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

출처 = tvN 공식사이트 드라마 이 종영을 앞두고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는 구한말 바람 앞 등불의 운명인 한성에서, 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한 청년들이 누구는 펜으로, 누구는 총으로, 누구는 회의와 관망으로 각자의 세계를 마주한다. 주옥 같은 명대사가 많다. 극 중 미국 해병대 대위로 분한 이병헌의 대사다. “전쟁을 하다 보면 말입니다. 빼앗기면 되찾을 수 있으나 내어주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적국 앞에서 스스로 무장해제 해 멸망한 역사 속 수많은 나라들을 떠올리게 한다. 이 드라마가 우리들의 민족감정을 상처 입히지 않기 위해 필연적으로 각색한 역사왜곡이 여기저기 거슬리긴 해도, 나 역시 간만에 재밌게 보고 있는 드라마다. 캐릭터가 살아있기 때문이다.   에서 주목하고픈 인물이 있다. 조선땅에서 임금 다음으로 돈이 많다는 만석꾼 집안의 3대 독자 김희성(변요한 분)이다. 김희성은 동경 유학을 마치고 마지못해 돌아온 한성에서, 그저 도박 좋아하고 여자 좋아하는 철부지 부잣집 도련님으로 자신을 설정한다. 할아버지부터 아버지까지 그의 집안이 대를 이어 쌓아온 악행 때문이다. 타고난 착한 천성 때문에 집안의 탐욕을 대물림할 수 없고, 그렇다고 집안을 배신하고 망국의 현실과 싸우기에는 아버지를 부정할 수 없는 인물이 김희성이다. 그런 그가 극의 후반부에 달해서는 민족의 처참한 현실을 직시하고 신문사를 차린다. 순 우리말로 펴내는 신문이다. 희성은 밤마다 의병으로 변신하는 옛 정혼녀를 남몰래 후원하기도 한다. 희성 집안의 부유함 역시 조선 땅 곳곳을 넘어서 일본에까지 영향력을 미치고, 의병들의 간이 은신처를 제공하기도 한다.   김희성을 보면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극중에서 다소 가볍게 그린 점이 없지 않지만 보성전문학교(現 고려대학교), 중앙학원, 동아일보를 설립한 인촌(仁村) 김성수 선생이다. 인촌은 전라북도 고창에 터를 잡은 거부(巨富) 집안의 넷째 아들로 태어난다. 집안의 든든한 지원으로 청년 시절 일본 유학길에 올랐고 나라가 완전히 넘어간 해로부터 4년 후, 일본 최고 명문 사학인 와세다대 정경학부를 졸업한다. 김성수의 가문이 드라마 속 김희성 집안처럼 대를 이으며 소작인들을 착취해 부를 쌓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동경 유학을 마친 청년 김성수는 의 김희성보다는 적극적으로 ‘식민지 조선’ 이라는 조건 앞에 맞선다. 그 결과가 전술했듯 한민족의 청년 지식인들을 길러낸 민족 학교 설립이었으며,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마라톤 금메달을 딴 조선인 손기정 가슴에서 일장기를 지운 민족지 동아일보의 창간이었다.   이 인촌이 최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해 대법원에서 김성수의 친일행위 인정과 이에 따른 건국훈장 박탈이 결정된 바 있다. 이에 따라 고려대학교 앞 도로명인 인촌로와 전북 고창의 인촌로 명칭을 각 지자체가 직권으로 변경했다는 내용이 주요 언론을 탔기 때문이다. 이 소란은 그 시절 독립운동가들이 살아계셨다면 가장 먼저 들고 일어날 일이며, 식민지 시대 한성의 역사를 살아낸 분 들어도 웃을 일이다.   독립운동에는 세 가지 길이 있었다. 1930년 전까지 만주 등지에서 일본군을 상대로 전개한 항일 게릴라 무장투쟁이 있었으며, 이승만·안창호 등 미국에서 공부하고 국제사회에 우리 민족 독립의 당위성을 지속적으로 설파한 언론․외교투쟁이 있었고, 진정한 대한의 독립은 조선인의 근대화와 실력 양성을 통해 가능하다는 실력양성운동이 있었다. 대개 외교투쟁과 실력양성운동은 동시에 진행 됐는데, 김성수는 특히 후자였다. 인촌은 중앙학교(現 중앙중․고등학교)를 경영하며 낮에는 학도를 길러냈고 밤에는  학교의 숙직실을 3.1운동 준비 공간으로 제공했다. 일제 치하 동안 뒤로는 상해 임시정부에 자금줄을 대주었으며 청년 지식인들의 유학길을 후원 했다. 일제 패망 직전에 친일에 가담한 경력이 있다고 하지만 식민지 기업인의 한계였다. 만약 김성수가 내놓고 일제에 부역질을 했다면 해방 후 조선인들로부터 가장 먼저 돌을 맞았어야 정상이다. 그러나 해방정국에서 그 누구도 김성수를 친일행위자로 분류하지 않았다. 오히려 백범 김구 선생 산하의 한 단체는 인촌의 1945년 행적을 두고 ‘부득이 끌려다닌 자’로 구분했다.   인촌의 건국 이후의 행적도 살펴보자. 김성수는 호남 지주들을 기반으로 해 현재 민주당의 원류격이 되는 한민당을 창당한다. 건국을 주도한 이승만의 과제는 농지개혁이었는데, 골자는 제헌 헌법에 명시됐듯 ‘국민들에게 자기 소유의 재산권 갖게 하는 것’ 이었다. 그래서 이승만은 좌파인 죽산 조봉암을 농림부 장관으로 임명하여 사회주의식 농지개혁을 단행한다. 지주들로부터 빼앗듯 사들인 농지를 농민들에 분배하듯 되판 것이다. 헐값에 사들인 농지를 농민들에게 나눠준 뒤 5년에 걸쳐 상환토록 했다. 당연히 기득권을 가진 호남 지주들이 결사 반대 했다. 이때 김성수가 나선다. 지주들로 하여금 일신의 부귀보다는 건국 초기 혼란한 조국에 민족적 결단을 유도한 것이다. 지주들의 불만을 정리한 김성수 덕분에 이승만의 농지개혁은 일사천리로 진행 됐다. 농지개혁을 통한 지주들의 경제적 기득권 해체는 훗날 산업화의 기반이 되기도 한다. 예컨대 다른 제3세계 국가의 경우 농지개혁에 실패하여 국가가 경제 성장을 주도할 수 없었다. 경제권이 지주들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필리핀이 그랬고 남미 국가들이 그랬다.    역사는 후대의 사람들이 일차원적으로 선과 악을 단순하게 재단할 수 없는 입체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그 시대에 누가 친일을 했고 누가 독립운동을 했는지는 그 시대의 사람들이 제일 잘 안다. 식민지 시대의 인촌이 어떠한 역할을 했고 어떠한 몫을 짊어졌는지는 그 시대를 함께 살아낸 사람들이 제일 잘 안다는 것이다. 이른바 적폐청산을 명목으로 행해지고 있는 역사에 대한 난도질을 그만 멈춰야 할 때다. 이것은 선대의 지난한 노력 끝에 물려받은 이 땅과 역사에 대한 우리의 염치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박동운

최근 한 지자체가 출산 장려책으로 ‘25세 때 결혼시키자’며 ‘대학별로 만남의 행사 추진, 대학생 때 결혼하면 취업 1순위 추천’을 내놓았다. 한낱 우스개로 끝난 한 지자체의 저출산 대책회의는 출산 장려책이 얼마나 빈곤한가를 보여주는 사례다. 우리의 경우 일반적으로 취업이 안 되고 살 집 마련이 어려워 결혼이 늦어지고, 결혼한다 해도 아이 기르는 비용이 워낙 많아 아이 낳기가 쉽지 않다. 어른 세대가 저지른 큰 잘못이다.   저출산에서 벗어나고자 우리나라는 지난 10년 동안 100조 원 이상을 쏟아 부었지만 출산율은 오히려 감소했고, 급기야 세계 제1의 저출산 국가로 전락하고 말았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현재 3%대 안팎이다. 잠재성장률이란 생산요소를 풀 가동하여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생산할 수 있는 GDP의 최고 성장률을 말한다. 잠재성장률을 높이려면 노동과 자본 투입량을 늘리고,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그런데 저출산으로 인해 노동을 늘리기 어렵게 되면 우리나라는 저성장의 덫으로부터 결코 벗어날 수 없게 된다. 그 결과는 한 마디로, 참혹하다.   리콴유에 관한 글을 쓰다 보니 이유는 다르지만 앞에서 언급한 ‘한 지자체의 저출산 대책회의’ 같은 사례를 만났다. 리콴유는 1983년 8월 14일 밤, 독립기념일 연설에서 폭탄선언을 했다. 그는 대졸 남성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자신들만큼 우수한 아이를 원한다면 자신보다 교육 수준이 낮은 아내를 고르는 것은 어리석다.” 언론은 이를 ‘대 결혼 논쟁(Great Marriage Debate)’라고 이름 붙였다. 이 연설 때문에 다음 해 총선에서 리콴유가 이끄는 인민행동당 지지율이 12%나 떨어졌다.   리콴유가 ‘대 결혼 논쟁’ 연설을 하게 된 것은 1980년 인구조사 보고서 때문이었다. 그 보고서에는 싱가포르의 똑똑한 여성들은 결혼하지 않고 있고, 후손을 남기지 않으려고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싱가포르 최고의 여성들이 자식을 낳지 않는 이유는 그들과 똑같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남성들이 그들과 결혼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당시 싱가포르 대졸생의 절반가량은 여성들이었는데, 그들 중 3분의 2 정도는 미혼이었다. 싱가포르에서 1983년에는 대졸 남성의 38%만이 대졸 여성과 결혼했다. 다행히도 1997년에는 63%로 증가했다.   리콴유는 미혼 대졸 여성들의 문제를 덜어주기 위해 대졸 남녀 간의 교제활동을 도와주는 사교개발기구(SDU)를 설립했다. 세계 신문사들은 싱가포르정부의 짝짓기 노력과 사교개발기구 설립을 비웃었다. 그러나 당시 대졸 미혼녀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 필사적으로 도움을 요청한 사람들은 미혼녀의 부모들이었다.   리콴유는 또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세 명의 자녀를 둔 대졸 여성에게는 세 아이 모두를 위해 부모들이 높게 평가하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우선권을 주기로 한 것이다. 반론과 비난이 들끓자 이 정책은 곧 폐기되었다. 대신 세 번째와 네 번째 아이를 출산할 경우 부부의 수입에서 소득세를 감면하는 특혜를 주었다. 이런 특권으로 말미암아 세 번째 아이나 네 번째 아이를 갖는 가정이 늘어났다.   우리도 리콴유가 시행한 것과 같은 정책을 도입하면 어떨까? 태어난 아이에게만 혜택을 줄 것이 아니라 태어날 아이에게도 혜택을 주는 제도. 즉, 결혼한 가정에게는 어떤 조건하에서 내 집 마련을 쉽게 해주고, 지금은 맞벌이 부부가 대세이므로 ‘아이를 출산할 경우 부부의 수입에서 소득세를 감면하는 특혜’를 주는 것.

이춘근

▲ 2015년 10월 10일 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 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북한 청년 수천 명이 참여한 대규모 횃불 퍼포먼스가 열렸다. 횃불 공연 참석자들이 ‘우리민족끼리 자주통일’이라는 글자를 선보이고 있다. photo 뉴시스 한반도 문제가 세계 정치의 고약한 문제 중 하나로 부상한 것이 2차 대전 종전 무렵의 일이었으니 한반도 문제가 불거진 지 벌써 75년 이상이 되었다. 1943년 11월 카이로회담에서 한반도 문제가 강대국들 사이에서 논의되기 시작했고 미국, 영국, 중국(당시 장제스의 중국)의 수뇌들은 ‘한국인들의 노예 상태에 유념(mindful of the enslavement of the people of Korea)’하여 ‘한국을 적당한 절차를 거쳐 자유독립국가로 만들어줄 것을 결심했다(are determined that in due course Korea shall become free and independent)’고 발표했다. 우리나라 사람들 중 일부, 그리고 북한의 지도층 전부와 이들의 선전에 세뇌당한 북한 주민들 다수는 김일성의 영웅적인 행동으로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것으로 믿고 있지만 사실 오늘의 한국 문제를 규정하는 분단, 전쟁, 갈등은 그 대부분이 국제정치적 원인에서 유래하는 것이다.      미국이 원자탄을 투하함으로써 일본의 무조건 항복을 도출해냈다는 사실이 한국의 광복을 가져온 결정적 요인임을 부정할 수 없다. 한국 분단의 역사는 제대로 살펴보면 우리가 상식으로 알고 있는 것과는 상당히 다른 그림이 나오지만, 종북 좌파인사들 전부와 상당수의 한국 국민들은 한반도의 분단 원인에 대해 입버릇처럼 ‘미국 놈들이 잘랐다’고 말한다.      한국 현대 역사상 가장 처절한 재난이었던 6·25전쟁도 국제적인 문제였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침략전쟁을 시작하던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은 당시 기준 최신형 소련제 무기로 무장하고 있었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국가도 20개국에 이른다. 당대 세계의 강대국들이 모두 싸웠다. 처음에는 극구 부인했지만 소련 조종사들의 참전이 확인되었고 심지어 일본 자위대 병사들도 소해(掃海)작전에 참여했던 세계적 전쟁이었다.       아무튼 김일성의 적화통일을 위한 남침 전쟁은, 중국(당시 중공)과 소련의 적극적 지원을 받아 이루어진 일이었다. 그러나 중국 및 소련 국제공산당이 신생 대한민국을 유린하고 한반도 전체가 공산주의 수중에 들어가는 일을 방치할 수 없는 미국과 자유진영은 전쟁 발발 단 일주일 만에 군사력을 한반도에 다시 배치, 공산군과 전투를 벌일 정도로 신속히 대처했다. 미국을 위시한 16개국이 군대를 파견, 한반도는 세계 각국에서 온 군인들의 전쟁터가 되었다. 공산주의 침략의 예봉을 꺾은 유엔군은 한반도를 자유 통일시킬 목적으로 38선 이북으로 밀고 올라갔다. 북한 공산정권의 운명이 풍전등화처럼 위태로워진 1950년 10월 하순, 중국은 처음에는 은밀하게 그리고 곧바로 공개적으로 무려 130만명의 중공군을 한국 전역(戰域)에 투입했다. 중공은 음흉하게도 이들 군사력이 중국의 정규군인 인민해방군이 아니라 미국에 대항해서 싸우는 북한을 돕기 위해 스스로 파견된 군대, 즉 인민지원군(人民支援軍)이라고 불렀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전쟁을 항미원조전쟁(抗美援朝戰爭)이라고 불렀다. 한국전쟁이 지속되는 약 3년1개월 동안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한 것은 남북한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미국, 소련, 중국, 유엔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휴전을 끝끝내 반대했던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체결을 조건으로 휴전에 동의했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북한 역시 한국전쟁을 끝내지 않을 수 없었다. 휴전 후 65년이 지난 2018년 현재 한반도 문제는 별로 나은 방향으로 진전하지 못했다. 2018년 4월 27일 열린 문재인·김정은 판문점회담, 6월 12일 열린 트럼프·김정은 회담 이후 피상적인 측면에서 일시적인 평화무드가 형성되기는 했지만 한반도 국제정세의 저변에는 남북한 중 한 편이 붕괴되어야 끝나는 본질적이고도 궁극적인 싸움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민족끼리’는 미·일 개입 않는 상황      한반도 문제가 도무지 풀리지 않고 교착상태로 진행되고 있는 동안 대한민국 사회 일각에 북한의 입장을 긍정하고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를 반대하기는커녕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세력이 등장했다. 이들은 한반도 문제의 연원이 소련·중국·북한 등 사회주의 진영의 잘못이기보다는 미 제국주의와 자유주의적 자본주의에 내재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차 대전 이후 냉전의 원인이 소련이기보다는 미국에 있다고 보는 수정주의 좌파 이론가들의 영향을 받은 한국의 좌익 세력들은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궁극적 방안은 제국주의 미국과 미국식 자본주의 체제를 한반도에서 몰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미군 철수’라는 구호가 6·25전쟁을 통해 공산주의 학정(虐政)을 경험한 한국 국민정서와 도무지 맞지 않는 과격한 구호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기에 모든 한국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는, 적어도 노골적으로 반대하기는 힘든 방법과 구호를 찾아내었다. 그 구호가 바로 ‘우리민족끼리’라는 것이다.      ‘우리민족끼리’를 부르짖는 사람들의 논리는 허구적이기는 하지만 열정적이다. 한민족의 고통은 분단에서 유래한 것이고, 분단을 초래하고 고착화시킨 것은 외세(外勢)이니 그 외세를 제거하면 우리 민족이 통일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간단하게 정리한다. 이처럼 간단한 논리는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한 대부분의 한국 국민들에게 쉽게 먹혀들어간다. 우파적 견해를 가진 사람들조차도 이 같은 논리를 쉽게 받아들인다. 그런데 이 같은 논리는 깔끔하기는 하지만 함정이 많다. 우선 ‘우리민족끼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외세는 오로지 미국과 일본을 의미한다. 중국과 러시아 등 사회주의 성향의 나라들은 포함되지 않는다. ‘우리민족끼리’란 다른 말로 미국과 일본이 개입하지 않는 상황을 의미하는 것이다.      ‘우리민족끼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북한은 외세가 이미 빠져나가버린 ‘주체의 나라’인 반면 한국은 미군에 의해 주둔, 점령, 착취당하고 있는 ‘식민지 국가’다. 그래서 남한의 시대는 미제강점기인 것이다. 남한 지역은 일장기가 펄럭이던 일제강점기가 끝나자마자 성조기가 펄럭이는 미제강점기가 시작된 것으로 본다. 이들은 ‘우리민족끼리’를 집요하게 외쳤고, 이들의 선전은 대단한 효과를 보았다. 반공·보수를 표방한다는 김영삼 대통령조차 ‘어떤 동맹도 민족보다 나을 수는 없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우리민족끼리’라는 주장은 감성적이기는 하지만 논리적으로 타당한 주장은 아니다. 우선 이들이 말하는 민족이라는 개념이 대단히 편협하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민족이란 동양적 개념도 아니고 더더욱 우리나라의 개념도 아니다. 근대 서양에서 유래한 개념을 빌려온 것인데 우선 민족이란 언어, 문화, 역사, 관습, 종교, 사상 및 혈통이 같은 사람들에 의해서 구성된다. ‘우리민족끼리’를 주장하는 한국 사람들이 인식하는 가장 중요한 민족의 요소는 혈통이다. 이들은 북한과 남한이 형제자매라는 사실을 극도로 강조한다.       ▲ 지난 5월 25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취소 트럼프 규탄 기자회견에서 민중민주당 당원들이 ‘북·미 평화협정 체결, 주한미군 철수’ 구호를 외치고 있다. photo 뉴시스   북한은 ‘같은 생각’을 더 중시한다      그러나 민족이라는 개념을 창안한 서양 사람들이 민족을 말할 때 가장 나중에 거론되는 요소가 ‘같은 혈통’이며 가장 강조되는 요소는 ‘같은 생각’을 나누고 있느냐 여부다. 즉 흑인과 백인이라도 역사와 언어, 관습, 종교, 사상이 같은 경우 그들은 하나의 민족이 된다. 오늘날의 미국이 그런 사례다. 서양인들은 피가 달라도 생각이 같으면 한민족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민족끼리’를 주장하는 한국 사람들은 생각이 달라도 피가 같으면 같은 민족이 될 수 있으며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는 당위성이 생기는 것으로 착각한다. 이들의 주장대로 북한과 남한은 피가 같기 때문에 하나의 민족이고 우리끼리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들은 왜 세상에서 한국인과 피가 제일 가까운 일본을 그토록 배척할까? 사상이 달라도 피가 같아서 함께해야 한다면, 그들에게 일본은 한국과 가장 친하게 지낼 수 있는 나라여야 한다. ‘우리민족끼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는 대단히 골치 아픈 일이 될 것이지만 북한은 스스로를 ‘김일성 민족’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남한 사람들이 우리 민족을 칭하는 용어인 ‘한민족’은 ‘김일성 민족’과 같은 민족인가, 다른 민족인가?       북한 사람들은 남한에 살고 있는 모든 한국인들을 같은 민족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피가 달라서가 아니라 생각이 달라서다. 피가 같아도 생각이 다른 사람들은 김일성 집단이 보기에 ‘반동분자’들일 뿐이다. 도무지 함께할 수 없는 족속들인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은 김일성의 언급으로도 증명된다.      남북대화가 막 시작되던 무렵인 1970년대 초반 남북회담을 위해 사상 최초로 서울을 방문하고 돌아온 북한 대표들은 서울의 발전상에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고, 서울 사람들의 환대에 감정이 들떠 있었을 것이다. 노련한 전략가 김일성은 그들에게 다음과 같이 훈시했다. “남조선이 급속하게 경제성장을 이룩했다고 해서 부러워하거나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 우리가 만반의 전쟁 준비를 갖추고 있다가 일단 유사시 남조선을 해방하고 조국을 통일하게 되면 남조선의 발전된 경제가 다 우리 것이 된다.” “남조선을 해방하고 조국 통일을 이룩하기 이전에는 우리에게는 평화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한시라도 잊으면 안 된다.”      ‘우리민족끼리’를 강조하는 한국 사람들은, 미국과의 동맹을 강조하고 자본주의를 신봉하는 다른 한국 사람들, 즉 그들이 ‘꼴통 극우파’라고 분류하는 사람들을 ‘같은 민족’으로 간주하는지 묻고 싶다. 피가 같다는 사실이 민족의 본질이고, 그래서 공산주의와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북한 사람들도 다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이니까 꼴통들, 자본주의자들도 포용해주기를 바란다.         ‘한민족’과 ‘김일성 민족’은 같은가 다른가      필자가 한반도 주변 국제정세를 강의할 때 “우리끼리 오순도순 머리를 맞대고 풀면 될 문제 아니냐?”며 질문하는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은 대체적으로 앞에서 말한 관점들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당면한 문제들 중 오순도순 남북한이 머리를 맞대고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먼저 북한이 60년 이상 줄기차게 주장해온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북한 체제는 사실상 하나의 체제이며 주한미군에 대해 똑같은 하나의 견해를 가지고 있다. 그들이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이유는 주한미군이 없어져야 남한을 무력 점령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의 통일을 할 수 있으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우리민족끼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래도 좋다고 믿는 사람들인가? 한국 사람들 대부분은 주한미군이 존재하기 때문에 전쟁을 억제(抑制)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주한미군의 존재는 북한의 위협이 없어질 때까지 한반도의 안정을 위해 필수적인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한미군 철수 문제는 한국 사회 내에서 문자 그대로 정치적 재앙을 불어올 수 있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박근혜를 끌어내리자는 촛불시위는 보통 사람들이 그냥 보고 있었을지 모르지만 ‘미군 나가라’는 촛불시위는 태극기 부대와 충돌을 피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 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촛불을 그대로 방치할 국민들이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주한미군 철수 문제는 한반도 그 자체의 문제만도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민족끼리’ 주창자들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겉으로 떠드는 것과 달리 주한미군의 존재를 원하는 외세가 있으니 바로 일본과 중국이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아시아 주둔 미군, 특히 주한미군을 대폭 감축시키려 했을 때 놀란 나라는 한국뿐만이 아니었다. 일본도 놀라고 중국도 놀랐다. 미군이 빠져나간 빈자리는 일본이 채울 것이 분명하다. 중국은 그래서 주한미군이 빠져나간 자리를 일본이 채우는 최악의 상황에 당면하기보다는 차라리 한국에 미군이 계속 주둔하는 것이 더 나으리라 생각한다. 중국 사람들은 언제라도 이 말을 그럴듯한 다른 방식으로 표현한다. “우리(중국)는 한반도의 안정을 원한다”고.      ‘우리민족끼리’ 오순도순 머리를 맞대고 통일을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통일이 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자인 필자도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우리민족끼리’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대단히 듣기 싫은 말이 될 것이지만 한반도 주변 외세 중 한반도의 통일을 구조적으로, 그리고 지정학적으로 반대할 이유가 없는 나라는 단 한 나라 미국뿐이다. 왜 그런지 설명해보자.      국제정치학의 무서운 논리는 이웃에 힘센 나라가 생기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남북한이 통일을 이룩할 경우 통일한국은 중국과 일본이 무시할 수 없는 강대국이 될 것이다. 그래서 중국과 일본은 한반도의 통일을 권력정치적(Power Politics) 이유에서 찬성할 수가 없다. 그렇지 않아도 골치 아픈 나라(남·북한)가 통일을 이룩해서 강한 나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을 원할 이웃은 없다.       한반도에 대한 중국과 일본의 지정학적 고려사항은 더욱 처절하다. 중국인들은 통일된 한반도를 중국의 뒤통수에 붙어 있는 망치와 같다고 생각한다. 일본 사람들은 통일된 한반도를 자신의 심장을 겨누는 단도(短刀)로 인식한다. 그래서 일본과 중국은 한반도의 통일을 도무지 찬성할 수가 없는 것이다. 중국과 일본은 남한이 통일하는 것도, 북한이 통일하는 것도 모두 원치 않는다. 통일된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중국, 일본과 대적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한반도가 통일에 가장 근접했던 1950년 늦가을, 130만 대군을 파견, 이를 막았다. 한반도 통일을 막기 위해 중국은 약 20만명의 전사자, 60만명의 부상자를 감수했다. 중국군 사망자 명단에는 마오쩌둥의 아들 이름도 들어가 있다. 현재 중국과 일본은 각각 종합국력 세계 2위, 3위의 나라다. 한반도의 통일을 반대하는 세계 2, 3위의 국력을 가진 나라가 바로 옆에 있는데 ‘우리민족끼리 오순도순 통일을 이야기하는 것’은 현실이기보다는 환상이다.      ‘우리민족끼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외세가 미국인데, 바로 미국만이 한반도 통일을 권력정치적·지정학적 측면에서 반대하지 않는 유일한 나라라는 사실은 대단히 역설적이다. 솔직히 미국은 지정학적 이유에서 한반도 통일을 원하고 있다. 통일된 한반도는 남한, 북한 중 누가 통일하든 미국 편이 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기 때문이다. 지정학적 운명이 그렇다는 말이다. 진정 통일을 원한다면 미국을 설득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이 국제정치의 현실적 진리라는 사실을 ‘우리민족끼리’라는 방식으로 통일을 원하는 분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류근일

 린지 그레이엄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의 트윗을 읽어보자.    “나는 남한 (정권)의 북한 방문이 북한 정권에 최대압박을 가하려는 폼페이오 장관과 니키 헤일리 대사의 노력을 약화시킬까 걱정한다. 북한은 미사일과 핵 장치 실험은 중단했지만 비핵화로 움직이지는 않고 있다. 남한은 북한에 놀아나선 안 된다,”    그레이엄 의원의 이 말은 미국 보수 정계의 아주 일부만이 가지고 있는 소회일까, 아니면 상당수 인사들이 공유하는 의견일까? 더 눈에 띄는 대목은 폼페이오 장관과 니키 헤일리 대사 등이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을 다시 의도하고 있다고 한 부분이다. 니키 대사는 유엔에서 러시아의 대북 제재 허물기를 최근 신랄하게 비난한 바 있다.     이번 3차 남북회담에서도 김정은은 핵 폐기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언급을 하지 않는 채 ‘조선반도의 비핵화’란 ‘그들의 수사학’만을 되풀이했다. 미국이 과연 이에 만족스럽게 생각할까? 11월 중간 선거를 앞에 둔 트럼프 대통령은 그 이전에는 정치적으로 손해 갈 소리를 절대로 할 리가 없다. 그러나 중간 선거 이후에는, 그리고 그가 만약 김정은에 대한 더 이상의 인내심을 잃을 경우엔 이야기는 달라질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쩌면 북한에 대해 다시 강경책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이 전망은 아직은 속단 할 건 못된다. 그리고 다시 강경책으로 돌아서기에는 트럼프는 이미 너무 많이 나간 측면도 있다. 강경책으로 전환할 경우 그는 자신의 그간의 대북정책이 실패였음을 자인하는 결과가 된다. 그래서 이직은 신중하게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만, 트럼프의 성품이 워낙 예측불허의 즉흥성 자체라서, 그가 잠시 뒤 어디로 튈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미국 조야에 김정은이 미국 방식의 핵 폐기로 나올 것이라고 자신 있게 주장하는 목소리는 거의 없다. 그런 기류를 가장 직설적으로 대변한 것이 그레이엄 의원의 트윗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흐름이 만약 강경한 대북정책 재개(再開)로 나타날 경우, 그 때의 미국은 북한뿐만 아니라 한국에 대해서도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다. “저런 것도 동맹국인가?” 하면서, 북한과 거래한 우리 기업-기관-은행에 대해서도 제재를 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대한민국 국민은 선택해야 한다. 한-미 동맹인가, 이른바 ‘민족공조’인가? 우파도 답해야 하고 좌파도 답해야 한다. 이른바 ‘중간파’도 답해야 한다. 지금이 1948년이라고 가정할 경우, 여러분은 평양 남북협상으로 달려갈 참인가, 대한민국 건국노선으로 달려갈 참인가? 응답하라, 대한민국 국민이여. 이건지 저건지 불분명한 채 국제정치에서 무소속으로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개입하고 선택하고 책임져야 한다.

이동윤

나이가 들더라도 10km나 그 이하의 단거리 달리기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마라톤이나 울트라마라톤에서는 더 크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가장 주된 이유는 인내력이 아니라 노화된 근육이 일정 거리를 넘어서면 다리에 가해지는 추가적인 충격을 더 이상 흡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이가 한 살 한 살 들어갈수록 예전에 실시했던 강도 높은 훈련과 잦은 대회 참가로 인해 초래되었던 손상이 원상복구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연구에 의하면 50km 마라톤 대회의 연령대별 기록보유자들이 달리기 경주에 참가했더 전체 기간은 15년을 넘는 경우가 드물었다. 이것은 60대 이상의 연령대에서 기록을 세웠던 주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최상의 달리기 경기력은 최소한 울트라마라톤의 경우 최대 15년까지만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이후에는 챔피언이 되기 위해 필요한 훈련의 양과 강도의 유지가 불가능해진다는 말이다. 50세가 넘어가면 인체는 젊었을 적에 가능했던 많은 훈련량을 더 이상 소화해낼 수 없으며, 다리와 엉덩이는 특히 아침 시간에 점차 더 딱딱해지고 굳어지기 쉽고 항상 굳어있다고 느끼기도 한다. 마라톤이든 울트라마라톤이든 20년 이상 달린 45세 이후의 주자들은 예상보다 빠르게 퇴화한다. 나이들수로 감소되는 경기력의 원인은 체중부하 신체활동에서 발생하는 착지 충격을 흡수하는데 필요한 탄력을 근육이 상실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빨리 달릴수록 착지 충격은 더 커지므로 이런 능력은 단거리 대회에서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아킬레스 건은 발을 내디딜 동안 요구되는 전체 에너지의 35%를 보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달리기 동작에서 발이 지면에 착지되어 있는 동안에 저장되는 이런 기계적 에너지를 더 많이 동원할 수 있는 스프링이 다리에 있다.  발이 지면에 닿으면서 건이 신전될 때 그리고 달리기 동작에서 발이 지면에 착지되어 있는 초반부에 건의 긴장을 유지하는 것이 근육의 기능을 조절하는 뇌와 신경의 중요한 역할로 스프링처럼 아킬레스건이 신전되도록 허용해 준다.  발가락으로 지면을 밀 때 늘어난 스프링이 다시 원래 길이로 되돌아오면서 다리에서 발휘되는 추진력의 상당 부분을 제공하게 된다. 노화와 관련된 스프링 기능의 변화가 달리기 경기력에 예상 밖의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유다. 마라톤을 많이 달린 주자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해 동안의 힘든 대회와 훈련의 더 큰 퇴화적 영향은 노화와 관련된 그리고 대회 및 훈련과 관련된 건과 근육의 탄력성 변화와 착지의 충격을 감소시키는 반사적 기능의 변화로 설명할 수 있다. 결합조직은 나이가 들면서 퇴화하는데, 그 결과 결합조직의 신전성이 감소되고, 딱딱하게 만들어 착지의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을 저하시킨다. 결합조직에 가장 많은 스트레스가 가해지는 체중이 실리는 달리기 같은 신체 활동에서 경기력이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이유다.

김승열

시안은 잠재력이 풍부한 도시이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져 독특한 시안 만의 색채를 띈다. 이번 시안 방문은 중국시장 및 문화의 잠재력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간 중국에 대해 필자가 가졌던 편견도 상당 부분 해소되는 계기가 되었다. 과거 공산주의 2대 강대국 중 하나인 중국은 구소련과 많은 면에서 비교가 된다. 냉전시대에 세계 2대 강국이었던 구소련은 자본주의 문물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국가가 해체되는 진통을 겪었고 지금은 여러 개 국가로 나누어져 과거의 영광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이에 반하여 중국은 일찍이 등소평의 ‘실용 자본주의’ 노선에 힘입어 현재 G2로서 그 위상을 높이고 있다. 이는 지도자의 미래를 보는 눈과 이에 따른 추진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준다. 그리고 공산주의 국가의 특징인 중앙집권적인 지배구조가 오히려 효율성 면에서는 배가(倍加)되어 빠른 시일 내에 현대화 및 국가재건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1960~70년대 박정희 정권의 독재 권력이 밀어붙인 국가경제 개발정책이 경제발전의 효율적인 원동력이 된 것과 비슷하다.   중국 시안은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다. 시안의 성곽에서 바라본 도심의 모습이다. 그런 면에서 현재의 중국사회와 문화를 재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디지털화는 상당 수준에 이르렀다. 무엇보다도 구매 등에 있어서 바코드를 이용한 결제시스템은 가히 혁명적이다. 거의 모든 가게에서 바코드를 통한 결제시스템이 일반화되고 있었다. 여전히 신용카드 결제시스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와 비교해 좀 더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해외기업의 인수합병을 통한 브랜드 제고 및 해외시장 개척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컴퓨터, 자동차에서부터 시작해 지금은 거의 모든 산업에서 해외기업의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 그 결과, 품질과 브랜드 면에서 중국 이미지가 바뀌고 있고 해외시장 개척과 마케팅 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고 있다. 법률서비스를 개선한 사법 시스템도 놀랄만하다. 먼저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중국은 특허법원을 설립했다. 최근에는 온라인 법정까지 개설해 법률서비스의 디지털화에 앞장서고 있다. 그리고 공증제도 등 사회전반의 신뢰성 제고를 위한 사회기반 시스템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의 실크로드 재건사업이 심상찮다. 과거 유럽과의 교역무대가 된 실크로드를 새롭게 재건하여 유럽시장과 중국시장의 접근성을 개선,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자하는 야심찬 글로벌 프로젝트다. “Belt and Road Initiative"라는 기치 하에 실크로드 전역을 중국의 주도하에 재개발하겠다는 의도는 관련 지역을 모두 중국의 영향권 하에 두고 나아가 유럽시장을 장악하여 미국주도의 세계시장에서 중국의 지위를 업그레이드 하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 글로벌 시대에 맞는 글로벌 프로젝트라고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역동적인 중국에 대해 우리는 오히려 모르는 점이 너무 많다. 역사적으로 문화 등이 친숙하기는 하나 중국의 전문가가 의외로 부족하게 느껴진다. 중국이라는 시장이 워낙 크다 보니 각 지역별로 나름대로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 시장과 문화에 대한 분석 등이 미흡하다.   시안은 진시황제의 병마용이 있는 고대 도시다. 이곳에서 중국의 실크로드 재건 작업이 일어나고 있다. 어차피 중국시장, 실크로드와 연결되는 유럽시장은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시장이다. 그렇다면 중국의 실크로드 재개발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고 한 걸음 나아가 중국과 한국을 연결하는 벨트를 구축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번 시안의 방문을 통하여 중국내륙 특히 실크로드의 출발점인 중국 내륙 지방도시의 무한한 잠재력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되었다. 시안의 경우 베이징이나 상하이보다 더 깔끔하고 잘 정돈되어 있어서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보았다. 시안 곳곳에서 실크로드가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다는 느낌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이제라도 중국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중국의 현재와 미래를 다시 공부를 하여야 할 것 같았다.

도희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귀국했다. 그리고 촛불정부는 평양으로 날아갔다.   홍 전 대표의 달라진 모습은 마이크 앞에 선채 수첩을 꺼내 드는 모습을 국민들께 보였다는 것이었다. 스스로 변화하려는 몸부림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국민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말들이 많다. 아직 상처가 채 가시기 전임에도 무슨 욕심에서 또다시 정치일선에 복귀하느냐 하는 비아냥과, 지난 지방선거에 대한 패배의 분위기를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게 아니냐 등등 우려의 이야기도 있다. 사실 이 모든 질타는 현 정부의 브레이크 없는 미친 질주에 질려버린 우리 국민들의 애국심의 발로라 생각한다.   필자는 지난 대통령 보궐선거에서 홍대표가 대통령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랬다. 촛불세력의 反 대한민국 행보가 빤히 보였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만약 홍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더라면 대한민국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우선, 反 대한민국 촛불세력은 부정선거 운운하며 대규모 불복종 반정부 시위를 이어갔을 테고, 지금까지 촛불이 켜져 있었을 것이다. 두 번째, 촛불을 이어감과 동시에 보궐선거였으므로 올해 다시 선거를 해야 한다고 국회에서, 노동현장에서, 광화문에서 난리가 났을 것이다. 현재 자유진영이 비교적 점잖게 태극기 집회를 지속하고 있는 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양상이었을 게 분명하다.   촛불세력이 그런 상황이라면 자유진영에서는 우선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하여 적폐청산이라는 미명아래 혹독한 정치탄압을 받은 많은 무고한 국민들이 석방되었으리라 본다.  이것은 촛불세력의 오만하고 잔혹한 정치탄압이었기 때문에 당연한 귀결점이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국과 함께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지금쯤 김정은은 두손, 두발 모두 들고 말로만의 평화가 아니라 살기위해 평화의 광장으로 나왔을 터이다.   자유진영으로서는 촛불 세력에게 정권을 넘겨준 것이 천추의 한으로 가슴에 남아 있다.   지난 보궐대선 당시 필자는 홍대표의 유세현장을 시간이 나면 찾아가 연설을 듣고 함께 웃고 흥겨워한 적이 있다. 예전의 선거 때는 찾아볼 수없는 모습이었다. 그만큼 절박함도 있었고 즐거움도 있었다. 홍대표의 거친 말투와 연설은 듣는 국민들에게 그런 재미를 던지는 매력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정치인으로 일단 실패했다. 대통령 보궐선거에서 패배했고 당대표로 치른 지방선거는 전무후무한 참패로 끝났다. 여기에 무한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그런 홍대표가 다시 대한민국 격전의 정치현장으로 돌아왔다. 정치는 현실이다. 국민들에게 표와 마음을 얻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다. 그래서 귀국한 홍대표가 대통령이 되든 무엇이 되든 대한민국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를 국민의 한사람으로 생각해 보았다. 이것은 홍대표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누구에게도 적용이 가능하리라 본다.   첫째, 촛불세력이 덧씌운 막말 프레임과 부패이미지에서 하루속히 벗어나야 한다. 거기에는 가장 먼저 스스로가 변해야하고 국민들 또한 왜곡된 프로파간다에 놀아나서는 안된다는 것도 중요하다. 막말 프레임의 작전이 먹혀드는 데는 말투 외에 가벼움의 문제도 있음을 알아야한다. 촛불세력이 장난질 하는 것은 알겠는데, 거기에 자꾸 빌미를 제공하는 것에 짜증이 나고 품위가 떨어져 보이는 게 국민은 싫은 거다. 그래서 주어진 역사의 무거움 책무를 느끼고 진중하면서도 유머감각을 잃지 않는 정치인, 정당으로 보여 지는 게 중요하다.   둘째, 소위 친박세력과 상처받은 애국우파 진영을 구분할 줄 알아야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부당하게 감옥에 갇혀있다는 것에 너무나 화가 나 태극기를 드는 국민들을 친박세력으로만 보면 안된다. 태극기를 든 국민들은 기본적으로 애국자들이다. 친박이어서가 아니라 나라가 걱정되어 자기돈 내고 시간들여 싸우고 있는 거다. 이런 애국자들이 어디 있겠는가. 애국심과 자긍심에 상처받은 국민들이 이게 나라냐 하고 들고 일어선 것을 부패한 친박팔이들과 같이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길이다.   셋째, 측근정치를 걷어치워야 한다. 정치인에게 적극 지지자들이 있는 것은 좋다. 또 있어야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갇히는 순간 모든 것은 거기서 멈춘다. 항상 국민들을 봐야한다. 아프고 힘들어서 숨어 지내거나 나서지 못하는 국민들을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홍대표도 경비원의 아들이었고 천막당사의 고난을 겪었던 자유한국당 아닌가.   넷째, 청년, 청년 하지 마라. 청년을 찾는다고 청년은 오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청년들을 위한 실질적인 일을 하면 청년들은 저절로 온다. 촛불세력에 왜 청년들이 많은 거 같은가. 그들은 생태구조와 먹이사슬이라는 유인책으로 청년들을 모았다. 거기에 가면 소위 먹을 것이 생긴다. 자유한국당에서 수많은 고생을 한 청년들은 지금 모두 빈사상태다. 스스로 살아가야한다. 그래서 청년팔이로는 절대 청년들이 모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하고, 자유진영의 비전으로 차근차근 새로운 메카니즘을 만들어야한다.   다섯째, 강성노조와의 싸움은 현재진행형임을 잊지 말라. 대통령이 되면, 정권을 가져오면 전부 청소하겠다는 생각은 지금 당장 버리는 게 좋다. 그거 기다리다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부터 당권, 대권은 뒤로하고, 강성노조가 나라를 말아먹기 때문에 이들과 진짜 싸움을 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게 우선이다. 그러면 당권도 대권도 모두 보일 것이다.   필자는 정치를 잘 모른다. 그러나 태어나서 처음으로 재미있게 대통령 선거라는 것에 참여해 보았다. 길거리에서 춤도 춰본 것은 대학 다닐 때 운동권 시절에도 없었던 추억이다. 이렇게 신명나는 대한민국을 다시 시작하게 하는데 자신의 모든 것을 걸기를 바란다.   국민 누가 봐도 아름답고 자랑스러워할 정치를 보이는 것은 정치인과 그 정당의 몫이다.     뿌리까지 썩어 문드러졌고 그나마 얼기설기 세워둔 기둥마저 흔들리는데 누가 거기에 새집을 지으려 하겠는가. 성체 솔개의 재탄생처럼 다시 창공을 원하거든 순교자의 정신으로 조국 대한민국의 엄중한 현실에 자신을 바치기를 당부드린다.   자유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면 권력은 원한다고 그저 오는 것이 아니기에...

이동윤

달리기를 시작하여 거리나 시간이 늘어나고 달리기 자체에 익숙해지면 긴장이 풀어져 잡다한 일에 신경을 쓰게 되고, 그 결과 오히려 일상의 삶이나 달리기 훈련에 대한 열정이 많이 줄어들게 된다. 그런 만큼 부상을 예방하고 정신력을 강화하는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일상의 삶뿐만 아니라 달리기 훈련에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사실 우리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요소도 알고 보면 결국 시간이다. 대회일까지 남은 시간 동안 장거리 훈련을 적절히 마쳐야 하고, 그만큼 시간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 자신의 달리기의 본질적 의미, 즉 마라톤 완주를 위한 훈련을 시작했던 이유를 되돌아보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마라톤은 단순한 신체 활동이 아니라 하나의 큰 경험이며, 인식과 시간, 우선순위와 가능성을 변화시킬 자아발견의 과정이다.  스스로 정해놓은 나 자신의 잠재력과 인내심의 한계에 부딪치기도 하지만, 계속 장거리 달리기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다 보면 곧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눈앞에 넓디 넓은 가능성의 세계가 펼져짐을 발견하게 된다.  현재 우리들의 복잡한 삶에서는 한 가지 일에 집중하기가 매우 힘들다. 장거리 달리기 훈련을 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은 바쁜 일상에서 훈련 자체보다 시간을 내는 일이다. 그래서 자신의 생활 패턴을 참고하여 가장 쉽게 시간을 낼 수 있을 때 훈련을 해야 한다.  출장을 가서도 반드시 운동 시간은 루틴으로 만들어 지켜야 한다. 중요한 것은 훈련을 빼먹지 않는 것이다. 시간은 내기만 하면 생기는 것이므로 중요한 일을 할 시간은 사실 얼마든지 충분히 만들 수 있다.  마라톤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모습을 나 자신에게서 확인하는 것이다. 자연과 당당히 맞서고 있으며, 오직 완주라는 목표와 그것을 향해 노력하는 나 자신만이 중요할 뿐, 주변 사람들이나 기록 같은 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 중요한 고려사항이 아니라는 말이다. 모든 일은 지나고 나면 추억이 된다. 그런 추억 속에서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든 것이 바로 바쁜 때 어떻게 시간을 내어 훈련을 하고, 지금까지 지속할 동기를 얻었던 경험들이다. 바쁘면 바쁜 와중에 달리면서 시간이 우리 삶에 얼마나 절실한지를 알게 된다. 달리기 훈련 자체가 그런 바쁜 일상을 견뎌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활력소나 마찬가지다. 분명한 이유를 댈 수는 없지만 아마 마라톤 덕분에 지금 하고 있는 모든 일을 더욱 긍정적으로 사고 하고 스트레스를 견뎌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달리는 기회가 많아질수록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다는 사실에 자신감을 가지게 되고, 그런 자신감을 가지고 이따금 '그만둘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내가 마라톤을 하면서 가족들에게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그런 본보기가 되고 싶어진다.

장상인

지난 주말 광화문에는 많은 사람들이 운집했다. 정당과 시민단체들의 모임이었다. 각자 확성기를 들고 북과 꽹과리를 치면서, 정반대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는 모습들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영문을 모르는 외국 관광객들은, 카메라에 열심히 그 모습들을 담고 있었다. 그들이 실체(實體)를 안다면, 그리 감동적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밖의 소리와는 달리 지하의 대형서점은 분위기가 달랐다. 누구의 부름도 없이 순수하게 모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모두 책과 대화하고 있었다. 아예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아서, 외부의 소리와 담을 쌓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한 떼의 무리들이, 어느 작가의 사인회에 모여 들었다. 그래도, 소란이 없는 침묵만이 흐를 뿐이었다.      책 표지 제목만으로도 장편소설이었다. 그러나, 함축된 의미가 담겨 있었다. 노란 은행잎 같은 표지를 열자, 김은주 저자의 사진과 이력이 적혀 있었다.      책 속으로...여자에게 포기를 권하는 사회   “학생은 영어를 열심히 공부해서 어떤 일을 하려고 하나?”   대학에서 영어 강의를 수강하던 어느 날, 영어강사의 질문에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해외영업을 할 거예요.”   김은주 대표 강사는 두 눈을 크게 뜨며 되물었다.   “여자의 몸으로?”   그 말은 마치 내가 뭔가를 크게 착각하거나,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것처럼 들렸다. 사회는 다양한 이유로 여자에게 포기를 권한다.   그러나, 김 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본인의 길을 걸었다.   “세상을 향해 뛰어라.”   그녀는 대학 도서관에서 여덟 글자의 포스터를 보고서 심장이 박동했다. 그 자리에서, 글로벌 비즈니스맨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풋내기 대학생인 스무 살의 나이였다.   ‘대한민국 법률로 재해석한 ‘검사의 삼국지(三國志)’    저자 양중진(부장검사)   “평균인...‘지극히 정상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평균적인 생각’이라는 의미다.”   양중진 검사의 책 는 이렇게 ‘평균인’으로부터 시작됐다. 그러면서, 저자는 ‘법(法)은 굉장히 쉬워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법이 쉽지 않으면 지킬 수가 없기 때문이란다. 저자가 책을 쉽게 쓴 이유이기도 하다.   책 는 고전 를 우리나라의 법률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책장을 열면 맨 먼저 도원결의(桃園結義)가 나온다. 도원결의는 누구나 아는 바와 같이 나관중의 에서 유비(劉備)·관우(關羽)·장비(張飛)가 도원(桃園)에서 의형제를 맺은 것을 말한다. 세 사람이 의기투합(意氣投合)을 한 것이다.   도원결의에 대한 저자의 법률적 해석이 압권이다. 책 속으로 들어가 본다.   “유비·관우·장비는 어지러운 세상을 구하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의형제가 되기로 맹세한다...이런 경우 호형호제(呼兄呼弟)를 넘어 법적으로도 형제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내가 죽으면 적토마는 유비에게, 청룡언월도는 장비에게 주라”라고.   나아가 부부간의 부양의무도 우리 모두가 눈여겨 볼만하다. 부부관계가 남보다 못한 경우가 많아서다. 는 부부간의 부양의무를 명쾌하게 해석한다.   “유비와 아내인 미부인이 조조에게 신야성을 빼앗기고 피난길에 올랐다. 피난길이다 보니 먹을 것이 턱없이 부족했다. 유비는 마지막 식량으로 주먹밥 한 덩이를 가지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전쟁을 해야 하는 유비가 주먹밥을 혼자서만 먹어도 되는 것일까? 결론은 ‘혼자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요즈음 ‘졸혼(卒婚)’이라는 애매모호한 부부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필히 알아야 할 듯싶다.   이 책은 도원결의부터 공명의 죽음까지 43화로 구성돼 있다. ‘삼국지’라는 친근한 고전을 통해서다. 관련사건 및 실제 판례를 소개함으로써 깊이를 더했다. 우리 모두가 반드시 잘 알아야 할 법에 대해 상세히 소개한 것이다.   오직 한길을 걸은 ‘오카 마사하루(岡正治, 1918-1994)’ 목사’   오카 마사하루 목사의 책 사람은 책을 만나고, 그 책으로 인해서 더 좋은 사람을 만나고, 이렇게 새로운 인연이 맺어진 듯했다. 우리는 늘, 이렇게 상처를 받고 살아간다. 그래도 고통과 슬픔을 겪어본, 그런 사람들이 늘 영혼이 향기로운 것 같다.   "오카 마사하루 목사님은 재일동포들을 위해서 헌신했던 분입니다."   “오카 마사하루 목사님의 자서전(전은옥 번역)은 '오직 한길로' 입니다.”  그것이 바로 사람의 향기이다. 책을 통해서 만나고, 저자와 만나고, 그것이 진정한 만남의 향기라는 것이다.

이동윤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영양과 수분을 적절히 섭취하면서도 수면을 충분히 취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어느 하나라도 부족해지면 문제가 발생하며, 두 가지 이상 결핍되면 상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적절한 수면은 일상 생활 전반에서 오는 신체, 정신적 피로의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상적인 신체 기능을 위해서는 충분히 수면을 취해야 하는 이유다. 스트레스로 인해 몸에 가해지는 부담이 증가하는 경우는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나이 드신 분들 중에 불면증으로 긴 밤을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거나 진득하게 숙면을 취하지 못해 괴로워하는 현대인들이 많다. 하지만 잠은 길게 장시간 잔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사람에 따라 적절한 수면시간은 제각기 다르다. 아기 때는 하루에 10시간 이상을 자고, 나이가 들수록 수면 시간이 점점 줄어서 60세 이상에서는 6~7시간 정도로 감소한다. 대개는 6~9시간의 수면이 필요하다. 어릴 때는 공부나 일, 운동 등으로 활동량이 많아 에너지 소모가 많고 키나 체중의 증가 등 성장으로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신체적 정신적으로 회복이나 재생을 위해 상대적으로 긴 수면 시간이 필요하다.  어떤 사람은 4~5시간만 자도 활기차게 하루를 보내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8~9시간 정도를 자야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일률적으로 몇 시간을 자야 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개개인에 따라 적정한 수면 시간이 있으므로 이에 맞춰 생활해야 한다.  충분히 잠을 자고 과훈련을 피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면 참 답답한 사람이라 오히려 나무람을 받을 때가 있다. 바쁜 현실 상황에서 누가 몰라서 잠을 안 자겠느냐는 항변이다.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어쩔 수 없어서 잠을 줄이면서까지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잠자는 시간을 제대로 유지해야 하는 것은 의미 없는 시간 때우기가 아니다. 적절한 수면이 내일 할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한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일상의 삶에 익숙되거나 달리기에 적응이 되면 긴장이 풀어진다. 삶의 한계는 나 자신이 만들어낸 허상일 뿐이다. 이런 사실을 경험을 통해 깨달아야 한다. 일단 정상에 올라 발밑으로 내려다보이는 경관을 즐기고 나면, 더 이상 스스로 정한 한계에 자신을 가두는 일은 없을 것이다.  어쩌다 한 두 번 잠을 못 잤다고 해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수면이 부족하면 일상 생활의 적응이나 숙련도가 떨어지고, 때로는 아예 초보의 상태로 돌아가기도 한다. 따라서 먹고 마시는 데 주의를 기울이는 만큼 수면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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