 달러 수입품에 대한 관세도 10%에서 25%로 상향조정할 것을 공식화했다.    이렇게 트럼프가 거세게 밀어붙이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물량이 1,550억 달러에 불과해 무역전쟁 측면에서는 중국의 맞대응 카드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로서는 이참에 중국을 단단히 손볼 요량이다.    거부된 중국의 성의, 망가진 자존심    사실 무역 전쟁이 터지기 전에 미국과 중국은 타협점을 찾기 위해 물밑협상을 통해 노력했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미국으로부터의 수입물량을 거의 50%나 늘리겠다는 700억 달러 규모의 제법 통 큰 선물을 준비했었다.   그런데 트럼프가 이 선물을 받지 않고 코웃음 치며 냉대했다. 일단 상대방을 극단으로 몰아넣고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트럼프 스타일이라지만, 그는 시진핑의 자존심에 엄청난 상처를 준 셈이다.    그럼 왜 트럼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강수를 두었을까? 두 가지로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는 11월 중간 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쇼일 수 있다. 민주당의 텃밭인 제조업 지역을 공략하는 데는 안성맞춤 전략이라고 본 것이다.    또 하나는 차제에 중국에게 미국의 힘을 보여줄 필요를 느꼈을 것이다. 더 이상 커지기 전에. 게다가 중국의 미래 산업 육성전략인 ‘중국 제조 2025’ 뿐 아니라 중국의 ‘일대일로’ 팽창주의 전략목표도 눈에 거슬린다. 이는 미국의 첨단 하이테크 산업에 대한 도전이다. 지금도 트럼프는 중국이 미국의 지적재산권을 매년 3,080억 달러 어치를 도둑질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의 공격을 맞받아친다면?    중국도 미국의 관세 공격에 굴하지 않고 결연히 맞서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게 그리 만만치 않다. 우선 중국으로서는 보복관세를 물릴 무역 물량으로서는 아예 맞설 수 없다. 그렇다면 극단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사생결단식 수단이 ‘미국국채 팔기’와 위안화의 평가절하를 통한 ‘환율전쟁’이다.    중국은 미국 국채를 약 1조1800억 달러나 보유하고 있다.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를 대량 매도하면 국채 가격이 급락해 미국의 시중 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미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선택은 자해 행위일 뿐 아니라 공멸의 길로 접어들기 십상이다. 중국 외환보유고의 미국국채를 내다팔면 국채 값이 떨어져 중국 역시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미중 무역 전쟁이 시작된 이후 위안화 가치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환율전쟁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해 중국이 위안화 절하로 맞대응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트럼프는 위안화 절하를 문제 삼으며 전면전에 나설 태세이다. 관세 폭탄과 위안화 절상 카드를 동시에 꺼내들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이 과거 일본과 벌인 환율전쟁에서 엔화의 대폭 절상을 이끌어낸 `플라자 합의`가 미·중 간에 재연되는 것 아니냐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미국은 오는 10월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여기에 맞서 중국이 진짜 인위적인 위안화의 평가절하로 맞선다면 더 큰 화를 자초할 공산이 크다. 경쟁국들이 자위적 차원에서 각국 통화의 평가절하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불러올 수도 있는 사건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으로서는 초강경 무역전쟁과 환율전쟁 독수를 쓰지 않을 수 없으며 더 나아가 군사적 대응을 할 수도 있다.    기축통화국의 딜레마    미국으로서는 사실 경상수지적자를 보아야 달러를 세계에 공급할 수 있다. 기축통화의 시뇨리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과정이다. 여기에 달러의 ‘트리핀 딜레마’가 있다.    과도한 무역적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미국의 생존에 위협이 되고 그렇다고 무역적자를 줄이면 경상수지적자가 줄어들어 달러 공급에 차질이 온다.    어느 것이 미국의 국익에 더 유리한지는 미국이 판단할 일이지만,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달러의 기축통화 이익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차제에 위안화 평가정상을 위해 밀어붙이는 인상이다. 마치 1985년 프라자 합의를 통해 일본을 밀어붙였듯이. 그래서 무역 분쟁에서 초강경 강수를 써서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의도가 보인다.    중국도 이번 기회에 반성해야    사실 중국도 이번 기회에 반성해야 한다. 그동안 주변국이나 개발도상국들이 중국의 횡포에 번번이 당해왔다. 중국과 무역을 하거나 중국에 투자 진출한 우리 업체들 가운데 중국의 무대포식 횡포에 대한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울분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있다.    또 다른 예가 사드 배치로 인한 눈에 안보이는 차별과 비관세 장벽이었다. 차제에 중국 당국과 중국 기업들의 국제 협약 및 규정 준수와 스마트한 거래관계 전통의 확립이 필요하다.    무역전쟁 전망    상기의 역사적 사례에 대한 인지와 현실적 대응방안의 부재 등으로 인해 이번 무역 전쟁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국가적 자존심 대결 등 다른 경제외적 변수로 인해 확전된다면 무역전쟁은 환율전쟁 등으로 비화되면서 세계는 모두 크게 내상을 입게 될 것이다.

박동운

“보수 정치가 추앙하는 대상은 이승만, 박정희뿐이다.”   강원택 교수가 최근 보수 정당의 정체(停滯)를 놓고 이렇게 썼다. “민주화 이후 30년이 지났지만 보수는 여전히 민주화 이전의 시대에서 정체성을 찾는 것 같다. 보수 정치가 추앙하는 대상은 이승만, 박정희뿐이다. … 보수 정치가 이들에게만 매여 있는 한 민주화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는 어려울 것이다.”1) 진보 정치는 펄펄 날고 있는데도 보수 정치는 기둥에 꽁꽁 묶여 있는 꼴이어서, 정곡을 찌르는 지적이다.   필자, 진보와 보수의 성격을 비교하다   나는 에서처럼, 20개 항목을 대상으로 진보와 보수의 성격을 비교했다. 이 는 설명을 곁들이지 않아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진보와 보수의 성격 비교   주: 는 필자가 집필 중인 저서에서 정리한 것임.   ‘진보(또는 좌파)와 보수(또는 우파)’라는 말은 프랑스혁명(1789∼1794) 때 등장했다. 진보는 ‘미래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고자 변화하려는 사상’, 보수는 ‘과거에서 훌륭한 가치를 찾아내어 고수하려는 사상’으로 논의된다. 이를 정당과 연계시키면, 대표적인 진보 정당은 미국의 민주당과 영국의 노동당, 대표적인 보수 정당은 미국의 공화당과 영국의 보수당이 해당될 것이다. 한국의 정당은 역사적으로 ‘이념 정당’이라기보다는 ‘줄서기 정당’이어서 언급하지 않는다.   미국의 진보 정당인 민주당이 큰 정부를 만들다   미국 역사를 들춰볼 때 진보와 보수가 가장 두드러지게 등장한 시기는 루즈벨트로부터 레이건까지가 아닐까 생각된다. 민주당 루즈벨트 대통령은 대공황 극복을 위해 케인즈이론을 받아들여 뉴딜정책을 시행했는데, 뉴딜정책은 재정지출 확대에 힘입어 대공황 극복에 기여했지만 막대한 재정적자가 뒤따랐다. 뒤이어 민주당 존슨 대통령은 ‘풍요한 사회(Affluent Society)’ 건설을 내세워 재정지출 확대로 방만한 복지정책을 실시했다. 이 결과 재정지출 증가는 큰 정부와 재정적자와 증세를 불러왔고, 큰 정부는 규제를 불러왔다. 또 재정지출 증가는 확장통화정책이 뒷받침되어 인플레이션을 유발했다. 이로 인해 미국의 진보 정당인 민주당은 인기가 대단했다.   그러나 민주당 통치에서 미국경제는 병들어가고 있었다. 민주당 통치 기간에 미국은 ‘큰 정부, 증세, 규제 강화, 확장통화정책, 결과의 평등, 보편적 복지 확대 등’으로 실업률이 증가하고, 성장률이 둔화되고, 인플레이션이 그치지 않았다.   공화당 레이건 대통령, 보수혁명으로 미국경제를 살리다   공화당 레이건 대통령이 등장했다. 그는 미국의 ‘전통적이고, 위대한 가치관은 자유’라고 강조하며 보수혁명의 기치를 치켜세웠다. 그는 거대한 미국정부가 문제라며 그 책임을 민주당에 돌렸다. 레이건은 ‘작은 정부’를 실현하기 위해 정부지출을 줄이고, 법인세와 소득세를 줄이고, 온갖 규제를 완화하고, 긴축통화정책을 강화하는 등 경제개혁을 추진했다. 이 같은 레이건의 경제개혁을 Reaganomics라고 부른다. 레이건 집권 3년 후 미국경제가 살아났다. 경제개혁을 통한 레이건의 보수개혁이 성공한 것이다.   보수 정당들이여, ‘보수개혁’에 매진하라!   한국의 보수 정당은 지금 숨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나는 진보 대 보수의 이념 논쟁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나라가 발전한다고 믿는다. 그러면 보수 정당이 살아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레이건처럼 보수개혁에 매진해야 한다.   1. 경제운용은 시장에 맡겨라. 역사적으로 ‘전통적이고, 위대한 가치관’은 자유주의·시장경제다. 시장은 누구의 간섭 없이도 경제를 효율적으로 이끄는 마술사다. 시장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정부가 개입하여 해결하면 된다.   2. ‘작은 정부’ 실현을 목표로 내세워라. 큰 정부는 사회주의로 가는 길이다. 작은 정 부에서 개인의 소중한 자유가 보장되고, 세금을 적게 내고, 규제가 적어 개인과 기업의 경제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진다. 이렇게 되어야 최고의 복지인 완전고용이 이루어져 모두가 잘 사는 나라가 될 수 있다. 지금 실업률이 독일은 3.6%, 미국은 3.8%다.   3. 기회의 평등을 강조하라. 결과의 평등은 사회주의 원리다. 여건이 좋지 않은 계층 에게는 기회의 평등화 정책을 실시하고, 취약계층에게는 기초적인 의·식·주·교육·의 료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4. 선별적 복지정책을 주장하라. 재원은 부족한데 ‘눈칫밥’ 먹지 않게 하려고 무 상급식·무상교복 같은 보편적 복지정책을 실시하면 돈이 헛되게 쓰인다.   5. 분배는 일차적으로 시장에서 공정하게 이뤄지게 하고, 그 결과가 좋지 않으면 정 부가 개입하여 이차적으로 조정하면 된다.   6.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라. 미국의 공화당 트럼트 대통령은 미국의 전통적이고, 위 대한 가치관의 하나인 ‘경쟁’을 무시하고 보호무역으로 세계 무역질서를 무너뜨리 고 있다. 어느 경우에나 정책은 일관성을 유지해야 성공할 수 있다. 주 1) 강원택, (조선일보(2018.7.30.)

박동운

나이 80을 코앞에 두고,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정치가들의 ‘무비전(無vision) 통치 스타일’을 보노라니 울화증만 치솟는다. 그래서 나는 지금 『나라와 세계를 바꿔 존경받는 7인의 정치가들』 이야기를 쓰고 있다. 다음은 덩샤오핑 이야기다.   덩샤오핑은 1970년대 어느 해에 대표적인 자유주의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를 찾아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어떻게 해야 중국이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할 수 있을까요?”   “토지를 사유화해야 합니다.”   하이에크는 답변으로 시장경제의 핵심인 ‘사유재산제도’를 언급했다. 20대 전후에 프랑스에서 자본주의를 경험한 덩샤오핑은 하이에크의 답변을 어려움 없이 받아들였을 것이다.   덩샤오핑은 또 ‘국가 주도의 자본주의적 경제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을 배우기 위해 1978년에 싱가포르를 방문하여 리콴유를 만났다. 당시 리콴유는 미국 등 선진국으로부터 글로벌기업을 유치하여 고도성장을 이룩하고 있었다. 싱가포르를 둘러본 덩샤오핑은 리콴유가 주도한 싱가포르 경제발전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리콴유는 후에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정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을 자서전에서 이렇게 썼다.   “덩샤오핑이 1970년대에 싱가포르를 방문하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서구의 글로벌기업들이 진출하여 창조해놓은 부를 두 눈으로 확인하지 않았더라면, 덩샤오핑은 아마도 빗장을 열지 않았을 것입니다.”   세 차례 실각 후 1978년에 정권을 잡자마자 덩샤오핑은 개혁개방을 추진했다. “자본주의가 하고 있는 많은 것들은 사회주의도 가져다 쓸 수 있는 것들이다. 가난이 사회주의는 아니다. 시장경제는 자본주의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렇게 말한 덩샤오핑의 머릿속에는 가난해서 굶어죽는 국민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1992년부터 굶어죽는 사람이 사라졌다. ‘머릿속을 굶어죽는 국민 생각으로 가득 채운’ 덩샤오핑의 기여다.   한국경제가 하부구조 붕괴로 통째로 무너지기 직전이다. 그 주범은 이미 충분히 지적된 대로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다. 아직 어느 누구도 검증해보지 않은 엉터리 ‘소득주도 성장 이론’(주: 경제학은 결코 ‘실험의 학문’이 아님)에 속아 최저임금을 듬뿍 올림으로써 한국경제의 하부구조를 붕괴시키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몹시도 측은하게 느껴진다. 머릿속에 국민이 들어 있으면 지금쯤 사과 한 마디라도 했을 텐데.   세계는 지금 높은 성장률·낮은 실업률로 채색되어 가고 있다. 미국 등 많은 선진국들은 성장률이 경쟁적으로 3%대로 치솟고 있다. 실업률 하락은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독일은 통일 후유증으로 실업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자 2000년대 초에 ‘실업률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이 총리를 맡아야 한다’는 말까지 등장했다. 그러한 독일의 실업률은 2005년에 11.3%였는데 13년 후인 현재 3.4%다. 미국 실업률은 3.8%, 일본은 2.8%다. 영국, 유로지역은 말할 것 없고, 프랑스도 2015년에 10.4%였는데 지금은 9.2%다. 문재인 대통령의 머릿속에 국민이 들어 있다면 세계의 높은 성장률·낮은 실업률 추세에 관심 정도라도 가질 텐데.   우리를 보자. 문재인 정부에서 실업률은 1997년 IMF 이후 최악이다. 취약계층의 일자리가 사라지자 문재인 정부 1년 만에 취약계층의 소득불평등은 더욱 악화되었다. 이 같은 현상은 기네스북에 등재되고도 남을 일이다.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제2의 빌 게이츠, 저커버그 같은 젊은 혁신기업가들이 줄을 이어야 하는데도 대한민국에서는 전국적으로 젊은이들이 꿈을 잃고 공무원 시험 준비에만 매달려 있다.   서비스산업 규제만 풀어도 일자리가 수십만 개 만들어질 텐데, 지금의 여당은 십 수 년 전부터 지금까지 ‘규제일변도’ 정책만 고수해 오고 있어서 국가경쟁력이 통째로 사라지기 직전이다.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큰 그림은 못보고, 경제 망친 것 사과 한 마디 없이, '새 발의 피'에 불과한 ‘의료기기 규제 완화’ 정도만 외치고 있으니 그저 답답할 뿐이다. 대통령의 머릿속에 누가 국민을 심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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